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371화

Author: 잔영
“염 회장님의 컴퓨터를 쓰겠다고?”

조춘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큰 소리로 되물었다.

조춘희의 말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염구준 부부에게 쏠렸다. 그들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얼마 전, 김 비서가 염진의 컴퓨터에서 기업 기밀을 유출한 사건이 발생한 후, 회사 전체가 컴퓨터만 보겠다고 하면 잔뜩 경계 태세를 보이며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반응이 이상한 건 아니었다.

“아, 이건 우리 아버지 직원증이야.”

염구준은 그들의 경계를 눈치채고는 염진의 직원증을 꺼내 보였으나 조춘희를 비롯한 직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준아, 우선 앉아서 물 좀 마시고 있어. 컴퓨터는 내가 킬게.”

그녀는 말하며, 옆에 있던 직원에게 물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뒤,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염진에게 직접 연락해 허락을 구하려는 것이었다.

염구준은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았지만 굳이 막지 않았다. 어차피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고,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회사 기밀이 유출되어 위기를 맞이했었기 때문에 그들이 신중한 것도 이해가 되어서였다.

“도련님, 손 대표님, 물... 드세요.”

그들을 접대하는 비서는 긴장해하며 약간 떨리는 손으로 물잔을 건넸다.

그도 염진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손가을 같은 거물급 인물을 직접 마주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돼요.”

염구준은 혹시라도 물을 쏟을까 싶어 두 잔을 직접 받아 들었다.

한편, 손가을은 조용히 소파에 앉아 서류를 넘겨보며, 곧 진행해야 할 업무를 정리했다.

손가을에게 있어서 새로운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보통 때보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녀가 서류를 절반쯤 읽었을 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손가을은 이 전화를 반가워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알 수 없어 복잡한 심경으로 전화를 받았지만, 들려온 목소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Kaugnay na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372화

    염구준은 먼저 손중석이 새로운 대체 원료를 개발했다는 소문을 퍼뜨려 천맹 그룹이 의심하도록 만든 뒤, 일부러 혼란스럽게 행동해 그들이 정말 소문을 믿고 손씨 그룹을 떠보게 만들었었다.그리고 지금, 염구준의 마지막 계획대로 완전히 속은 상대방은 원재료를 시장에 대량으로 풀었다.계획이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판단한 염구준은 분부했다.“기회를 잘 보고, 동시에 원재료를 최대한 사들여. 얼마가 됐든 다 매입해야 해.”“하지만 절대 천맹 그룹이 우리 쪽에서 사들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해. 최대한 신속하게 원재료를 선점하는 것도 잊지말고.”그간 쌓아둔 물량이 갑자기 한꺼번에 풀렸으니 시장이 감당하지 못해서 원재료의 가격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리고 천맹 그룹은 이 자원들이 손에서 썩어갈까 봐 급히 처분하느라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 뻔했다. 이 원재료들은 용하국 전역에서 동일하게 사용되는 고급 원료였고,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자금이 들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계획대로 진행하겠습니다.”상대방은 재빨리 대답했다.그 후의 상황은 뻔했다.시장에 풀린 원재료는 순식간에 누군가에 의해 독점적으로 매입되었다.나중에서야 천맹 그룹은 그 바이어가 손씨 그룹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구매금을 한 번에 지급하지 않고 1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겠다고 했다는 걸 발견했다.멀리에서 이 소식을 전해받은 황계웅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욕을 내뱉었다. 적지 않은 돈을 피해본 것도 모자라 염구준의 계략에 넘어갔다는 게 너무 수치스러워서였다.이번에 대량의 원재료를 획득했기 때문에 천망 그룹에서 원료를 내놓지 않는다고 해도 손씨 그룹은 당분간 무서워할 게 없었다.“아... 드디어 끝났다!”두 시간 반 후, 손가을이 컴퓨터를 닫으며 길게 기지개를 켰다.‘다 끝냈다고?’바쁜 손가락을 놀리던 비서들은 깜짝 놀라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손가을을 쳐다보았다. 그들도 손가을이 처리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염진이 직접 처리

  • 군신의 귀환   제2373화

    “계속 지어내 봐. 내가 가자마자 이 난리를 쳐? 아까 너무 봐줬지?”염구준이 계단 모퉁이에서 걸어 나와 염걸을 향해 다가갔다.사실 그는 원래 엘리베이터를 탈 생각이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냥 계단을 이용했다.“오, 오지 마. 지금 사람들 다 보고 있으니까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걸?”염걸은 겁 먹은 표정을 지으며 나약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염구준이 얼른 직원들 앞에서 폭력을 행사해 그들이 완전히 실망하게 만들기를 바랐다. 그럼 그의 계획이 먹힐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이미 염걸의 의도를 눈치 챈 염구준은 상대방의 의도에 걸려들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되물었다.“제가 바로 당신들이 말하던 염 회장님의 자제입니다. 회사를 떠나고 싶어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이에 직원들은 할 말을 잃었으나 염걸의 심복들은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높였다.“도련님, 저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회사 내부 정보가 이미 유출된 판이라 직원들 불안이 큽니다.”“임금을 좀 더 올려 주셔야 안심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그들은 기밀이 유출된 걸 빌미로 삼아 이참에 돈을 더 받아내고 염구준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월급을 인상하는 문제는 염진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었다.“그럼 얼마를 올려주길 원하시는데요?”염구준은 상대방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타이밍에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염걸과 한패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멀찍이 서 있던 염걸은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상황을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이제 점점 더 요구를 높여 직원들에게 염구준이 얼마나 무능한지 보여준 뒤, 그가 나서서 사람들의 화를 가라앉히고 위엄을 세우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염씨 가문의 산업을 물려받을 수 있을 테니.생각을 하면서 그는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50% 더 인상해주세요!”“풉!”협박하던 이의 말이 나오자 직원들은 당황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고, 멀리서 물을 마시고 있던

  • 군신의 귀환   제2374화

    염구준은 자료를 받아 넘겨보았다.여성의 나이는 25세로 한창 젊고 매력적인 나이었다.다른 것도 그렇고 학력이나 경력 등도 너무 평범했기에 그는 직접 더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덮고 배주현을 향해 걸어갔다.작은 몸짓 하나에도 그녀에게서는 심장이 떨릴 만큼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배주현은 자신을 향해 오는 염구준을 보자마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유혹적인 눈빛을 보냈다.‘미인계인가?’‘아닌데?’염구준은 처음엔 상대방이 미인계를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으나 곧 그게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이 때문에 그는 배주현이 점점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다들 뭐 하는 겁니까? 지금 근무시간 아닌가요? 일들 하러 가시죠.”염구준은 데스크로 걸어가 직원들을 흩어지게 했다. 청해시에서 가장 큰 기업의 직원들이 데스크에 떼로 몰려 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서였다.“염 선생님!”염구준을 본 직원들은 대부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물러났다.손씨 그룹에서 염구준의 영향력은 손가을에 못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얘기만 나누는 것 뿐인데요.”하지만 몇몇 직원들은 여전히 데스크 앞에 버티고 서서 배주현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모습을 보아 심하게 중독된 것 같았다.“집에 가서 반성하라고 하고 다 끌어내세요.”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하기 싫어 바로 입구에 있는 보안 요원들을 향해 지시했다.이미 판단력이 흐려진 사람들과 말싸움을 해 봤자 입만 아플 뿐이었다.“당신이 뭔데 우리를 내쫓는 거야? 대화하는 건 우리의 자유야.”“맞아! 난 주현 씨랑 이야기할 거야. 아무도 날 말릴 순 없어!”이에 남아 있던 몇몇 직원들은 갑자기 보안 요원들을 째려보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퍽!“쓸데없는 소리하긴. 네들 안 자른 것만으로도 염 선생님이 봐주신 거야.”보안을 책임진 호찬 등은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가서 전부 제압한 뒤, 강제로 건물 밖으로 끌고 나갔다.만약 그들의 의지대로 이런 행동을 한 거였다면 그들은 전부 해고 당했을 것이다.이로부터 그는

  • 군신의 귀환   제2375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낯익은 얼굴도 보였는데, 바로 손태석이었다.“구준아, 대체 뭐 하는 짓이야?”장인어른의 질책에 염구준은 평범한 외모의 여자가 이렇게까지 매력이 크다는 것에 놀랐다.그렇다고 유혹을 당한 사람들을 전부 해고 시킬 수도 없는 일이었다.그들은 단순히 배주현에게 홀렸을 뿐, 엄밀히 말하면 큰 잘못을 한 건 아니었다.배주현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눈물을 살짝 머금으며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러분이 절 이렇게 아껴주시다니, 정말 감동이에요.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그녀의 가녀린 모습에, 남자 직원들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보호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었다.배주현은 떠날 생각이 없어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은 직원들은 더욱 다급해하며 그녀를 말렸다.‘대단한 수법이네.’염구준은 속으로 놀라며 생각했다. 방금 전에 십몇초 눈을 마주친 것으로 그 또한 그녀에게 빠져들 뻔 해서였다.단순한 매혹술도 아니고, 환술도 아니라서 상대방에게 빠져드는 걸 쉽게 막을 수가 없었다.손태석은 더욱 다급해하며 말했다. “구준아, 어서 주현 양더러 남으라고 해!”자신의 장인어른이 완전히 매혹되었다는 걸 깨달은 염구준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집중 타겟이었겠지.’“다들 조용히 하세요!”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로비 전체에 울리자 시끄럽던 공간이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이 일은 그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으나, 더욱 중요한 건 아직 배주현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그녀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그리고 그녀의 뒤에 있는 세력이 누구인지에 대해 그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따라와.”그는 배주현을 가리킨 뒤, 사람들을 무시하고 보안실 쪽으로 걸어갔다.“후훗.”이에 배주현은 자신이 성공한 줄 알고 입꼬리를 올리고는 재빨리 염구준의 뒤를 따라갔다.그 순간, 적지 않은 남자 직원들이 염구준이 혼자 배주현을 독차지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머지 여성 직원들은 염구준도 유혹에 넘어갔다고 생각해 손씨

  • 군신의 귀환   제2376화

    “넌 왜 여기 온 거지?”염구준은 말장난을 받아주지 않았고 몸을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차갑게 물었다.‘겨우 이정도밖에 안 되는 놈을 내가 못 이길 리가.’하지만 배주현은 포기하지 않고 더 짙은 향기를 풍겼다. 그녀는 그녀의 능력에 자신이 있었다.이윽고 배주현은 가느다란 허리를 흔들며 염구준 앞으로 걸어가 손을 뻗어 그의 넓은 가슴을 어루만지려 했다.“염 선생님, 참 건장하시네요. 제가 또 건장한 사람 좋아하는데.”“흡!”그러나 염구준은 갑자기 힘을 내어 기운으로 향기를 옅게 만들고 배주현을 밀어냈다.그녀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려서였다.펑!갑작스러운 공격에 배주현은 양팔을 교차해 얼굴을 보호하면서 전신의 힘을 끌어모아 막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벽 끝까지 밀려나고서야 겨우 제대로 서 있을 수 있었다.‘단경 무성이네?’“계속 연약한 척 해보지 그래?”염구준은 기운의 흐름을 감지하고는 조롱하듯 말했다.그는 처음부터 그녀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었으나 상대방이 무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반보천인의 경지에 있는 염구준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그녀가 기운을 감추는 방법이 매우 특이했기 때문이었다. “아프잖아요!”배주현은 계속 유혹하기 위해 애교를 부렸으나 인내심을 잃은 염구준은 순식간에 돌진해 그녀의 새하얀 목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휙.“죽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게.”상대방이 계속해서 꼼수를 부리니 더 이상 살려둘 이유도 없었다.말을 마친 뒤, 그의 손에 힘이 더해졌다.“크흑... 뭐든지... 묻고 싶은 거... 다 물어보세요.”배주현은 목숨이 위협 당하자 그제서야 얌전해졌다.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네가 아는 모든 걸 말해.”퍽!염구준은 그녀를 바닥에 내던지며 서늘하게 말했다. 말을 하는 그의 몸에서는 어마무시한 기운과 함께 살기가 가득 뿜어졌다. 그녀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즉시 베어버릴 것처럼 말이다.“컥, 컥!”바닥에 떨어진 배주현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

  • 군신의 귀환   제2377화

    “하, 또 만능 전당포네.”염구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이 세력은 철저히 중립적이었다. 돈만 있다면 누구든 의뢰를 올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그냥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전형적인 시스템이었다.그리고 의뢰인의 정보는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며, 돈만 지불하면 다른 이가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주니 아무런 위험도 없었다.과거 염구준도 이들을 조사하고, 용하국에 있는 지부를 박살낸 적이 있었으나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이제, 가도 될까요?”배주현은 염구준이 반응하지 않자 조심스럽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미 일이 탄로 난 이상, 더 이상 현상금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살아서 돌아갈 수만 있어도 다행이었다.“해독제 내놔.”염구준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진지한 표정으로 손을 뻗어 해독제를 요구했다.배주현의 몸에서 풍겨 나오던 향기는 강력한 환각제를 포함하고 있어 장시간 흡입하면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었다.즉, 그녀가 남자들을 유혹할 수 있었던 것은 약물과 매혹술이 결합된 결과라는 것이다.“무슨 해독제요?”배주현은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자신을 오해했다는 듯 억울함을 토로했으나 그녀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그녀가 사용한 환각제는 일반적인 향수와 같은 냄새를 풍겼고, 자연스럽게 들이마시게끔 설계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간파할 줄이야.’쾅!염구준은 다시 한번 기운을 내뿜어 그녀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이에 배주현은 뒤로 튕겨 나가 벽에 세게 부딪쳤다.바로 이 한 방에 그녀는 치명상을 입었다.“커헉!”강한 충격에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피를 토했으나 계속 해명했다. “그건 독이 아니에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요! 정말로 해독제 같은 건 없어요!”저벅, 저벅, 저벅.염구준은 말없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배주현은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그녀의 심장은 염구준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빠르게 뛰었고,

  • 군신의 귀환   제2378화

    염구준은 그녀의 대답에 만족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가 분부했다.“호찬, 저 여자 가둬두고 네가 직접 감시해. 죽지 않도록 신경 쓰고.”“예!”호찬은 공손히 답한 뒤, 그녀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 장면을 본 직원들은 의아했지만, 감히 물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남녀 단둘이서 한 방에 있으면 대부분이 가슴 떨리는 일을 하지 않나?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피 튀기는 싸움을 했다.염구준은 로비로 걸어가 기운을 내뿜어 공간에 남아 있던 환각제의 향기를 걷어냈고, 그가 향기를 없애자 사람들의 정신이 점차 맑아지기 시작했다.상대방의 수법을 알기만 하면 해결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직원들은 제정신이 돌아오면서 전에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고 경악했다.“망했다. 어제 그 여자 때문에 와이프랑 싸웠어. 휴, 오늘 집 가면 무릎 꿇어야겠네.”“젠장, 아침에 플래티넘 목걸이 선물했는데, 당장 가서 돌려받아야겠어.”“내가 미쳤었나? 왜 그 여자를 감싸고 돌았지?”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방금 전까지의 행동이 마치 꿈속 일처럼 느껴졌다.염구준은 직원들이 제정신을 차린 것을 확인하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들 뭐하는 거예요? 일 안 하면 이번 달 개근상 없습니다.”“네! 바로 일하러 가겠습니다, 염 선생님!”직원들은 서둘러 자리로 돌아가 업무를 시작했다. 다만, 이 며칠간의 혼란스러운 시간을 차츰 회복하며 이해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그 후, 휴게실에 들어간 염구준은 강제로 의자에 묶여 있는 손태석을 발견했다. “네가 감히 나한테 이럴 수가...”그러나 염구준은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기운을 뿜어 손태석을 강제로 정신 차리게 했다.“이제 괜찮으세요?”손태석은 정신이 돌아오면서 지난 며칠간의 일이 기억나 두 눈을 크게 뜨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에휴.”“내가 이 나이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체면이 말이 아니네.”표정에도, 말에도 깊은 죄책감이 어려있었다. 집 앞.염구준과 손태석은 문 앞에

  • 군신의 귀환   제2379화

    “너무 잘 됐다!”염희주는 이 광경을 보자마자 소파 위에서 두 팔을 휘저으며 기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걸려있었다.그녀는 많이 알지 못하지만 가족이 싸우고 사이가 틀어지는 건 원하지 않았다.손가을은 남편을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그만 있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해결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그룹 내에서 몇몇 직원이 염구준과 배주현이 보안실에서 단둘이 있었다는 보고를 해왔지만,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염구준은 가족도 전부 모였고, 일도 전부 해결되었으니 훈훈하게 마무리 할 생각을 하며 입을 열었다. “시간도 늦었으니, 다 같이 외식이나 하러 갈까요?”이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그들은 차를 타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는 한 샤브샤브 가게까지 걸어갔다.불편한 일이 사라지자, 길을 걷는 동안 모두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손 대표님, 지금 자리가 없어서 다음 자리가 나오는 대로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카운터 앞에서, 홀 매니저가 긴 대기 줄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말했다.눈앞의 여자는 청해시 비지니스계의 여왕이라 그가 감히 건들지 못하는 대상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특혜를 이용해 그녀가 새치기 하도록 도와주려고 했다.예정에 없던 일정인지라 염구준도 사전 예약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하지만 주변에 줄을 서 있는 손님들은 그 말을 듣고도 감히 대놓고 불평할 수 없어 못 들은 척 했다.청해시에서 손가을을 모르는 사람은 두 부류뿐이었는데, 하나는 관광객이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있던 사람들이었다.그러나 손가을은 새치기를 하지 않고, 정중하게 답했다.“괜찮아요. 번호표 주세요. 저희도 줄 서서 기다릴게요.”이런 작은 특혜는 그녀에게 아무 의미도 없었다.“네, 대표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홀 매니저는 속으로 안도했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미운털이 박힐 일을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그 후 손가을은 번호표를 받아 가족들과 함께 입구의

Pinakabagong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475화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 군신의 귀환   제2474화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 군신의 귀환   제2473화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 군신의 귀환   제2472화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 군신의 귀환   제2471화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 군신의 귀환   제2470화

    “가서 건져 와. 살아있으면 좋고, 죽었으면 하는 수 없지.”그 한마디를 남기고 메노스는 계속 시끄럽게 구는 꽃무늬 셔츠남을 뒤로한 채 조용히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메노스가 이 후계자를 아끼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기 목숨까지 걸 정도는 아니었다.한편, 잠수함을 타고 온 대어당, 안설홍, 레온 가문의 세 세력은 자연스레 한데 모여 서로를 의지하며 다른 세력에 대항할 방비를 했다.그에 비해 염구준의 일행은, 아까 그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목격한 덕분에 분위기가 다시 끓어올랐다.“염 선생님은 진짜 강하시네요! 한두 번 만에 반보천인 한 명을 처리하시다니!”“염 선생님만 계시면 스텔라성도 별 것 아니에요!”“전 마음 정했어요. 이번 일만 끝나면 무조건 염 선생님을 제 스승님으로 삼을 거예요.”세 척의 어선 위의 사람들은 불과 며칠 만에 염구준의 팬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정작 염구준 본인은 사람들의 찬사 따위에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아타와 노신기를 향해 입을 열었다.“계획대로 시작하죠.”“네!”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수색 인원들을 바다에 투입했다.다른 세력들도 질세라 각자 인원을 내보냈지만, 서로 자기 일을 하느라 별로 큰 충돌은 없었다.이 바다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피를 흘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주변을 둘러보고 모든 세력이 각자 행동 중인 걸 확인하곤, 조용히 자리에 앉아 기운 회복에 집중했다.방금 전의 싸움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속전속결로 싸움을 끝내기 위해 일부러 몸에 무리를 주는 권법을 강제로 사용했었다.하지만 실제로는, 그 한 방의 주먹과 한 번의 검격으로 무려 30%의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였다.완전히 회복하려면, 최소 열 시간이 필요했다.그의 모든 행동은 타 세력들에게 낱낱이 관찰되고 있었지만, 감히 함부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그리고 날은 조용히 어두워졌다.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무수한 별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마치 두 개의 은하수가 펼쳐진 듯한

  • 군신의 귀환   제2469화

    “하하하! 겉멋만 든 자식이, 결국은 허세였구나!”로브는 이 약한 일격에 박장대소하며 자신감이 들었다.‘어쩌면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아직 몸을 채 회복하지 못한 것일 수 있겠어.’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르 일행은 눈에 띄지 않게 기운을 운용하며 적당한 타이밍에 염구준을 제거할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뭔가 이상했다.사람들은 곧 염구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기운의 강도로 보아 그들을 속이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특히, 왼주먹에 모인 에너지는 숨이 멎을 만큼 강렬했다.“이런 허세에 난 안 속아!”로브는 상대방이 그저 겁을 주려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는 기세등등하게 구자검을 뿌리치고, 단검을 휘두르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원래 지는 척하려고 했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이에 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두 자루의 단검을 향해 왼팔을 휘둘렀다.쾅!주먹이 단검에 닿는 순간, 두 자루의 단검은 그대로 부서져 바닥에 나뒹굴었다.이 공포스러운 주먹을 그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안 돼!”로브는 이번 주먹이 진짜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공포에 사로잡혀 피하려 했지만, 이미 공격 태세로 몸이 나간 상태라 도망칠 수가 없었다.쾅!염구준의 일격은 그대로 로브의 가슴을 강타했고, 로브는 힘없이 밀려났다.그러나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검으로 로브의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복부까지 갈라 길고도 흉측한 상처를 남겼다.풍덩!로브는 이 어마어마한 충격에 바다로 떨어졌고,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그러나 염구준은 그를 돌아볼 생각이 없었다.애초에, 이건 남들에게 자신이 초입 반보천인을 상대할 여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이 싸움은 승부가 명확했지만, 너무 빨리 끝난 탓에,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게다가 로브는 제대로 싸운 것도 아니고, 허점투성이였기에 평가 기준도 되지 못했다.관중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지만,

  • 군신의 귀환   제2468화

    불쌍하게도 그는 꿍꿍이가 많은 여우같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그러나 금발에 금색 수염,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구부정한 몸매에 하얀 로브를 입은 메노스는 순진한 그와는 달리, 더욱 노련했다.“이번 일은 중요하고 사방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게 좋아.”겨우 이정도 이간질로는 그를 속일 수 없었지만, 그에게는 민폐 팀원이 있었다.꽃무늬 셔츠남은 거대한 아기처럼 징징대며,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메노스 할아버지, 전 할아버지가 키워주신 아이잖아요! 설마 저한테 무관심 해지신 거예요?”“그만. 복수해줄게, 그러니 그만해.”메노스는 꽃무늬 셔츠남이 우는 걸 보자, 마음이 사르르 녹아서 옆사람을 향해 물었다.“로브, 저 녀석의 실력이 어떻지?”“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싸우는 건 본 적 없습니다. 저쪽 진영엔 반보천인이 둘이 있는데, 제 실력과 맞먹습니다.”로브는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지만, 계속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표정이 좋지 않았다.역시나 메노스는 그의 예감처럼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렸다.“그래, 네가 가서 한번 떠봐. 내가 뒤에서 봐줄테니.”“네.”로브는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대답한 뒤, 요트에 올라타 염구준이 있는 어선을 향해 달려갔다.메노스는 정말 그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명령을 내린 거였다. 두 배 사이의 거리가 짧은 것도 아니라 위험한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바로 도와줄 수도 없었다.슉!로브는 어선에 뛰어올라 기세 넘치게 소리쳤다. “염구준, 한 번 붙어보길 원한다!”다소 똑똑한 선택이었다.혹시라도 집단구타를 당할까 걱정이 돼서 먼저 큰소리부터 친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을 향해 시비를 거는 로브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레이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너 따위가 감히?”부두에서 2:1로 이기긴 했지만, 그래도 로브는 패배자였다.게다가 이제 막 반보천인의 문턱에 선 수준이 감히 염구준을 상대로 나서기엔 한참 부족했다.“받아들일 건가?”로브는 그레이와 말싸움을

  • 군신의 귀환   제2467화

    그는 입을 열자마자 자신은 염구준의 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천기문이든 아타든 그는 애초에 경쟁상대로 생각해두고 있지 않았다. “흥, 비겁한 놈!”노신기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렸다.어선이 잠수함을 상대한다는 건 아예 말도 안 되었다.“예부터 보물은 능력 있는 사람이 가져가는 법이지.”염구준은 꼬리를 밟혔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혹여 다툼이 생긴다 해도, 실력으로 누르면 될 일이었다.게다가, 보물을 탐색하는 세력이 많을 수록 고대 옥패를 찾아낼 확률도 커지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득이었다.게다가, 정확한 위치 없이 찾아야 한다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를 게 없었다. “고마워. 만약 보물을 찾게 된다면 염 선생도 나눠줄게.”“만약 고대 옥패를 발견한다면, 바로 주고.”대어당의 당주는 크게 기뻐하며 약속했다. 염구준에게 복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이다.적과 동료는 늘 변하는 법이다. 변하지 않는 건 오직 이익뿐이었다.염구준은 그를 슬쩍 바라보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런 식의 허울뿐인 약속 따위는 진즉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의 검 뿐이었다.“후욱, 후욱.”노신기는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염구준이 나서지 않는 이상 홀로 대어당과 맞붙을 자신이 없었다.철썩철썩!이윽고 바닷물이 또 한 번 요동치더니 이번엔 세 척의 잠수함이 물 위로 떠올랐다.적어도 세 개의 강대한 세력이 더 온 것 같았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의 두 방향에서 모두 배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또 다른 두 세력이 오는 것 같았다.보물을 나눠가지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진 것이다.“염 선생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 끼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염 선생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조상 대대로 전해진 보물이니 저희도 어느정도는 가져가 가문에 보태야죠.”“염구준, 날 기억해?”새로 온 이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과 한번쯤 얽혔던 사람들로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