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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5화

작가: 김원호
북라국 후방 기지에서 30여 명의 귀족들이 암부에게 목이 잘렸다.

기지 밖의 경비병과 참모부도 모두 죽임을 당했으며 수천 구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임무를 완수한 민규현은 다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대를 이끌고 이동했다. 정태웅은 암부 한 부대를 이끌고 기지 안의 수송기를 타고 황천관으로 향했다.

황천관, 북라국의 요충지로 북라국 내부의 부유한 도시로 통하는 길을 지키고 있었다. 이 관문이 함락되면 화진군은 이틀 안에 북라국의 수도로 쳐들어갈 수 있었다.

현모가 이끄는 십만 구주군은 황천관에서 불과 100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구주군의 진군 속도로는 최대 반 시간 안에 황천관 아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전투 직전에 황천관은 혼란에 빠졌다.

모집된 300만 명의 병력이 관문 안에 모여들어 난장판이 되었다.

그 이유는 얼마 전에 황천관을 원격으로 지휘하던 지휘 센터와의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었다.

이 300만 명의 병력은 30여 개의 영지에서 모인 병력이었다. 황천관을 담당하는 북라국 총사령관은 이렇게 많은 병력을 지휘할 수 없었다.

게다가 후방 지휘부가 화진의 미사일로 전멸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미 혼란에 빠진 군대는 반란 직전까지 갔다.

황천관 총사령관은 몇 명의 귀족을 죽여야만 군중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300만 명의 병력이 관문에 전법을 펼치고 있을 때 현모가 이끄는 구주군이 도착했다.

주작의 행동은 이미 현모에게 알려졌다. 현재 황천관은 지휘부가 무너져 북라국의 특성상 이미 반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현모는 예상했다.

하지만 황천관 아래에 도착해 300만 명의 깃발 전법을 보자 현모는 깜짝 놀랐다.

“이번에 황천관을 지키는 총사령관은 데이로야. 이 녀석은 능력이 뛰어나. 평범한 인물이 아니야.”

현모가 말했다.

데이로, 북라국의 유명한 장군으로 북방 여러 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를 모르고 공격할 때마다 승리했던 인물이다. 이후 국경에 주둔하며 북경왕과 몇 번 마찰을 빚었지만 항상 우위를 점했다.

북경왕은 이 인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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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보내 데이로에게 전투 신청서를 전하라!”현모가 부하에게 명령을 내렸다.곧 도발적인 내용이 담긴 전투 신청서가 데이로의 손에 들어갔다.“절대 물러설 수 없습니다. 현모 따위가 뭐라고 그럽니까? 윤구주 휘하의 제일 약한 장수일 뿐입니다.”“맞습니다. 화진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신의 피가 흐르고 있는 우리 북라국 무사들에게 화진의 놈들이 감히 상대되겠습니까?”전투 신청서를 본 휘하 장군들이 일제히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의 신경질적인 어조는 분명히 데이로를 자극하려는 수작이었다.북라국은 무술을 중요히 여기는 나라라 강자의 명령만을 따른다. 만약 데이로가 화진의 도발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물러선다면 휘하 장군들은 더는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데이로는 화진의 전투 신청서를 받은 뒤로부터 심각한 표정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천민 출신인 그는 양국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예로부터 화진과 북라국은 아무런 원한이 없었다. 북라국은 영토 대부분이 사시사철 눈에 덮여있고 나머지도 불모지라 발전이 가능한 땅이 극히 적었다.옛날 폭설 때문에 큰 피해를 보았을 때마다 화진이 도움의 손길을 내주었음을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 화진이 쇠퇴하자 북라국은 그 은혜를 잊고 대대적으로 화진을 침략했다.그뿐만 아니라 세계열강이 화진을 약탈할 틈을 타서 화진의 땅을 탐냈다.현대에 이르러서는 화진 임씨가 역사의 원수를 뒤로하고 잘 대해줬음에도 북라국은 반성 없이 구주왕의 위기를 틈타 불의의 기습을 감행했다.화진 측에서 그들에게 전투 신청서를 보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데이로는 마음속으로 큰 죄책감을 느꼈지만 북라국 총사령관으로서 나라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었다.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싸울 수밖에 없었다.황천관을 잃으면 화진 10만 대군이 쳐들어올 것이고 북라국은 이대로 멸망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현모, 구주왕 휘하 4대 군신 중 한 명. 지난날 화진 남부 구역을 지키며 남해에 있는 제국

  • 구주, 왕의 귀환   제1877화

    아래쪽 귀족 출신의 대신들은 신의 피를 물려받은 신혈 무사들이 그들을 도와주러 올 뿐만 아니라 그 전공이 모두 자기들에게 돌아간다고 하니 순식간에 열의를 불태웠다. 원래 그들은 화진군이 쳐들어오는 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여겨서 데이로가 싸워 이기면 좋고 지거나 전사하면 그 자리에서 도망칠 생각이었다.지금 그들에게 신을 기쁘게 할 기회가 왔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평소 데이로를 깔보던 귀족들도 일제히 두 손을 들어 찬성했다.한편 북라국으로부터 보내온 답장을 받은 현모는 분노가 폭발했다.“우리 화진군더러 물러가라니 참 어이없군. 전쟁을 장난으로 여기나? 협상을 제안해? 데이로가 북라국을 대표할 자격도 없거니와 설사 된다 한들 내가 원하는 건 북라국의 항복이지 담판이 아니다.”“내 명령을 전하라. 지금 당장 출병해서 성을 친다.”현모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성수인이 발동되었다.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 성수가 사지를 땅에 내리찍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 북라국 병사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데이로는 신의 피를 물려받은 신혈 전사들의 지원 소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간신히 사기를 유지했다.10만 대군이 몰려오는 와중에도 그는 살상 무기 사용을 감히 명령하지 못했다. 그가 먼저 사용한다면 뒤에서 기다리는 진동왕이 즉시 황천산에 포격을 퍼부을 것이 뻔했다.3백만 군대가 한곳에 모여있어 포격을 몇 차례만 맞으면 사기가 완전히 붕괴할 것이다.그는 광전사 부대와 휘하 변경 군단을 최전방에 배치했고 각지에서 온 30여 명의 귀족 대신들은 후방에서 지원하도록 했다.전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은 즉시 진동왕과 북라국에 깊숙이 잠입해 있는 주작에게 전해졌다.진동왕은 현모의 성수인이 일반 병기로는 뚫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북라국이 살상 무기를 사용할 경우 후방에서 중화기로 보복을 하기로 했다.주작은 북라국 후방 방어망을 교란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적의 동향을 감시했다.두 사람 모두 빙신전과 아사 신전이 나서야 진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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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정이 전음을 받자마자 건너편에서부터 귀청을 찌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네놈이 감히 우리를 팔아넘겨? 문씨 가문이 배신을 밥 먹듯이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우리를 팔아먹을 줄이야! 그 사신이 다시 권력을 잡으니 우리 뒤통수를 치다니.”문창정은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몰라 멍해졌다.“망했어요. 윤구주가 이미 손을 썼나 봐요.”문아름의 얼굴에서 놀란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들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면 윤구주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을 터였는데 너무 늦었다.문창정이 급히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묻자 화가 잔뜩 난 것 같은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연기 그만하지? 그쪽이 신전 출병 정보를 흘려서 빙신전 3천 신병이 윤구주에게 전멸당했소. 지난번 대제사장님의 원한도 갚지 못했는데 이번엔 세 명의 대제사장과 12명의 중요한 부하가 몰살당했소. 나조차 죽을 뻔했다고.”문창정에게 연락을 보낸 빙신전 부전주는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이때 그의 말을 들은 문아름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뭔가 이상해요. 빙신전 부전주는 극 신급 절정 중기 실력이고 다른 대제사장 두 명도 부전주와 같은 실력이었는데 전부 윤구주에게 살해당했다면서요. 이 상황에서 부전주가 어떻게 혼자 살아남은 거죠?”문창정도 문아름의 말에 숨은 뜻을 알아듣고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다.“저 빌어먹을 자식이 우리를 팔아넘긴 거야. 윤구주에게 정보를 줌으로써 목숨을 건진 게 분명해. 추가 정보도 넘겼을 테지.”문창정은 빙신전 부전주의 말을 무시하고 3천 가족을 버린 채 문아름과 함께 문씨 가문의 비밀기지를 떠났다.그는 윤구주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북라국은 핑계일 뿐이었고 윤구주의 진짜 목표는 그들임이 분명했다.같은 시각 북라국.넓은 평원의 한가운데 검게 탄 땅이 수백 리나 펼쳐져 있었다.푸른 바다 같았던 초원이 불에 태워져서 이젠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었다.아직도 검은 연기가 치솟는 이 지역엔 빙신전의 3천 신병의 시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

  • 구주, 왕의 귀환   제1879화

    빙신전 부전주는 신의 위엄을 잃고 개처럼 땅에 엎드려 있었다.그는 구주왕 윤구주의 시선을 받으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말 한마디라도 잘못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긴장감이 그의 목구멍을 조였다.“구...구주왕님. 구주왕님이 시키는 대로 수행했습니다. 제 목숨을 살려준다고 하셨잖아요.”“그래 맞아. 나 윤구주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지.”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부전주의 눈에서 감격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사신이 곤륜역 출신이 아니라는 걸 다행으로 여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소신은 이만 물러가도...”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가라고 했나?”그 말을 들은 부전주는 등골이 오싹해났다. 그는 고개를 돌릴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다시 바닥에 엎드려 빌었다.“제발 살려주십시오. 살려 주신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목숨은 살려준다 했지. 그런데 이렇게 쉽게 보내줄 수는 없어.”‘망했어. 내 내공을 없애려는 거구나.’윤구주가 손가락을 움직이자 검은 부적이 부전주의 등뼈를 파고들어 명맥을 조여오고 있었다.“이건 섭혼 부적입니까?”부전주는 내공을 잃는 것보다 섭혼 부적이 더 무서웠다.“아니야. 이건 폭혼 부적이다. 너에게 섭혼 부적을 쓰긴 너무 아까워.”부전주의 얼굴이 삽시간에 창백해졌다. 폭혼 부적이 발동하면 말 그대로 영혼이 폭발하게 된다.“됐어. 꺼져. 어디를 가든 상관하지 않을 테니까 당장 꺼져.”부전주에게 부적을 붙인 윤구주가 손짓하며 말했다.누구나 감지할 수 있는 이 부적을 달고는 곤륜으로 돌아갈 수도 세상 떠돌 수도 없었다. 곤륜으로 돌아가면 배신자로 몰려 처형을 당할 것이 분명하니 윤구주의 곁에 남아있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부전주는 윤구주의 발끝에 매달리며 울부짖었다.“개라도 되게 해주십시오. 죄를 갚게 해주세요.”“죄?”윤구주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북라국을 불모지로 만든 게 누군데? 예전의 북라국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였지. 너희들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880화

    “그런데 문아름이 바보일 것 같아? 문아름이 능력이 없다면 무슨 수로 두 신전을 복종시켰겠나?”윤구주의 말에 부전주는 입을 다물었다. 이는 사실이었다. 문창정은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신전과의 연락이 두절되면 부하들이 즉시 이 소식을 문아름에게 알렸을 것이다. 그 여자의 머리라면 모든 것을 미리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종말산으로 가자.”윤구주는 기를 타고 검을 날리며 유성처럼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부전주는 비로소 이 모든 것이 구주왕의 함정이었음을 깨달았다. 깊이 생각할 사이 없이 그는 신술을 사용해 윤구주의 뒤를 바싹 따랐다.북라국 신화에서 종말산은 신들의 안식처이자 최후의 피난처로 알려져 있었다. 화진의 선전포고 후, 북라국 국주는 왕도를 버리고 이곳으로 피신한 상태였다.국주가 신들이 안식처인 이곳에 온 이유는 아사 신전의 보호를 받으며 그들에게 화진 대군을 물리쳐 달라고 부탁하기 위함이었다.아사 신전이 뿌리내린 이곳에는 신혈 전사들이 주둔하고 있었다. 곤륜역 출신이 아닌 이들은 가혹한 시험을 통과한 반신들로 북라국의 진정한 히든카드였다.데이로가 우연히 말한 대로 아사 신전은 국주의 부탁을 받고 이미 천 명의 신혈 전사를 전장에 보내기로 약속한 상태였다.이들은 곤륜역에서 반신으로 불리며 화진 기준으로는 평범한 신급 수준이었지만 신앙을 업고 황천관에 도착한다면 전세를 뒤집기에 충분했다.천 명의 신혈 전사들은 신전의 부름을 받고 함께 나타났다.가혹한 시험으로 선택받은 그들은 무적의 무사들이라고도 불린다.국주를 비롯한 문무 대신들이 길 양쪽에 무릎 꿇은 채 숨죽이고 있었다. 제아무리 국주라 해도 신혈 무사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신혈 무사들이 움직였으니 화진의 10만 대군은 아무것도 아니야. 진동왕이든 현모든 모두 없애버릴 거야. 구주왕이 직접 나선다고 해도 막아내지 못해. 윤구주가 황천관에 있다면 그들을 한꺼번에 죽일 수 있을 텐데. 그때가 되면 화진은 내 손에 들어오게 되지.”북라국 국주는 화진의 넓은 땅과 수많은 자원 그리고 아

  • 구주, 왕의 귀환   제1881화

    신성한 성지 종말산.비록 어떠한 방어 병력도 없지만 이곳에는 상당한 수의 신시들이 살고 있었다.소위 신시란, 신의 가장 충성스러운 종을 뜻한다.신권이 최고인 나라에서 그들이 국가의 실권을 손에 쥐고 있었다.북라국 수입의 절반이 그들의 손에 들어갔고 신이 보낸 사자 역할을 하는 그들은 백성들의 옹호를 받으며 높은 지위에 있었다. 그 가증스러운 가면 뒤에서 그들은 타락한 삶과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검은 망토를 입은 자들의 칼날 앞에서 이 신시들은 뚱뚱한 몸집 때문에 멀리 도망치지도 못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지만 검은 망토를 입은 자들의 칼날은 용서를 빈다고 해서 멈추지 않았다.신시들이 대량으로 학살당하는 것을 본 북라국 국주는 가슴이 아팠다.그는 이 신시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모른다. 신시들이 귀족들을 통제해 줬기에 그가 국주의 자리를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현재 그가 데려온 수백 명의 호위대는 이미 전멸했고 더는 쓸 만한 병력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을 뿐이었다.“국주님, 정신 차리세요. 신혈 무사들이 여기에 있잖습니까.”신하들의 말에 북라국 국주는 정신을 차리고 신혈 무사들 앞에 무릎을 꿇어 그들의 도움을 빌었다.원칙적으로 신시들이 외부인들에게 이렇게 학살당하는 것은 아사 신전에 대한 도전이었다. 신혈 무사들은 신전의 가장 충실한 수호자로서 신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즉시 나서야 했다.하지만 이 신혈 무사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그 이유는 그들이 출관한 뒤로부터 신들과의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연락을 담당하던 신패도 빛을 잃고 어두워져 있었기에 신혈 무사들은 누가 신전을 공격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현재 종말산보다 신전을 지키는 것이 더 시급했다.국주나 신시들이 죽으면 사람을 바꾸면 그만이었다. 북라국에는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났기에 이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신혈 무사들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수십 명의 검은 망토를 입은 자들이 종말산을 올라 신

  • 구주, 왕의 귀환   제1882화

    그 장면을 목격한 신혈 무사들이 동작을 멈췄다.‘이들이 정말 전설 속의 죽음의 신인가?’이번에는 삼백 명의 신혈 무사가 출동했고 여전히 승리를 거두었다. 수십 명의 검은 망토를 입은 자들은 신혈 무사의 손에 산산조각이 났다.그제서야 신혈 무사들은 이 죽음의 신들이 생명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잘려 나간 사지는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몸속에는 정교한 부품들이 돌아가고 있었다.“이건 꼭두각시 술법입니다. 신계 사악한 신들의 음모 아닐까요?”신혈 무사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거의 해체된 꼭두각시들이 다시 회복되었다.천 명의 신혈 무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거의 동등한 수의 사상자를 내고서야 마침내 꼭두각시들을 완전히 해체했다. 사악한 꼭두각시들이 더는 회복되지 못했다.신혈 무사들이 숨을 돌릴 사이도 없이 종말산 신전을 초토화한 꼭두각시들이 신성한 성전으로 밀려들어 왔다.진정한 학살이 시작되었다.반신이라 불리는 신혈 무사들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치유 능력이 엄청나며 심지어 신술까지 사용하는 꼭두각시들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잔혹한 학살이 벌어진 후 천 명의 신혈 무사들은 백 명 정도로 줄어들었고 살아있는 자들도 모두 상처투성이였다.회복된 꼭두각시들은 더는 그들을 공격하지 않고 명령을 기다리는 듯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신혈 무사들도 안 되는 건가? 젠장, 여기서 끝나면 안 되는데.”북라국 국주는 주위를 둘러보며 탈출구를 찾으려 했지만 이미 꼭두각시들에게 완전히 포위된 상태였다.“이 사악한 신들이 감히 아사 신전을 모독하다니. 우리의 신들이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너희들은 아사 신전의 무자비한 보복을 받게 될 것이다.”신혈 무사 대장이 소리쳤다.이제는 신혈 무사들도 붕괴 직전이었다. 굳건한 신앙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너희를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너희들이 그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해? 술법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반신인 주제에. 너희들은 아사 신전의 신들에게 언제든지 버려지게 되는 도구에 불과해. 게다가 너희들의 신들은 너희

  • 구주, 왕의 귀환   제1883화

    수백 년 전 북라국에서는 오직 제일의 용사만이 국왕이 될 자격이 있었다.현대 사회로 들어서면서 북라국의 권력자들은 편안하고 사치스러운 생활 속에서 돼지처럼 변해버렸다.윤구주의 말에 자극받은 북라국 국주는 주먹을 꽉 쥐고 앞으로 나아갔지만 두 걸음도 채 가지 못하고 자신의 뚱뚱한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신혈 무사들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이게 무슨 국주냐? 그냥 뚱뚱하고 멍청한 돼지일 뿐이지.’“윤구주, 신계의 사신이여! 나는 아사 신전 신혈 무사 대장이다. 구주왕, 너는 나와 한 번 싸울 용기가 있느냐?”신혈 무사 대장은 신성한 갑옷을 벗고 상처로 가득한 거대한 몸을 드러냈다.“나를 도전하겠다고? 좋아, 그 도전 받아주지. 네 기백만큼은 인정한다. 너에게 온전한 시체를 남겨주마.”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신혈 무사 대장은 속으로 욕을 했다.‘왜 그렇게 자신만만한 거야?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벌써 승리를 확신하다니.’“구주왕, 너무 자만하지 마라.”신혈 무사 대장은 검을 들고 오랫동안 윤구주와 대치하다가 그를 향해 돌진했다.산을 가를듯한 기세를 담아 윤구주를 향해 내리쳤다.그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쾅!그 칼날이 윤구주의 얼굴에 닿을 순간 윤구주는 손을 들어 장법으로 무기를 한 방에 산산조각내고 신혈 무사의 거대한 몸을 관통했다.신혈 무사 대장은 멀리 날아가 땅에 떨어졌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겉으로 보기에는 큰 상처가 없어 보였지만 내부의 장기와 뼈가 모두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윤구주는 약속을 지켜 그에게 온전한 시체를 남겨주었다.북라국 국주가 힐끗 보니 신혈 무사 대장의 뼈와 살이 액체화된 내장과 함께 입과 코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그걸 본 북라국 국주는 소스라치게 놀라 기절할 뻔했다.신혈 무사 대장은 팔부 동천의 절정에 도달한 신급의 존재였다. 신에 거의 가까운 그가 구주왕의 한 방을 견디지 못했다.대장의 시체를 본 나머지 신혈 무사들은 무릎을 꿇고 신들에게 기도하며 전사한 후 영령전에 올라 영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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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1988화

    “주작, 현모, 화진의 군신이라. 하하. 네놈들이 말해봐라. 내가 지금 구주왕을 배신한다 해도 너희들이 나를 막을 수 있겠나? 이전엔 너희 셋이 힘을 합쳐도 백여 합 버티는 게 고작이었지. 지금은 내가 황자급 경지에 올랐고 백호는 얼어붙어 잠든 상태라 너희 둘밖에 없는데 뭘 할수 있겠니? 난 세 방이면 충분히 너희들의 목을 벨 수 있어.”빙신전 전주가 비웃듯 말했다.그 말을 들은 주작은 두 눈을 부릅뜨고 빙신전 전주를 바라보았다. 설령 그렇다 해도 두려울 것 없다. 당장 빙신전과 결전을 벌이려는 순간 현모가 침착하게 그의 팔을 잡았다.“주작, 진정해. 저놈이 배신할 마음이 있다 해도 최소한 저하의 죽음을 눈으로 확인해야만 그런 생각을 할수 있을 거야. 문아름처럼 똑똑한 여자도 실패하지 않았나? 저놈에겐 그럴 배짱이 없을 거다.”막 황자급 경지에 올라 기분이 좋았던 빙신전 전주는 현모의 말에 불쾌해졌다.윤구주를 배신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그는 이미 윤구주에게 정신적 충격을 너무 많이 받은 상태라 생각이 바뀐 지 오래 되였다. 윤구주가 이번 원정에서 실패한다 해도 최소한 생존은 보장될 것이고 윤구주를 따라 황자급 경지에 오를 수도 있었는데 윤구주의 그늘 아래에서 편안히 권력을 누리는 게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그의 현재 실력으로는 결코 4대 군신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됐어. 장난은 이쯤에서 끝내지. 4대 군신은 정상이 하나도 없구만. 구주왕님이 떠나기 전 내게 전음을 남기셨다. 아사신족의 잔당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이 전법을 파괴하라고 말이야. 너희 저하를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라. 그분은 곤륜에서도 학살을 벌인 자야. 신계의 결계쯤이야 가뿐히 넘어설 거다.”이 말을 들은 주작은 어느 정도 흥분을 가라앉혔지만 여전히 빙신전 전주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현모, 구주왕님이 너에게 지휘를 맡기셨다. 내가 최선을 다해 협력할 테니 요구사항이 있으면 말해라. 단 헨드리 문제는 우리 빙신전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재권 따위 이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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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구주가 황인으로 만든 전법이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전법이 사라지면 세 인황과 백 명의 왕, 수만 영령들이 사라질 것이다.마지막 순간, 헨드리에 사는 화진 사람들이 현재 화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편집해 헨드리의 제일 큰 광장 스크린에 올렸다.화려하게 발전한 화진의 모습을 본 영령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세 인황과 왕들은 모두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고 통일된 왕조를 세운 경험이 있는 자들이었기에 왕조를 세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왕조가 번성에서 쇠퇴로 기울면 그 순간 화진에 재앙이 밀려온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편집된 영상 속 화진의 아름다운 강산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지막을 맞이했다.“선배님들, 화진은 이미 수많은 고비를 딛고 넘어섰습니다.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났으니 안심하십시오. 화진에 저 윤구주가 있으니 마음 놓고 돌아가세요. 저 윤구주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화진에 재앙을 가져오는 놈들의 뿌리를 뽑아 영원한 태평성대를 만들겠습니다.”전법이 사라지며 영령들은 천지로 흩어졌다. 고인들은 돌아올 수 없지만 그들의 영령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천지 영기는 영원히 끊이지 않을 것이다.영령들이 흡수했던 영기는 신들이 소멸할 때 천지에 되돌려졌다. 후손들이 능력만 있다면 화진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분들을 다시 소환할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화진이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근본이었다.수백 년, 심지어 천 년이 지난 후 윤구주도 세 인황처럼 선대 인황이 되어 후손들에게 소환될지 모를 일이었다.이 생각에 윤구주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구주군 장수들과 암부 대원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오랫동안 격앙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문아름, 너의 비뚤어진 마음은 결코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할 것이야. 넌 나를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화진의 선조들을 대적하는 것이다. 죽어도 갚지 못할 빚을 진 채 선조들조차 너를 가만 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화진에 부끄럽지 않아. 설령 언젠가 죽어 흔적도 없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986화

    “도망칠 생각 말라. 사악한 신이여 목숨을 내놓아라.”세 인황이 돌진하자 백 명의 강자들이 그들을 뒤따르며 도망치려는 타이탄 거신의 영혼을 공중에서 가로막아 산산조각냈다.“우와 대박! 과연 화진의 옛 황제님이시여.”고층 건물 꼭대기에 있던 백호가 세 인황을 향해 외쳤다.진왕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른 두 인황과 눈짓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타이탄 신의 잔여 영혼 정수를 모아 강제로 백호에게 주입했다.에너지가 체내로 들어오자 백호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악취를 풍기기 시작했고 정신이 혼미해져 폭주 상태에 빠졌다.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윤구주가 천주 금술을 발동해 백호의 의식을 봉인했다.휙!세 인황의 의도를 알아챈 빙신전 전주도 술법을 써서 백호를 얼음 속에 가뒀다.“구주왕님의 이 부하는 보통사람이 아닌 듯하군요. 영혼을 삼켜 경지를 올릴 수 있으니 정말 신기한데요. 다른 사람이라면 마인이 되었을 텐데 이 자는 원래부터 미친놈이라 오히려 영향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군요.”빙신전 전주가 중얼거렸다.“그건 개소리야. 저놈이 음혼을 삼킬 수 있어서 그런 거다. 양도의 혼이라면 순식간에 타버릴걸.”윤구주가 투덜대자 그 말을 들은 빙신전 전주는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지하의 음기로 수련을 했기 때문에 음혼이 될 수밖에 없었다.정확히 윤구주만이 이 폭주하는 백호를 길들일 수 있었다. 다른 이라면 이미 백호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 분명했다.헨드리 왕도의 위기가 드디어 해결되었다.화려한 도시의 십 분의 일이 폐허가 되었고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유라비아 전체를 구한 대가치고는 합당했다.세 인황과 수백 명의 왕, 그리고 수만 영령이 전법 주변에 모였다. 전법아래에는 화진에서 온 장군들과 암부 대원들이 선조들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미래의 화진을 못 보았으니 참 아쉽구나.”당국의 인황이 한숨을 내쉬었다.세 인황 중 제일 인자했던 그는 백성을 가장 아끼던 존재였다.“그만하세. 우리가 할 일은 다 했다네. 이젠 우리

  • 구주, 왕의 귀환   제1985화

    “세 번째 방법은 바로 천지의 영기와 음양오행을 빌려 황자가 되는 거야. 이 방법으로 황자급 경지에 오른 자는 모든 천지 속성을 흡수해 약점이 없으니 무적이라 불리지.”윤구주의 말에 빙신전 전주가 흥분하며 물었다.“구주왕님, 그럼 제가 가장 강한 황자인가요?”윤구주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내 말은 네놈이 길을 잘못 들었다는 거다. 너는 천령을 내버려 두고 지하 음기를 빨아들였잖아. 전에 내가 박살 낸 빙황보다는 강하지만 그자의 경지가 너보다 높았으니 너희 둘이 싸우면 넌 여전히 졌을 거야.”“네?”빙신전 전주의 얼굴이 축 처졌다. 황자가 되면 윤구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빙신전 전주의 경지 돌파에 이어 다른 빙신전 수련자들도 많이 강해졌고 현모, 주작, 백호 세 사람의 경지도 급상승했다. 주작은 구오 대원만 경지, 현모는 구오 후기, 백호는 극 신급 절정 중급에 도달했다.반면 기사들의 성장은 미미했다. 이들은 수련한 적이 없었고 영기를 정화하는 방법만 익혔기 때문에 근육이 더 발달하고 힘만 세졌을 뿐이었다.“참 훌륭하군. 내가 알기로 화진 역사에서 자네와 같은 경지에 오른 자는 먼 고대의 황제뿐이었어.”무제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다른 두 인황도 흡족한 표정이었다. 화진이 윤구주의 손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세 인황은 용기의 가호를 받으며 타이탄 최강의 거신을 협공했고 다른 왕들은 일반 타이탄 신들을 상대했다.그들의 공격에 타이탄 신들이 차례로 쓰러지자 주작과 청해가 법기로 그들의 시신을 수거했다. 이 경지에 오른 수련자의 몸은 귀중한 보물이니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게 놓아둘 수 없다.타이탄 거신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마침내 최후의 타이탄 시조신만 남았다.세 인황이 힘을 합쳐도 시조신을 잠시 억제할 수 밖에 없었다. 술법을 쓰지 않는 상대임에도 쓰러뜨리기 어려웠다.“이봐, 네 전법이 거의 끝나가니 계속 구경만 하지 말고 어서 나서라.”진왕이 윤구주를 향해 소리쳤

  • 구주, 왕의 귀환   제1984화

    황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윤구주의 모습에 빙신전 전주는 강자에 대한 인식을 또 한 번 갈아엎어야 했다.‘인황은 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구나. 고대 화진의 인황이 구주 오방을 통일한 게 당연했어.’화진의 옛 황제들과 왕들이 힘을 발휘하자 공중에 화진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 기세가 하늘을 뚫고 천지를 뒤흔들었다.힘이 약한 사악한 괴물들은 이미 소멸되었고 강력한 파라오는 무제의 창에 찔려 다시 흙 속으로 돌아갔다. 당국의 왕은 다른 고대 문명의 신을 단칼에 베어 죽였다.사악한 기운마저 이 황제들과 왕들에 의해 정화되고 있었다.이제 헨드리에 남은 적은 타이탄 신뿐이었다.사악한 기운에 빙의된 고대 신들과 달리 타이탄 신은 실체를 가진 수련자들이었다.술법을 쓰지 못하지만 몸을 절정의 경지에 이르게 단련한 그들은 무적에 가까웠다. 황제들과 왕들이 이끄는 영령 군대는 타이탄 신족과의 결전에서 별다른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이 영령들은 문물과 흩어진 영기에 의존해 잠시 소환된 존재들이었기에 발휘할 수 있는 실력이 전성기의 십 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실체가 있는 수련자들을 상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불길을 더 크게 지펴야겠군.”“구양진용결!”“구음만상결!”“백호, 주작, 현모의 성수여 제자리로 돌아가거라.”아홉 마리 진용이 구름을 뚫고 내려와 왕도 상공에 떠 있었다.황제들과 왕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생전 진용 천자라 불렸던 그들은 용의 기운을 제어할 수 있었기에 그 기운을 마음껏 흡수했다.나머지 영령 전사들은 만상의 힘을 흡수해 한 단계 진화했다.백호, 주작, 현모의 정혈이 윤구주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세 성수가 삼각형을 이루며 세 가지 방향에 자리를 잡았다.“청룡이 부족하구나. 청룡의 정혈이 없으니 환영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지.”윤구주가 청룡 성수의 환영을 소환해 나머지 한쪽을 지키게 했다. 네 성수가 모이자 천지의 영기가 배로 증가하였다.무궁무진한 영기들이 영령들의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동시에 구주군 장군들과

  • 구주, 왕의 귀환   제1983화

    윤구주가 쓴 술법은 서요산의 금술에 구양진용결을 더한 것이고 인황인은 윤구주가 곤륜에서 스승들로부터 미리 전수받은 것이다.인황인을 윤구주에게 전수한 목적은 단순했다. 미래에 윤구주가 인황이 될 수 있다면 천지의 영기를 호령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고 만약 되지 못하면 인황에게 전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인황인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술법으로 천술을 넘어 전설 속 성술에 해당하는 경지였다.마치 격렬한 태양과 같은 금빛 인장이 서서히 떠올랐다. 이것이 전설 속 인황인이었다.인황인이 응축되며 천지의 영기가 사방으로 쏟아져 나갔다.이 영기들은 헨드리가 과거 화진에서 약탈해 간 고대 유물들 속으로 스며들었다.개방되지 않은 보물관 한쪽에서 청동 검 하나가 영기를 흡수하더니 진동하기 시작했다.이상을 감지한 박물관 관장이 달려왔다.“이 검은 화진 진왕의 칼인데. 대체 무슨 일어난 거지?”진왕의 검에서 엄청난 위압을 가진 한 사람의 형상이 튀어나왔다.“과인을 깨운 자가 누구냐? 과인의 영혼은 이미 소멸했을 터. 새로운 인황이 천지 영기를 모아 과인의 영혼 잠시 소환한 모양이로군.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좋다. 인황이 부른다면 과인도 황인을 받들어 다시 한번 전장에 나서겠노라. 진국의 병사들이여, 어디 있느냐?”우웅!전시관에 보관된 진국의 문물들에서 눈 부신 빛이 솟아올랐다. 영혼의 형체들이 정신을 되찾으며 하나둘씩 모습을 보였다.순식간에 천 명의 영령 군대가 결집되었다.“폐하를 뵙습니다.”“그래. 짐이 바로 천자다. 여러 장수들은 명을 들어라. 짐을 따라 관문을 나서 사악한 마귀들을 섬멸하라.”진왕이 진국 병사들을 이끌고 전시관을 뛰쳐나오자마자 바로 다른 문명에서 온 고대 사신들과 맞닥뜨려 싸움을 벌였다.지하 보물실에서는 당국의 인황이 병사를 이끌고 지면으로 뛰쳐나와 타이탄 신을 향해 돌진했다. 술법으로 깨어난 무제가 친위대를 거느리고 고대 이집트 미라 군단을 향해 돌격을 개시했다.이들은 화진의 옛 인황들이었다. 왕의

  • 구주, 왕의 귀환   제1982화

    함대 지휘실에서 작전을 지시하던 명필무가 드론으로 전송된 헨드리 왕도의 영상을 확인했다.그 영상을 본 구주군 장군들은 왕도 안의 마물들이 방금 함대가 섬멸한 괴물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왕도의 인구가 너무 밀집해 있어서 우리에게 무기가 있어도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네.”명필무가 책상을 내리치며 분노했다.왕도가 함락되고 헨드리 수천만 명의 시민들이 괴물들에게 찢겨 죽는 한이 있더라도 명필무는 사격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일단 포격이 시작되면 그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었다.방금과 같은 조건에서만 명필무는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사령관님, 저하께서 금방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이 해역을 잘 지키고 헨드리 왕도의 위기가 해결되면 구조를 위해 왕도 항구 안으로 진입하라는 명령입니다.”구주군의 한 장군이 윤구주로부터 온 전음을 명필무에게 전했다.“오? 그 말은 구주왕께서 이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거로군.”명필무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윤구주가 어떤 방법을 쓸지 알 수 없었지만 화진의 인황인 그에게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다.한편, 헨드리 왕도의 빙신전 수련자들은 한창 고전 중이었다.현모는 혼자 성수인을 발동해 수백만 헨드리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성수인으로 형상화된 성수의 금빛은 점점 희미지고 있었는데 이는 현모의 정기가 고갈되어 버티기 힘들어졌음을 의미했다.가장 처참한 이는 빙신전의 전주였다. 그는 정혈을 끌어내어 목숨을 걸고 회의실을 지키고 있었다.“구주왕님, 저는 이미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차피 이 천술대진이 깨지면 저도 죽을 목숨이니 마음대로 하십시오.”빙신전 전주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그가 저항을 포기하려던 순간 회의실 건물 옥상에 있던 윤구주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윤구주가 손에 들고 있던 동화책을 높은 하늘로 던지며 뭐라 외치자 동화책은 화려한 자색 빛을 뿜어냈다.동화책은 한 장씩 풀려나갔고 페이지마다 고대의 신비로운 부호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팔기지, 천주금술.”“팔기지, 부자

  • 구주, 왕의 귀환   제1981화

    헨드리는 술법으로 깨어난 괴물들에게 점령당한 듯했다.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들이 인간 세상을 배회하고 있어 마치 진정한 세계의 종말이 온 듯해 보였다.부활한 고대의 사악한 영혼들이 곳곳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타이탄 신들마저 인간 세상에 강림하자 헨드리는 완전히 절망에 휩싸였다.괴물들이 너무 많아 황혼 기사단과 빙신전의 인원들이 전부 동원되었음에도 그들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괴물들과 타이탄 신들이 함께 회의실을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빙신전의 전주가 홀로 현빙전법을 구축하고 여러 가지 법기를 동원해 연이어 금술을 펼쳤다. 그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어마어마한 수의 괴물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구주왕님, 어서 나서 주십시오. 이대로라면 저도 더는 버틸 수 없습니다.”빙신전의 전주가 서둘러 윤구주에게 전음을 보냈다.사실 현재 난동을 부리고 있는 괴물들은 빙신전 전주 같은 강자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었지만 윤구주와의 협약이 있었기에 도망갔다가는 참혹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일단 버텨라. 아직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니다.”윤구주가 전음으로 대답했다. 그의 전법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기에 다른 일에 정신을 팔 수 없었다.웅!헨드리 상공에 세 가지 수력이 연이어 나타났다. 백호, 주작, 현모 세 사람이 성수인을 발동시키자 세 성수의 화신이 세상에 강림했다.현모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헨드리의 민간인들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주작은 깃털의 수호신과 하나가 되어 붉은 그림자로 변해 괴물들 사이를 누비며 암살 기술로 수백 마리의 괴물들을 처리했다.그들 중 성격이 제일 괴팍한 백호는 가장 강한 괴물들만 골라 싸웠다.다른 이들에게 이곳은 지옥이었겠지만 싸움을 즐기는 백호에게 괴물들이 가득한 헨드리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슈욱!백호와 한 타이탄 거신이 맞붙었고 두 사람은 고층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며 싸우기 시작했다. 수많은 약한 괴물들이 두

  • 구주, 왕의 귀환   제1980화

    그 사령들의 목표는 각 제단 주변의 고대 문물들이었다.하늘에 소용돌이가 나타나자 사방에서 검은 기운이 벽을 이루며 헨드리를 봉쇄했고 순식간에 헨드리와 외부의 연결이 끊겼다.사령이 빙의되며 고대 문명의 신들이 부활했다.지하 동굴에서는 무수한 죽은 자들이 석관을 부수고 나왔다. 괴이한 빛을 내는 해골들이 성전 기사들과 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더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성전 기사단장이 앞장서자 다른 기사들도 죽음을 각오하고 해골들과 맞붙었다.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도 열심히 싸웠지만 열병기로는 해골에게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불꽃만 일으킬 뿐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폭발이 가능한 화약만이 미약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격전이 시작되었다. 앞장선 기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이 고대 신들을 막아내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해골들은 무적일 뿐만 아니라 고대 신술까지 사용할 줄 알았다.신술때문에 수많은 성전 기사들이 폭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윌리엄의 특수 부대 역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박물관에서는 파라오와 그의 미라 하인들이 부활했는데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의 대제사장이 파라오 본인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점이다.“망할! 저 극 신급 절정 후기 대제사장은 황자에 근접한 실력을 갖췄어.”양쪽의 실력 차이가 엄청 낫기에 청해는 미간을 찌푸리고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실력 차이가 어마어마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했다.차가운 기운이 응집되며 박물관 전체가 얼어붙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모래가 얼음을 깨고 사방으로 흘러나왔다.뜨거운 모래는 주변의 차들을 얼음처럼 녹여버렸을 뿐만 아니라 지면까지 녹여버렸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수많은 기사도 뜨거운 모래에 삼켜져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구주군의 한 장군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윤구주가 전수한 공법이 없었다면 그도 기사들과 함께 모래 속에 묻혔을 것이다.같은 상황이 헨드리 왕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헨드리가 세계 각지에서 약탈해온 고대 문물들이 모두 부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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