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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신유리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서준혁을 쳐다보았고 사무실은 물을 뿌린 듯 조용했다.

그녀는 원래 사무실 안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었고 밖의 휴게실에서 서준혁을 기다리려고 하였지만 예상에는 없던 하정숙과 주현을 만나는 바람에 안으로 발을 들인 것이다.

신유리는 서준혁의 눈빛을 보곤 주먹을 꽉 쥐며 똑바로 서 있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그는 그런 그녀를 슬쩍 보고는 여전한 말투로 대답해줬다.

“당신을 도와주지 않으면 제가 지음이를 너무 좋아해서 꽉 쥐고 있는 게 됩니까?”

“신유리 씨 지금 너무 박력 있습니다?”

말을 마친 서준혁은 바로 전화기를 집어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들어오세요.”

그가 전화를 끊자마자 이석민이 기다렸다는 듯 사무실로 들어왔고 서준혁은 고개를 들어 이석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데리고 나가세요.”

이석민은 서준혁의 말에 앞으로 몇 발자국 다가와 신유리에게 천천히 말을 꺼냈다.

“신유리 씨, 저랑 가시죠.”

서준혁이 지금 신유리와의 대화도, 소통도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신유리는 그것을 아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그 순간 서준혁의 낮지도 크지도 않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석민 씨, 마지막으로 경고해주죠. 아무 사람이나 막 제 사무실에 들어올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시겠어요?”

신유리는 턱 끝까지 차올랐던 말들을 다시 삼켰고 서준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서야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이석민은 회사 아래까지 배웅해줬고 둘의 사이는 꽤나 좋았기에 오는 길 내내 조용한 신유리가 걱정됐는지 잠시 생각을 하다 말을 내뱉었다.

“택시 불러줄게요.”

“아니요, 괜찮아요.”

신유리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이석민을 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고 말을 끝내자마자 바로 회사를 빠르게 떠나버렸다.

이석민은 그 자리 그대로 서서 신유리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다시 회사 안으로 옮겼다.

하지만 이석민이 모르는 사실 한 가지는 신유리가 구석진 코너를 돌고나서 한 행동이었다.우울하던 얼굴은 삽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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