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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육시준은 핸드폰을 접고 허리를 굽혀 뒷좌석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떠들썩하게 서울에 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혹시라도 망설일까 봐 귀띔하려고 연락했던 것이다.

결혼식 임박해서 호텔을 준비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건 그냥 핑계였다.

그의 말투를 보아하니 준비가 된 모양이었다.

육시준은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육시준은 차라리 자신이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그가 강유리에게 과분하다는 말은 듣기 싫었다.

“누구한테 메시지 하길래 그렇게 즐거워 보여?”

안에서 누군가 머리를 쏙 내밀었다.

남자는 큰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다시 안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결혼식 하객 명단을 확인하고 있었어. 어머님이 잘 준비할 수 있게.”

강유리는 뒷좌석에 기댄 채 문득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맞다. 엄마한테 얘기했어? 사부님과 어르신도 계신다고!”

“응. 말씀드렸어. 어르신들과 도가네 무술관 동문분들도 모실 거야.”

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득 생각에 잠겼다.

육시준은 그녀가 한참 말이 없자 고개를 돌려 물었다.

“왜 그래?”

“혹시,어른신 초대하는 게 잘하는 걸까?”

“...”

육시준은 잠시 말을 잃고 강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초대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해?”

강유리는 심지어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도 좀 그런 것 같아.”

육시준은 한숨을 쉬면서 큰 손으로 강유리의 얼굴을 꼬집었다.

“알면 그런 소리 좀 하지 마. 나중에 어르신들이 추궁하면 나는 편을 들어줄 수 없어.”

그의 여유로운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배였다.

강유리는 눈썹을 찡그리며 육시준의 손을 떼고 뺨을 비볐다.

“손대지 마. 화장이 다 지워지겠네.”

육시준은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 위로 가로등 불빛이 드리워져 솜털까지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그가 얼굴을 꼬집는 바람에 하얀 뺨에 홍조가 비쳐 더욱 생기가 느껴졌다.

“화장했어?”

육시준은 진지하게 물었다.

집에 그와 있을 때는 하루 종일 민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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