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사람들 사이에서 여씨 일가 대장로가 나오며 물었다.그 노인은 온몸에서 짙은 요기를 내뿜고 있었다.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는 검은색 방울을 들고 있었고 왼팔에는 괴이한 뼈로 된 팔찌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나온 뒤 음산한 눈빛으로 윤구주를 노려보았다.“나라면 어쩔 건데?”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건방진 놈! 감히 우리 5대 가족 앞에서 건방을 떨어? 우리 군형 5대 가족은 수백 년의 역사가 있어. 너처럼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놈은 절대 우리를 뒤흔들 수 없다고!”여씨 일가 노인은 고함을 지르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연규비를 노려보았다.“그리고 연씨 성을 가진 너! 그동안 백화궁이 서남에서 뿌리를 내렸다고 해서 우리 5대 가족과 맞서 싸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는 마. 우리 5대 가족이 연맹을 맺으면 백화궁 따위는 순식간에 서남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거야!”여씨 일가 대장로의 말을 들은 연규비는 크게 웃었다.“감히 우리 백화궁을 없애려고? 어디 한 번 해봐!”연규비는 그렇게 말한 뒤 무지막지한 현기를 내뿜었다.연규비가 싸우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규비야, 넌 물러나. 이 개미 같은 놈들은 내가 죽이면 되니까.”연규비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윤구주의 뒤로 물러났다.연규비가 물러나자 윤구주가 앞으로 나왔다.“오늘 다시 한번 말할게. 군형 삼마 중 살아남은 그놈을 내놔. 그렇다면 모두 살려줄지도 몰라. 그렇지 않으면 군형 5대 가족은 오늘부로 서남에서 사라질 거야.”윤구주의 말을 듣자 여씨 일가 대장로는 크게 웃었다.“아주 건방진 놈이군! 오늘 네가 우리 4대 가족을 섬멸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겠어. 여봐라! 저 자식을 죽여!”여씨 일가 대장로가 외치자 4대 가족 장로들은 결국 참지 못했다.군형 5대 가족은 수백 년 동안 존재해 와서 뿌리가 깊었다.그런데 윤구주 같은 외부인이 그들을 협박하니 당연히 용납할 수 없었다.고함과 함께 제일 앞에 있던 귀선경지의 장로 몇 명
형용할 수 없는 눈부신 금빛이 여섯 장로의 몸에 닿는 순간, 폭발 소리가 이어졌다.조금 전까지 멀쩡히 살아있던 귀선경지의 여섯 장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윤구주의 손짓에 몸이 전부 터졌다.공격 한 방에 죽은 것이다.“세상에! 인간 맞아?”“이럴 수가... 어떻게 우리 장로급의 고수들을 단숨에 죽일 수가 있는 거지?”4대 가족 구성원들과, 이곳에 도착한 4대 가족 고수들은 윤구주가 손짓 하나로 사람을 죽이자 전부 겁에 질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만하던 여씨 일가 대장로의 얼굴이 순간 심하게 일그러졌다.“아니, 말도 안 돼! 다들 두려워하지 마! 우리 쪽수가 많은데 저놈 하나 상대하지 못하겠어? 다들 한데 모여서 진법을 만들어!”여씨 일가 대장로가 고함을 지르면서 먼저 손가락 끝을 깨물어 피를 냈다.피 한 방울이 흐르자 그는 빠르게 피로 허공에 세 개의 부문을 연달아 그렸다.세 개의 부문이 나타나자 그는 두 손을 마주대고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요술, 백귀야행. 나와라!”그 순간, 그를 중심으로 엄청난 기운이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같은 시각, 현장에 있던 수십 명의 3대 가족 장로들도 전부 진법을 만들기 시작했다.하늘로 치솟는 기운들로 인해 화창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어둡게 변했다.어둠 속에서도 하늘을 가득 메운 귀신들이 보였다. 그것들은 어두운 기운 속에서 떠다니고 있었다.“이 빌어먹을 자식, 네가 우리 군형의 백귀야행 진법을 파괴할 수 있겠어?”귀선경지 장로 수십 명이 함께 만든 진법이라 만만치 않았다.특히 그들이 시전한 요술 진법은 그들의 정기를 이용하고 본인을 희생하는 것을 대가로 해서 시전하는 것이었다.수십 명이 함께 만든 진법은 태허경지 최고 수준의 고수보다도 더 강했다. 심지어 신급 강자와 엇비슷한 수준이었다.“이 자식, 죽어!”“진법 발동, 백귀여, 가라!”여씨 일가 대장로가 괴성을 질렀다. 그는 입을 벌리더니 다시 한번 정혈을 뿜어 진법에 주입했다. 쿵 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득 메운 검은색 안개 속에서 무
그는 다시 한번 입에서 정혈 두 모금을 뱉은 뒤 수인을 맺었다.“백귀야행, 응집!”그가 다시 공격을 시전하자 다른 장로들도 전부 크게 외쳤다.“응집!”쿵!윤구주의 금빛 검에 갈라졌던 귀신들이 갑자기 사면팔방에서 모여들어 응집되더니 아주 거대한 검은 갑옷을 입은 해골이 되었다.그 해골은 키가 아주 컸고 손에는 불타오르는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었다. 그것이 나타날 때 하늘과 땅이 진동했다. 마치 마신이 세상에 등장한 것처럼 말이다.갑자기 나타난 마신을 본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하, 재밌네. 정혈을 대가로 군형 무신의 환영을 소환한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짜 무신이 강림했었다고 해도 오늘 당신들은 전부 죽을 거야.”윤구주는 차갑게 말했다. 그의 몸에서 금빛이 점차 흩어졌고, 곧 천둥소리가 갑자기 사방에서 들려왔다.천둥?엄청난 천둥소리가 들려오자 장로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뒤에 있던 수백 명의 사람들도 전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어두운 기운으로 뒤덮였던 하늘에 별안간 눈부신 자색 천둥이 하늘을 가르며 나타났다.무시무시한 천둥은 어두운 기운을 꿰뚫으며 허공에 나타났다.곧이어 수많은 천둥이 잇달아 나타났다.그 순간, 온 하늘에서 천둥이 번쩍번쩍 댔다. 마치 하늘 전체가 천둥에 뒤덮일 듯했다.“세상에... 이건 대체 무슨 기술이지? 어떻게 하늘이 천둥으로 뒤덮일 수 있지?”한 장로가 겁을 먹고 저도 모르게 되쳤다.여씨 일가 대장로를 포함한 다른 4대 가족 사람들도 넋이 나갔다.그들은 윤구주가 대체 무슨 공격을 발동한 건지 알지 못했다.그리고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윤구주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다.하늘을 뒤덮은 천둥이 나타남과 동시에 윤구주는 갑자기 하늘 위로 날아올라 천둥의 중심에 섰다.그의 두 눈도 천둥 같았다. 그는 차갑게 아래에 있는 3대 가족 장로들과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이게 뭔지 알고 싶은 거지? 좋아, 내가 알려주지. 이건 봉왕팔기 뇌왕멸시야. 전부 죽여!”윤구주는 그렇게
모든 것이 소멸하고 파괴되었다.조금 전까지 수백 명의 사람을 거느리고 있던 4대 가족 무리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사방의 마을과 대지까지 전부 윤구주의 천둥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 초토화되었다.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었다.눈앞의 학살당한 4대 가족 구성원들과 수십 명의 장로들을 본 연규비는 큰 충격을 받았다.그녀는 시선을 들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윤구주의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과, 차가운 살육의 빛을 보았다.이 순간, 그녀는 정신을 잃은 채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소채은이라는 여자가 윤구주에게 대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탓하려면 윤구주를 건드린 4대 가족을, 고독으로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해친 그들을 탓해야 했다.윤구주는 봉왕팔기 중 하나인 뇌왕인을 시전한 뒤 천천히 허공에서 내려왔다.그의 표정은 차가웠다. 잘생긴 그의 얼굴은 죽음의 신처럼 변해 있었다.그는 폐허 위에 서서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당신들 사람은 거의 다 죽었어. 그런데 당신 셋은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야?”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변에서 갑자기 광풍이 몰아치면서 검은 안개가 뭉게뭉게 나타났고 곧 항아리만큼 굵은 검은 뱀이 모습을 드러냈다.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검은 뱀의 머리 위에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백발의 뱀할매가 앉아 있었다.하지만 뱀할매는 안색이 무척 좋지 않았다.뱀할매가 모습을 드러내자 다른 쪽에서 여씨 일가 족장이 날아왔다.그는 손에 오래된 나침반을 들고 있었고 왼손에는 검은색의 강마봉이 들려 있었다. 강마봉에서는 짙고 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쿵 소리와 함께 마지막에 등장한 건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쓰고 온몸에 검은색 주술이 가득 적힌 전씨 일가 족장이었다.그의 곁에는 거인이 한 명 있었다.거인은 어두운 피부색에 키는 2미터쯤 돼 보였으며 두 눈은 생기 없는 회색빛이었다.그리고 그것의 몸에서는 짙은 시체 냄새가 났다.그것은 전씨 일가에서 가장 유명한 연시 거인이었다.3대 족장은 모습을 드러낸 뒤 먼
뱀할매는 어릴 적부터 자신과 함께 수련했던 검은 뱀이 눈 깜짝할 사이에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몰랐다.그 뱀은 무려 대가 경지에 다다른 사황이었다.검은 뱀이 죽자 뱀할매는 비명을 질렀다. 백발을 휘날리던 그녀의 두 손에 갑자기 뼈로 만들어진 흰색 피리가 나타났다.“내 사황을 죽이다니, 오늘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꼭 네 놈과 동귀어진 할 것이다!”뱀할매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났다.곧이어 그녀는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그 피리는 군형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보물이었다.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변에서 검고 사악한 기운이 윤구주를 향해 날아드는 것이 느껴졌다.“법기인가?”윤구주는 덤덤한 눈길로 뱀할매가 들고 있는 피리를 보았다.피리 소리가 들리자 주변의 풀과 꽃들이 빠르게 시들어갔다. 절멸하듯 말이다.“무시무시한 법기네!”뒤에 있던 연규비는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서둘러 그 피리 소리의 범위 밖으로 물러났다.그러나 오직 윤구주만이 움직이지 않았다. 피리 소리가 그의 귓가를 파고들었는데도 윤구주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이럴 리가 없는데. 내 피리 소리를 들은 사람이라면 6품 대가조차도 피리 소리에 조종당하는데 왜 저자는 멀쩡한 거지?”뱀할매는 꼼짝하지 않고 서 있는, 아무런 정신적인 영향도 받지 않는 윤구주를 보자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흥! 겨우 같잖은 중급 무기로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 우습군!”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주먹을 쥐었다. 그 순간 주변 현기가 순식간에 그의 주먹에 모여들었다.쿵!윤구주가 주먹을 휘둘렀다.그 주먹은 힘이 엄청났다.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주먹이 휘둘러지자 주위에 먼지가 일었다.피리를 불고 있던 뱀할매는 주먹의 위력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들고 있던, 몇 대에 걸쳐 내려온 피리는 부러졌고 뱀할매는 충격으로 피를 몇 번이나 내뱉으면서 십여 미터 멀리 날아갔다.길씨 일가의 뱀할매가 윤구주의 상대가 되지 않자 여씨 일가 족장과 전씨 일가 족장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건 아주 사악하고 잔인한 요술이었다.전해지는 데 따르면 산 사람을 이용해 만든다고 한다.그리고 마지막에는 구리를 녹인 물을 오장육부와 전신에 부어서 총칼이 들어가지 않는 난공불락의 경지에 이르게 만든다고 한다.거인이 완전히 깨어난 순간, 전씨 일가 족장이 윤구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을 죽여!”거인은 곧바로 쿵쾅대면서 윤구주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렸다.두 개의 굵은 구리 팔이 광풍처럼 윤구주를 향해 매섭게 날아들었고 윤구주는 허공으로 뛰어 올라서 두 손바닥을 내밀었다.팍팍!대가 경지의 강자를 단숨에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지만, 눈앞의 거인은 몸에 깊은 손바닥 자국만 두 개만 남았다. 거인은 뒤로 십여 걸음 물러날 뿐 쓰러지지는 않았고 다시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음? 재밌네!”윤구주는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그는 이 거인에 조금 흥미가 생겼다.전씨 일가 족장이 공격하고 있을 때, 여씨 일가 족장도 손을 썼다.그의 왼손에는 검은색 방울이 있었고 오른손에는 강마봉이 들려있었다.그는 소리 없이 주술을 읊었고 그가 들고 있던 검은색 방울이 갑자기 허공에 떠 올랐다.“환혼영음!”여씨 일가 족장이 크게 소리치자 검은색 방울이 허공에서 기괴한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나자마자 주변 공간이 순식간에 검은색 안개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변했다.같은 시각, 중상을 입은 뱀할매도 악다구니를 쓰면서 달려들었다.3대 족장, 3대 태허경지의 강자들이 전부 손을 썼다.3대 족장이 힘을 합치자 확실히 무시무시했다.상대가 신급 강자라고 해도 싸울만했다.그러나 윤구주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마치 눈앞에 태허경지 강자가 세 명 있든 열 명 있든 상관없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의 모습이 마구 뒤섞였다.쾅쾅!눈 깜짝할 사이 네 사람은 허공에서 열 번 넘게 공격을 주고받았다.옆에 있던 연규비는 윤구주가 3대 족장에게 공격당하자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구주야, 내가 도와줄게!”연규비가 나서려는데 윤구주가 갑자기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화련금안.봉왕팔기 중 제3기.이것은 정우를 불태울 때 잠깐 보여준 적 있었다.그리고 윤구주는 지금 이 신통을 진정으로 시전하려 했다.금빛 연꽃이 점점 더 눈부셔지면서 주변 온도도 점점 높아졌다.그것은 불이 타오르는 것보다 더욱 무시무시한 화끈거림이었다.공기마저 불타는 것 같았다.화련금안이 뒤덮인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이 뜨거운 화염으로 타올랐다.땅과, 화초와, 나무가 전부 자연적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딱딱한 돌멩이조차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세상에... 이게 무슨 신통인 거지?”가장 처음 말한 사람은 여씨 일가 족장이었다.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불타는 땅과 녹는 자갈을 보았다. 그 순간 그는 완전히 겁에 질려서 뒤로 물러나며 허공에 떠 있는 검은 방울을 통제했다.“불이다!”“정우를 태워버린... 연꽃 화염이네!”“얼른 피해요!”뱀할매는 윤구주의 불꽃을 알아본 뒤 곧바로 뒤로 물러났다.짐승 가죽을 뒤집어쓴 전씨 일가 족장은 사납게 외쳤다.“시괴, 덤벼!”거인은 칼과 총에도 상처를 입지 않고 물과 불에 닿아도 멀쩡하다고 했다.전씨 일가 족장이 명령을 내리자 거인은 곧바로 윤구주를 향해 다시 돌진했다.그러나 윤구주는 이번에 시괴를 봐주지 않았다. 그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이미 죽은 것이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 꺼져!”윤구주가 팔을 휘두르자 커다란 손바닥이 하늘에서 내려와 거인을 덮쳤다.쿵 소리와 함께 2미터 넘는 거인의 몸은 윤구주의 일격에 땅속으로 곤두박질쳐 더 이상 기어 나올 수 없게 되었다.“이젠 당신들 차례야!”윤구주는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그의 두 눈에서 금빛 물결이 일렁였다.그의 동공에 연꽃 두 송이가 활짝 핀 것이 보였다.“연꽃이 피면 만물이 죽지. 내 화련금안 아래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없어.”윤구주는 차갑게 말했고, 두 눈동자에서 연꽃이 피었다.그 순간 그곳은 완전히 불바다로 변했다.그 불은 술법으로 인한 불이 아니라 진짜 도화였다.이 불은 물로도, 자갈로도 끌 수 없는 것이었다.
“당신 혼자 남았네.”윤구주는 신처럼 허공을 날아와 뱀할매 앞에 섰다.그의 두 눈동자에서는 아직도 찬란한 금빛 연꽃이 반짝이고 있었다.불쌍한 뱀할매는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녀는 덜덜 떨면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이제 와서 용서를 빌다니, 너무 늦었다는 생각 안 들어?”윤구주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잘... 잘못했습니다... 절 한 번만 용서해 주신다면 뭐든 알려드리겠습니다...”뱀할매는 완전히 정복당해 윤구주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윤구주는 그녀를 냉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말해. 군형 삼마 중 살아 있는 놈은 어디 있어?”“그... 그는 이미 우리 4대 가족을 떠났습니다. 지금쯤 류씨 일가로 가고 있을 겁니다.”뱀할매가 떨면서 말했다.“군형 5대 가족 중 류씨 일가 말이지?”윤구주가 물었다.“맞습니다!”뱀할매가 떨면서 대답했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눈동자에 서늘한 살기가 번뜩였다.“제가 해야 할 말은 다 했으니 제발... 제발 비천한 목숨을 살려주세요...”뱀할매는 바닥에 엎드려서 용서를 빌었다.윤구주는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말했다.“군형 5대 가족은 서남의 가장 큰 재앙이야. 그동안 5대 가족은 무고한 사람을 마구 죽이고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며 제멋대로 날뛰었지. 하지만 당신들은 모를 거야. 5대 가족은 일찌감치 화진의 제거 상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걸. 그러니까 5대 가족을, 당신들을 죽이는 건 화진을 위해 재앙을 제거하는 셈이지.”윤구주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마쳤다. 그의 두 눈이 번쩍이는 순간 뱀할매의 몸에 연꽃 낙인이 찍혔다.낙인이 남자 뱀할매는 갑자기 몸이 통제할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고, 곧 금빛 화염이 그녀의 입에서, 몸 안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했다.“당신...”뱀할매는 그 말만 남긴 뒤 몸이 자연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처절한 비명과 함께 그녀의 몸은 결국 여씨 일가, 전씨 일가 족장들과 마찬가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