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의 실력이면 우리 삼죽문이라도 섣불리 덤빌 수 없어요. 하지만 딸애가 납치되었고 너무 막막해서...”더 이상 말할 필요 없다!‘오부라은’이란 말에 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렸고 훨씬 차분해졌다.“30분 이내로 따님을 안전하게 삼죽문으로 돌려보낼게요.”“기다려요!”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다.염구준이 직접 간다고?조수석에 앉아 있는 손가을은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안전벨트를 꼭 잡은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나도 함께 갈게!”“내가 회사의 대표고 해외 사업도 곧 시작할 테니 이것을 협상의 키 포인트로 내 걸면 황혼대로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사랑스러운 바보...’염구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뿐 별다른 설명 없이 액셀을 밟았다.벨틀리는 황혼대로를 향했다....밤 10시경, 라은 카지노.뜨거운 열기!세계 8대 신흥 도박 도시 중 하나인 봉황국의 밤 문화는 다채로웠다. 특히 카지노 산업은 물 만난 물고기마냥 규모에 상관없이 매일 밤 사람들로 북적였다.라은 카지노가 특히 더 그랬다!황혼대로 이남에는 크고 작은 도박장이 많았다. 그중 라은 카지노의 규모가 제일 컸고 대략 8,000평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족구 경기장 면적에 해당하는 크기에 각종 도박 장비와 게임들로 없는 것이 없었다.북부의 제호 카지노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더, 더 크게!”카지노 홀 중앙, 고급진 테이블 옆에 4명의 고객들이 피 터져라 외치며 딜러의 손을 주시하고 있다.“크게 열어! 난 여기에 내 목숨까지 걸었다고!”그때...“잠깐!”2미터에 가까운 키에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 백인 남자가 컵을 다시 누르더니 고개를 돌려 그중 한 도박꾼을 바라보았다.“담도 커? 감히 내 도박장에서 속임수를 써?”“내공으로 주사위를 돌려 숫자를 조종해? 그까짓 속임수를 우리가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말해, 오른손을 잘리고 싶어 아니면 왼손이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줄게.”털썩!그 도박꾼은 벌벌 떨며 중년 백인 남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다른
급소를 찌르다니!그는 일부러 힘을 숨기고 있었고 내공 무술가가 아니라 패권의 최고경지에 오른 암살자였다!“이런!”그 순간, 오부라은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웠고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터라 이미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옆에 있던 3명의 부하들도 방심하고 있어서 그저 칼이 오부라은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전혀 나아지지 않았네? 이렇게 쉽게 당해?”갑자기 어딘가에서 담담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라은 카지노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가 도박꾼의 오른손을 정확하게 명중했다.그리고.“딸랑!”작은 소리와 함께 도박꾼 손에 들려있던 커터가 바닥에 떨어졌고 오부라은은 털끝도 상처 입지 않았다. 그의 3명의 부하들이 달려들어 이 도박꾼의 머리를 날려버렸다!“깜짝이야!”갑작스러운 충격에 오부라은은 조금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근원을 찾았다.그의 눈이 갑자기 마치 귀신을 본 것 마냥 휘둥그레졌다.“염... 염 선생!?”그 사람은 다름 아닌 염구준이었다!그는 손가을의 손을 잡고 미소를 머금은 채 카지노 입구에서 천천히 다가와 오부라은의 앞에 멈춰 섰다. 라은의 뒤에 있는 세 명의 부하를 보고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나쁘지 않아. 3 사람이 힘을 합치면 초급 전신 한 명쯤은 쉽게 때려눕히겠어.”“이렇게 괜찮은 부하를 거느리고 있는 걸 보니 봉황국에서 꽤 괜찮아 보이네?”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모두가 배꼽을 잡았을 것이다.황혼대로 오부라은은 봉황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물이고 화련상조회마저도 그의 눈치를 보니 말이다.3 대 무성이 힘을 모아 초급 전신을 무너뜨리는 굉장한 실력이 이 사람 눈에는 그저 괜찮은 정도라고 하고 있다.누가 그에게 이런 용기를 주었는가?“염 선생도 별말씀을.”오부라은은 부끄러워하며 염구준에게 허를 굽혀 인사했다. 그는 주변의 시선을 전혀 아랑곳하지
과거를 떠올린 오부라은은 감격에 겨운 얼굴로 염구준을 향해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혔다. 그러다가 옆에 있던 손가을을 보고는 물었다.“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분이 바로... 사모님?”꽤 똑똑한 청년이다!“추억을 회상하려고 오늘 찾아온 게 아니야.”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너에게 부탁 하나 할까 하는데 괜찮지?”명색의 전신전, 절대 전신이 ‘부탁’이라고 하고 있다. 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일인가!동시에 밀려오는... 공포!“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제가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깜짝 놀란 오부라은은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님을 위해 힘을 쓸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그러니 마음껏 지시하세요.”무릎을 꿇었다!오부라은의 행동에 모두가 입이 떡 벌어졌다. 손가을마저도 너무 예상 밖이었다. 염구준이 그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공손한 것은 알겠으나 무릎까지 꿇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너무 놀라운 일이다!“방금 말했듯이 사소한 일이야.”염구준은 손사래를 쳤고 보이지 않는 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오부라은을 부축하며 말했다.“약 15분 전에 삼죽문의 주인 딸, 왕서희가 납치되어 황혼대로에 왔는데 아직까지 행방불명이야.”“10분내로 왕서희의 행방을 찾을 수 있겠어?”염 선생이 지시한 것이니 할 수 없어도 반드시 해내야 한다.“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세요.”오부라은은 허리를 굽히고는 몸을 돌려 카지노의 군중들을 향해 소리쳤다.“5분 줄 테니 서희 아가씨의 위치를 파악한다! 빨리 움직여!”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지노에 있던 사람들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빛의 속도로 움직였다. 그들은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가 하면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가며 각자 책임진 구역으로 달려갔다.황혼대로는 그들의 구역이다.살아있는 인간을 찾는 데에 기껏해야 3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한편, 라은 카지노에서 약 5 km 떨어진 어느 한 버려진 낡은 맥주 공장 창고.검은 천에 눈이
오정형이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왕서희의 굴곡진 몸매를 훑으며 말했다.“진 도련님한테 연락하고 올 테니, 죽지 않게 적당히 다뤄. 우리도 한참 즐겨야지!”그 말을 끝으로 그는 진서호에게 전화 걸기 위해 창고 밖으로 나갔다.“큭큭!”거구의 남자 일곱 명이 침을 질질 흘리며 왕서희를 향해 다가왔다. 그중 몇몇은 이미 허리띠까지 푼 상태였다.“아가씨, 너무 무서워할 거 없어. 이 오빠가 금방 즐겁게 해줄게!”왕서희는 창고 끝자락에 눈물범벅인 채 몸을 덜덜 떨었다. 남자들이 점차 거리를 좁히며 다가왔다. 하지만 그녀는 손과 발이 묶여 있는 것도 모자라, 입에도 천이 물려 있어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나부터 할게!”“아니, 나부터 해야지! 아까 형님과 먼저 상의한 것도 난데!”“자, 자. 급할 거 없어. 충분히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즐겨보자고! 좀 이따가 형님이 통화 마치고 돌아오면 먼저 좀 맛보게 해주자!”일곱 거한이 서로 앞다투어 왕서희에게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이때, 이성을 유지하고 있던 한 명이 창고 밖에서 통화하고 있던 오정형을 떠올리곤 외쳤다.“형님, 통화 아직 멀었습니까? 형님부터 즐기시라고 자리 남겨뒀습니다!”그 시각 오정형은 아직 한참 통화 중이었다.“진 도련님!”진서호가 전화를 받자마자 오정형은 곧바로 상황을 전하며 굽신거렸다.“왕서희는 무사히 납치했어요. 대외적으로는 염구준이 한 걸로 발표했으니까, 왕종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적은 적으로 무찌른다! 오정형은 진서호의 음모에 따라 왕서희를 납치한 죄명을 모두 염구준에게 뒤집어씌울 준비를 마쳤다. 염구준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삼죽문 전체를 이길 수 없을 터, 그는 해명할 틈도 없이 왕종서와 삼죽문 제자들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진서호는 그 순간이 너무나 기대되었다. 모든 계획이 착착 잘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염구준이 죽었다는 소식만 기다리면 됐다.“잘했어.”진서호가 칭찬과 함께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덧붙였다.“염
왕서희가 울며불며 용서를 구하는 사이, 오정형은 벌써 허리띠를 풀고 욕망 풀 준비를 마쳤다.“고분고분하게 나오지 않겠다면, 거칠게 다뤄질 각오해야할 거야! 거기 너, 이 년 옷 벗겨!”그러자 즉시 거한 중 한 명이 히죽거리며 왕서희의 옷깃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옷이 찢기기 직전, 쾅 하고 귀가 터질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굳게 닫혀 있던 창고문이 폭탄을 맞은 듯 산산조각 났다. 창고 안은 부서진 문 조각들과 먼지들로 뿌옇게 변했다.“이런 젠장!”오정형은 갑작스러운 굉음에 제대로 상황을 확인하지도 못하고 호통쳤다.“감히 이 중요한 순간에 나를 방해하다니! 누구든 상관하지 말고 당장 족쳐라!”그러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얼굴을 굳히며 주변에 있던 무기들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깨진 유리병, 어떤 이는 쇠 갈고리, 그것마저 없는 이들은 맨주먹으로 서서히 먼지가 걷히고 있는 창고 입구로 향했다.그런데 이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왕서희 씨, 눈 감으세요.”자욱한 먼지 너머 어딘가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앞으로 벌어질 일은 여자가 보기엔 좀 잔인할 수 있어요.”‘이 목소리의 주인은… 설마 염구준?’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린 오정형은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왕서희를 뒤로 끌어안으며 품고 있던 단도를 그녀의 목에 겨누었다.먼지 때문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오정형은 목소리의 주인이 염구준임을 확신했다. 진서호가 죽도로 증오하는 남자,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 염구준!“염, 염 선생님….”두려움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왕서희는 목에 칼이 겨눠진 상황에도 왠지 모르게 자신은 죽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염구준을 향해 소리쳤다.“두렵지 않아요. 염 선생님이 온 이상, 전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요!”‘그렇다면… 잘됐군.’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창고 안으로 걸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구의 남자들과 맞닥뜨리기 일보 직전, 그의 얼굴엔 일말
아무리 세상이 넓고 강자는 많다고 하지만, 염구준도 그에 해당될 줄이야… 오정형은 그가 인간이 아니라 사신 또는 악마처럼 보였다.“오정형.”염구준이 서서히 오정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에 찰박찰박하고 피 웅덩이가 밟혔다. 하지만 염구준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죽음이 두려운가? 하지만 죽지 않는다고 해서 과연 너에게 평온한 삶이 주어질 것 같으냐? 자, 네가 직접 선택해 봐. 죽음이냐, 아니면 삶이냐.”죽음 아니면 삶, 오정형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만약 여기서 삶을 선택한다면, 차라리 죽음을 바랄 정도로 고통스러운 삶이 주어질 것이라 염구준은 경고하고 있었다.“누, 누, 누가… 겁먹을 줄 알고!”오정형이 몸을 떨며 왕서희의 목을 겨누고 있는 단도를 더 날카롭게 그러쥐었다.“내 손에 인질이 있다는 걸 잊지 마! 이 칼 안 보여? 함부로 움직이면 당장 이년의 목을 그어버릴 거야! 난 절대로 혼자 죽지 않아!”‘혼자 죽지 않겠다라, 가소롭군!’오정형의 협박에도 염구준은 전혀 흔들림이 없이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사느냐 죽느냐, 선택하지 못하겠다면 내가 대신 결정해 주지. 내 선택은….”펑! 염구준은 말을 끝맺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주변의 공기가 진동하며 갑자기 무형의 기운이 폭발했다. 창고 안이 요동치며 동시에 오정형의 양팔이 무언가에 짓이겨진 듯 뭉개졌다.오정형의 팔은 쥐고 있던 단도와 함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며 허공에 흩뿌려졌다. 하지만 옆에 있던 왕서희에겐 어떠한 타격도 피도 튀기지 않았다.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무형의 장벽이 그녀를 단단히 감싸 안으며 보호했기 때문이다. “안 돼, 안 돼! 아아악!”두 팔이 부서지는 고통과 함께 오정형은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울부짖었다.“염구준, 이 악마 같은 놈아! 어디 죽일 테면 죽여! 난 악귀가 되어서 평생 널 따라다니며 괴롭힐 테니! 진 도련님도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손가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염구준을 부르며 다가왔다. 다행히 그는 무사해 보였다. 하지만 곧 바닥에 흩뿌려진 핏자국들과 바닥에 쓰러져 있는 왕서희를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저분이 왕서희 씨?”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계속 밧줄에 묶인 채로 있어서 몸이 마비되었을 거야.”그리고는 부탁한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덧붙였다.“가을아, 넌 일단 왕서희 씨 부축해 나가 있어. 여기는 내가 마무리 지을게.”손가을은 잠시 망설였지만, 바닥에서 발광하는 오정형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지체 없이 창백한 안색의 왕서희를 부축해 창고를 나섰다.이제 창고에는 오정형과 염구준, 그리고 오부라은과 그의 형제들만 남게 되었다.이때, 오부라은이 앞으로 나서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정형을 향해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렸다.“제가 왕 선생님을 대신해, 이 개자식을 밤낮으로 울부짖게 만들겠습니다!”염구준은 오부라은의 태도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오정형을 향해 말했다.“죽음은 사치지. 넌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야!”그 말을 끝으로 염구준은 오부라은을 향해 가볍게 손짓했다.“저놈의 다리와 허리를 부러뜨려 진씨 가문으로 돌려보내. 그리고 진서호에게 내가 보낸 선물이라고 꼭 전해주고! 절대로 거절할 수 없게 해!”왕서희를 납치하라고 지시하다니, 이건 염구준의 역린을 건드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절대로 진서호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오정형은 그 시작을 알리는 지표였다.오부라은은 망설임 없이 오정형에게 다가가 두 다리와 중심 부위를 으스러뜨렸다. 오정형은 반항할 틈도 없이 고통에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지금 바로 이 쓰레기를 진씨 가문으로 보내!”약 20분 후, 봉황국 동북 교외에 있는 진씨 가문 정문.번호판을 달지 않는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진씨 가문 정문을 지나가며, 쓰레기봉투처럼 보이는 것을 툭 던지고 빠르게 모습을 감췄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경호원은 미처 반
앨리스가 아무리 총명해도 엘 가문의 힘만으로 김웅신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그 얘긴 그만하고 네 얘기나 좀 해봐.”진무석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진서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엔 아직도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다. 진무석의 미간이 사정없이 찌푸려졌다.“앨리스가 주최했던 연회장에서 네가 뺨을 맞았다는 소문이 돌던데, 사실이야? 도대체 누가 감히 널 때려?”그 말에 진서호는 연회장에서 염구준과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아직도 뺨이 얼얼하게 아리는 듯했다. 화가 다시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아버지, 안 그래도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손씨 그룹 규모가 생각했던 보다 더 큰 것 같아요….”“큰일 났습니다!”그런데 이때, 진서호의 말을 자르며 경호원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가주님, 도련님, 오정형이 누군가에게 당해 폐인이 되었습니다. 팔과 다리는 물론 남자의 급소까지 잘린 채 돌아왔습니다!”그 말에 진무석과 진서호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여기요. 여기!”이어서 경호원 세명이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헐떡이며 거실에 내려놓았다. 곧이어 버러진 쓰레기봉투 안에서 고약한 악취와 피범벅이 된 살갗이 보였다.동시에 진무석과 진서호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이토록 잔인한 수법이라니, 부자는 등골이 오싹해졌다.오정형은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이대로 병원에 이송된다고 하더라도 살아남기 어려워 보였다. 아니,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폐인이 될 게 뻔했다. 진씨 가문에 폐인이라니, 필요 없는 존재였다. “내다 버려! 알아서 죽게 내버려둬!”진서호가 경멸이 담긴 표정으로 오정형이 담긴 쓰레기봉투를 바라보며 경호원에게 명령했다.“오정형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내가 보낸 사람들은 다 어디 있어?”그 말에 잠시 망설이던 경호 대장이 아래 사람들에게 얼른 오정형을 내보내라고 손짓했다. 그런 다음, 조용히 진서호의 질문에 대답했다.“좀 전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저택 입구를 지나면서 오정형을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