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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1화

Author: 잔영
염구준은 눈을 부릅뜨면서 발에 힘을 주었다.

청목 조직과 관련이 있다면 상의할 필요도 없었다.

“아, 아파. 지금 전화할 테니까 제발 살려줘.”

구현준은 가슴이 턱 막혀오는 고통에 연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목숨에 비하면 욕을 먹는 것은 일도 아니니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는 알고 있었다.

전화가 통하자 그는 처량한 소리를 지르며 구원을 요청했다.

“아빠. 빨리 카이로스에 와서 날 살려줘.”

“현준아. 왜 그러니?”

휴대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구씨 가문에 아들이 하나뿐이라 절대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되었다.

그때 염구준이 휴대폰을 빼앗았다.

“훌륭한 아들을 두셨군요. 다리도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송씨네 아가씨한테 성추행이라니.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10분 내로 오세요.”

구진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넌 또 누구냐?”

“염구준입니다.”

염구준은 이름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상황은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으니 반드시 만나서 해결해야 했다.

“염구준?”

이름을 말하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구진우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다.

전에 구현준에게 그렇게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런데 밖에 나간 것도 모자라 미친놈까지 건드려서 미칠 것만 같았다.

갑자기 구진우가 벌떡 일어서더니 맞은편에 앉은 대머리 남자에게 말했다.

“원도 스님 말씀대로 구씨 가문의 3할 산업을 대신 맡아주십시오.”

하지만 원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절반만 필요합니다.”

옆에서 방금 통화한 내용을 듣고 흥정하려는 셈이었다.

지난번 염구준이 반천인 실력을 보여준 후, 구진우는 수소문을 통해 고수들을 찾아다녔다.

“좋습니다. 절반을 드리면 염구준을 죽여주세요.”

그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카이로스 룸.

염구준은 의자를 끌어 구현준의 앞에 앉더니 스톱워치를 설정했다.

1초가 줄어들 때마다 구현준의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돌아버리겠네. 5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안 와?’

그는 계속 문 쪽을 힐끔거렸지만 귀신 그림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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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752화

    염구준은 어차피 멀리 도망가지 못할 걸 알고 막지 않았다.“원도 스님. 저놈을 죽여주세요.”구진우가 고함을 지르자 대머리 스님이 손에 지팡이를 들고 벽을 뚫고 나타났다.벽이 산산조각이 나고 부스러기 돌들이 와르르 떨어졌다.“제법이네.”염구준은 상대방의 기운으로 평범한 반천인 경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염 시주, 팔과 다리를 한쪽씩 남기면 목숨은 살려주겠다.”원도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상한 얼굴로 협박하는 사람은 수없이도 봤었다.“대머리, 그럴 능력이나 있겠어?”한발 앞선 염구준의 몸에서 화염이 피어올랐다.“살려주려고 했는데 기어코 죽음을 자초하는구나.”갑자기 엄숙해진 원도는 웃옷을 벗어 던졌다.그러자 탄탄하게 단련된 근육에서 금빛이 발산되었다.‘금 원소의 능력이다.’원도는 육신을 단련하면서 금 원소의 힘을 키워 어마어마하게 강해졌다.반대로 염구준은 지금 손에 무기가 없어 최고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공격을 받아라!”원도가 먼저 지팡이를 휘두르며 공격했다.지팡이 무게가 천근은 되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기운을 왼손바닥에 모으고 맨손으로 공격을 받아 치고는 이어서 손바닥을 아래로 밀면서 지팡이를 바닥에 꽂아버렸다.쿵!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더니 바닥 밑에 숨은 철근들이 튕겨 나왔다.그러고 나서 방심할 틈을 주지 않고 오른손을 꽉 잡고 원도의 가슴을 향해 찔렀다.원도는 재빨리 지팡이를 거두고 두 손으로 염구준의 공격을 막았다.쿵!염구준의 오른 주먹이 내려가고 왼 주먹이 올라가면서 연속 10번 주먹을 날리자 원도가 꼼짝없이 뒤로 밀렸다.한 차례 공격이 끝났다.두 사람은 상대방의 실력을 시험하느라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룸의 바닥과 벽이 부서지고 싸움 여파로 인해 수많은 구멍이 생겼다.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두 고수가 건물 내에서 다투니 마치 철거대를 부른 것처럼 현장을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다.“지팡이를 들고 건물 안에서 싸우는 거 적합하지 않아.”염구준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렇다고 으스대지

  • 군신의 귀환   제1753화

    이번 싸움에서 누구도 방심할 수 없었다.“염구준 씨가 이기겠죠?”송청연이 옆에서 함께 구경하는 고수에게 물었다.“아가씨. 저희도 처음으로 반천인 고수들의 싸움을 봐서 누가 더 강력하지 아직 모릅니다.”무술을 연마한 부하들은 솔직하게 답변했다.그들의 실력으로 어림도 없으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드디어 쌍방이 공격하기 시작했다.원도가 지팡이를 들자 염구준이 먼저 그의 공격 범위에 들어섰다.그러자 원도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오묘한 봉술을 펼치면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복마곤법이야.’강력한 곤봉법 앞에서 염구준은 일단 공격을 피하면서 상대방을 공격할 기회를 찾았다.원도는 거리를 두고 지팡이를 계속 휘두르며 우세를 차지했다.반면 염구준은 가까이 붙으면서 주먹으로 공격했다.하지만 곤봉법이 워낙 오묘하여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접근하기는커녕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다.비록 큰 상처는 아니지만 속으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무기가 없으니까 내가 밀리고 있잖아.’싸움은 계속되고 염구준은 공격, 원도는 방어 태세를 유지하면서 계속 우세를 차지했다.옆 사람들은 손에 식은땀을 쥐고 지켜보고 있다.어떤 곤봉법인지 알지 못하지만 위력을 발산할 때마다 염구준이 애를 먹는다는 건 눈에 확실히 보였다.‘염구준, 힘내.’몇몇 사람들은 염구준에게 방해가 될까 봐 마음속으로 묵묵히 응원했다.원도는 고진우의 사람이라 이 싸움에서 이기면 그들 모두 위험해진다.쿵!그때 거대한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염구준의 주먹과 원도의 지팡이가 부딪쳤다.뒤로 밀린 원도는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입고리를 올렸다.염구준도 주먹의 반사로 타격을 입었는지 입가에 피를 흘렸다.지금 상태로 보아 두 사람은 비긴 셈이다.“대머리. 계속 방어만 하면 재미없잖아.”염구준이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공격을 멈추었다.한참이나 공격했는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으니 더 공격해 봤자 의미가 없었다.특히 마지막에 칠합권법을 사용했는데도 큰 부상을 입히지 못했다.대머리의 방어력은 상상을

  • 군신의 귀환   제1754화

    “퉷!”염구준은 희열을 느끼며 입안의 피를 뱉엇다.“당신 방어가 강하지만 나도 만만치 않아.”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두 팔을 뻗어 지팡이를 확 빼앗았다.방금 일부러 맞은 것도 목적이 있었다.원도는 강력한 공격을 펼친 탓에 두 팔에 힘이 빠져 지팡이를 잡을 힘도 없었다.그런데 두 손으로 무슨 용도인지 모를 결인 펼쳤다.염구준은 지팡이를 먼 곳에 던져버리고 주먹으로 원도의 머리를 향해 날렸다.전투가 과열 단계에 진입하면서 두 사람은 전력을 다해 상대방을 쓰러트리려 했다.“일어나!”주먹이 다가올 때 원도가 고함을 지르자 온몸이 금색 빛에 휩싸였다.‘부동명왕의 몸이다.’쿵!염구준의 주먹이 ‘부동명왕의 몸’에 닿았을 때 팔이 다 저렸다.원도가 고대무술을 펼치는 것을 보니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최고로 강한 방어력이다. 넌 뚫지 못해.”원도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아.”염구준은 원도의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재질이 꽤 좋았다.그는 최고 살수를 펼치려면 무기를 매체로 사용해야 했다.맨손으로 공격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염구준은 지팡이를 검이라 여기고 검기를 비축한 후 원도를 향해 찔렀다.지팡이의 장점은 수많은 무기가 펼칠 수 있는 초식이 전부 가능하다는 것이다.“이… 이것은 설마 검기?”원도는 체내의 기운을 최대로 끌어올려 부동명왕의 몸을 강화했다.퍽!순식 간에 지팡이에서 검기를 발산하며 원도의 가슴을 찔렀다.“으으윽!”그 힘을 감당하지 못한 원도는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 나갔다.비록 지팡이 끝이 몸을 뚫지 않았지만 이미 중상을 입어 오장육부가 손상되었다.스스슥!그는 가까스로 일어나 아픈 가슴을 움켜잡고 멀리 도망쳤다.“부동명왕의 방어는 정말 강력해.”염구준은 감탄할 뿐 뒤쫓지는 않았다.한마디만 하면 될 일이라 굳이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싸울 필요는 없었다.손에 든 지팡이는 강력한 검기에 견디지 못해 산산조각이 났다.“염구준 씨, 괜찮아요?

  • 군신의 귀환   제1755화

    구진우는 앞을 막는 두 경호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을 퍼부었다.강철 도시의 패주로서 술집에 감금되다니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두 경호원은 감히 맞서지 못하니 욕을 먹어도 한 귀로 흘리고 꿋꿋이 길을 막았다.“구 대표, 대단하네. 경호원들한테 화풀이해서 무슨 소용이야. 그럴 담이 있다면 나한테 와서 따져.”그때 염구준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너 이 자식이… 원도는 어디 갔어?”그가 나타나자 구진우는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렸다.“그 대머리 엄청 빠르게 도망치더라고. 아니면 우리 둘이 같이 왔을 거야.”염구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망했다.’멘붕에 빠진 구진우는 멍하니 서 있었다.거액을 들여 반천인 고수를 불러왔는데 결국 싸움에 져서 도망치다니, 이젠 어쩔 방법이 없었다.“에이, 그렇게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내가 물어볼 게 있으니까 대답만 해.”염구준이 싸늘한 투로 물었다.“그래, 뭐가 궁금해?”구진우는 혼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당신 아들 다리에 이식한 기계 골격은 어디서 났어?”염구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건…”그 말에 구진우는 언제 침울했나 싶을 정도로 광채를 발산했다.하지만 말하려다 끝을 얼버무려서 염구준이 한마디 덧붙였다.“말하면 살고, 아니면 죽어.”협박에 구진우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진목한테 부탁한 거야. 진목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어.”역시 염구준이 추측한 것과 비슷했다.“그럼 진목은 지금 어디에 있어?”염구준이 다음 질문을 던졌다.“진목은 지금…”펑!구진우가 말을 끝내기 전에 머리가 폭발하고 그의 몸뚱이가 맥없이 쓰러졌다.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들 깜짝 놀랐다.염구준은 수상한 것을 알아채고 전신 영역을 펼쳐 모두를 보호했다.“아빠.”그제야 반응한 구현준은 처량한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 구진우를 끌어안고 통곡했다.아버지가 폭발하여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리모콘 폭탄이다.’염구준은 밖을 내다보며 이곳을 관찰할 수 있는 은밀한 곳을 찾아보았다.

  • 군신의 귀환   제1756화

    가문에 돌아간다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염구준은 선한 사람이 아니니 절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구현준은 진작에 울다가 지쳐 쓰러져서 따질 수도 없었다.결국 거처로 돌아와 치료에 집중했다.내상을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 수련에 방해가 될 것이다.그날 저녁 염구준은 한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까지 치료했다.“아…”날이 밝아지자 드디어 기지개를 펴고 상처를 살펴봤다.90프로는 회복되었고 나머지는 천천히 몸조리하면서 치료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아침 먹으러 식당에 들었는데 한 사람도 없고 너무 조용한 것이 뭔가 수상했다.염구준은 휴대폰을 꺼내 송청연에게 연락했다.“오늘 전직원이 휴가 냈어요?”“네, 억지로 휴가를 줬어요. 우리 회사 강철 자재 공급이 끊겼거든요.”휴대폰 너머로 초조한 목소리가 들렸다.“어디 있어요? 내가 가서 볼까요?”“구씨 그룹 건물이요.”염구준은 주소를 받고 곧장 이동했다.청목 조직 때문에 최근 기계 부품이나 금속 재료라면 특별히 민감했다.이틀 동안 구씨 그룹은 강철 도시의 관심사가 되어 그룹 내가 떠들썩했다.어제 그룹 대표 구진우가 죽고 구현준은 집에 갇혔다.오늘은 구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 구영준이 대표 자리에 오르자마자 전국의 강철 공급을 중단한 것이다.강철 도시에서 90% 넘는 공장과 관련 산업들은 모두 강철이 필요했다.그 때문에 모든 공장의 사장들이 구씨 그룹 입구에서 시위를 벌였다.“구영준, 당장 나와서 설명해!”“쳐죽일 놈아. 전에 우리한테 공장을 세워달라고 빌더니 이제는 우리 원재료를 끊어? 파렴치한 놈아!”“우리가 다 망하면 너희들이 만든 철을 누가 팔아주나 보자!”강철 공급을 차단하여 모두 단단히 열받았다.하지만 목이 빠져라 소리를 질러도 구씨 그룹 입구는 닫혀서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어차피 강철이 없으면 공장도 가동하지 못하니 사장들은 아예 입구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끼익!그때 문이 살짝 열리더니 누군가 고개를 쏙 내밀며 말했다.“대표님이 송청연

  • 군신의 귀환   제1757화

    “일단 진정하시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최근에 한 파트너가 대량의 강철을 원해서 그룹에서 한 달 동안 생산한 물량을 전부 그쪽으로 공급하기로 했어요. 전에 여러분과 계약한 조건에 따라 위약금을 물어드리겠습니다.”그 말은 한 달은 물량이 없다는 뜻이었다.사장들은 원래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지만 구영준의 단호한 태도에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상대방이 위약금을 주겠다는 것은 이미 결심을 내렸다는 것을 설명하기 때문이다.“대표님. 원하시는 조건이 있으면 바로 말씀하세요. 저희는 돈보다도 원재료를 원합니다.”송청연이 먼저 발언했다.그녀는 말하는 동시에 녹음 장치를 켜서 밖에 있는 염구준도 들을 수 있었다.구영준은 한참을 망설이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게… 파트너사가 부품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만약 부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제가 시장가로 대등한 강철을 드리겠습니다.”염구준은 부품으로 강철을 바꾸자는 말을 듣고 머릿속에 유사한 정보들을 떠올렸다.신비한 고객이 부품을 요구하고 마침 청목 조직도 부품을 원했다.이렇게 생각해 보니 구영준과 진목이 연결된 것 같았다.수많은 기지가 습격당했으니 다시 일어서려면 적지 않은 강철이 필요할 것이다.“좋습니다. 오늘 저녁에 거래하시죠. 저희는 지금 강철만 기다리고 있거든요.”송청연이 흔쾌히 대답했다.“에휴, 우린 갑시다.”나머지 사장들은 한숨을 내쉬며 사무실에서 나갔다.그들도 강철을 원했지만 강철 도시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송씨 가문뿐이었다.송청연과 구영준은 세부사항을 상의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후, 구체적인 거래 시간을 정했다.구진우의 죽음이 송청연과 연관되어 있지만 구영준은 어떤 원망도 하지 않고 오히려 고마워했다.왜냐면 구진우가 죽지 않으면 둘째인 그는 평생 출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회사 밖에서 공장 사장들은 이 소식을 들은 후 툴툴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강철은 구씨 그룹의 것이니 아무리 불만스러워도 참아야 했다.염구준은 그 인파를 따라 소리 없이 사라졌다.거처에 돌아온 그는 송청연을

  • 군신의 귀환   제1758화

    “이렇게 허술한 곳에 처박혀서 아무런 장비도 없이 뭘 한단 말이야?”“맞아. 현재 개조 로봇이 몇 대 있긴 하지만 생산하지 않으면 점점 줄어들 거야.”어떤 사람은 불만을 토로하고 어떤 사람은 이미 기진맥진하여 풀이 죽어 있었다.청목 존주의 개조 로봇 대군을 만들려는 계획은 자연스럽게 물거품이 되었다.“그때 강철 도시를 습격해서 부품을 빼앗으려고 할 때 너희들 다 찬성했잖아.”가운데 앉은 진목이 말했다.그 말에 다들 입을 닫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본인이 결정했으니 결과가 어떻든 모두 본인이 감당해야 했다.“진목 형님, 지금 어떻게 하면 돼?”한 사람이 먼저 질문했다.엉망진창, 난제 앞에서 다들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싶었다.“다시 새로운 기지를 만들자.”진목이 대답했다.부하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서로 눈치만 살폈다.그들의 기지가 예전의 규모로 발전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고 수많은 피와 땀을 흘렸다.게다가 지금 용하국이 눈치챈 마당에 몇몇 핵심 인력에 의거하여 같은 규모의 기지를 완성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했다.진목은 그들의 속내를 알고 자신 있게 말했다.“용하에 있는 우리 기지도 다 처음부터 하나씩 만든 거잖아. 우리만 마음을 합치면 또 10년이 걸리더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어.”귀가 번쩍 뜨이는 말에 다들 자신감이 되살아났다.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원재료와 장비가 없는 것이 큰 문제였다.“진목 형, 난 항상 형의 말을 따랐어. 근데 우리 뭘로 다시 시작할 거야?”부하 한 명이 따지고 물었다.그 말에 진목은 희미한 미소를 띄며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구씨 그룹과 진작에 친분을 맺었지. 강철 도시는 우리가 재기하는 기초가 될 거야. 내가 이미 구영준한테 명령을 내려서 3일 혹은 5일 간격으로 강철 공급을 중단하라고 일렀어. 그러면 공장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씩 철수하겠지. 그때 우리가 망한 공장으로 들어가면 돼. 지금은 얌전히 잠복해 있어.”“대박.”“역시 형님이야.”짝짝짝!다들 희망을 되찾

  • 군신의 귀환   제1759화

    촤아악!진목은 또 뺨을 날렸지만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 씩씩거렸다.“힘을 보태? 이렇게 대놓고 들어오면 염구준이 눈치를 챌 거란 말이야. 게다가 여기 설비도 없는데 부품을 가져와서 어디에 쓰란 말이지?”아랫사람들이 멋대로 나서면 정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골치가 아팠다.지금이 일손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면 진작에 구영준을 처리했을 것이다.“잘못했습니다. 진목 형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구영준은 재빨리 무릎을 꿇고 앉아 싹싹 빌었다.“휴.”진목이 심호흡을 하면서 이 일로 인해 어떤 위험이 닥칠지 생각했다.“형님. 저희 거처를 옮길까요?”부하가 떠보듯이 물었다.“아니야. 부품을 전부 내리고 당장 꺼져.”진목은 화가 가시지 않았다.안전을 위해 이곳을 당장 뜨고 싶었지만 용하에 이 기지밖에 남지 않았다.다른 곳을 찾으려면 또 사방을 떠돌아다녀야 했다.“네. 바로 안배하겠습니다.”구영준은 코피를 닦으며 일어나더니 하역을 지휘하러 갔다.어려운 일을 해내서 잘 보이려고 했는데 되레 욕을 한 바가지 먹으니 너무나 억울했다.“젠장. 염구준이 그렇게 대단한 놈이야? 어디 한 번 나와 보라고 해.”바로 그때, 한 상자가 갑자기 열렸다.펑!부품을 실은 상자가 폭발하면서 강철 부스러기가 사방으로 튕겼다.이어서 염구준이 번쩍 뛰어나와 목표물을 찾고 있었다.“염구준이다!”“진목 형님을 데리고 당장 피해!”갑자기 나타난 강적 앞에서 다들 우두머리를 보호하려고 서둘렀다.이것은 지극이 정상적인 반응이었다.“찾았다.”염구준은 트럭에서 내려 부하들의 보호를 받으며 도망치는 진목에게 돌진했다.그 와중에 방해하는 사람들은 전부 쓸어버렸다.정영팀이 전멸하니 누구도 그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탁!순식간에 염구준은 강력한 기운으로 모두를 제압하고 단번에 진목의 목을 졸랐다.만약 부하들이 목숨을 걸고 보호하지 않았다면 이 인간이 진목인 줄도 몰랐을 것이다.부하들은 진목을 살리려다 오히려 위험에 빠트린 꼴이 되었다.“드디어 만났네.”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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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479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78화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 군신의 귀환   제2477화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 군신의 귀환   제2476화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 군신의 귀환   제2475화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 군신의 귀환   제2474화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 군신의 귀환   제2473화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 군신의 귀환   제2472화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 군신의 귀환   제2471화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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