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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하지만 집밥은 몇 년 동안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진숙영의 요리 솜씨도 매우 훌륭했기에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다.

염구준이 식사하는 모습은 우아하지 못했다. 사실 게걸스럽게 먹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처음에 진숙영은 그 모습에 매우 놀랐으며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도 못했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래도 자기 사위가 아니던가. 아마 5년 동안 밖에서 갖은 고생을 했을 터였다.

"염 서방, 이 일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네."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밥을 먹던 손태석이 마침내 결심을 내리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

"지난번 파티 때, 자네 친구들 말이야. 대체 언제 그런 실력 있는 친구들을 사귄 것인가?"

염구준이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

"일전의 전쟁터에서 한 전우의 목숨을 구해준 적 있는데, 나중에 그 친구가 어마어마하게 출세했거든요. 제가 돌아왔다는 걸 전해 들은 그 친구가 손을 쓴 겁니다."

염구준은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자신의 신분이 알려지게 되면 처가에 득 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된 거로군.

가족들은 안도의 숨을 내뱉는 한편 어쩐지 조금 실망스러웠다.

진숙영이 흥, 콧방귀를 뀌었다.

"그럴 줄 알았지. 남들이 도와준 거였어."

그러면서도 염구준에게 고기 한 점을 더 얹어 주었다.

손태석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언제까지 신세만 지고 살 순 없잖나. 그러니 스스로 할 일을 찾아보게.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지는 말아야지."

염구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퍼먹었다.

손태석이 또 질문했다.

"그럼 포르쉐를 구입한 돈은 어디서 났는가?"

"군 복무도 오래 했었고, 또 선박 일을 하면서 모은 돈이 꽤 됩니다."

손태석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반신반의하며 염구준을 쳐다보았다.

히긴, 군 생활도 5년이나 했고 어쩌면 정말로 원양어선에서 돈을 많이 줬을지도 몰랐다.

"장인어른. 차는 정말 제 돈으로 샀어요. 다리 다 나으시면 제가 장인어른께도 차 한 대 뽑아 드릴게요."

수저를 내려놓은 염구준이 장난스레 말했다.

거실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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