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송청연은 오해한 것이 부끄러워 쥐 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정말 창피해 죽겠어.’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염구준이 왠지 부끄러운 일을 할 것만 같았다.순간 가슴이 너무 아팠다.어둠이 드리우자, 공장 내부에 등이 하나씩 켜졌다.공장에 지금 경호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대표님 사무실도 등이 켜져 있었다.“우리 밤새 여기에 있어야 해요?”송청연이 피곤한 내색을 하며 하품했다.“졸리면 주무세요. 저기 소파에 침낭이 있어요.”염구준은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방어 위치를 조정했다.‘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부족한가?’그 모습을 본 송청연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하루 종일 이상한 생각만 하는 자신에게 뺨이라도 갈기고 싶었다.“아내분, 엄청 예쁘시겠네요.”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그녀는 일상적인 얘기를 꺼냈다.“예쁘죠. 내 마음속에 아내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제일 착하고 제일 현명한 여자예요.”아내 자랑을 늘어놓는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세 번에나 ‘제일’을 사용해서 최고임을 설명했다.“참 부럽네요. 나도 곁에서 비바람을 막아주는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지금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해요.”송청연의 말에 외로움이 느껴졌다.“뭐가 부러워요? 인생은 원래 본인의 능력에 의지하는 거예요.”한 때 염구준의 좌우명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지금 그는 강자가 되어 팔방의 적을 물리칠 수 있지만 몇 년 전에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사였다.오늘의 성과는 본인의 힘으로 이룬 것으로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고생했는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송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최선을 다해 운명을 바꿔서 송씨 가문의 가주가 되고 싶었다.그때 염구준이 휴대폰을 집어넣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뭐야? 다가오고 있잖아. 어떻게 해야 하지?’송청연은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걱정하던 일이 드디어 발생하나 싶었다.역시 남자들은 말하는 것과 행동이 달라서 믿을 놈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뭐 하세
상대의 실력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아챈 그는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공격 한 번 참 시끄럽게 한다."염구준은 상대방의 공격이 가소롭게만 느껴져 재빨리 타이밍을 찾아 상대방의 두 팔을 꽉 잡고 힘을 주었고, 곧 '뚜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팔을 전부 부러뜨렸다.팔을 잃었으니 이 개조 로봇은 이제 고철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염구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검을 들어 상대방을 절반으로 잘라버렸다."지잉."짧은 기계음과 함께 개조 로봇은 눈에서 빛이 흩어지더니 곧 완전히 움직이지 못했다.상대방의 목적이 먼저 송청연을 해결한 후 강철 도시, 송씨 가문이 우두머리를 잃게 만들어 계획을 더 순리롭게 실행하려는 것임이 너무 확연했다.지잉, 지잉.모든 걸 처리함과 동시에 송청연의 휴대폰들이 울렸다."아가씨, 7번 공장이 습격을 당했습니다. 지원 바랍니다.""5번 공장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곳 경비원은 더 이상 상대방을 막을 능력이 없어요.""아가씨, 빨리 가세요. 저희가 적들을 막을게요."걸려온 전화 중 좋은 소식은 하나도 없었다.염구준은 옆에서 진지하게 경청하며 속으로 묵묵히 공장의 수를 셌다.'총 8개인가?'비록 많은 전화들이 걸려왔지만 손해를 본 공장은 강철 도시의 공장 중 10분의 1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다.'지금 떠보는 거군.'이 방법은 염구준이 예전에 많이 썼었던 것이었기에 그는 한 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전 신경 쓰지 마시고 가서 아랫사람들을 도와주세요."송청연이 재촉했다.이렇게 큰 규모의 싸움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는 게 당연했다."당신의 안전을 먼저 보장해야 합니다. 당신이 잡히면 일이 더 귀찮아지 거든요. 그쪽 사람들은 다른 공장 사람들더러 지원하라고 할테니 걱정마요."염구준은 떠날 생각이 없었기에 바로 휴대폰을 꺼내 경비원들더러 위치를 움직이라고 명령했다.한편, 바닥에 누워있던 개조 로봇은 최저의 에너지로 작동하며 이곳의 대화를 멀리서 대기하고 있는
"다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으니까 걱정마요."상대방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송청연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청룡!"이때, 염구준이 크게 외치자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는 사람 한 명이 창문으로 들어왔다."부르셨습니까, 대표님."그는 비록 지금 현재 전신전의 주인이지만 여전히 염구준을 공손한 태도로 대했다."나는 나가서 한 바퀴 돌아볼 테니까 이 아가씨 곁을 잘 지켜."염구준은 상대방의 인사말을 듣고 분부했다."하지만..."원래 사람을 지키는 임무가 아닌 싸움 임무를 맡을 줄 알았고, 정말 적들과 붙어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에 그는 염구준의 말을 반박했으나 염구준은 바로 그의 말을 끊었다."이 나이에 왜 여전히 솔로인지 정말 모르겠어?"말을 마친 뒤 그는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무실을 나섰다.전신전은 염구준이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생각해둔 비장의 카드였다.얼마 뒤, 염구준은 고층 건물 위에서 손을 등 뒤에 지고 서서 강철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았다.도시안의 불빛을 빌어 그는 멀리서부터 많은 검은 점들이 빠르게 도시 쪽으로 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각종 싸움 소리, 고함 소리가 한데 뒤섞여 지금 도시는 매우 혼란스러웠다."적이 이미 쳐들어 왔으니 저희도 나설까요?"전신전 내부 채널에서 백호, 주작 등이 잇달아 그의 답을 기다렸다. "그건 급하지 않아. 적이 아직 도시 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염구준이 바로 대답했다. '이런 규모의 함정을 만들기 위해 며칠이나 걸렸는데, 당연히 한번에 가능한 한 많은 적을 죽여야지.'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시에 진입하는 적들은 줄어들었고, 대부분의 개조 로봇들은 이미 도시 안에 진입했다."행동해. 이번 작전의 코드명은 문을 닫고 개를 때리자야.""알겠습니다."염구준의 명령하에 강철 도시중의 호텔, 민박집에서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르르 뛰쳐나와 개조 로봇을 죽였다.이 모습을 본 그는 곧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이렇게 대규모의 전투를
'큰일 났네.'진목은 자리에서 일어나 초조하게 집안을 서성거리다가 끝내 결정을 내렸다."비상 계획을 실시한다. 정예 부대를 올려보내."'승패는 이 계획에 달려있어. 염구준이 나서지 않기를 바라야지.'한편, 강철 도시.끊임없이 피해를 입은 개조 로봇은 남쪽으로 몰렸고 활동범위도 매우 작아졌다.앞에서는 염구준 등이 맹공을 하고있고 뒤의 퇴로에는 매복한 사람들이 단단히 막고있어 그들은 도무지 뚫고 나갈 수가 없었다.지금 그들의 신세는 독 안에 든 쥐와도 같았다. 즉 언제든지 전멸할 수 있다는 거다."기습이다! 뒤를 조심해!"이때, 남쪽의 방어선에서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평소에 제대로 훈련을 받은 전신전의 성원들은 바로 몸을 돌려 적들과 맞설 준비를 했다.이곳을 맡은 사람들은 전신전의 여섯 전왕이며 그 중 세 사람은 이미 전신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였다.슉슉.그들의 눈 앞에는 30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적들은 방어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맹렬한 공세를 취했다.30명 모두 전신경지의 고수들이었다.이에 대부분이 멍해졌다. 이렇게 강한 적들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죽더라도 싸워라!"선두에 선 전왕은 소리를 지르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태도에서부터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전신전의 사람은 전사를 할 수는 있어도 겁에 질려 물러설 수는 없었다. "하압!"이윽고 3대 전신경지의 고수들이 전방에서 버티고 나머지 사람들은 삼각형 방정으로 흩어진 뒤 두 손을 앞사람의 등에 대고 기운을 불어넣었다.그들이 고전진을 이루자 곧바로 반구형의 공기방패가 펼쳐지며 사람들을 감싸면서 강대한 에네르기를 내뿜었다.쾅쾅!적들의 공격에 방어막은 심하게 흔들리며 거미줄을 친 것처럼 금이 심하게 갔지만 그래도 함께 30명의 전신경지의 강자들의 공격을 막았으니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었다.쾅!그러나 적들은 더 심하게 각종 공격들을 퍼부었고 방어막은 끝내 처참히 부서졌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이런 보조적인 기술 따위는
선두에 선 전왕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고개를 푹 숙인 채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 절체절명의 위급 상황에 염구준이 도착해 막아준 것이다."알면 됐어. 앞으로 많이 배우고 연습해서 더 높은 경지에 이르는 걸 목표로 해."염구준은 이 기회를 틈타 한바탕 채찍질 했지만 솔직히 상대방의 활약에 만족한 상태였다. 그러나 칭찬을 하면 상대방이 게을러질 수도 있으니 더 엄하게 요구했다."네!"선두에 선 전왕은 예의 바르게 인사한 후 다른 싸움터를 향해 돌진했다.염구준이 여기에 온 이상 이 위험한 개조 로봇들은 그가 상대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이 음험한 자식 같으니라고. 오늘 꼭 죽여버리겠어!"이때, 개조 로봇들 중 한 명이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다. 배후에 있는 청목 조직의 책임자 중 한 명이 그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 위해 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젠장, 너희들의 머리를 쪼개도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염구준은 기운을 끌어올리며 온몸을 불로 감싼 뒤 개조 로봇들을 향해 달려갔다. 상대방은 모두 정예들이기 때문에 염구준은 그들을 그냥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강한 놈이니 죽을 각오로 싸워라."이에 기계음과 함께 30명의 개조 로봇들의 눈이 전부 붉게 바뀌었다. 이건 언제든지 자폭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하앗!"염구준은 바로 개조 로봇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날려 어마무시한 힘으로 상대방의 에너지 원천을 파괴했고, 개조 로봇은 금세 눈에서 빛이 없어지며 고장 나버렸다.여러 차례 맞붙어 본 적이 있는 터라 어떻게 해야 개조 로봇을 빨리 부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는 일격에 상대방을 쓰러뜨리고 계속 공격했다. 끼익.그러나 이때, 여섯 명의 개조 로봇이 순식간에 그가 움직일 수 없도록 꽉 붙잡았다.'이럼 위험한데.'염구준은 몸을 흔들어서 그들을 떨궈내고 싶었지만 개조 로봇들은 그를 붙잡은 순간부터 자폭하려는 듯이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쾅!움직일 새도 없이 전신의 경지에 이른 여섯
염구준은 이 장면을 보고 개조 로봇들이 자폭을 하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돌진했다.전신전에서는 직위가 높든, 낮든을 막론하고 전부 한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이다. 그가 막 돌진하자나자 나머지 15명의 개조 로봇들이 즉시 몸을 돌려 염구준을 향해 달려갔다.도망칠 수 없는 이상 어떻게든 염구준을 죽이겠다는 의도였다.염구준을 죽인다면 큰 공을 세운 셈이기 때문에 청목 존주에게 개조 로봇을 잃었다고 혼이 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칠상권, 칠권합일!"염구준은 체내의 오장육부가 크게 충격을 입을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오른손을 휘둘러 거대한 주먹의 허영이 나타나게 했다.전에도 이 권법을 쓰긴 했으나 지금 그가 쓴 건 한 단계 더 발전한 버전이었다.쾅쾅!주먹을 한 번 휘두르자 달려오던 개조 로봇들은 전부 폭발하여 일개 부품으로 되어 버렸다.보기에는 화려한 주먹이었지만 이 공격은 몸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공격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정예 부대가 전멸된 후 전신전의 사람들은 별 볼 것 없는 나머지 개조 로봇들을 공격했고, 그들이 쓰러질 때쯤, 싸움도 거의 끝났다."주상, 제 실수로 몇이 도망가게 했습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선두에 선 전왕이 말을 하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일부러 도망치게 했으니 일어나."이에 염구준은 손을 뻗어 눈앞의 사람을 부축했다.모두 죽이려고 했다면 일찌감치 그들의 뒤를 쫓아가 전부 부숴버렸을 것이다.염구준이 그들을 풀어준 이유는 낚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큰 물고기를 잡으려면 낚시줄을 긴 걸 써야 하니까 말이다."주상, 도시 안에 남아있던 적들을 전부 처리했습니다.""주상, 천목 시스템을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습니다."이때, 강철 도시에서 백호, 주작 등이 달려왔다."주작, 시작해."염구준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임무를 하달했다."네!"주작은 짧게 대답하고 각종 선진적인 감시 기기가 들어있는 검은색 비즈니스카에 올라탔는데, 용하국의 대부분의
프로펠러의 소리와 함께 헬리콥터들은 천천히 하늘로 날아올라 사방으로 흩어졌다.염구준이 가려는 곳은 토단 김치 공장이라는 곳으로, 강철 도시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곧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으니 윙슈트를 준비해."최대 시속으로 비행하면 도착하기까지 한 시간도 안 걸렸다.사실 김치 공장은 허울에 불과하고 그곳은 청목 조직의 기지 중 하나였다.구덩이 몇 개만 파서 김치를 담구는 회사는 없으니 말이다."빨리 기계들을 모두 차에 실어." 이곳의 책임자가 공장 문 앞에서 큰 소리로 재촉했다.계획이 실패한 후, 진목은 일이 꼬인 것을 깨닫고 그에게 과감하게 철수하라고 통지했었지만 다년간의 심혈을 들인 것들인데 모든 걸 단번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대장, 헬리콥터가 날아왔습니다."이때, 주위를 살피고 있던 사람이 소리쳤다."가자!"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으니 책임자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사람들이 모두 차에 오른 뒤 여러대의 차들이 나가기 위해 줄을 지었다.쾅!그러나 시동을 걸자마자 누군가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길의 중간을 막고 섰다. 바로 염구준이었다. 그가 이렇게 빨리 도착한 이유는 몇 십 미터밖에 안 되는 높이라서 별로 높지 않은 것 같아 그냥 뛰어내렸기 때문이었다."속도 줄이지 말고 부딪쳐!" 자신을 막아선 사람을 본 뒤 조수석에 탄 사람이 크게 소리쳤다.부릉.이에 기사는 액셀을 끝까지 밟고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은 채로 차를 곧장 앞으로 몰았다.중장비트럭은 무게가 엄청 나가기 때문에 나가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지만 그에 따르는 관성도 작지 않았다."팔극철산!"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차를 보며 염구준은 옆으로 몸을 돌리고 오른쪽 어깨로 차를 겨누면서 기운을 모은 뒤 그대로 돌진했다.'미쳤어, 완전 미쳤어!'기사는 비록 중장비트럭을 운전하고 있긴 했지만 사실 자신이 없었다.쾅!순식간에 차와 사람이 부딪치며 큰 소리가 났다. 염구준은 꼼짝도 하지 않았지만 트럭의 앞부분은 들어갔고 동시에 길
"상세한 기지 지도는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즉시 사람을 두 팀으로 나누고 한 팀더러 먼저 사람들을 압송해 가라고 한 뒤 몇 사람을 데리고 헬리콥터를 타고 두석령으로 향했다. 상대방이 도망가든 말든 현장에 한 번 가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가는 도중 그는 다른 팀의 소식을 받았는데 모두 승전보였고, 또 심문해 얻어낸 정보도 있었다.17개의 기지들 중 3개가 미리 철수하기는 했지만 나머지를 붙잡았을 뿐만 아니라 대충 협박한 걸로 정보도 얻어냈으니 만족할만한 성과였다.'아직 충분히 서로를 믿지 못하네.'헬리콥터는 곧바로 두석령에 도착했고, 염구준은 바로 뛰어내렸다."다들 대기하고 있어. 내 명령 없이는 함부로 들어가지 마."말을 마친 뒤 그는 눈앞의 동굴로 향했다.위험한 임무는 혼자서 감당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았다.헬리콥터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상대방의 발목을 잡은 것 같아 눈빛이 착잡해졌다.염구준은 사람들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지면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동굴의 앞부분은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안쪽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매우 깜깜했다.그는 길을 밝히기 위해 손바닥에 작은 불꽃 하나를 피웠다.그렇게 수십 미터를 걷자 전방에 희미한 빛이 나타났는데, 산중턱까지, 즉 상대방의 기지까지 온 게 분명했다.염구준은 통로를 나와 미약한 비상등의 불빛을 빌어 동굴 내에 위치한 기지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안은 이미 비워져 있었지만 주위의 대부분이 철로 된 들것으로 고정된 상태였고, 중간에는 대형 공장이 위치해 있었다.이로부터 매우 큰 공장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인기척이 없는 걸 보아 이미 다 도망친 건가?''진목' 이란 이름은 조금 멍청해 보이는 이름이었지만 그와 반대로 상대방은 사실 매우 반응이 빠른 사람이었다. 모든 장비를 두고 바로 철수를 하는 걸 보아 알 수 있었다.이렇게 깔끔하게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하하, 이겼다.”얼마나 많은 수를 무르고서야 할아버지는 이겼다고 아이처럼 기뻐하셨다.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진 적은 없지만 번마다 이길 때면 엄청 좋아하셨다.단지내에서 염구준만 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었다.“대단하세요.”염구준은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렸다.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인들은 모두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지잉-전신전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르신,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얼른 가. 일이 중요하지.”할아버지는 장기판을 보며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자료를 보면서 집으로 달려갔다.“국주님, 놈들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지금 남극 빙원에 있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아직 모르겠고 놈들의 수법이 은밀해서 빼앗은 로봇을 모두 여러 갈래로 운반하고 있어요.”남극 빙원은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기후가 악랄하고 환경이 복잡한 데다 수많은 세력들이 잠복해 있었다.아직까지 통제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의 기후가 매우 낮아 누구도 살지 않았었다.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방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조직과 세력들이 그곳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치안이 혼란스럽고 주먹이 센 사람이 통치는 바람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염구준은 자료를 살펴보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정영팀은 신속하게 청해로 온다. 위장을 잘하고 절대 행적이 드러나면 안 된다.]이번 작전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후, 집에 돌아와 손가을에게 말하고 그날 저녁에 청해 부두로 향했다.장모님인 진숙영에게 은밀히 고수들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신비한 클럽은 인간 세상에서 증발할 것처럼 사라져서 골치가 아팠다.하지만 국정이 급선무인 지금 청목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염구준이 부두에 도착했을 때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세 명의 전왕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주… 염 선생님!”여섯 사람은 염구준에게 다가와 깍듯하
“주작. 천목 시스템을 가동해. 내가 구체적인 좌표를 보내줄 테니까 그 해역의 화물선을 주시해.”“백호. 7인 정예팀을 선발해서 잠시 내 명을 대기하고 있어.”“현무, 한 달 사용할 최첨단 무기를 준비해.”“청룡, 넌 전신전을 지키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염구준이 지시를 내릴 때 누구도 농담하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네.”임무를 내린 후, 염구준은 한마디를 남기고 청해로 돌아갔다.“송 가주와 국주가 상의하는 동안 누가 방해를 한다면 바로 죽이러 올 것이다.”염구준의 말에 외부인들은 바로 속셈을 거두었다.이어서 송씨 가문은 절반 주식을 국주에게 담보로 내놓고 보호를 받았다.국주가 내세운 조건은 송씨 가문이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생길 때 다시 주식을 돌려주는 것이었다.중요한 임무를 맡은 송현우는 지금 상황에서 반천인 경지와 싸울 수 있는 유력한 후계자였다.송명호 일가는 더는 송 가주를 방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족보에서 쫓겨났다.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돈으로 배상하고 평화를 유지했다.송씨 가문의 세력이 대폭 하락하니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청해로 돌아온 염구준은 손가을이 잘 관리한 덕에 편히 지낼 수 있었다.“구준이 왔어?”그를 제일 먼저 맞이한 사람은 방금 기도를 마친 진숙영이었다.최근 신비한 클럽이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에 그녀는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장모님.”염구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진숙영은 또 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도했다.“아빠.”인기척을 듣고 나온 염희주가 활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그래.”‘귀여운 녀석, 어쩜 이리 애교가 많을까. 며칠을 못 봤더니 또 키가 컸네.’염구준은 대답하면서 딸을 뻔쩍 들어올렸다.딸을 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저러다 신선이 되겠어요.”염희주는 진숙영을 힐끔 보면서 염구준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런 말하면 못 써.”염구준이 바로 말렸다.어른들의 일에 아이가 끼어드는 것과 함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빠
송씨 가문의 절반 재산은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다니 생신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이 당황했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염 선생이 말씀해 주시죠.”송 가주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국주한테 가서 얘기하면 아마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송 가주는 그제야 깨달은 듯 허벅지를 탁 쳤다.솔직히 말해서 염구준도 절반 재산을 갖고 싶었다.하지만 손씨 그룹에 비해 용하에서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거절한 것이다.이 정도 대의는 갖추고 있었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두 사람 대화할 때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얼른 말해.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냐?”송 가주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과감하게 말했다.“저희가 해외에 수출한 로봇 화물선이 습격당했어요. 거기에 나무 표식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은 재빨리 다가가 태블릿을 보여줬다.확인하던 송 가주가 두 눈을 부릅떴다.“염 선생. 이거 진짜 큰일 났습니다.”송 가주는 태블릿을 빼앗아 염구준에게 걸어갔다.이번에야말로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염구준은 힐끗 쳐다보려 했으나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젠장. 이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겁니다.”옆 사람들은 방금 싸울 때도 이렇게 화내지 않았는데 반천인 고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태블릿에 뜬 메시지에 몇 글자과 사진 2장만 보였다.내용은 이랬다.[먼저 송씨 가문을 도륙하고 용하국을 주살한다.]사진 한 장에 검정색 나뭇잎이 찍혀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청색 나뭇잎이 찍혀 있었다.그것은 분명히 떠돌이 7인조에서 흑풍과 청목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송씨 가문과 용하를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용하국에서 송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염구준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용하를 건드린다면 상의할 여지없이 싸워야 했다.“염 선생,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송 가주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폐인이 되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략을 짜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이제 좀 재미있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공격할 태세를 잡았다.송현우의 검의가 얼마나 강한지 엄청 기대되었다.승부는 금방 갈리고 구경군들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필경 마지막 공격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먼저 기운을 축적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격했다.송현우의 검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게다가 고씨 선조들이 남긴 시구를 본 이후로 염구준이 초식을 조금 바꾸었는데도 무궁무진한 힘을 발산했다.“죽어라!”그때 맞은편에서 송명호도 패왕창을 들고 공격했다.염구준의 기운을 감지하고 본인이 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공격한 것이다.예를 들면 갑자기 염구준이 심장병이 발작한다든가.쿵!칼끝과 창끝이 부딪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했다.강력한 위력에 송명호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왕창을 든 채로 뒤로 튕겼다.한마디로 말해서 한 초식도 감당해지 못하는 패배자였다.싸움이 드디어 끝났다.이 결과는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조금은 어느 정도 싸우다 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주변에서 습격하려고 했는데 이젠 망상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검과 주변의 검기를 거두었다.“4할 전력이 남았어요. 도전할 분 계신가요?”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패기 있게 말했다.“…”송명호 일가는 도전해도 볼품없이 패배할 텐데, 도전은 개뿔이라고 속으로 욕했다.“투항하겠습니다.”그때 누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한 사람이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투항했다.우두머리인 송명호가 죽은 이상 계속 대항할 이유가 없었다.투항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지 않은가.상황이 전환되어 송 가주 일가가 승리했다.“할아버지, 아버지.”송청연이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다.“난 괜찮다.”송 가주는 부축임을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전승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앞에 다가간 그는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 살려줘서 고맙습니다.”“염 선생, 감사합니다.”송 가주 일가 모두 무릎을 꿇고
염구준은 손에 든 검을 몇 바퀴 돌리고 과감하게 맞섰다.공격하자마자 상황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쉽게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었다.다들 이것이 6할 전력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버티자. 저놈의 체력을 소모시켜야 해.’송명호는 공격을 피하며 가까스로 버텼다.독연기로 염구준의 기운을 전부 소모시킨 후에 본격적으로 공격할 생각이었다.하지만 한참이나 싸웠는데도 공격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염구준은 지치지도 않는지 싸울수록 힘이 뻗쳤다.“거기서 뭐해? 송청연을 잡아와!”방금까지 비열한 수법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상황이 불리해지니 어쩔 수 없이 송청연을 잡아서 염구준을 협박해야 했다.“빨리 잡아!”송대용이 몇몇 사람들을 이끌고 송청연에게 돌진했다.그중에 전신 경지 고수도 있어서 십중팔구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수상한 낌새를 느낀 염구준이 살기 가득한 눈으로 뒤돌아보았다.그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송명호가 패왕창으로 머리를 내리쳤다.“나랑 싸우면서 한눈을 팔다니 죽고 싶어?”염구준이 왼손으로 창대를 꽉 잡더니 오른 손에 든 검으로 검기 광풍을 일으켜 송대용에게 발사했다.“위험해. 도망쳐!”광풍에서 치명적인 기운을 느낀 송명호가 포효했지만 이미 늦었다.검기가 송대용 일행에게 몰아쳐 가더니 무자비하게 살갗을 찢어버렸다.“아아아악!”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가 등골이 오싹해질 지경이었다.검기 광풍은 에너지가 소모된 후 바로 사라졌다.송대용 일행은 죽고 전신 경지 고수만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저러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았다.“송청연 남매를 납치하면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릴 것이다.”염구준의 말이 송씨 저택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송명호 측근에 서 있던 사람들은 식겁해서 뒤로 물러섰다.방금 검기 광풍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다.“염구준! 내 유일한 핏줄인 손자를 죽이다니 네 목숨으로 갚아라.”이성을 잃은 송명호는 대노하며 소리질렀다.“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당신 손자를 죽이지
“6할 전력이야. 기운을 많이 쓸수록 빨리 소진된다!”송명호는 또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고 기뻐했다.이 독은 잠시 전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치명상까지 줄 수 있다.“뭘 그렇게 좋아하세요? 당신을 상대하는 데 6할 전력이면 충분하거든요.”염구준은 본원 검의를 시험하려고 나섰는데 상대방 실력이 약해서 흥이 나지 않았다.그가 얕잡아 보자 송명호는 기분이 나빴지만 그래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고 자부했다.“마지막으로 말할게. 청연을 남길 거야 아님 네 목숨을 남길 거냐?”승산이 있다고 생각하자 송명호는 왠지 자신감이 생겼다.염구준은 대꾸하지도 않고 하품을 했다.“하음, 싸우고 싶으면 빨리 시작해요. 꾸물거리지 말고.”솔직이 두 사람은 서로 할 이야기는 없었다. 송명호가 일방적으로 염구준이 물러설 거라고 착각했을 뿐이다.“그럼 죽어!”송명호는 창을 들고 염구준에게 무섭게 돌진했다.모두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고 상대방이 6할 전력만 남아 있다면 패배할 이유가 없다고 자신했다.“검래!”염구준이 손을 뻗자 강력한 흡인력으로 송현우의 등에 있는 검을 뽑았다.검이 손에 잡힌 순간 온화한 기운이 온몸을 채우며 가벼운 소리를 냈다.‘좋은 검이군.’그래도 구자검에 비하면 조금 부족했다.웡웡.그때 검신이 흔들거리며 그에게 잡히지 않겠다고 몸부림을 쳤다.“흥.”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순식간에 검의로 제압해버렸다.검에 대한 깨달음이 풍부해서 아무리 오만한 검이라도 모두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그 모습을 본 송명호가 기회를 잡은 듯 비아냥거렸다.“하하하. 돌을 들어서 자기 발등을 찧는 격이군.”말하는 동시에 창을 들고 염구준의 목을 찌르려고 했다.일격에 싸움을 끝내고 싶었다.촤아악!곧 창이 닿을 무렵, 염구준이 검을 휘두르며 막았다.검신을 감싼 검기가 창을 두 동강으로 잘라버리고 신속하게 송명호를 공격했다.‘검의다.’엄청난 기운을 감지한 송명호는 창을 버리고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자고로 검이라면 모두 검의를 깨달을 수 있지만 이
송청연은 두 눈을 꼭 감고 애써 진정했다.외부 요소에 영향받지 않고 이해관계를 따졌다.한참을 생각하고 깨달은 그녀는 눈을 번쩍 떴다.단호한 눈빛에서 상사가 갖추어야 할 모습이 어느 정도 보였다.“어르신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한 송씨 가문은 망하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큰절을 세 번했다.그 모습을 본 송 가주는 크게 기뻐하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하하하. 내게 후계자가 생겼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송청연의 결단에 적지 않은 노인들이 할 말을 잃었다.그녀의 욕심은 그들보다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몇 년만 더 성장하면 상업계의 여걸이 될 것이다.“이젠 갑시다.”송청연은 정신을 잃은 송현우를 업고 돌아섰다.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고 원망하지 않았다.오히려 무능한 자신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것에 화났다.“그럽시다.”염구준은 대답하며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그곳에서 막고 있던 사람들은 무서운 기운을 감지하고 뿔뿔이 흩어졌다.“멈춰, 청연은 남거라!”뒤에서 송명호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리자 염구준은 홱 돌아서서 경멸하듯 노려봤다.“싫다면 어쩌실 건데요?”이제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풋내기에 원소의 힘도 사용할 줄 모르는 실력이라 신경 쓸 가치도 없었다.송명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송 가주를 발로 차버렸다.“너도 독연기를 많이 마셔서 기운이 많이 소모됐을 거야. 7할 전력밖에 남지 않았을 텐데 나랑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어? 눈치 있다면 사람을 남기고 넌 떠나라.”이해 관계를 따지는 것 같지만 실은 협박하고 있었다.“안목은 있네요. 독연기 덕에 확실히 7할 투력밖에 사용할 수 없어요.”염구준이 솔직하게 인정했다.그 말에 주변에서 깜짝 놀라 속으로 어리석다고 나무랐다.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실력을 감추고 겁을 먹은 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우매한 놈. 목숨을 내놓거라!”양씨 가문의 노복들은 그가 7할 투력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에 더는 가만있지 않았다.반천인 경지와 조금 차이가
싸움에 외부인이 개입하여 송 가주만 가까스로 버틸 뿐, 다른 사람은 이미 죽거나 체포되었다.가족 내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이제 다 끝난 거 같은데 그만 패배를 인정하시지?”송명호는 이미 승자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한 태도로 말했다.“같이 죽자!”송 가주가 고함을 지르며 미친듯이 그에게 달려들었다.그와 함께 자폭할 생각이었다.“미친 영감탱이!”당황한 송명호는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반천인 고수의 자폭은 위력이 어마어마해서 감히 맞서지 못했다.‘아니야.’바로 그때, 구경꾼들은 송 가주의 기운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을 감지했다.몇 호흡만에 단진 무성 경지까지 하락한 것이다.수련 후 주화입마에 빠진 후유증이 이제야 나타났다.“하하하하. 하늘이 날 도왔군. 영감 몸이 정말 고장이 났나 봐.”송명호는 다시 미치광이처럼 웃으며 한 주먹으로 송 가주의 단전을 부숴버렸다.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막을 여력도 없었다.단전이 망가지면 기운이 밖으로 빠져서 자폭할 수도 없다.송 가주는 그렇게 폐인이 되었다.가주 쟁탈전에서 송명호가 드디어 승리를 거두었다.“가주님, 축하드립니다.”송대용이 제일 먼저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예전부터 자신의 친할아버지가 가주가 된 모습을 상상했었다.전에 송대강에게 억눌리고 또 송청연에게 억눌려서 마음에 깊은 원한이 생긴 것이다.“가주님 축하합니다.”“송 가주님, 축하드립니다.”송명호 측 일가, 그를 따르던 세력들이 나서서 인사를 올렸다.본인도 가주라는 칭호가 마음에 드는지 흐뭇하게 웃었다.“하하하. 이제 승복해.”그는 발로 송 가주의 가슴을 밟고 질문했다.“퉷!”송 가주는 침을 뱉고는 염구준에게 비참한 미소를 보냈다.“염 선생. 내 손자들을 잘 부탁하네.”염구준이 아무런 감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부탁을 받았으니 세 사람 안전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할아버지!”“명호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를 제발 살려주세요.”맞설 능력이 없는 송청연과 송대강은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했다.실력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