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인즉 혹시 몇 년 뒤 북라국이 다시 전쟁을 일으키면 윤구주는 북라국을 철저히 역사 속으로 보내 버리겠다는 뜻이었다.데이로는 이내 간담이 서늘해졌다.구주왕은 결코 자신이 뱉은 말에 전혀 에누리를 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하늘을 무너뜨린대도 이 남자가 말하면 믿을 수밖에......”데이로는 그 말에 의심을 표할 용기조차 없었다.“이 데이로가 북라국의 국주가 되겠습니다! 구주왕 님께 맹세컨대 제가 즉위한 후 절대 화진을 선제 공격하지 않겠습니다!”데이로는 더 이상 명장이라는 연연함에서 벗어나 푯말에 매달리지 않았다. 자칫 망설이기라도 하면 기회가 사라질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좋아 한번 믿는다.”“나도 약속하노라. 북라국이 본분을 지키는 한 화진은 영원히 너희와 전쟁하지 않겠다.”곧바로 준비된 금색 책봉 문서 위에 윤구주가 주술 부적으로 데이로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너를 북라국 친왕으로 책봉하는 바 왕의 예법으로 왕정을 세우고 오조용포를 입을 권한을 준다!”헉!졸지에 데이로는 큰 들숨과 함께 두 눈이 을방울처럼 켜졌다.북라국과 화진은 완전히 다른 문명을 가졌는 바 전혀 신룡의 도를 믿은 적이 없었다.“이제 막 맹세해 놓고 이내 후회하는 거야? 금인은 이미 찍혔어. 만약 지금 명을 거부하려고 한다면......”풍덩!윤구주의 눈초리가 날아가자 데이로는 순간 주저앉으며 무릎을 꿇었다.“감히 그럴 생각 없습니다. 화진의 책봉은 제 영광입니다.”“... 그러지. 이 앞으로 두 나라가 평화롭게 지내길 바라노라.”“이미 진동왕한테 북역 1개 주의 군량 조달을 지시했으니 곧 북라국에 도착할 것이며 동시에 무역 관문을 개방해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북라국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겠다.”“새 나라를 세울 테니 왕정의 장수 임명은 네가 결정하라. 친왕 작위는 세습 가능하지만, 부하에게 작위를 수여하는 권한은 없어. 북라국에 새로운 귀족이 태어나선 안 된다!”윤구주의 목소리에 위엄이 깃들었다.이 조건에 데이로는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그
”감옥에?” 천해가 잠시 놀라더니, 이내 억제할 수 없는 기쁨에 휩싸였다.윤구주가 목숨만 살려준다면 다른 죄목 따윈 문제되지 않았다.극 신급 절정 중기의 실력자라면 화진에서 윤구주 다음 가는 존재였다. 주인이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감히 그를 건드릴 자가 누구랴?백호만 찾아낸다면 그의 지위는 확고해질 터였다.“주인님께 솔직히 고하자면 당시 저희는 주인님이 사해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사대 군신을 노렸습니다.”“문아름이 청룡을 함정에 빠뜨려 관외의 제신법진으로 유인해 혼백을 빼앗고 나머지 셋 한테도 차례로 손을 댈 계획이었습니다.”윤구주를 제외한 문씨 가문이 가장 두려워한상대는 바로 청룡이었다.당시 청룡은 화진의 형법을 완전히 틀어쥐고 오직 윤구주만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국주 임정설조차 그에게 명령 한 줄 내리지 못할 정도였다.이 때문에 청룡을 말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것이다.“국주 임정설은 문씨 가문이 청룡을 공격할 때 현모와 주작은 보호했지만 백호는 우리 빙신전이 직접 손을 대 지켜내지 못했습니다.”윤구주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내가 들은 바에선 청룡이 내 사해 사건을 알고 혼자 관외로 뛰쳐나가 열 국에게 복수했다더라. 그게 문아름의 계략이었단 말이냐?”천해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네. 문씨 가문이 열 국의 고수를 모아 청룡을 공격하게 했지요. 결국 청룡과 열 국이 모두 부상을 입었고 문씨 가문이 그 틈을 타 청룡의 혼을 빼앗아 열 국의 국운을 무너뜨렸습니다.”“문씨 가문이 열 국의 국운을 무너뜨린 이유는 모르겠으나 문아름의 왕위 계승을 위한 발판이었을 겁니다. 큰 그림으론 문씨 가문이 이씨를 대신해 국주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헛소리 말아라! 내가 어린애로 보이느냐?”“문씨 가문은 곤륜의 꼭두각시다!”“그들이 권력을 잡으면 종맹이 화진을 갈가리 찢으려 든다는 계획이 성공할 거 아닌가!”주작이 칼날 같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천해가 손사래를 치며 얼굴이 창백해졌다.“주작 님! 저는 단지 객관적인
일찍 윤구주는 이런 명령을 내린 적이 있었다:화진에 위기가 닥쳤을 때 자신이 다른 일에 잡혀 있다면 사대군신이 수신령을 합체시켜 그 인물을 출동하게 하라!현모와 주작은 윤구주의 눈빛에서 깊은 의도를 읽어내듯 서로를 바라보았다.“저하, 혹시 저하의 생각은...”주작이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난 무사하지 않았느냐. 그는 내 손의 밑천 중 하나야, 일단 청룡부터 찾고 보자.”“청해, 백호는 지금 어떻게 되었나?”윤구주가 팔짱을 끼며 이어 물었다.“사람은 무사합니다만... 저희 빙신전 세자에게 감금당한 상태입니다.”청해가 말을 중간에 끊으며 고개를 숙였다.“계속 말해.”“성자는 바로 우리 빙신전의 후계자이자... 황자의 제자입니다.”“황자?!”현모와 주작은 그 단어에 얼굴이 굳었다. 눈썹이 경련하듯 떨렸다.황자는 왕 급이다. 이론상 구오지존 신급에 도달하면 모두 왕 급으로 칭할 수 있으나 현실에서 인정받는 왕의 인물로 가능한 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극 신급 절정 역시 마찬가지. 황자의 이름은 피로 쓴 칭호였다.지금 백호는 목숨은 건졌으나 황자의 제자에게 옭매인 상태.다른 이라면 주저앉을 상황이었지만 윤구주의 얼굴엔 오히려 흥분이 어렸다.“황자라... 좋아! 그럼 먼저 황자의 제자부터 만나봐야겠네!”군용기가 구변산 기지로 접근하는 동안, 곤륜역 아사신전 영역에서는 신들이 봉인술을 깨트리기 위해 집결했다.봉인이 해제되자 신들은 사자를 곤륜역 밖으로 내보내 정황을 탐색 시켰다.첫눈에 들어온 건 종말산의 모습이었다.얼음으로 뒤덮인 산을 바라보던 아사 신전 신들의 얼굴에는 경악이 스쳤다.“개자식들! 빙신전이 감히 윤구주와 손잡고 우리를 농락하다니!”“문씨 가문의 간계일지도 모른다. 그 늙은이가 귀환한 뒤 빙신전을 끌어들여 우리를 공격하려는 건 아닐까...”신들은 분노로 몸을 떨었으나 이성을 잃지 않았고 일단 문창정에게 연락을 시도했다.결국 아사 신전의 최고신 오딘까지 나섰으나 역시 문창정과의 연락에 실패했고, 이는 그들로
아래에 있던 소장과 여러 교위들은 몸을 더욱 곧게 펴고 서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모두 기내에 고정되어 있었다. 모두 윤구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사 신전은 감히 우리 구주군에게 손을 대지 못할 거예요. 마치 문씨 가문이 저를 제거하기 전에는 감히 제 통솔하에 있는 4대 군신에게 손을 대지 못하는 것처럼요. 제가 시킨 대로 처리하세요. 다른 일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윤구주는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기내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진동왕과 통화 중이었다. 진동왕은 아사 신전의 신식을 감지할 수 있었다. 갑자기 이렇게 많은 강대한 기운이 나타나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즉시 윤구주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다. 윤구주의 몇 마디 말은 위로의 의미도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진동왕과 현모, 주작 그리고 다른 장군들은 달랐다. 장군들은 윤구주를 무조건 믿고 명령만 내리면 그대로 따르지만 진동왕 같은 영리한 사람은 달랐다. 그를 달래야 했다. 통화를 마친 윤구주는 군용기에서 내렸다. 소장을 필두로 한 교위들은 일제히 윤구주에게 경례하며 국주를 뵙기 위한 큰절을 올리려 했다. “여기는 군영이다. 군부에서는 군례를 해야지! 이 기본 규칙까지 내가 다시 가르쳐야겠어?” 윤구주가 꾸짖었다. 교위들은 다급하게 군례를 했다. 소장 한 명만 보이자 윤구주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의 계급이 낮아서 일부 군사 정보를 알지 못했다. 이를 본 소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왕, 흥주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흥주 사령관이 제게 왕을 접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긴급 상황?” 이때 윤구주는 한 특수 부대가 수송기에 올라 긴급히 이륙하여 구변산 산맥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했다. ‘지금 진동왕은 삼주 시장인데 이 일을 왜 나에게 보고하지 않았지?’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흥주 사령관은 상황을 처리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외적이 국토를 침범했을 때만
윤구주는 기지에 도착했다. 그 소장은 그제야 흥주에서 발생한 일을 보고했다. “조양국이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 화진의 규조를 대놓고 훔쳐 가고 우리 흥주도 그들의 국토라고 주장하며 우리가 그들의 땅을 침범했다고 합니다. 지금 군사를 일으켜 흥주를 노리고 있습니다.” 소장이 보고했다. 흥주 사령관은 이 일을 처리하러 갔다. 흥주 전역이 경계 상태에 들어가고 군대는 모두 분계선으로 이동하여 구변산에 집결했다. 외적을 분계선 밖에서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미 일부 적군이 분계선을 넘어온 상태였다. “조양국? 남북 두 나라 모두 소란을 피우려는 건가?” 현모가 물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주로 북양국이고 남양국은 견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소장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조양국은 그런 배짱이 없어. 그냥 어중이떠중이들이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겠어? 역사를 따지면 남북 두 나라는 원래 우리 화진의 속국이었다.” 윤구주는 차갑게 비웃었다. 전에 그가 왕으로 책봉될 때 두 나라는 아첨하며 비위를 맞추기에 바빴다. “왕의 뜻은 뒤에 다른 지시자가 있다는 건가요?” 이때 청해가 나서서 분석했다. “아마도 빙신전이 뒤에서 지시한 것 같습니다. 아뇨, 곤륜 구역에는 신격이 인간 세계에 나라를 세우는 것을 금지했어요. 하지만 성자는 황제의 제자로서 아직 신위를 받지 못했으니 엄밀히 따지면 곤륜 구역의 사람이 아니에요.” 비록 청해는 빙빙 돌려 말했지만 모두가 이해했다. 성자가 나라를 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흥주가 바로 그 국토다. 그리고 신이 직접 인간 세상을 간섭하지 못하게 하는 신규는 사실 인간 세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곤륜 구역의 세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신들이 모두 나와서 나라를 세우면 세상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질서가 무너지면 이미 배분된 이익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왕, 제가 나설까요?” 현모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 그는 조양국을
문씨 가문의 사람들을 매수한 적이 있고 또 육도진과 관계를 맺었기에 후에 윤구주가 새로운 국주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이에 따라 윤구주가 흥주에 오자 주승진은 감히 구주왕을 만나지 못했다. 구주왕의 심기를 건드려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 마침 남조국이 문제를 일으키자 그는 구변산에 숨어 국사를 빌미로 윤구주의 반응을 탐색했다. 하지만 군령이 전해지자 주승진은 즉시 이 군령의 숨은 뜻을 이해했다. 한 마디로 국가에 충성하고 국가를 위해 일한다면 다른 일은 원칙을 어기지만 않으면 구주왕이 일일이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승진은 무릎을 꿇고 윤구주가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감탄했다. “역시 구주왕이네. 내가 소인배였어.” 곧이어 주승진은 일어났다. 평소 교활하던 그가 지금은 매우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명령을 내렸다. “군령은 절대적이다! 우리 화진 분계선에 들어온 자들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여 즉시 처형하라!” “네!” 장군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구변산 방어선은 전면 경계 상태에 들어갔다. 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화진 군부에 속하지 않은 한 부대가 구변산 방어선에 들어왔고 지금은 구변산맥의 태백산 아래에 도착했다. 이는 태백산 순찰대가 이들을 발견하고서야 주승진에게 소식을 전한 것이었다. 이때, 한 통의 편지가 주승진의 부장에 의해 군영으로 전달되었다. 주승진은 이미 그들이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편지에 크게 쓴 남궁 가문이라는 네 글자를 보자 그의 동공이 흔들렸다. 남궁 세가는 화진의 오래된 세가로 현재 입장은 불분명하지만 남궁 세가의 후계자이자 화진 제일의 어린 검술자 남궁서준은 구주왕과 각별한 친분이 있다. 주승진은 곧바로 편지를 뜯었다. 편지는 남궁 세가의 가주인 남궁인이 직접 쓴 것이었다. [화사령, 조양의 두 나라가 꿈틀거리며 최근 우리 화진을 자주 도발하고 우리 화진 분계선을 침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이 두 작은 나라는 자신들의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데 감히 우리
주승진은 마침내 기운을 차렸다. 한편, 윤구주는 주승진이 전해준 편지를 받았다. “남궁 가문이 태백산으로 갔어!” 윤구주는 더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 남궁 가문은 그의 계획을 알지 못했다. 남궁 가문은 단지 구주왕이 곤륜 구역의 두 대신전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어 흥주를 돌볼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윤구주가 이미 흥주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주인님, 남궁 세가 말인가요? 그 가문에는 남궁서준만이 그래도 좀 쓸 만하죠. 하지만 그 녀석은 아직 어린데 뭘 하러 갔대요? 목숨을 바치러 갔어요?” 옆에 있던 청해는 입을 쩝쩝거리며 말했다. 말은 거칠지만 현실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은 남궁 가문 하나가 목숨을 내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윤구주는 이전 청관 전투에서 남궁 가문이 왜 사람을 보내지 않았는지 궁금했는데 이제야 알았다. 그들은 흥주 전투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제 보니 미리 출발해야겠군.” 윤구주는 즉시 현모를 데리고 태백산으로 향했다. 정보가 부족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남궁서준은 화진의 큰 인재다. 비범한 인재이자 왕실에서 봉한 어린 후작이다. 화진 무술의 미래를 이끌 인물이며 윤구주가 친동생처럼 여기는 동료다. 그는 절대 위험에 빠져서는 안 된다. 흥주 군무는 주승진에게 맡긴 윤구주는 곧바로 현모와 함께 출발했다. 원래 청해도 따라가려 했지만 윤구주는 그를 흥주에 남겨 두고 지키게 했다. 이것은 청해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그가 쓸모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용당하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이용당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 더 두려운 것이다. 태백산은 구변산의 최고봉으로 산의 절반은 조양국에 속해 있다. 따라서 조양국이 원한다면 곤륜 구역의 사람들이 여기서 수련해도 화진은 간섭할 수 없다. 이 눈 덮인 산은 빙신전의 황자 제자가 수련하고 은둔하는 곳이다. 하얀 도포를 입고 검을 메고 있는 한 무리의 검객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들은 곤
세 부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동안, 태백산의 기상이 갑자기 변하며 대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한 층의 붉은 빛이 번쩍였고 수백 리 밖에서도 이 빛을 볼 수 있었다. 아무도 이 갑작스러운 붉은 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태백산 기슭에서 윤구주와 현모가 동시에 붉은빛을 보았다. “왕, 이건 봉인 술법인 것 같아요.” 현모가 의심하며 말했다. “그래, 빙신전의 놈들이 이미 남궁 가문을 발견한 모양이야. 그 술법은 내외계의 연결을 차단하기 위한 거야. 이 폭설도 그들이 일으킨 것이다.” 윤구주는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이 술법이 수련자가 발동한 것이라면 윤구주는 그것을 파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술법은 어떤 법기를 통해 천지의 기운을 끌어와 발동된 것이고 그 법기는 매우 잘 숨겨져 있어 윤구주의 신념술로도 탐지할 수 없었다. 따라서 술법을 파괴할 수 없었다. 윤구주가 황자 제자의 궤변을 비난하는 순간, 또 다른 술법이 더해져 윤구주의 신념술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념술에도 문제가 생겼어.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면 그 법기의 등급이 낮지 않아.” 윤구주는 진지하게 말했다. “왕, 그럼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현모는 눈살을 찌푸렸다. 남궁 가문은 단지 무술 세가일 뿐이다. 전통 무술은 곤륜 구역의 수도 세력과 비교할 수 없다. 둘 사이의 격차가 너무 커서 두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남궁 가문이 전멸할까 봐 걱정되었다.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정말 안 되겠어. 가주도 겨우 팔부 동천 신급 경지에 진입했고 그 외의 남궁 가문 고수들은 단지 무술 대가일 뿐이야. 단련도 제대로 되지 않아 수련자를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남궁서준은 실력이 많이 늘었어. 위험에 처하면 내가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윤구주가 말했다. “서준 동생이요? 지금 어떤 경지에 올랐는지 궁금하네요.” 현모의 눈이 반짝였다. 남궁서준은 4대 군신과도 매우 친한 사이였다. “왕, 지금 핵심은 남궁 가문이 우리가 온
“저하, 백호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백호가 이대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서둘러야 했다.“알겠다.”결계 속에 자신을 가둔 윤구주는 그 황자의 술법을 풀어 성수를 해방했다. 동시에 윤구주 자신도 성수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성수인, 귀원!”광폭한 수력이 휘몰아치자 윤구주는 성수를 조종해 지면으로 내려가 목신을 지나 백호의 몸속으로 돌아가게 했다.“뭐야? 윤구주, 네가 스승님의 천술을 깼다고? 큰일 났다. 두 개의 성수 정혈이 하나로 합쳐졌어. 이제 끝장이다.”목신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삽시에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하하! 이제야 재미있어졌군. 네 말이 맞아, 정말 너에게 감사해야겠다. 네가 천지의 영기와 음양의 힘으로 백호를 가뒀지만 동시에 백호도 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하고 있었어. 너는 천지의 영기를 흡수한 백호의 내공이 너를 넘어설까 봐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네 스승의 힘을 빌려 정혈을 나눈 거지.”윤구주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동시에 윤구주의 말을 들은 목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현모는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신계의 천재가 왜 갑자기 멘탈이 붕괴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현모가 혼란스러워할 때 한 마리의 절세 흉수가 깨어났다. 흉수의 기세가 실체화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지하에 세워진 신궁은 순식간에 재로 변했고 흉수의 기운이 태백산을 뚫고 나와 구변산 전체로 퍼져 나갔다.흉수의 기세는 천 리를 넘어 남북조 두 나라의 변계선까지 도달했다. 흉수의 기세가 나타나자 주위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굴복했고 두 나라에 사는 야생 동물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일부 겁이 많은 동물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광활한 숲속의 식물들도 바람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수백만 명의 남주국 국민은 이유 없이 불안에 떨었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윤구주는 신념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방금까지 환하게 웃고 있던 윤구주도 이제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성수 정혈을 개조해서 다행이
목신이 조금 전에 한 말 중, 좋은 일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부분에는 백호를 문씨 가문에 넘기지 않은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구오 지존 대원만의 경지에 이른 백호가 다시 몸을 일으키더니 마치 목숨을 건 짐승처럼 목신을 향해 돌진했다.백호는 어떤 법기도 없이 오로지 육체를 무기로 삼아 목신과 미친 듯이 싸웠다.두 사람은 다시 한번 싸우게 되었고 목신은 경지가 한 단계 올라간 백호를 상대하기 힘들어졌다.“다 죽어버려. 구주왕, 네 부하는 대체 무슨 괴물들이냐. 이 자식의 체질은 이미 나를 넘어섰어.”더는 방법이 없어진 목신은 결국 빙신전의 비술을 사용했다.얼음이 응결되며 주위 십 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그 공격에 백호는 완전히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 조각상이 되었다. 목신이 겨우 숨을 돌리는 순간 백호가 얼음을 깨고 나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목신의 얼굴을 할퀴었다.“죽어라.”얼굴이 찢긴 목신도 백호처럼 폭주하기 시작했다. 목신은 극한의 한기를 끌어내어 강력한 천술을 펼쳤다.그 천술의 영향으로 태백산에 초대형 폭설이 내렸고 온 하늘이 침침해졌으며 한기가 구변산 전체로 퍼져 나갔다.그 한기는 산맥을 넘어 주국군의 진영에 도달했다.이곳에 주둔한 십만 병사는 남주국의 정예군이며 세 개의 사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남주국 국주의 뜻에 따르면 그들은 단지 소란을 피우는 역할만 할 뿐 화진과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었다.그들은 이곳에 주둔해서 화진의 동향을 엿보고 있었다. 만약 목신이 흥주를 점령하고 나라를 세운다면 남주국도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실패한다 해도 화진과 전쟁을 벌이지 않았으니 화진의 미움을 사지 않을 것이다.남주국은 목신이 백호 때문에 광폭화되어 한기를 퍼뜨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십만 병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한기에 휩쓸려 순식간에 얼음 조각이 되어 버렸다.한기 때문에 남주국 병사 십만 명이 전멸했다.드론이 촬영한 이 장면을 본 구변산 지휘 기지에
쿵!백호는 목신의 신술 방어를 완전히 무시하고 주먹으로 신술을 깨부수며 목신을 날려버렸다. 그러나 동시에 백호의 팔도 신술에 의해 화상을 입었고 잠깐 사이에 살점이 벗겨져 하얀 뼈가 드러났다.백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쇠사슬을 휘두르며 목신을 쫓아갔지만 목신에게 잡혀 다시 한번 두들겨 맞았다.현모는 이 광경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백호가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목신을 쫓아가니 무슨 숨긴 능력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저 맞기만 하는 거였다. 그가 두들겨 맞는 모습은 정말 처참했다.“저하, 백호가 정말 괜찮을까요?”현모가 윤구주에게 전음으로 물었다.“방해하지 말고 그냥 놔둬. 아직 죽기 직전까지는 안 갔으니까. 버티지 못하면 네가 성수인을 써서 백호를 살려줘.”윤구주는 싸우는 소리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결계를 펼쳐 외부의 소리를 차단했다.목신은 백호를 마구 두들겨 패고 있었다. 백호는 온몸의 뼈가 거의 다 부러졌고 오장육부도 심하게 다쳤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목신을 욕하며 버티고 있었다.“네 입이 더 단단한지, 내 손바닥이 더 단단한지 어디 한번 보자고.”그 공격으로 인해 백호의 얼굴이 세게 부어올랐고 이발이 절반 정도 빠진 입은 부어서 닫을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백호는 목신에게 침을 뱉으며 버티고 있었다.“기운이 이미 많이 약해졌어. 백호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야 해.”현모는 성수 전법을 발동해 하늘의 영기를 끌어와 백호의 몸속으로 주입했다.원래라면 끌어온 천지 영기가 백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어야 했는데 백호 몸속에 남아 있는 성수 정혈의 저항 때문에 영기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단지 백호를 더 흥분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었다.다시 한번 천술로 두들겨 맞은 백호는 기어오르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오랜 싸움에 지친 목신은 백호를 바라보며 헐떡거리고 있었다.“망할 놈, 맞아야 정신을 차리나 보지.”목신은 백호의 끈질김에 매우 놀랐다.이 성수 정혈은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백호는 아직 구오 후기에 불과했지만
성수인 안에는 한 방울의 성수 정혈이 들어 있었다.윤구주도 이런 고대 성물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백호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었기에 윤구주는 한번 시도해 보려는 심정으로 그에게 성수인을 사용했다.백호를 살려내긴 했지만 성수 정혈의 영향으로 인해 백호는 더욱 거칠어졌고 자주 폭주를 하며 미친 듯이 날뛰었다.미친 듯이 날뛰긴 했지만 백호는 다른 군신들이 부러워할 만한 능력을 얻었다.그것은 바로 상처를 입을수록 전투력이 강해지는 능력이었다. 죽기 직전에서 회복되면 그의 내공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하지만 지금 백호 몸속의 성수 정혈은 절반이 사라졌고 나머지 절반은 성수 몸에 갇혀 있었다.목신이 백호를 이곳에 묶어두고 천지의 영기와 음양의 힘을 이용해 이렇게 큰 전법을 펼친 이유는 바로 백호의 몸속 성수 정혈을 추출하기 위해서였다.이것이 목신이 윤구주와 싸우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목신은 윤구주를 제압할 자신이 없었기에 윤구주가 방해한다면 지금까지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다.현재 목신은 폭주 중이었다.그는 인간계의 소년에게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다. 아직 윤구주와 맞붙지도 않았는데 이미 크게 다쳤으니 이제 어떻게 싸우라는 말인가?“이 자식,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다. 목숨을 내놔라.”목신은 곧장 남궁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지금 남궁서준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쿠르릉!이때 현모 성수의 네 기둥이 산을 뚫고 들어오며 봉인된 성수 백호를 데리고 지하 궁전으로 떨어졌다. 성수의 힘이 장벽을 형성해 남궁서준을 보호했다.목신이 그 장벽에 부딪히자 장벽에 금이 갔다. 그가 다시 손을 써서 방패를 깨려던 순간 현모가 도착했다.“성수인, 현천장.”금빛 손바닥이 하늘에서 내리치며 목신을 땅에 박아버리자 지층이 수십 미터나 함몰되었다.“망할 놈! 너도 죽고 싶냐!”목신은 힘으로 이 한 방을 들어 올린 뒤 손칼을 휘둘러 현모의 천술을 파괴했다.“현해인, 신행만리!”현모가 다시 성수
“나 목신은 곤륜의 천재다. 신들조차 내 앞에서는 개미에 불과해. 나는 구름을 뒤집고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너 같은 인간 소년은 내 상대가 아니야.”목신은 여전히 한 손만을 사용했다. 그 손은 만물을 포용하는 듯했고 하늘을 가르는 그 거대한 검마저도 그 안에 갇혀 버렸다. 그는 손을 가볍게 휘저으며 검기로 산체를 관통시켜 구름 속에서 폭발시켰다.위력은 대단했지만 적에게 사용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이 한 방을 날린 후 남궁서준은 이미 지쳐 버렸다. 그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지만 여전히 버티려 애를 쓰고 있었다.슈욱!목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두 손가락을 휘저었다.찰칵!남궁서준의 손에 있던 신검이 갑자기 부러졌다.“망할 놈. 목숨을 바치더라도 널 죽여버릴 것이다.”남궁서준이 머리로 목신을 들이박았지만 목신에게 가볍게 막혔다.“네 의지는 강하지만 너와 나의 실력 차이가 너무 크다. 너는 인간계의 천재지만 나는 신계의 천재다. 너와 나는 같은 수준이 아니야. 너는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목신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런 천재를 농락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상대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도심이 깨지는 것을 보면 큰 성취감을 느꼈다.“네 눈에, 쟤는 그저 인간계의 천재일 뿐이냐? 만약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넌 틀렸어.”멀리서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남궁서준은 혀를 깨물고 목신의 얼굴에 피를 뱉었다.남궁서준은 정혈로 정기를 대체하고 검으로 변한 주먹을 목신에게 강하게 내질렀다.이 한 방은 목신의 방어 결계를 부수고 목신을 수백 미터 뒤로 날려버렸다.한 방을 날린 남궁서준은 완전히 탈진했고 더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기절했다.“이 자식이 감히.”목신은 크게 분노하며 미친 짐승처럼 소리쳤다.이 장면을 본 백호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녀석, 잘했어. 날 위해 복수를 해줬구나. 너무 시원해.”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이 망할 놈아. 그게 지금 할 소리냐?”이 한 마디에 들
남궁서준와 결전을 벌이는 상대는 빙신전의 사람으로 구오 지존의 강자였다.그는 곤륜에서 300년을 수련하며 온갖 유명한 인물을 다 만나보았지만 지금은 한 젊은이 때문에 위기에 몰려 있었다.남궁서준은 날렵하고 치명적인 어검술로 모든 신술을 막아냈다.“목신님, 제발 구해주십시오.”적수를 이기지 못해 이대로 가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울 것 같았던 호법은 황자의 제자인 목신에게 구원을 요청했다.하지만 목신은 구원 요청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호법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백호를 훈계하는 윤구주에게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펑!검기가 호법을 절벽으로 몰아가자 산 전체가 뒤흔들렸고 검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불에 타버린 호법의 시체가 보였다.호법을 처리한 후 남궁서준은 목신에게 향했다. 분노가 아직 풀리지 않았고 작은 호법 하나로는 그의 살의를 채우기에 부족했다.“네 이놈. 목숨을 내놔라!”검기가 광풍처럼 몰아치며 목신을 향해 돌진했다.“윤구주, 진심으로 말하지만 너는 나에게 감사해야 해. 만약 저 사람이 문씨 가문의 손에 잡혔다면 문씨 가문은 저런 미친놈을 살려두지 않았을 거야.”목신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뒤에서 몰아치는 검기를 향해 손바닥을 가볍게 내젓자 검기 광풍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주먹을 쥐자 남궁서준은 공중에 멈춰 꼼짝도 하지 못했다.목신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네 말이 맞아. 아무도 미친놈을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지. 문씨 가문의 손에 들어갔다면 백호는 절대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처음부터 이 녀석을 서울에 두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고집이 센 녀석은 어디에 있든 큰 문제를 일으켰을 거야.”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오직 윤구주만이 백호를 다룰 수 있고 윤구주가 있어야 백호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저하, 인제 그만 하시고 절 풀어주세요. 저놈을 산채로 찢어버리겠어요. 문씨 가문이 미사일로 절 쏜 뒤 전법으로 제 정기를 다 빼앗아갔기 때문에 저놈들에게 잡힌
윤구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흔 개의 쇠사슬에 묶인 누군가의 모습이 불빛에 비쳐졌다.쇠사슬에 묶여 있는 이는 몸집이 우람지고 눈빛이 날카로운 것이 마치 맹호 같아 보였다. 온몸이 발가벗겨진 그의 몸에는 무시무시한 상처 자국이 가득했다. 심지어 얼굴에도 흉터가 가득했다. 한 쌍의 사나운 눈은 어딘가를 노려보며 끊임없이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그는 바로 윤구주 휘하의 군신 백호였다.네 명의 군신 중 성격이 가장 거칠고 살기가 강렬한 자.백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한 남자가 공중에 뜬 채 앉아 있었다.“흠, 내 예상이 맞았군. 네가 바로 백호의 몸속에 있는 성수인을 계승하려던 자로구나. 이 전법은 아주 대단해. 네가 이런 실력은 없을 테니 네 그 황자 스승이 이 법전을 짜준 거겠지?”윤구주의 말에 그 남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윤구주가 이렇게 무시당하기는 처음이었다.“저하, 절 풀어주세요. 제가 직접 저놈을 처리하겠습니다.”“이 비겁한 놈. 네놈이 날 기습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어떻게 너 같은 애송이에게 졌겠니.”백호가 미친 듯이 소리쳤다.‘백호 성격은 여전히 광폭하네. 그보다 백호가 언제부터 이곳에 갇혀 있었는지 모르겠군. 이렇게 많은 쇠사슬이 백호의 명맥을 잠그고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도 잘 살아 있군. 다른 사람이라면 목숨만 붙어 있어도 대단한 일이야. 이 전법의 고통을 견뎌내기 힘들 것인데.’백호는 오랜 고통 속에서 기운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미친 듯이 발버둥 치고 있었다.“넌 정말 기력이 넘치는구나. 내가 너라면 이미 삶에 대한 의욕을 잃었을 거야.”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백호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저 윤구주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울부짖었다.“너를 풀어주면 뭘 할수 있는데? 네가 저자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제일 강했을 때도 저자를 이길 수 없었을 거야.”윤구주가 사실대로 말하자 백호는 윤구주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저하, 지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어떻게 적을 두둔할 수 있습니까? 전 저하를 구하려다가 여기에 갇힌 겁
현모와 백호의 성수인이 대치 중이었다. 현모는 전력을 다해도 화형의 백호와 비등한 수준이라는 것에 놀랐다. 이 화형의 위력은 구주왕이 사고를 당한 직후, 백호가 빙신전에 의해 통제당할 때 형성된 것이었다. 이는 그 당시 백호의 경지가 거의 현모와 동등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편, 윤구주는 전음이 나온 위치를 찾아 태백산 동쪽의 조양국 국경 쪽으로 향했다. 황량한 화진 쪽과 달리 이쪽 산에는 온갖 신전이 가득 차 있었으며 향불이 피워져 있었다. 얼마 전까지도 많은 조양국 사람이 이곳에 참배하러 왔지만 최근 긴장된 국경 상황으로 인해 산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정말 자신을 신으로 여기는구나? 괴물 같은 짓은 그만두고 당장 나와!” 윤구주가 분노를 터뜨리려는 순간, 남궁서준이 산을 뚫고 파도 같은 검기를 일으키며 달려왔다. 산 중턱에 세워진 호화로운 신전들이 검기에 의해 쓸려 나갔다. 이 소리는 눈사태 때보다도 더 컸다. 신전은 폐허가 되었고 많은 궁전도 평지가 되었다. “오? 경지가 많이 올랐구나. 네가 몰래 구오 지존 후기 정도의 경지에 진입했군.” 윤구주가 칭찬하는 눈빛을 보내며 인정했다. “구주 형님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모자랍니다! 빙신전 마인! 당장 나와!” 남궁서준이 신검을 들고 어검술을 발동했다. 검의가 하늘을 찔러 천상의 기운을 끌어내렸다. 이후 검의가 폭발하며 지룡으로 변해 산속으로 파고들었다. 지하에서 몇 차례 검소리가 들려왔고 윤구주도 따라 지하로 들어갔다. 지하 수백 미터에는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이 산속 동굴이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신궁으로 개조되어 있었다. 빙신전 황자의 제자가 지하에 자신을 위한 궁전을 지은 것이었다. 이때 남궁서준은 이미 빙신전의 신급 경지의 고수 10여 명을 처단했다. 그리고 이 소동으로 진정한 강자가 등장했다. “감히! 이곳은 우리 빙신전의 금지 구역이다. 감히 인간 자식이 여기서 날뛰다니!” 한 신영이 신궁에서 날아오르며 두 손으로 인장을 맺었다. 현빙이
“후퇴! 모두 후퇴해!” 견배영은 그들이 백호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할망정 자신들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부대는 전속력으로 후퇴했다. 견배영은 공중 사격을 명령했다. 목적은 소음을 내어 구주왕에게 그들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탕 탕 탕! 30여 대의 전투기가 화력을 퍼부었다. 산 아래의 윤구주와 현모는 소리를 듣고 즉시 이곳으로 날아왔다. 화력은 폭설을 일으켜 눈사태가 발생했다. 굴러내려 온 눈더미는 아래의 일행을 휩쓸었고 헬리콥터도 급히 상승했다. 몇 분 후, 현모와 윤구주가 근처에 도착했다. 공중에 떠 있는 현모와 윤구주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눈사태로 인해 남궁 일행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전법의 영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젠장, 신념술이 완전히 먹히지 않아.” 윤구주는 욕을 내뱉었다. 사람을 찾을 수 없었지만 백호의 살기는 여전했다. “왕, 이건 백호의 성수인이에요! 설마 백호도 문씨 가문에게 혼을 빼앗긴 건가요?” 현모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문씨 가문은 죽어 마땅했다. “아니, 자세히 봐. 백호의 성수인 안에 빙신전의 부적이 침투해 있어. 아마도 빙신전이 백호의 천술을 통제한 것 같아.” 윤구주는 눈으로 탐색하며 말했다. 백호의 성수인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신념술이 영향을 받아 배후의 인물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태백산이 이렇게 큰데 윤구주가 산 전체를 옮길 수도 없었다. 그래서 윤구주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 전법은 천지의 기운과 연결되어 있어. 내가 여기의 지맥을 잠시 봉인하면 돼. 아니, 지맥은 땅 아래에 있으니 하늘의 기운을 봉인하자.” 윤구주는 봉왕팔기 중 하나인 봉천파진을 발동하려 했다. 바로 그때, 깊은 산속에서 한 통의 전음이 들려왔다. 이 소식을 들은 윤구주의 얼굴이 변하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이 스스로 자신을 노출해 나를 유인하다니. 날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구나.” 그리고 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