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주는 임홍연이 무엇 때문에 풀이 죽어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말을 꺼내지 않았다.“우리 공주님 무슨 일이야? 누가 또 널 화나게 했어? 설마 공수이 그 자식이 또 헛소리를 한거야?”“아니야. 그냥 일주일 후의 전쟁이 걱정돼서 그래.”임홍연은 입을 삐죽이며 땅에 쪼그려 앉아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전쟁이 걱정된다고? 내가 정의의 군대를 이끌고 화진을 침범한 적들을 처단할 건데 뭐가 걱정돼? 병사들의 마음도 하나로 뭉쳤잖아. 게다가 나는 이보다 더 어려운 전쟁도 다 겪어봤어. 북라국 따위야 별거 아니야.”윤구주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열 개 나라의 강적들도 다 물리쳤었는데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선 북라국은 말할 것도 없었다.“너무 방심하지 마. 북라국 뒤에는 아사 신전이 있잖아. 그리고 곤륜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있어. 세계는 구주와 오방으로 나뉘는데 구주는 우리 화진을 뜻하고 오방은 곤륜을 말해. 북라국은 곤륜 북방에 속하는데 그곳은 빙신전과 아사 신전의 세력권이야. 그 둘은 원래 사이가 안 좋지만 네가 군대를 이끌고 북라국을 공격한다면 그들은 손을 잡고 맞서 싸울 거야. 북라국은 작지만 두 뿌리가 깊은 신전이 있어서 조심해야 해. 게다가 문씨 가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를 방해할 것이 틀림없어. 네 말처럼 그렇게 쉽게 넘어갈 상대가 아니야.”임홍연이 미간을 찌푸린 채 중얼거렸다.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감탄을 표시했다.“음, 그렇다면 공주님의 생각으로는 어떻게 해야 이 전쟁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을까?”윤구주가 다시 물었다.“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전쟁이 어디 있어? 지리적 우세나 민심은 우리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만 하늘의 뜻은 예측할 수 없어. 하지만 지금 네가 새로운 국운을 얻었고 국운이 네 편에 있으니 네가 직접 군대를 이끌면 이 전쟁은 질 수가 없어. 하지만 병법에도 말했듯이 최고의 전략은 모략으로 이기는 거야. 북라국을 상대하는 건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거로 끝나는 게
“임성진 할아버지께서도 말씀하셨잖아. 너는 화진의 새로운 왕일 뿐만 아니라 500년 만에 한 번 나오는 황자라고. 네가 황위에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야. 나도 네가 새로운 황제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이었다면 옛 왕실의 결말은 참혹했을 거야. 임씨 가문의 임무는 이미 끝났어. 이제는 네가 우리 임씨가 이루지 못한 것릏 이어가야 할 때야.”임홍연의 말은 일리가 있었고 이는 새로운 군주가 듣고 싶어 할 좋은 말이었다. 하지만 윤구주는 그녀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 말들은 누가 가르쳐 준 거야? 설마 진동왕이야? 그래, 진동왕은 이미 군대에서 위엄을 세웠고 지금은 사람을 쓸 때라 그가 없어서는 안 되지. 진동왕은 임씨 황실의 왕이기도 하고 새로운 왕조의 왕이기도 해. 어느 쪽이 이기든 손해 보는 일은 없지.”윤구주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임홍연은 어안이 벙벙해져 윤구주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윤구주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그녀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었다.너무 화가 났지만 윤구주가 황위에 오를 것을 생각하면 그녀는 윤구주를 화나게 할 수 없었고 오히려 옛 왕실의 신하들을 위해 살길을 마련해야 했다.다시 말해, 진동왕이 새로운 왕조에서 왕이 되는 것은 옛 왕실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길이기도 했다.“아니, 진동왕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 없어. 그분은 자신의 능력으로 군대에서 높은 자리에 올랐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내가 이런 말을 너한테 하는 건 우리 두 사람의 관계 때문이야...”임홍연은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가슴이 베이는 듯한 고통이 밀려오며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계속 말해 봐. 우리가 무슨 관계야?”윤구주는 한 발자국씩 다가가며 그녀에게 얼버무릴 기회를 주지 않았다.임홍연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화진의 천하와 백성을 위해서 하는 말이야.”“나는 지금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 묻는 거야.”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단호하게 말했다.“우리는 친구야! 누구든
윤구주는 임홍연의 허리를 끌어안아 올려 자리에 앉혔다.“윤구주... 잠깐 내 말을 들어봐.”윤구주는 두 손가락으로 임홍연의 붉은 입술을 가볍게 막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무력으로 천하를 평정할 수 있고 나라를 지킬 수 있지만 나라를 다스릴 재능은 없어. 공주님은 국주의 가르침을 깊이 받아들였고 조정의 신하들과도 많이 접촉잖아. 근데 그 서생들은 나를 엄청 무서워해. 나는 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마음 놓고 쓸 수 없어. 다른 건 일단 제쳐두고 이번 북라국 침략을 막아낸 일만 봐도 장병들이 네게 복종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잖아. 나는 나라를 다스릴 재능이 없으니 이 국주의 자리는 역시...”이때 임홍연이 벌떡 일어서서 그의 말을 끊었다.“윤구주! 난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네가 올 줄은 몰랐다고. 내가 탱크들을 청관으로 소집했을 때는 살아서 돌아갈 생각이 없었어.”“공주님, 서두르지 말고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윤구주는 임홍연을 강제로 자리에 앉히고 나서야 다시 말을 이어갔다.“일주일 뒤에 전쟁이 시작될 거야. 이 일주일 동안 공주님은 나를 대신해 북역을 지켜줘. 나는 서울로 돌아갈 거야.”“서울로? 아버지를 구하러 가는 거야?”임홍연은 그가 무슨 일을 하려 하는지 깨달았다.“맞아. 나는 화진의 구주왕이야. 국주님이 위기에 처했는데 어떻게 구하지 않을 수 있겠어? 게다가 나 윤구주는 체면을 아끼는 사람이야. 만약 가지 않는다면 서생들이 날 욕할 거야.”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누가 감히 널 욕해! 네가 아버지를 구하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도 너를 비난할 수 없어! 아버지는 항상 나에게 나라와 백성이 군주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치셨어. 전쟁이 임박했는데 사령관이 없으면 안 된다고. 군주는 죽을 수 있어도 국사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임홍연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하자 윤구주가 입을 열었다.“공주님 말이 맞아. 하지만 내가 방금 말했듯이 나 윤구주는 나라와 백성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야. 국주님은 나의 첫 번째 스승이셨
“게다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모를 리가 없잖아? 네가 공주라도, 미래에 왕이 된다 해도 넌 나 윤구주의 여자야. 우린 영원히 함께할 거야.”“윤구주, 난 네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어.”콜록.두 사람이 알콩달콩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밖에서 민규현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민규현은 어색한 표정으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쟤는 밖에서 뭐 하는 거야? 감히 엿듣고 있었다니.”윤구주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던 임홍연의 표정이 갑자기 엄숙해지더니 왕의 기세를 뽐냈다. 이 장면을 본 윤구주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왕실의 유전자는 정말 다르네. 한 번의 경험만으로 예전의 기운을 모두 벗어버렸어. 우리 불쌍한 채은이...’윤구주는 소채은이 안쓰러워졌다. 그녀는 임홍연과 달랐고, 윤구주는 그녀의 순수함과 선량함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의 무술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평가를 하고 싶지 않았다.우상 육도진의 말을 빌리자면, 소채은은 무술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 누구라도 윤구주와 그렇게 오래 함께했으면 주변 사람의 지도를 받아 이미 강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다.“나는 빨리 서울로 돌아가야 해. 너에게 문제가 생겨서는 안 돼. 그러니 북역에 남아 있어. 일주일 뒤 북역에서 전쟁이 일어날 거지만 화진에서 북역보다 더 안전한 곳은 없어.”윤구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신당부했다.“응. 난 너를 믿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난 너를 원망하지 않을 거야.”임홍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별 인사로 키스를 했다.임홍연에게 일을 맡기고 난 윤구주는 급히 민규현을 따라 저택을 떠났다.“저하, 비행기가 준비되었습니다. 왕의 명령대로 누구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왕이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몰라요. 역시 우리 왕이십니다. 정말 훌륭한 계획이에요. 왕께서 전 세계에 결전을 선포하니 북라국 놈들이 더는 별짓을 못 하고 급히 전쟁 준비를 시작했죠.”민규현이 혀를 차며 말했다.“오? 너 언제 이렇게 똑똑해졌어? 이건 너답지 않은데. 천현수가 너
진동왕의 말이 엄연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북경왕이 문씨 가문과 타협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그가 아는 바에 따르면 북경왕은 일찍이 구오에 도달했지만 무술로 도를 깨우쳤기 때문에 곤륜에서 천지의 기운을 흡수해 구오에 도달한 자들보다 실력이 훨씬 뒤떨어졌다.문씨 가문은 곤륜을 등지고 있어 북경왕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다.“그렇다면 진동왕의 뜻은...”“엄 장군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해야 할 말만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마세요.”진동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엄연을 바라보자 엄연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진동왕은 다른 장군들에게도 눈치를 주며 의도적으로 엄연을 통해 위엄을 세우려 했다.현장에 있던 장군 중에는 구주군 휘하의 장수들도 있었는데 진동왕의 이런 행동에 매우 불쾌해했다.바로 그때 윤구주가 도착했다.그의 모습이 보이기도 전에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진동왕, 정말 위엄이 대단하시군요. 얼마 안 돼 구주군 총사령관 자리도 진동왕에게 넘어갈 것 같습니다.”그의 말을 들은 진동왕은 매우 당황하여 윤구주가 들어오기도 전에 먼저 무릎을 꿇었다.자리에 있던 모든 장군도 윤구주에게 경례를 했다.윤구주는 안으로 걸어 들어와 자신을 위해 준비된 상석에 앉지 않고 진동왕이 원래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았다.진동왕 임성진은 불안했는지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윤구주는 진동왕을 유심히 살펴보며 입을 열었다.“아저씨, 우리한테 사적인 관계가 있는 건 맞지만 오늘 장군들 앞에서 분명히 말해야겠어요. 진동왕은 국주님이 아저씨에게 봉한 자리에요. 밖에서 제가 아저씨를 진동왕이라고 부르는 것도 우리의 관계 때문이죠. 그 관계가 없다면 저는 아저씨의 왕위를 인정하지 않아요. 다시 말하지만 아저씨가 제 휘하에서 일하지 않는다면 저는 아저씨를 관계하지 않을 것이에요. 하지만 진동왕은 지금 구주군의 장수며 삼주 총사령관에까지 봉해졌잖아요. 한마디로 제가 진동왕을 쓰겠다면 누구도 아저씨를 밀어낼 수 없고 제가 쓰지 않겠다면 누
“음, 알고 있으면 됐어요. 미리 말해두겠는데 공이 있으면 상을 주고, 잘못이 있으면 벌을 줄 겁니다. 스스로 잘 생각해보세요.”말을 마친 윤구주는 이제야 장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온 목적은 단 하나 장수들의 내공을 올려주기 위해서다.”내공을 올려준다니.엄연은 이제야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진동왕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진동왕의 뜻은 엄 장군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거네. 여기 온 사람들은 모두 선택받은 사람들이야.”말을 마친 윤구주는 다시 진동왕을 바라보았다.임성진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설명했다.“현장의 장군들은 모두 어느 정도 무술을 익히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천부적인 재능이 한정되어 있다는 거예요.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어요. 엄 장군은 워낙 단순해서 실수로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버리면 반드시 유언비어가 퍼져서 왕에게 해가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군심이 흔들릴 텐데 그건 장군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임성진이 이렇게까지 설명했지만 엄연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저는 여전히 이해가 안 됩니다. 그냥 직접 말씀하시면 안 될까요?”진동왕은 침묵을 지켰고 윤구주도 어이없어했다.“임 장군, 자네는 정말 단순하구먼. 외부 세력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군심을 흔드는 건 둘째치고, 현장의 여러분을 생각해보게. 다른 장군들이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동료들만 선택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자네들 체면이 다 깎여서 구주군에 더 남아있을 수 있겠나?”윤구주는 어쩔 수 없이 설명했다.이 말을 듣고 자리에 있던 장군들은 모두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다.“오.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군요.”엄연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워했다.구주군은 한마음으로 뭉쳤지만 로봇이 아니기에 각자의 사심과 자존심이 있었다. 모두 왕과 나라에 충성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리를 이루고 서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알았으면 시작하지.”설명
서울.북주에서 출발한 군용 비행기가 도시 상공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은 바로 윤구주였다.비행기는 곧 서울 교외의 북하 군용 공항에 도착했다.육도진은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를 걱정이 가득 찬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윤구주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육도진이 급히 다가갔다.“구주왕, 곧 전쟁이 시작될 텐데 어찌 이런 결정을 할수 있다는 말입니까. 군대에 사령관이 없으면 안 됩니다. 어떻게 이렇게 마음대로 하실 수 있습니까? 만약 돌아오기로 결정했다면 북라국에 전쟁을 선포하지 말았어야 했죠.”이는 스스로 자신의 퇴로를 차단해버리는 행동이었다.윤구주는 육도진을 한 번 훑어보더니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영감도 나라에 하루도 군주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거야.”“이건 다릅니다. 제가 국주님의 조서를 보여드렸잖습니까. 국주께 무슨 일이 생기면 저하가 다음 국주가 됩니다.”“오? 영감의 이 말은 지금 옛국주를 두고 새로운 군왕을 모시겠다는 말인가?”육도진은 굳어진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저는 그런 말을 한 적 없습니다.”“내가 이렇게 하는 데는 나만의 이유가 있네.”윤구주는 육도진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저하, 차량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은용위 지휘사 견배영이 앞으로 나와 윤구주에게 경례하며 일부러 육도진을 밀어냈다. 은용위는 육도진이 데려온 사람들을 바깥쪽으로 밀어냈다.“그래, 시간이 급하니 얼른 출발해. 그리고 영감은 나랏일이나 잘 처리하게. 군무와 전쟁은 자네가 신경을 쓸 것이 아니니까.”떠나기 전 윤구주는 일부러 육도진에게 경고를 했다. 그 한 마디에 육도진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윤구주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국운도 이미 가졌는데 그냥 왕이 되면 되지. 오히려 나를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다니.”육도진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우상, 구주왕도 다른 뜻은 없을 겁니다. 단지 우상이 청관 전투를 해결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뿐입니다.”주변의 몇몇
윤구주는 육도진에 대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정치인 출신인 육도진이 권모술수를 즐기는 버릇은 여전했다. 말할 때마다 어느 정도 숨기는 식이라 윤구주는 그에게서 대답을 얻는 걸 포기했다.“저하, 지하 궁전은 사실 전조에서 지어진 것으로 용맥 위에 세워졌습니다. 전조 국주가 수련과 폐관을 하는 장소였죠. 후에 지질 문제로 용맥이 무력화되면서 이 지하 궁전은 점차 피난처로 변했습니다.”견배영이 지하 궁전에 관해 설명했다.그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만해. 내가 모르는 걸 말해보게.”“네, 사실 지하 궁전 아래에는 마인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임씨 왕조의 첫 번째 국주 임세현이 봉인한 것인데 그 마인은 봉인되기 전에 이미 중상을 입었죠. 오래전에 죽어야 했는데 며칠 전 지질 변동으로 용맥에 다시 기운이 돌아오면서 그 마인이 깨어난 것 같습니다.”윤구주는 그제야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챘다.임정설은 그 마인이 나올까 두려워 직접 지하 궁전에 들어가 그를 처단하려 한 것이다.“국주께서 들어가신 후 저희에게 입구를 봉쇄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제 생각엔 국주께서 이렇게 하신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마인을 처단하기 위함일 겁니다. 설령 죽이지 못하더라도 출현을 막으려는 생각이죠. 다른 하나는 국주께서 위기가 다가옴을 알아채고 자신의 무력함을 깨달아 마인과의 전투를 통해 경지를 넘어 진정한 신경에 도달하려 하셨을 것입니다.”견배영은 자기 생각을 윤구주에게 말했다.“자네 추측이 맞아. 국주는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니까.” 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종문 동맹을 상대하기로 한 이상 종문 동맹 뒤의 세력을 뽑아내려면 국주의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금은 불안정한 시국이라 국주가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화진에 부담이 되지 말아야 했다.“저하, 주작도 지하 궁전에 있습니다.”“주작?”윤구주는 잠시 멈칫하다 기쁜 표정을 지었다.주작은 윤구주 휘하 4대 군신 중 하나였다. 군신
죽음의 기운이 천지를 휘감았다. 윤구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디선가 나타난 쇠사슬이 네 호법의 몸을 휘감아 육체를 산산이 부수어 재로 만들어버렸다. 이제 그들은 영혼 상태로 윤구주와 맞서야 했다.웅!술법이 발동되자 네 호법의 영혼에서 혼력이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이를 느낀 네 호법은 진정으로 목숨을 걸고 영혼을 불태워 윤구주의 금술을 깨부수려 했다.“그래, 이제야 제대로 목숨을 거는구나. 너희들이 힘을 합치면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웃기고 있네. 탕혼인!”윤구주가 인법을 펼치고 손짓을 하자 죽음의 인결이 네 호법에게 내려졌고 그들은 즉시 영혼마저 산산조각이 났다.이것이 바로 구주왕인가?한 번의 손짓으로 네 명의 극 신급 강자의 영혼을 멸하다니.이 네 호법이 힘을 합쳐서 목신을 상대한다면 그는 반드시 목숨을 잃을 것이다.현모도 네 호법 중 가장 약한 한 명을 상대할 수 있을 뿐이다. 백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기껏해서 두 명의 호법과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일 수 있고 그들이 함께 덤벼든다면 백호도 방법이 없다.이 장면은 어릴 적부터 신은 무적이라는 교육을 받아온 목신의 인식을 완전히 붕괴시켰다.인간은 하찮은 존재일 뿐이고 신은 무적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구주왕이 어떻게 신을 저리 쉽게 죽이는가?“이제 네 차례다. 네 스승이 나와서 널 구해주길 빌어라. 그렇지 않으면 네 목숨은 여기서 끝이다.”윤구주가 목신을 바라보며 죽음의 인결을 모았다.이렇게 오랫동안 말을 늘어놓은 이유는 목신의 스승인 황자를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그의 스승이 곤륜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다면 윤구주도 그를 어찌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 해야 했다.하지만 윤구주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네 호법을 처단하고 이제 목신을 처단할 차례였다.“스승님, 살려주십시오!”생사의 순간, 목신은 목이 터지라 울부짖었다.웅!신계로 향하는 문에서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신계로 향하는 문 속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가 천천히 걸어 나
목신은 감히 윤구주의 눈을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 눈빛은 너무나도 무서워서 한 번 더 마주치기만 하면 윤구주가 묻지 않아도 스스로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것만 같았다.“네가 말하지 않겠다면 내가 말하마.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지만 널 풀어줄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전에 말했듯이 내가 너를 용서해도 하늘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그 말을 들은 목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윤구주, 무슨 뜻이냐? 약속을 어기려는 거냐? 너와 나는 원수도 아닌데 왜 나한테 집착하는 거니? 설마 윤구주가 그런 소인배냐?”윤구주는 목신의 질문에 웃음을 지었다.“참 우습군. 네가 무슨 근거로 나와 원수가 아니라고 하는 거냐? 백호는 나의 부하이자 형제와도 같은 존재다. 네가 내 형제의 정혈을 빼앗으려 했으니 우리 사이에 어찌 원한이 없다고 할 수 있었겠냐?”목신은 어찌할 바를 몰라 버벅거렸다.“하지만 백호는 무사하잖아. 오히려 화를 면하고 극 신급 절정을 돌파했는데.”“화를 면했다고? 뭐 맞는 말이긴 하지. 하지만 그건 네 덕분이 아니야. 백호의 목숨은 백호 스스로 지켜낸 것이다. 그래도 말했듯이 나는 널 풀어줄 수는 있다. 너 같은 인물은 백 년이 지나도 천 년이 지나도 여전히 쓰레기일 뿐이니까. 너 같은 쓰레기는 내가 죽일 가치도 없어. 널 풀어줄 수는 있지만, 네가 다른 나라를 부추겨서 화진을 침략한 일은 어떻게 할 거냐?”목신이 급히 외쳤다.“내가 언제 화진을 침략했다는 거야?”“그 입 닥쳐. 너도 내가 화진의 왕이라는 걸 알잖아. 내가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지. 네 계획이 내 눈을 속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니? 너는 우리 화진의 영토를 분열시키려 했고, 흥주 땅에 나라를 세우려 했지. 네가 내 땅을 빼앗으려 했는데 내가 널 놓아줄 수 있겠느냐? 게다가, 천자가 하늘에 명을 청하고 천하를 다스리던 시대는 지났다. 나는 옛날의 황제가 아니다. 그저 능력이 있는 화진의 한 사람일 뿐이다. 네가 내 집을 침략하고 두 나라 사
타고난 재능이니 배경이니, 그딴 것들은 주먹 앞에서 무용지물이다.실력이 모든 진리를 압도한다. 힘만 충분하다면 어떤 세력도 강자의 의지를 거스를 수 없다.“널 살려달라고 그러는 거야? 그렇다면 구걸을 해 봐라.”윤구주의 기세가 다시 치솟았다. 살벌한 살기가 내리치자 목신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울부짖으며 애걸했다.그가 용서를 빌자 천지가 갑자기 고요해졌다. 아까까지 생생하게 천지를 휘어잡던 신용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목숨을 위협하던 긴장감이 사라지자 목신은 비로소 숨을 내쉬며 털썩 주저앉았다.윤구주가 허공을 밟으며 목신 앞으로 다가왔다.지금이 윤구주를 기습할 절호의 찬스였지만 목신은 땅에 엎드린 채 부들부들 떨 뿐 감히 윤구주와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화진 사람들이 천하다고 했지? 내 눈에는 네가 더 추잡해 보이는데. 기회 줄게. 어디 한번 덤벼 봐라. 반격하지 않을 테니까.”윤구주가 기운으로 그를 들어 올리더니 영기를 주입해 그의 실력을 회복시켰다. 하지만 윤구주가 손을 떼자마자 그는 다시 땅에 처박혔다.빙신전의 네 호법은 이 장면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그들은 목신의 도심이 산산조각 났다는 것을 눈치챘다. 지금부터 목신은 윤구주에게 짓눌려 더는 일어설 수 없게 될 것이다.도심이 무너진 자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었다. 도심을 되찾으려면 강한 의지력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참으로 한심하군. 허세만 가득한 쓸모없는 놈. 내 일격도 못 버티더니. 생존을 위한 투지조차 없단 말인가? 이것이 너희 빙신전의 후계자냐?”윤구주의 비웃음 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졌다.목신은 아무 대답 없이 땅에 얼굴을 파묻은 채 엎드려 있다가 한참 뒤에 간신히 입을 열었다.“구주왕님, 약속을 지켜 주십시오.”“저하! 저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백호가 참지 못하고 외쳤다. 무도니 예의니 그런 건 신과의 싸움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백호, 닥쳐라. 왕께서 네 놈과 같으시다고 생각하느냐?”현모가 그를 뒤로 끌어당겼다.윤구주는
목신이 술법을 펼치자 얼음의 용이 불길을 뿜어내며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목신님, 대단하십니다. 음양의 도를 깨달으셨군요. 이 도를 깨달으면 그 어떤 술법에도 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경지에서는 목신님이 무적이십니다.”대호법들이 감탄하며 말했다.역시 미래 빙신전의 주인다웠다. 인간 세상의 왕이 어떻게 신계의 천재와 견줄 수 있겠는가.빙신전의 도련님은 태어날 때부터 신이었다. 인간이 아무리 강해도 신과 빛을 다툴 수는 없을 것이다.목신의 자신만만한 일격을 마주한 윤구주의 얼굴에는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신? 이미 말했지만 너희는 그저 가짜 신일 뿐이다. 음양의 비술을 깨달았다고? 천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 천지를 주장하겠다고? 웃기지 마. 진짜 신이라 해도 나 윤구주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제 너희에게 진짜 용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용어무극, 진용현신.”웅!용의 포효가 천지를 진동했고 용의 울음소리에 만물이 굴복했다.빙신전의 대호법들은 반응할 틈도 없이 용의 기세에 제압당해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이 장면을 본 현모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백호는 이를 갈며 울부짖었다.한 마리 금룡이 태백산에 나타났고 그 용의 비늘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진정한 용이 인간 세상에 강림한 듯했다. 이에 비하면 목신의 얼음의 용은 장난감처럼 초라해 보였다.불길이 윤구주의 몸에 닿기도 전에 얼음의 용이 스스로 사라졌다. 목신이 펼친 얼음의 영역도 빠르게 녹아내리며 무너졌다.진용의 위엄에 얼음의 용은 그 자리에서 무너졌고 용의 위압에 목신은 땅에 눌려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하늘에 떠 있는 윤구주는 태양처럼 눈 부셨고 그가 바로 이 천지의 유일한 신인 듯했다.“어떻게 이럴수가. 윤구주가 이렇게 강할 리 없어.”목신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의 인식 속에서 윤구주는 백호보다 약간 뛰어날 정도였다. 방금 백호가 극 신급 정정에 올랐으니 현재 백호의 경지가 윤구주를 뛰어넘어섰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백
빙신전에서 온 네 대호법은 목신 스승의 명령을 받들어 찾아왔기에 쉬이 나서서 목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방금까지 큰소리 치던 목신이 갑자기 입을 다물자 윤구주는 그의 속셈을 즉시 눈치챘다.“넌 현모와 백호를 두려워하는구나? 둘 다 듣거라. 이제 싸움을 시작하면 설령 목신이 나를 죽인다 해도 너희는 절대 나서지 마라.”윤구주가 현모와 백호를 바라보며 말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대화했다.‘진심이야? 저하께서 일대일로 결투를 하시겠다고? 저하께서 이런 식으로 현모와 놀아주다니.’반응이 빨랐던 현모가 백호를 끌어당겨 한쪽으로 물러났다.“백호, 넌 좀 가만히 있어. 저하의 계획을 망치지 마.”현모는 온갖 좋은 말로 불만으로 가득 찬 백호를 겨우 말렸다.이를 본 목신은 여전히 윤구주를 믿지 못하는 듯했다.“안심해, 나 윤구주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야. 너 설마 겁쟁이였냐? 신계의 천재가 이 정도 기백도 없어? 인간 세상의 왕인 나보다도 못하구나.”윤구주가 비웃으며 말했다.“그래 좋아. 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지금 바로 너의 소원을 들어주마.”목신은 결심을 내렸다. 설령 함정이었다 해도 세 사람이 힘을 모아서 목신을 공격하면 네 대호법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함께 싸워도 여전히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다.“윤구주, 네가 검술의 고수일뿐만 아니라 술법에도 천부가 있다는 걸 안다. 그러니 우리 둘의 대결에는 어떤 수단도 제한하지 않는다. 이번 싸움에서 우리는 승패를 가릴 뿐만 아니라 생사를 결정짓는다. 어떠냐?”목신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이미 신술을 준비하고 있었다.“문제없어. 지금 여기서는 네가 주인이야. 내가 너에게 그 권리를 주겠다.”윤구주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을 들은 목신은 이를 악물었다.‘정말 오만방자한 놈이로군. 나는 신이다. 인간이 나에게 권리를 준다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이상했기에 네 대호법은 은밀하게 눈짓으로 의사를 교환
목신은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유유히 떠났다.빙신전의 네 대호법도 윤구주를 한 번씩 살펴보았는데 그 의미는 말하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었다.이들이 떠나려는 순간 윤구주가 환하게 웃었다.쓩!윤구주는 천 미터 거리를 한걸음에 뛰어넘어 그 다섯 사람을 신계로 통하는 문 앞에서 가로막았다.“윤구주, 이게 무슨 뜻이야?”대호법들이 윤구주를 경계하며 물었다.목신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윤구주! 너무 심한 거 아니야!”“내가 심하다고? 방금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 건 너잖아. 나는 너희 같은 하찮은 존재들과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하고 싶지 않거든. 네가 원한다면 지금 바로 결산하자.”슉!백호와 현모도 윤구주를 뒤따라 내려왔다. 그들의 눈빛은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오늘 온 자는 하나도 빠짐없이 못 간다고 말이다.“윤구주, 너무 방자하구나. 우리는 신이고 너는 인간일 뿐이다.”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네 대호법이 소리쳤다.“신? 웃기고 있네. 너희 같은 가짜 신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세상에 진짜 신이 있다 해도 그들은 내 윤구주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너희가 곤륜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넘어갈 수 있더라도 우리 화진에 와서 이렇게 큰 소란을 일으켰는데 너희 마음대로 왔다 갈 수 있다고 생각해?”말을 마친 윤구주는 손을 가볍게 들어 뒤에 있는 신계로 통하는 문을 겨냥했다.이 장면을 본 네 대호법은 소스라치게 놀라 윤구주를 막으려 했다.윤구주가 문을 부수면 그들은 신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윤구주, 도대체 무슨 목적이냐. 우리에게 무슨 불만이 있다면 얼른 말해.”네 사람이 동시에 윤구주를 향해 소리쳤다.기세는 여전히 강했지만 의미가 달라졌다. 이제는 윤구주에게 굴복하며 조건을 말하라는 뜻이었다.목신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빙신전은 곤륜에서 손꼽히는 세력인데 어찌 이 하찮은 인간 세상의 왕을 두려워하는가?이전에는 인간 세상의 왕도 곤륜에서 봉해져야만 진정한 왕이 될 수 있었다. 근대에 들어서 왕이 더는 한 나라를 완전
이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윤구주가 이 흉악한 자를 풀어준 이후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여 백호가 구오 후기에서 극 신급 절정으로 돌파했다. 이 한 경지의 상승은 두 사람의 내공 차이를 충분히 메울 수 있었다.백호가 극 신급 절정에 도달했다.이 정도 수준의 수련자는 곤륜에서 충분히 신으로 봉해질 수 있었다. 화진 고대의 봉신 전쟁에서 봉해진 신이 바로 극 신급 절정의 수련자였다.전후 한 경지의 차이로 백호의 실력은 최소 열 배 이상 상승했다.조금전까지는 수명을 걸고 싸울 수 있었지만 백호가 신경에 오른 지금 목신은 백호를 상대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목신이 절망에 빠진 순간 절벽 아래의 용암층에서 신문이 열리더니 네 명의 극 신급 절정 강자가 날아올라 신술을 발동해 백호를 일시적으로 제압했다.“빙신전에서 사람이 왔습니다.”현모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들이 걱정하던 일이 결국 일어난 것이다.“당연한 일이지. 이 녀석은 황자의 제자이고 빙신전의 천재다. 내가 저놈의 스승이라도 목신을 잃을 수는 없을 것이다.”윤구주는 이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모든 것이 윤구주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백호도 강했지만 네 명의 빙신전 극 신급 절정 강자 앞에서는 제압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네 사람 중 두 사람은 목신과 동급이고 나머지 두 사람은 목신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네 사람이 힘을 모으면 목신보다 훨씬 강했다.그래서 네 사람이 백호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윤구주, 여기까지 하자. 흥주는 네 것이다. 너와 빙신전의 문제는 나중에 천천히 해결하자.”네 사람 중 한 사람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는 높은 곳에서 윤구주를 개미 보듯이 내려다보았고 그의 말은 거절할 수 없는 명령처럼 느껴졌다.네 사람이 백호를 제압하고 윤구주에게 말을 제안을 한 뒤 몇 알의 단약을 목신에게 먹였다.“백 년의 수명을 늘려주는 대환단이군.”윤구주가 말했다.“흠? 알면 됐다. 이젠 그만하는 게 좋을 것이야.”그 빙신전 강자는 윤구주를 전
목신이 이정도로 화가 난 적은 없었다.구주왕이 이렇게 그를 방해를 할 줄이야.그는 구주왕이 단지 인간 세계의 무도 최강자일 뿐이고 팔기지는 과장된 것이며 그냥 검술에 조예가 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윤구주는 현술까지 통달하고 스승의 천술까지 깨뜨렸다.으르렁!백호가 다시 덮쳐왔다.성수의 정혈이 융합된 백호는 전력을 발휘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백호는 목신의 천술을 무시할 정도로 강해졌다.술법도 소용없고 체질로도 백호를 이길 수 없으니 목신은 속수무책이었다.“저하, 저희가 이렇게 지켜보기만 할 순 없죠? 지금 당장 나서서 이 녀석을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끌면 다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고 흥주도 아직 안정되지 않았으니 우리가 여기에만 신경 쓸 순 없죠.현모가 신중하게 생각한 뒤 윤구주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현모는 윤구주가 신념으로 이미 외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서두르지 말고 지켜보기만 해라. 이 목신은 정말 좋은 일을 많이 했잖아. 우리를 위해 또 하나의 선행을 하게 해야지.”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저하의 뜻은 백호가 경지를 깨는 것을 도우라는 건가요?”현모가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래, 이 녀석은 확실히 곤륜의 천재다. 정말 보통이 아니야. 마침 백호가 한 경지 더 올라가게 도와줄수 있지.”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현모는 그의 말에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백호가 이번에 경지를 올리면 극 신급 절정이 될 것이다.이대로라면 백호가 그들 네 군신 중에서 가장 먼저 극 신급 절정에 오를지도 모른다.두 사람 모두 목숨을 건 이번 곁투는 매우 치열했다. 천재적인 재능만으로 지금의 경지에 이른 목신은 노력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 올라온 백호를 이길 수 없었다.끔찍한 호랑이의 노호소리가 산중에 울려 퍼졌고 빈틈없는 백호를 상대로 목신은 버티지 못했다.“그만, 정말 이제 됐어. 윤구주, 네 부하를 멈추게 해.”목신이 간신히 백호를 날려 보내고 급히 윤구주에게 소리쳤다.“안돼. 죽고 싶지 않다
“저하, 백호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백호가 이대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서둘러야 했다.“알겠다.”결계 속에 자신을 가둔 윤구주는 그 황자의 술법을 풀어 성수를 해방했다. 동시에 윤구주 자신도 성수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성수인, 귀원!”광폭한 수력이 휘몰아치자 윤구주는 성수를 조종해 지면으로 내려가 목신을 지나 백호의 몸속으로 돌아가게 했다.“뭐야? 윤구주, 네가 스승님의 천술을 깼다고? 큰일 났다. 두 개의 성수 정혈이 하나로 합쳐졌어. 이제 끝장이다.”목신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삽시에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하하! 이제야 재미있어졌군. 네 말이 맞아, 정말 너에게 감사해야겠다. 네가 천지의 영기와 음양의 힘으로 백호를 가뒀지만 동시에 백호도 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하고 있었어. 너는 천지의 영기를 흡수한 백호의 내공이 너를 넘어설까 봐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네 스승의 힘을 빌려 정혈을 나눈 거지.”윤구주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동시에 윤구주의 말을 들은 목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현모는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신계의 천재가 왜 갑자기 멘탈이 붕괴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현모가 혼란스러워할 때 한 마리의 절세 흉수가 깨어났다. 흉수의 기세가 실체화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지하에 세워진 신궁은 순식간에 재로 변했고 흉수의 기운이 태백산을 뚫고 나와 구변산 전체로 퍼져 나갔다.흉수의 기세는 천 리를 넘어 남북조 두 나라의 변계선까지 도달했다. 흉수의 기세가 나타나자 주위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굴복했고 두 나라에 사는 야생 동물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일부 겁이 많은 동물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광활한 숲속의 식물들도 바람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수백만 명의 남주국 국민은 이유 없이 불안에 떨었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윤구주는 신념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방금까지 환하게 웃고 있던 윤구주도 이제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성수 정혈을 개조해서 다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