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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간드러진 그녀의 목소리는 그의 심장을 더욱 요동치게 했다.

육시준의 눈빛이 한껏 깊어졌다.

“쭉 이어서 완전한 한 문장으로 다시.”

똑똑한 강유리는 단번에 이해했다. 그가 만족했단 걸 확인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더 유창하고 자연스럽게 술술 나왔다.

“옷 좀 가져다 줭? 부탁 좀 할껭. 남편.”

그녀는 자신이 무리한 투정을 어쩔 수 없이 받아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달래는 의미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말을 뱉는 순간 그녀 자신도 흠칫 놀라고 말았다.

이건 달래는 말투가 아니야.

되려 애교에 가까운 뉘앙스잖아?

성신영이 임천강에 하는 행동이랑 똑같잖아......

윽!

속이 울렁거려!

거기에 상대방의 꿀 떨어지는 시선이 더 해지니 그녀의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쑥스러워진 그녀는 되려 버럭 화를 냈다.

“웃지 말고 빨리 가져와.”

하지만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말랑말랑하니 위엄이 없었다. 오히려 칭얼거림에 더 가까웠다.

육시준의 입꼬리가 더 높이 올라갔다. 그는 그녀의 두 볼을 장난스럽게 꼬집으며 말했다.

“착하게 기다려.”

“......”

강유리는 짜증스럽게 얼굴을 문지를 뿐이었다.

착하긴.

뭐라도 걸치니 잃어버렸던 안정을 되찾은 것 같았다.

저녁 시간 식탁에 앉은, 이미 차분해진 남자를 바라보는 그녀는 불쾌함을 느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친근함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 결과 이 남자가 자신의 위치를 잊고 지나치게 행동하게 했고 그러다 그녀의 영역까지 침해한 것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침실에 노크도 없이 들어올 수 있는가?

그녀의 사생활이 침해당했다. 심지어 그는 그녀를 가르치기까지 했다.

심사숙고 끝에 그녀는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오늘 밤부터 넌 손님방에서 자.”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그녀를 위해 새우를 짚어주려던 육시준의 손이 허공에 잠시 머물렀다.

“뭐라고?”

“생각해 보니 지금 우리 이 관계는 같이 잠을 자기엔 무리인 것 같아.”

한 이불을 덮고 잠만 자는 사이라니, 그러다 감정과 별개로 육체가 달아오를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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