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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박정혜는 말을 마친 뒤 그대로 뒤를 돌아 떠났고 신유리는 서준혁을 물끄러미 보며 물었다.

“왜 갑자기 오셨어요?”

“박 변호사님이 맡은 사건은 볼 가치가 있으니까요.”

서준혁은 큰일이 아니라는 듯 검은 눈동자로 신유리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원래 다른 물음도 더 물으려 했던 신유리는 입구에서 급히 달려 들어오는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과 들것을 보고는 입을 다시 닫아버렸다.

꽤나 많은 사람들은 이미 정신을 차린 송지음을 들것에 실었는데 그녀의 자세는 누가봐도 괴의하기 그지없었다.

한군데에 몰려있던 인파들이 점차 흩어졌고 임아중은 곡연과 함께 얼굴에 미소를 띠고는 신유리에게 다가왔다.

“유리야, 오늘 우리 제대로 축배를 들어야지? 이렇게 좋은 일이 또 어디있겠어.”

그녀는 서준혁을 흘깃 쳐다보고는 일부로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말을 했다.

“서 대표님께서 왜 아직 여기계세요? 방금 송지음 씨 실려간거 못 보셨나요?”

서준혁은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입니까?”

임아중은 그의 대답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왜 상관이 없으세요? 전에...”

신유리는 임아중의 물음에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말을 끊어버리며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이신이는? 맛있는거 먹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신유리는 임아중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을 알지만 오늘 같은 날에 굳이 그런 주제로 말을 하기가 싫었다.

임아중도 신유리의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신유리에게 대답해줬다.

“이신 씨 엄지한 씨 따라 나가던데... 그 증인 두 분 아직 계시지 않아?”

이연지와 주국병의 얘기를 꺼내자 신유리는 순간 침묵했다.

박정혜가 주국병을 찾으러 갔다고 해도 그녀는 날카로운 가시가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웃긴 장면이었는가!

마지막에 증인으로 나온 사람은 송지음도 이연지도 아닌 주국병이었다니.

이연지이 친딸이 아닌 주국병이 손을 댄 그 사람이라니.

신유리는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발길을 돌려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 시각, 밖에는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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