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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바로 이때, 문 앞에 익숙한 그림자가 났다. 양복과 구두를 신고 매혹적인 느낌을 풍기는 남자가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걸어왔다.

그 옆에서 걷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장경호이다.

그는 서류 가방을 손에 들고 매너 있게 남자와 반 발짝 떨어져 걸었다.

이들의 등장으로 회관은 잠시 조용해졌고 사람들은 그의 정체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장 대표님을 공손하게 만드는 걸까?

강유리도 이런 기이한 광경에 한참을 멍해 있다가 이내 확신했다.

육씨 가문의 육시준, 보통 고위층일 리가 없다. 사실 장경호의 공손한 연기에는 어느 정도의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그런데 육시준이 어떻게 직접 경매에 참여한 걸까?

그녀는 육시준에게서 들은 말이 없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육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떻게 왔어?]

육시준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이내 경매는 시작되었고 강유리는 휴대폰을 도로 넣었다.

IP는 하나하나 지나갔고 이내 “심쿵해”의 경매 순서가 다가왔다. 경매 시작가는 1억 5천만 원으로부터 3억으로 훌쩍 뛰었다.

이때 강유리가 외쳤다.

“3억 5천만.”

맑은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를 향했고 이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유강 엔터 성홍주의 큰딸, 회사 승계 받은지 얼마 안 됐어.”

“아, 그 인터넷에서 매제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떠도는 찌라시의 주인공인 강유리?”

“아마추어야? 3억 5천 만으로 인지도도 별로 없는 캠퍼스 소재를 경매해? 하도 성씨 가문의 재력이 든든하니까 저렇게 생각 없이 질러도 살아남지!”

“……”

회관은 조용했다. 특히 앞줄은 더 조용하기에 이런 작은 목소리도 선명하게 들렸다.

임천강은 저도 몰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시준을 바라보았다. 육시준의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에 임천강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느 남자라도 자기의 아내가 전 남자친구와 얽히는 모습은 참을 수 없다.

육시준도 마찬가지다.

그날 육시준이 강유리를 위해 나선 것은 아마 그저 우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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