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악!”염구준은 크게 외치며 과감하게 왼손을 회수하고는 곧바로 양손으로 검을 잡고 두 개의 검의를 발동하여 오른쪽의 왕구혼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쾅!검이 아래로 그어지며 날카로운 검기가 왕구혼을 밀어냈고, 적지 않은 량의 검기가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이 일격에 상대방이 다친 건 분명했으나, 얼마나 크게 다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쾅!그러나 그 사이 왼쪽에서 방울뱀이 그의 호체 진기를 부수고 그의 왼쪽 상반신을 공격했다.공격을 받은 뒤, 염구준의 몸 안에서 진기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했다.다행히도 방울뱀이 조금 전 염구준에게 한 차례 타격을 입어 진기가 부족한 상태였기에 이번 공격은 치명적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그를 신경 쓸 여유도 없이 검을 단단히 쥔 채로 앞에서 달려오는 공무적의 공격에 맞섰다.챙챙!두 사람이 다시 맞붙자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밀리지 않고 팽팽히 맞섰다.반보천인의 경지에서 무적이라 는 칭호를 가진 만큼 공무적은 확실히 강했다. 대부분의 반보천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전투는 점점 격렬해졌고, 방울뱀과 왕구혼은 이 틈을 타 염구준의 뒤에서 공격을 시도했다.팽팽한 싸움 속에서 두 명이 힘을 합쳐 방해하니 귀찮지 않을 수가 없었다.‘조금 더 빨리!’염구준은 결단을 내리고는 진기를 무리하게 소모하며 공무적조차 막아내지 못 할 정도로 검을 점점 더 빠르게 휘둘렀다.순식간에 공무적의 몸에는 검으로 인해 난 상처가 여러군데 났으나, 전부 얕은 상처 뿐이었다.‘어마어마한 방어력이야.’‘설마 육신을 극도로 강하게 만든 건가?’“하하, 전 흙 원소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육신도 단단하니 절 크게 다치게 하지는 못 할 겁니다.”공무적은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어력이 너무 강한 탓에 단시간내에 그를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 중의 두 사람도 어느덧 그의 뒤에 다다랐다.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차마 막을 수가 없는 공격이었다.“제기랄,
“아빠야? 나 너무 배고파. 우리한테 밥도 안 주고... 무서운 개랑 같은 데 가둬두고... 개한테 여러 군데 물리기까지 했어. 나 너무 아프고 무서워. 흑...”극북빙양, 거대한 전장에서 수많은 함선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그중 붉은색 드래곤이 코팅된 함선의 지휘실 수화기에서 이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하지만 아이의 애절한 목소리에도 염구준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잘못 거셨습니다.”“아니야! 우리 엄마가 날 속였을 리가 없어. 내 이름은 염희주야. 염구준의 딸 염희주라고! 엄마가 그렇게 말해 줬단 말이야.”쿠궁!행여라도 전화를 끊을가 싶어 다급하게 내뱉는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염구준의 눈동자가 드디어 흔들리기 시작한다.염희주?“정... 정말 내 딸이라고?”하지만 그의 질문에 대답 대신 들려오는 건 찢어질 듯한 따귀 소리와 여자아이의 처참한 비명소리였다.“이 계집애가, 발칙하게 몰래 전화를 걸어?”“아,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그러니까 때리지만 말아주세요!”여자아이의 애원을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겨버리고 다시 걸어봐도 묵묵부답.딸이 위기에 처했음을 인지한 염구준은 다급한 마음에 붉은 피를 왈칵 쏟아냈다.“주군!”깔끔한 군복차림의 여자가 다급하게 그를 부축했다.하지만 거칠게 그 손을 뿌리친 염구준이 포효했다.“어서 전세기 준비해. 지금 당장 청해로 돌아간다!”“알겠습니다!”잠시 후, 거대한 전세기가 하늘을 뚫고 사라지고... 수많은 병사들이 수십 척의 함선갑판을 가득 메운 채 무릎을 꿇었다.“안녕히 가십시오, 주군!”다음 날, 청해 교외, 손씨 가문 저택.저택 밖에 선 염구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5년 전, 가문에서 쫓겨나고 킬러들에게 쫓기다 교통사고까지 당했던 순간, 우연히 길을 지나던 소녀 한 명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헤치고 중상을 입은 그를 구해냈었다.그녀의 정체는 바로 손씨 가문의 딸, 목숨을 구해 준 은혜를 갚기 위해 염구준은 기꺼이 데릴사위가 되는 조건
이에 다시 딸을 꼭 끌어안은 염구준이 아이의 뒤통수를 어루만졌다.“아니야. 엄마가 착각한 거야. 아빠 살아있어. 지금 바로 네 앞에 있잖아.”눈물의 부녀상봉을 마친 염구준이 물었다.“그런데 여기 말이야... 혹시 엄마가 보낸 거야?”염구준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던 염희주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아니야! 엄마가 날 이딴 곳에 보낼 리가 없잖아! 우리 엄마가 얼마나 착한데! 이모, 나쁜 이모가 날 여기 보낸 거야. 이모가 엄마랑 날 집에서 내쫓은 거라고...”‘이모?!’생각지 못한 단어에 염구준의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손혜린 그 여자를 이모라고 부른다고? 그럼... 이 아이 엄마는 도대체 누구지? 나랑... 손혜린이 낳은 딸... 아니었나?’이 상황이 당황스러웠지만 염구준은 최대한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빠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야 해. 이모 이름이 뭐야?”“이모 이름은 손혜린. 우리 엄마 사촌언니랬어. 그런데... 나쁜 이모가...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말래. 이모가 내 엄마래! 어른들은 다 거짓말쟁이야. 그러니까 아저씨도 우리 아빠 아니지?”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던 염희주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눈을 반짝였다.“엄마가 그랬어. 아빠를 구하려다 성대를 다친 거라고. 그래서 말을 못 하는 거라고. 그래도 이건 가르쳐줬다?”염희주은 작은 손가락으로 염구준의 큰 손바닥에 삐뚤삐뚤하게 “염구준” 세 글 자를 적어보였다.“엄마가 가르쳐 준 거야. 아빠 이름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나 제대로 쓴 거 맞지?”한편, 염희주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염구준은 경악스러울 따름이었다.‘날 구하려다 성대를 다쳤다고? 그날 날 구한 게 손혜린 그 여자가 아니었단 말이야? 손혜린 그 여자는 분명 말을 할 줄 알았었지... 그럼 그날 밤, 나랑 첫날밤을 보냈던 그 여잔 도대체 누구야?’“희주야.”전장에서 온갖 못 볼 꼴을 다 보며 살아남은 염구준이었지만 이 순간, 떨리는 목소리만큼은 차마 숨길 수 없었다.“엄마 이름이 뭐야?”그러
혼인신고를 하고 맹세의 키스를 하고 서로의 부모님께 큰절로 인사를 올렸다.5년 동안 전장을 구르면서도 매일 밤 그리워했던 여자가 이 여자였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그리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손혜린은 그녀의 사촌언니이자 희대의 사기꾼이었다!결혼식마저 모두를 속이기 위한 사기극에 불과했다!그는 이제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전신전 군주 염구준이다!그런 그가 이 하찮은 여자에게 5년을 속았다니!“지금… 뭐 하자는 거야?”잠시 당황한 손혜린은 옆에 있는 서재원의 팔을 꽉 잡고는 의기양양한 말투로 말했다.“네 신분을 망각하지 마. 넌 우리 가문 데릴사위야! 어디 감히 내 앞에서 큰소리를 내?”염구준은 낮게 으르렁거렸다.“말해! 왜 나를 속였어?”“5년 전 나와 결혼한 사람이 너 맞아? 손가을은 누구야? 빨리 해명해!”손혜린은 흠칫 어깨를 떨더니 떨떠름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설마… 다 알고 왔어?”알고 왔다니?염구준은 뿌드득 소리 나게 이를 갈았다.역시 그런 거였어!희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그 결혼식은 가짜였다.손가을, 손씨 가문… 저들은 도대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걸까?“혜린아.”여태 말이 없던 서재원이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두려워할 것 없어. 저 자식이 진실을 알게 된들 뭘 할 수 있는데? 너 이제 곧 나랑 결혼할 거라고 솔직하게 말해! 저놈은 그냥 벌레야. 남한테 놀아난 줄도 모르는 가련한 버러지일 뿐이라고!”손혜린은 깔깔 웃더니 가면을 완전히 벗어 던졌다. 그녀는 서재원의 품에 안기더니 염구준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어차피 너랑은 이혼할 생각이었으니까 거짓말할 필요도 없지! 넌 내가 널 살려준 은인인 줄 알았어? 내가 왜? 난 손가을처럼 멍청하지 않아!”과거, 손씨 가문은 데릴사위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다!4대째 내려온 가문은 이번 대에서 대가 끊길 위기에 직면했다. 손가을은 이 가문의 유일한 손녀였다. 결국 어르신은 친척인 손혜린을 호적에 입적시켰다. 손혜
“예전에 잘나갈 때 나도 잘해준다고 선물도 종종 가져다 주고 그랬는데 저 여자 나한테 시선 한번 안 주더라?”서석호는 두툼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전에는 도도하게 굴어도 어쩔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지.”말을 마친 그는 손가을에게 손짓하며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 쳤다.“거기, 여기 와서 앉아! 오늘은 오빠가 예뻐해 줄게!”피아노 박자가 다소 빨라지더니 손가을은 두 손을 앞으로 공손히 모으고 휴게실에 있는 손님들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였다. 다시 고개를 든 그녀는 서석호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짓고는 손가락으로 의사를 표현했다.5년 전 사고현장을 목격한 그녀는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하다가 뜨거운 일산화탄소에 성대가 손상되면서 다시는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다.그 뒤로 그녀는 수화를 몸에 익혔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제 퇴근해야 해서요. 재밌게 놀다 가세요.]수화로 의사를 전달한 그녀는 다급히 자리를 뜨려 했다.그녀가 서석호의 옆을 스쳐 지나갈 때, 그가 그녀의 옷자락을 우악스럽게 잡았다.“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 애 보러 가는 거야?”그는 야비한 미소를 짓더니 계속해서 말했다.“아, 넌 아직 모르겠구나? 네 딸 희주 있잖아? 손혜린이 걔를 우리 조카한테 보내주기로 했어!”“우리 조카 알지? 우리 누나가 애지중지하는 왕자님이잖아. 애가 좀 멍청하기는 해도 예쁜 여자애들이랑 노는 걸 좋아하더라고! 지난번에 걔랑 같이 놀라고 데려온 여자애가 베란다에서 떨어져 즉사했다지?”손가을은 움찔하며 충격 어린 표정으로 서석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니 소리 없이 흐느꼈다.서석호가 거짓말한 것 같지는 않았다. 손혜린은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남을 애였다.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딸 희주는 그녀에게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왜? 마음 아파?”서석호가 입술을 감빨더니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딸 살리고 싶어? 간단해! 내가 평소에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 거야! 여기 사람
“내가 잘못했어.”염구준은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손혜린한테 속아서 5년이란 시간을 허비했어. 내가 속지만 않았어도….”“이것들이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옆에서 듣고 있던 서석호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염구준의 말을 잘랐다. 그는 염구준의 얼굴에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개 같은 자식, 누군가 했더니 너였구나? 손가네 데릴사위, 염구준?”“감히 내 일을 방해하려 하다니! 죽고 싶어? 내 이놈을 당장!”고래고래 떠들던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아귀를 뻗어 서석호의 턱을 잡고 비틀었다.우드득!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상하 치아가 순식간에 맞물리며 서석호의 혀를 잘랐다!그 뒤에 이어진 발차기에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던 서석호가 끈 떨어진 연처럼 공중을 날아 우당탕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뒤에 있던 호화 안마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서석호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손가을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염구준의 품에 안긴 염희주마저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190cm를 자랑하는 장신 서석호가 가볍게 나가 떨어져서 피를 토하는 모습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으… 윽….”놀란 손가을도 다급한 마음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염구준의 팔을 밀쳤다.‘도망가. 빨리 도망가. 여긴 서가네 아지트야. 온통 서가네 사람들 뿐이라고!’“두려워하지 마.”염구준은 시선을 돌려 담담한 표정으로 손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만 원한다면 저놈들을 싹 다 죽여 버릴 수 있어. 내 딸과 처를 괴롭힌 놈들은 죽어도 싸!”그냥 겁주기 위한 멘트가 아닌, 전신전 전주의 선전포고였다.어차피 사회의 암 같은 존재들뿐인데 좀 죽이면 어때서?"………" 손가을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물을 흘렸다.죽이면 안 돼, 죽이면 안 돼!당신이 군인이었다 하더라도, 무공이 뛰어나고, 서석호를 죽일 수 있고, 이곳의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하
"가을아." 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을 아랑곳하지도 않고 손가을만 가만히 지켜보며 속삭였다. "두려워하지 마, 내가 있어!”그리고 손혜린을 돌아보며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손혜린,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려고 이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건 아니겠지?”"서재원의 경호원들 덤비라고 한 명령을 좋은 의도로 말렸을 이유는 없고……”"말해봐, 도대체 뭘 하자는 거니?!”서재원도 화를 억누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혜린, 나도 묻고 싶다. 왜 경호원들을 말렸니?!”"재원 오빠, 화내지 마. 이 쓰레기 같은 놈과 이혼하려고 그랬어!" 손혜린은 서재원의 품에 안기어 염구준을 째려보았다. "구청에 가서 여러 번 조사했는데 이 쓰레기 같은 놈의 정보가 없었어. 만약 그가 탄 해선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더라면 벌써 죽은 줄만 알았지!”"이제야 알았네. 전쟁터에 갔으니 혼인 정보가 군 시스템에 들어사서 내가 일방적으로 이혼 신청을 할 수 없었던 거야.”"염구준 본인이 동의가 있어야 해!”서재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흥” 하는 소리를 냈다."염구준, 당신이 전장에서 돌아온 것을 봐서 나랑 재원 오빠는 오늘 네 목숨을 살려 둘 거야!”"과거의 일도 묻어두지!”"대신 나랑 이혼해!”염구준은 웃었다.군인과의 혼인은 신성하다. 손혜린의 능력으로 쉽게 이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그리고….전신전 전주는 용제국 국주와 대등한 존귀한 신분이다. 청해 구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강대국의 정보 부서에서도 그의 정보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손혜린 이 우습고 어리석은 여자."이혼, 요구가 이렇게 간단하다고?" 염구준의 염희주를 안고 그의 양 갈 머리를 잡고 놀면서 손혜린에게 가볍게 웃었다. "나랑 이혼하고 싶다고? 나도 같은 생각이야. 공교롭게도 생각이 일치하네!”"그리고."“네가 비록 나를 5년 동안 기만했지만 그래도 양쪽 어르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했으니 이렇게 서면상의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그래서 한 번 더 묻는다. 정말 잘 생각하고 나랑
반지가 아니라 반짝이는 순금의 작은 토큰이였다. 정면에는 부조였고 뒷면에는 “G.J”라고 적혀있었다. 토근은 마치 수라장을 포위한 듯 살기가 넘쳤다.G.J 토큰!4대 전존을 통솔하고 7대 전왕을 거느리며 108명의 전장에 백만 전사를 지배하는 용제국 최고의 영예이자 전신전 전주가 세운 공을 상징하는 토큰이다. 전신전 전주를 대표하는 토큰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이 토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손가을은 입술을 깨물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청혼!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아니, 5년간 무수히 환상을 해왔던 일이다!5년...그동안 너무 많은 억울함을 당했고 너무 많은 고난이 있었다!그날, 목숨 걸고 교통사고로 다친 청년을 구했다! 그날 저녁, 술에 취한 남자에게 몸을 바쳤다! 그리고 5년 동안,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잃었고, 손씨 집안 맏딸의 자리를 빼앗겼고 심지어 부모님께도 피해를 끼쳐 집안에서 쫓겨나게 만들었다! 5년 사이, 그는 염희주를 낳았고 이별이 만남보다 많은 나날을 보냈다. 그나마 딸을 낳아서 다행히 모녀의 정은 지킬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까지 기다렸다.오늘, 그녀의 남자가 돌아와 그들의 딸을 구하고 서석호 손에서 그녀를 구해줬다.그리고 손혜린과 이혼을 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전부 가짜라고 해도, 염구준이 돈을 들여 섭외한 사람과 차라고 해도, 이 모든 게 거품같은 환상이라고 해도, 너무 행복했다. 염구준의 마음만 있으면 충분했다. “결혼해, 결혼해...”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주변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행인들이 박수를 보내며 흥분한 채 소리 질렀다. “결혼해, 결혼해...”염구준 뒤에있는 주작전존과 호위대들도 전부 오른손을 가슴에 놓고 소리쳤다. “결혼해, 결혼해...”결혼...손가을은 입술을 꽉 깨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염구준 손에서 G.J 토큰을 받았다! 무거운 G.J 토큰은 철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반지가 아니
“으아아악!”염구준은 크게 외치며 과감하게 왼손을 회수하고는 곧바로 양손으로 검을 잡고 두 개의 검의를 발동하여 오른쪽의 왕구혼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쾅!검이 아래로 그어지며 날카로운 검기가 왕구혼을 밀어냈고, 적지 않은 량의 검기가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이 일격에 상대방이 다친 건 분명했으나, 얼마나 크게 다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쾅!그러나 그 사이 왼쪽에서 방울뱀이 그의 호체 진기를 부수고 그의 왼쪽 상반신을 공격했다.공격을 받은 뒤, 염구준의 몸 안에서 진기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했다.다행히도 방울뱀이 조금 전 염구준에게 한 차례 타격을 입어 진기가 부족한 상태였기에 이번 공격은 치명적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그를 신경 쓸 여유도 없이 검을 단단히 쥔 채로 앞에서 달려오는 공무적의 공격에 맞섰다.챙챙!두 사람이 다시 맞붙자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밀리지 않고 팽팽히 맞섰다.반보천인의 경지에서 무적이라 는 칭호를 가진 만큼 공무적은 확실히 강했다. 대부분의 반보천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전투는 점점 격렬해졌고, 방울뱀과 왕구혼은 이 틈을 타 염구준의 뒤에서 공격을 시도했다.팽팽한 싸움 속에서 두 명이 힘을 합쳐 방해하니 귀찮지 않을 수가 없었다.‘조금 더 빨리!’염구준은 결단을 내리고는 진기를 무리하게 소모하며 공무적조차 막아내지 못 할 정도로 검을 점점 더 빠르게 휘둘렀다.순식간에 공무적의 몸에는 검으로 인해 난 상처가 여러군데 났으나, 전부 얕은 상처 뿐이었다.‘어마어마한 방어력이야.’‘설마 육신을 극도로 강하게 만든 건가?’“하하, 전 흙 원소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육신도 단단하니 절 크게 다치게 하지는 못 할 겁니다.”공무적은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어력이 너무 강한 탓에 단시간내에 그를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 중의 두 사람도 어느덧 그의 뒤에 다다랐다.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차마 막을 수가 없는 공격이었다.“제기랄,
휙휙.모두 반응이 느리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듣자마자 양 옆으로 피했다.다만 부상을 입은 문수찬은 반 박자 늦어 다른 사람들을 맞추지 못했다.머리로는 이해했으나, 심하게 다친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아서였다.“안 돼!”촤악!염구준은 동굴 안에서 번개처럼 튀어나와 무서운 기세로 문수찬을 향해 검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갔다.이미 중상을 입어 반쯤 죽어 있던 사람이 굳이 왜 이런 싸움에 끼어들었던건지 누구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 공격은 다소 기습적이긴 했으나 공무적에게는 상처를 입히지 못했기에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상대는 다수였기에 염구준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야 했다. 기회가 된다면 계략도 포함이었다.“아까는 도망치려고 한 거 아니었어? 왜 다시 돌아와서 싸우는 거지?”이 모습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속삭였다.‘도망?’‘장난하는 것도 아니고.’염구준이 동굴로 돌아간 것은 단순히 무기를 가지러 갔을 뿐이었지, 적들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그러나 이 예기치 못한 변수로 상대방 중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건 어찌보면 좋은 일이었다. 사기를 꺾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대단한 검입니다. 검의가 초보적으로 만들어졌다니.”공무적은 칭찬하며 손을 뻗어 등 뒤에서 삼자 쇠스랑을 꺼냈다.그는 이미 방금 전에 염구준이 보여준 검술에 흥미가 끌린 상태였다.반면, 왕구혼과 방울뱀은 방금 전에 죽은 게 자신이 아닌 걸 다행이라고 여기며 침을 삼켰다.그들은 전성기의 염구준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방금 이 한방으로 방울뱀은 아까전 자신의 행동이 자살행위와 다름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와라!”염구준은 큰 소리로 외치며 온몸에 검기를 두르고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현재 그의 눈에는 오직 공무적 한 사람만 보였다.“내가 주공격을 할 테니, 너희 둘은 염구준을 견제해.”공무적은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전술을 지시했다.이제 정식으로 구경꾼들이 기다리던 쌍방의 싸움이 시작되었다.쾅! 쾅!아직 거리감이 조금 남아 있었으나 양측은
“대화 다 했습니까?”사람들이 떠드는 와중, 평범한 외모에 중간 키를 가진 낯선 남자가 입을 열었다.그가 말을 꺼내자, 반보 천인 경지의 몇몇 강자들이 전부 입을 다물었다.위협감이 느껴져서였다.염구준은 그를 주의 깊게 살피며 그에게서 나오는 위험한 기운을 감지했다.‘위천인들한테서만 느껴졌던 건데.’‘저 사람, 반보천인 중에서도 강하네. 어쩌면 나랑 비슷하겠어.’전투에 대한 열망이 염구준의 마음속에서 솟아올랐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몸까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소개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공무적입니다.”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염구준을 빤히 바라보았는데, 그의 눈에도 마찬가지로 전의가 불타올랐다.강자들끼리는 늘 서로를 아끼는 감정이 생기기 마련이었다.염구준은 서둘러 공격하지 않고 상대방을 주시하며 말했다. “들어본 적 있습니다. 은세 가문 중의 탑이라고 불리우는 공씨 가문의 천재 아니십니까? 반보천인 중 무적이라는 호칭을 가지고 계시죠.”소문에 따르면, 공무적은 정의와 사악함을 넘나들며 강자의 오만함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인물이라고 했다.“저도 염구준 씨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다. 반보천인의 경지에 이른 뒤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다죠.”공무적이 대답했다.둘의 대화는 사실이었지만, 묘하게도 서로를 띄우는 상업적 칭찬처럼 들렸다.순식간에 소봉산은 두 사람의 무대가 된 것 같았다.이때 옆에 있던 방울뱀이 기뻐하며 말했다.“무적 선배님, 함께 손을 잡고 저놈을 처치하면 용의 기운은 저희의 것이 될 겁니다.”염구준의 진기의 순수 정도로 보아 아직 전부의 용의 기운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러나 이미 이곳에 온 이상, 염구준의 체내에 남아 있는 용의 기운이 량의 얼마나 됐든지 일단 모두 뽑아야했다.“그래. 하지만 내가 7할을 가져야겠어.”공무적은 동의했지만, 욕심이 상당했다.이 말은 곧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더라도 겨우 1할밖에 얻을 수 없다는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럴 수도 있겠지.”염구준은 대수롭지 않은 듯 대꾸하며 두 주먹을 꽉 쥐었고, 그의 기운은 곧 점점 더 높아지며 절정에 가까워졌다.쾅!염구준은 순식간에 방울뱀의 앞에 나타나 공기를 가르며 주먹을 날렸다.비록 칠권합일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위력 역시 결코 약하지 않았다.‘이 주먹, 대단한데!’방울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긴장한 표정을 짓고는 싸움에 진지하게 임하기 시작했다. 그는 재빨리 구절편을 접어 상대방의 주먹을 막았다.쾅!그러나 염구준의 주먹이 닿자마자 채찍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방울뱀은 팔이 저려오는 걸 느끼며 충격력을 이용해 급히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단 한 방에 방울뱀의 무기는 박살났고 그 역시 싸움에서 밀렸다.두 사람 사이의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에 계속 싸운다면 방울뱀은 목숨을 잃을 것이 뻔했다.“다음에 무기 살 땐 좀 더 비싼 걸로 사.”그는 비웃으며 발에 힘을 주어 다시 방울뱀에게 돌진했다.거록 존주가 오지 않은 이상 더 이상 연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빠르게 전투를 끝내는 것이 최선이었다.방울뱀은 염구준의 맹렬한 공격을 얼굴을 찌푸리면서까지 전력을 다해 필사적으로 막아냈지만, 반격을 하지 못한다면 언젠간 죽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쾅! 쾅!상대방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 방울뱀은 정면으로 몇 번 받아냈고, 오장육부가 뒤틀려 피를 흘렸다.그러나 그를 가장 두렵게 하는 건 염구준이 전력을 다한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거였다.“염 선생님, 대화로 해결합시다. 굳이 목숨을 걸고 싸울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방울뱀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좋게 말하기 시작했다. 하긴, 누가 죽는 걸 무서워하지 않겠나?“목숨을 걸고 싸운다고? 네가 그냥 일방적으로 맞고 있는 게 아니라?”그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점점 더 강력한 주먹을 휘둘렀다.거록 존주의 부하들이 먼 길을 찾아온 이상, 그는 상대방을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방울뱀은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걸 보고 다른 방
쾅!염구준은 움직이던 중 푸른 바위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손바닥을 날렸다.‘끝났구나!’반보천인의 강자인 염구준을 마주한 적은 너무 두려웠지만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두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그의 몸은 멀쩡했고, 오히려 염구준이 몇 걸음 후퇴하더니 다시 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그는 크게 놀라며 중얼거렸다.‘내가 막아냈다고? 근데 그것도 모자라 염구준을 뒷걸음질 치게 했다고?’그는 이제 진심으로 염구준이 주화입마 했다고 믿었다.그는 단지 전신의 경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쾅! 쾅!염구준은 연이어 다른 이들과 싸웠지만, 누구도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차 염구준이 용의 기운과 동화할 때, 주화입마를 해서 힘을 잃었다고 믿기 시작했다.“염구준이 주화입마한 탓에 실력이 예전같지 않아. 빨리 죽여!”소봉산 위에서는 여기저기서 외침소리가 터져 나왔는데, 모두가 힘을 잃은 강자를 잡기 위해 외친 거였다.그들은 전부 염구준이 병든 틈을 타서 그를 죽이려고 했다.사실 그들이 이렇게까지 혈안이 된 건 염구준의 탓도 있었다. 그가 정진 왕자조차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연기를 한 것이다.이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감을 얻고 그를 뒤쫓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그를 죽일 수만 있다면 이름을 날리는 건 식은 죽 먹기니까 말이다.순식간에 그의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따라붙었고, 전부 그를 죽이기 위해 공격을 퍼부었으며 대오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염구준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무리들을 힐끗 쳐다보며 작게 고개를 저었다.“수가 달라. 오합지졸들에 불과해. 다 거록의 부하가 아니군.”그는 계속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니면 들키고 말 테니까 말이다.주화입마에 빠진 사람이 오랜 시간 달려도 잡히지 않는다면 의심을 살 게 분명했다. “오늘, 네 목숨은 여기서 끝이다!”그러나 이때, 오만한 말투와 함께 방울뱀이 나타나 그의 앞길을 막아섰다.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다른
외부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지만, 소봉산에 있는 염구준은 외부인이 볼 수 없는 곳을 찾아 한가로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용의 기운은 이미 사용한 상태였지만 이 모든 것은 단지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일 뿐이었다.막대한 이익의 유혹에 빠져, 소봉산의 아래에는 이미 수백 명의 사람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미 무기를 쥐고있었지만, 염구준을 두려워하여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그들 중 50여 명은 같은 세력에 속해 있었는데, 옷차림만 보아도 알 수가 있었다.전부 용의 기운을 얻기 위해 온 강호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처럼 위장한 걸 보면 쓸데없는 짓을 했단 평가를 하고 싶었다.고위급 몇몇은 한자리에 모여, 공격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방울뱀 님, 전 병력을 배치 완료했습니다. 소봉산은 이미 저희 쪽 사람들에 의해 포위되었습니다.”고위급 중 한 사람이 보고했다.방울뱀은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시간이 되면 모두 함께 공격을 개시하자.”그러나 한 고위급이 이 의견에 반대하며 나섰다.“하지만 거록 존주께서는 정보를 얻으라고만 하셨습니다. 공격을 하는 건 허락을 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그들은 모두 거록 존주의 부하였고, 방울뱀은 그중에서도 강력한 여섯 명의 뱀 중 하나였다.용의 기운이 나타나자마자, 거록 존주는 흥미가 생겨 이들에게 상황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었다.“오? 그럼 네 말은 내가 하는 말이 전부 헛소리라는 뜻인가?”방울뱀은 반대 의견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되물었다.이곳에서 그는 최고 지휘관이었기 때문에 그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단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반대하던 고위급은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푸욱.그 순간, 방울뱀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구절편을 꺼내 그의 가슴을 찔렀다.“모두들 기억해. 내가 말한 것이 곧 진리라는 걸.”방울뱀이 말을 하며 채
“너무 좋을 대로 생각하신 것 같네요. 저는 단지 사람을 때려놓고 그냥 가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염구준이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그들 모두 남의 선동에 휘말려 이곳까지 와서 폭력을 휘둘렀기에 이들 중 무고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그래서 어쩌겠다는 겁니까?”이에 담이 큰 누군가가 물었다.“아까 어떻게 때렸으면 똑같이 자신을 때려보세요. 비록 이쪽에서 기회를 낭비한 행위이긴 합니다만, 그걸로 봐드릴게요. 제가 나서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염구준은 이연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전부 기어서 나가야 했을 것이다.“이게...”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중 누군가가 나서서 말했다.“그냥 갑시다! 우리 쪽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뭘 무서워할 게 있어요?”누군가가 선동을 하자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고 흩어지기 시작했다.자신을 때리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이 모습을 본 엄구준은 표정이 굳어진 채로 낮게 중얼거렸다. “난 기회를 줬어. 그걸 놓친 건 너희들이야.”쾅!곧이어 기파가 사람들을 휩쓸었고, 모두가 땅에 나가떨어졌다.염구준은 경고를 하기 위해 일부러 세게 힘을 쓰지 않았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들 중 많은 이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아이고!”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신음 소리를 내며 온몸의 통증에 고통스러워했지만 아무도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그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을 혼까지 낸 염구준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판단하고 차에 올라 떠났다.그 후, 죽은 이들의 가족들은 보험금을 받으러 갔지만, 살인 사건은 상해보험 약관에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게다가 대장이 보험 사기를 시도한 것까지 발각되어 한 푼도 건질 수 없었다.한편, 이연은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가볍게 다친 게 아니라서 며칠간 치료를 받으면서 휴식을
이때, 시건을 해결하기 위해 염구준이 큰 소리로 외쳐 사람들을 멈추었다.“모두 제 말을 조용히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을 사용한 범인은 이미 죽었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았습니다.”‘우리를 도와주는 건가?’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들은 비록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염구준은 말을 멈추지 않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었다.“여러분이 가진 보험 계약서는 전부 복사본입니다. 원본은 이미 누군가의 손에 넘어가 보험금으로 청구되었어요.”“그리고 그 공범이 바로 이 두 사람입니다!”염구준이 지목한 사람은 바로 대장의 부모였다.두 사람은 그가 자신들이 도와주는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의 말 때문에 더 빨리 죽게 생겼으니 말이다.“그게 무슨 헛소리야?”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자 두 사람은 크게 소리치며 도망치려고 했다.어떻게 말하면 그들은 정말 용감한 사람들이었다. 양심에 찔리는 일을 하고서도 돈을 더 뜯어내고 싶어 사람들을 전부 데리고 왔으니까 말이다.간 큰 놈은 배불러 죽고 작은 놈은 굶어죽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들은 전자에 속했다.사람들이 잠시 망설이는 사이, 두 사람은 틈을 노려 밖으로 빠져나갔다.휙.그러나 그 순간, 염구준이 번개처럼 빠르게 두 사람의 길을 막아서며 차갑게 말했다.“이런 악행을 저질렀으면 죽을 각오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한 번 걸어보자!’이미 궁지 끝에 몰린 두 사람은 순식간에 표정이 흉악하게 변하더니 칼을 꺼내 엄구준을 향해 돌진했다.쾅!그러나 발을 내딛는 순간, 두 사람 모두 공중으로 날아갔는데, 팔다리가 모두 부러져 더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완전히 무력화된 거다.사람들은 상황을 깨닫고 복수하려고 나섰지만, 이내 군사경찰파견대가 도착해 두 사람을 체포해갔다.이렇게 큰 죄를 지은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오직 하나, 처형뿐이었다.이로써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고, 이연이 무죄라는 사실도 증명되었
염구준이 와준 덕에 많이 진정되었기에 이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간략히 설명했다.“청해시로 돌아온 뒤, 동아리 멤버들의 가족들에게 유골을 전달하고, 가족 당 4천만 원을 위로금으로 드리려고 했어요.”“근데 방금 전에 자고 있을 때, 누군가 제 방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저를 끌고 나갔어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요.”“그리고는 저를 때려죽이는 걸로 죽은 사람들의 복수를 대신 하겠다고 했어요. 그치만 전 정말로 사람 안 죽였어요.”말을 마칠 즈음, 그녀는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염구준은 전에 남긴 증거물이 생각나 입을 열었다.“그때 촬영한 영상은? 그거라면 네가 무죄라는 걸 충분히 증명할 수 있을 거야.”이연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제가 막 핸드폰을 꺼내려고 했는데, 저 사람들이 부숴버렸어요!”그녀는 사람들의 폭력적인 행동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만약 염구준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그녀는 죽었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것이 분명했다.이때, 교장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염 선생님, 저 두 사람을 놓아주는 게 어떨까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어요. 이러다간 진짜 목숨을 잃을 겁니다.”염구준은 그의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여전히 그 두 사람을 붙잡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팍!곧, 그가 손을 놓자 두 사람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더는 욕설을 퍼붓지 못했다.염구준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핸드폰을 꺼내 영상 한개를 찾아 재생했다.“여러분, 이걸 보고 나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겁니다.”영상은 대장이 죽기 전에 남긴 말이었는데, 그가 당시 초상비더러 이 영상을 찍어두라고 한 이유는 이상한 취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전에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였다.여덟 명이서 함께 모험을 했는데, 이연 혼자만 살아 돌아온다면 당연히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영상이 몇 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잠시후 영상을 다 본 사람들은 전부 시선을 대장의 부모에게 돌렸다.“저희더러 모이라고 한 게 두 분이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