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이건 고대 진법으로 지켜지는 진문이야!” 공수이는 윤구주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며 청동 고목을 바라보았다. 방금 윤구주가 한 말에 공수이는 완전히 멍해졌지만 그는 윤구주를 믿었다. 그래서 물었다. “형님, 이게 문이라면 대체 어디로 통하는 건가요?” “이 문이 어디로 통하는지는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이 문이 열리면 화진 무술도 깜짝 놀라게 할 거야!” 이 말에 공수이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는 윤구주가 무엇을 느꼈는지 알 수 없었고 이 청동 고목 속에 감춰진 신비로운 힘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도 몰랐다. 그가 더 질문하려던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 “이제야 이해가 됐어. 왜 마가 사람들이 오십 년 전 이 석촌을 봉인했는지! 내 추측이 맞는다면 마가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에 이 청동 고목의 존재를 알아차렸을 거야! 다만 그들의 수련 경지가 부족해서 이 문을 열 수 없었을 뿐이지!” 윤구주의 눈에서 서늘한 광채가 빛났다. 공수이는 코를 긁적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형님, 그냥 청동 나무 하나일 뿐인데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 화진 무술까지 놀랄 일인가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섭지! 왜냐하면 내가 수련하는 조차 이 안에 감춰진 신비로운 힘을 느꼈으니까!” 윤구주는 흥분하며 말했다. 이 말을 듣고 공수이는 완전히 충격에 휩싸였다. 어릴 적부터 윤구주와 함께 곤륜 지역에서 자라온 공수이는 윤구주의 가장 강력한 무공이 바로 임을 잘 알고 있었다. 윤구주가 스스로 창조한 봉왕팔기도 모두 구양진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에 대해서라면 윤구주의 여섯 명의 사부들도 도무지 그 비밀을 풀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 무공의 비밀은 오직 윤구주의 큰 사부만이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의 수련 심법이 사실 윤구주가 지니고 있는 한 장의 구주 명령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구주 명령패는 매우 신비로웠다. 오직 윤구주만이 이 구
이전에 구주 명령패가 이상 반응을 보였을 때만 해도 윤구주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 속에서 수련 중인 마저 반응을 일으키자 그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 엄청난 무공은 윤구주가 수련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이런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윤구주는 뜨거운 눈빛으로 앞에 있는 청동 고목을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봤다. 옆에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공수이 역시 윤구주의 곁에 서서 그 청동 고목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형님, 이제 어떻게 하죠?” 공수이가 옆에서 물었다. “이 문을 열어야만 진실을 알 수 있어!” 윤구주는 청동 고목을 바라보며 눈빛을 번뜩였다. “수이, 뒤로 물러서 있어. 내가 해볼게!” 윤구주의 말에 따라 공수이는 뒤로 물러섰다. 윤구주는 신념을 모아 청동 고목을 응시하며 손을 모아 비결을 외웠다. “부자결, 열려라!” 윤구주의 손이 허공에 부적을 그리자 이내 몇 장의 금빛 부적이 그의 머리 위에 떠올랐다. 이 부적들이 모여 윤구주의 부진을 형성했다. 부진이 펼쳐지며 찬란한 금빛 광채가 청동 고목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부진의 금빛이 아무리 청동 고목에 스며들어도 이 고목은 미동조차 없었다. 마치 윤구주의 부진이 이 고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했다. “안 되나?” 윤구주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에서 거대한 폭발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술현지, 반산!” 산을 들어 올릴 듯한 강력한 반산 기술이 펼쳐지자 고정 깊숙한 바닥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고대 우물 위쪽에서는 지반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머리 위로는 돌가루와 자잘한 돌이 떨어져 내렸다. 윤구주의 술현지는 세 가지 신통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름은 반산, 진해, 열천이었다. 이 세 가지 기술은 실제 산을 대면해도 산을 흔들리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윤구주의 반산 기술이 이 기묘한
곧이어 윤구주의 머리 위로 한 마리씩 금색 용이 나오더니 총 아홉 마리가 나타났다. 구용이 그를 둘러싸며 마치 빛이 퍼져나가듯 고요한 우물 밑을 완전히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심지어 그 거대한 청동 고목마저도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윤구주가 의 최강의 힘을 발휘한 바로 그 순간 청동 고목은 그의 기운을 느낀 듯 내부에서부터 거대한 신비로운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이 퍼지자 아홉 마리의 금색 용이 청동 고목을 향해 마치 이끌리듯 서로 엉켜들었다. 약 1분 정도가 지나자 ‘쿵’ 하고 울려 퍼지는 천둥 같은 굉음이 청동 고목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쾅 쾅 쾅!’ 우물 밑이 떨리며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무서운 것은 우물 위의 하늘조차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며 어두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밖에서는 검은 구름이 뒤엉키며 일렁였고 사방의 천지 원기가 몰려와 고대 우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마치 고대 우물 안에서 어떤 신비로운 통로가 열린 것만 같았다. ‘딸각!’ 청동 고목의 중앙에서부터 갈라지는 틈이 생기더니 그 틈 사이로 문이 나타났다. 청동으로 된 문이었다. “문? 세상에, 정말로 열렸어요? 형님, 우리가 해냈어요!” 청동 고목의 중앙에 나타난 청동 문을 바라보며 공수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윤구주의 눈도 뜨겁게 번쩍였다. 아까 그는 로 한 번 시도해 본 것이었지만 이토록 청동 고목의 문을 열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청동 문이 나타나자 그 안에서는 강력하고 신비로운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은 윤구주마저도 압도할 정도였고 공수이는 그 힘 앞에서 그저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공수이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금강 보호막을 펼치며 청동 문을 바라보았다. “아니, 도대체 이 문 뒤에 어떤 신비한 존재가 있길래 나조차도 이렇게 압박감을 느끼는 거야!” 윤구주는 그에게 말했다. “수이야, 내 뒤에 서 있어. 내가 먼저 열어볼게.” 공수이는 윤구주의 걱정을 이해하
고대 무덤은 거대했고 정중앙에 위치했다. 무덤의 앞에는 장대한 석비가 우뚝 서 있었다. 윤구주는 청동 고목 속에 이런 거대한 무덤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 묘의 규모와 갑옷을 입은 전사 조각상들을 보니 묘 주인은 생전에 최소한 왕후장상의 지위를 누렸을 것이 분명했다. 이 정도의 장엄함은 황실의 침실과 견줄 만했다. ‘하지만 이 무덤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왜 청동 고목 속에 이토록 장대한 무덤을 지었을까?’ 호기심에 사로잡힌 공수이가 먼저 나서서 조각상에 손을 대보았다. 그런데 손가락이 조각상에 닿는 순간 굉음과 함께 사방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더니 고대 무덤 옆에 서 있던 용맹한 장군 석상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공간의 기운이 급변하면서 석상 속에서 잔영이 튀어나왔다. “왕릉을 침범하는 자, 죽어라!” 호령과도 같은 굉음이 울려 퍼지자 그 장군의 잔영이 형체를 드러내며 공수이를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절정의 기운이 무덤 전체를 휘감으며 무시무시한 기세로 덮쳐왔다. “으악!” 갑작스러운 절정의 기세에 공수이는 깜짝 놀라며 공격을 준비했으나 순간 윤구주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윤구주는 손을 휘둘러 거대한 손바닥 형상의 장대한 기운을 뿜어내어 장군의 잔영이 내뿜는 공격을 막아냈다. ‘쾅쾅!' 굉음과 함께 기운이 뒤흔들렸고 무덤 전체가 진동했으며 장군의 잔영은 윤구주의 한 손바닥에 의해 뒤로 밀려났다. “아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이 석상 장군이 사람을 공격한다고?” 공수이는 혼란스러워하며 흐릿한 장군의 잔영을 바라보았다. 그 흐릿한 잔영이 은빛 창을 들고 절정의 기운을 온몸에서 뿜어내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석상이 아니야! 남겨진 혼백의 잔영이지!” 윤구주는 앞에 선 잔영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말했다. ‘뭐라고?’ “혼백의 잔영이라고?” 공수이는 멍하니 되물었다. “맞아! 절정 후삼품의 강자라면 신념으로 혼백을 남길 수 있지. 이 잔영이 바로 그 혼백이야!” 윤구주는 설명했다. 공수이는 이해가 된 듯
「애도하라! 애도하라!」화진의 모든 서버는 묵념하며 구주왕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강성시의 한 해변가.비키니를 입고 완벽한 몸매를 드러낸 소채은이 미간을 찌푸리고 핸드폰으로 묵념하는 장면을 쳐다보고 있었다.“갑자기 뭐야?”“벌건 대낮부터 무슨 애도람?”“서버 전체가 묵념하고 애도한다고?”“아, 미치겠네. 어떤 사람이 죽었길래 다들 이렇게 난리인 거지?”핸드폰 화면을 5분동안 뚫어져라 지켜보고나서야 소채은은 헤드 메세지를 클릭했다.빨간색으로 적힌 몇글자가 소채은의 눈에 들어왔다. 대형 사이트의 홈페이지마다 헤드라인으로 걸려 있었다.「구주 군신이 어제 10개 나라에서 온 강자의 연합공세로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습니다.」「이 전쟁으로 파란 바다가 핏빛으로 물들었고 망망대해에 시체가 떠올랐습니다.」「이 전쟁은 한 사람이 한 군을 이끌고 10개 나라의 백만 군사를 온힘을 다해 격파한 전쟁이었습니다.」각 대형 사이트의 헤드라인을 보며 소채은의 앵두같은 입술이 동그랗게 오무려졌다.‘구주 군신?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시던 무패의 전설 아니었나? 그런데 전사했다니.’“그래서 서버 전체가 묵념하고 있구나. 이 무패의 전설이 죽은 거였어?”이 “구주 군신”의 사망 소식을 조금 더 검색해보다가 소채은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구주왕은 진짜 대단한 사람이었고 화진의 레전드 히어로가 맞았다.하지만 소채은과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게다가 지금 자신에게 벌어진 시끄러운 일도 아직 다 해결하지 못했다.소채은은 바닷가에 누워 집안 일을 고민했다. 그러자 절세의 미모에 걱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따르릉!”그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소채은은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했다. 친구였다.“여보세요?”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친애하는 소채은 아가씨, 도대체 요즘 어디를 싸돌아 다니길래 연락이 안되는 거야?”“란이야, 왜? 나 지금 옛 본가에서 휴가 중인데.”소채은이 음료수를 마시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남자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파도에 휩쓸리면서 그저 둥둥 떠 있을 뿐이었다.착한 소채은은 이 모습을 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사람을 구하려 했다.다행히 수영을 꽤 잘하는 편이라 소채은은 생사를 알 수 없는 검은 옷 남자를 끌고 바닷가로 힘껏 헤엄쳐 갔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써서야 소채은은 그 남자를 바닷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소채은은 크게 숨을 내쉬고는 얼른 남자의 생사를 확인했다.맥을 짚어보니 뛰고 있긴 했지만, 너무 미세했다. 그래도 살아있었다.소채은은 다시 고개를 숙여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고 옷은 이미 바닷물에 푹 절여져 있었다.소채은은 남자를 반듯하게 눕히고 나서야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뚜렷한 이목구비에 잘생긴 얼굴을 가진 절세 미남이 따로 없었다.하지만 아쉽게도 바닷물에 너무 오래 떠 있어서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가 없었다.“너무... 잘생겼잖아!”소채은은 남자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심박수가 빨라졌다. 하지만 소채은은 얼빠가 아니었다.심호흡을 하고는 남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전했다. 몇십 번 정도 시전하니 남자의 맥박이 돌아왔다. 남자를 살려낸 것이었다.“와, 드디어 살렸네!”소채은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근데 이 사람 누구지? 왜 바다에 버려진 거지? 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이렇게 사람 하나 없는 외진 곳에 버려뒀다가 밀물이라도 들어오면 죽게 놔두는 거나 다름없잖아.”한바탕 고민한 끝에 소채은은 이 생판 모르는 남자를 잠시 옛 본가에 데려가기로 했다.옛 본가에 도착해 소채은은 남자를 자기의 침대에 눕혔다.온몸에 모래가 묻은 소채은은 쓰러진 남자를 보고 먼저 샤워를 한 뒤에 병원에 데려가려 했다.한편, 굽이진 산길에 3대의 벤츠가 달리고 있었다.“채은이 이 계집애 진짜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혼자 옛 본가에 휴가를 와?”“채은이 친구가 제때 알려주지 않았으면 이 계집애를 어디서 찾아?”
“아빠, 큰아버지,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소채은은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보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채은아, 지금 뭐 하는 거야?”“이 남자는 또 누구야?”소청하가 호통을 쳤다.특히 소채은이 샤워 가운을 두른 채 벌거벗은 남자와 침대에 있는 걸 보니 뇌출혈이라도 올 것만 같았다.소채은은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해명하기 시작했다.“아빠, 오해하지 마요. 이 남자 모르는 사람이에요.”“뭐? 모르는 사이라고?”“이 계집애야! 미쳤어? 모르는 사이에 잠자리를 가져?”소청하가 포효하다시피 했다.“아빠 일단 내 말 좀 들어봐요. 진짜 모르는 사람이예요. 그냥...”소채은이 해명하려는데 큰아버지 소천홍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둘째야, 진짜 대단하다.”“딸을 참 훌륭하게 키웠어. 모르는 남자와 잠자리까지 다 들고.”“곧 중해 그룹과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이 계집애 어떻게 처리할지 좀 말해봐.”소청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눈동자마저 빨개졌다.“망할 계집애, 우리 소씨 가문이 뭘 잘못해서 너 같은 불효녀를 낳은 거야?”“차라리 때려죽이고 말지.”말이 끝나기 바쁘게 소청하는 손을 들어 소채은의 뺨을 때리려 했다.소청하의 손이 소채은의 어여쁜 얼굴에 거의 닿으려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차가운 손이 소청하의 팔목을 움켜잡았고 소채은을 자기 뒤로 숨기기까지 했다.소채은은 순간 멍해졌고 고개를 들어보니 건장하기 그지없는 뒷모습과 등 뒤에 새겨진 용의 머리가 보였다.‘이 남자 깨어난 거야?’소청하는 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자에 의해 단번에 손목을 잡혔고 팔이 부러질 것처럼 아파 언성을 높였다.“너... 너... 뭐하자는 거야?”남자는 거기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군주처럼 소청하를 내려다봤다.“놔, 이거 놓으라고!”소청하가 고함을 질렀다.하지만 남자의 손은 마치 무쇠처럼 전혀 풀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봐라, 이 새끼 처리해.”소청하의 분노가 끝내는 터지고
소채은은 옷을 갈아입고 멍해서 쓰러진 남자 곁을 지켰다.이 남자는 진짜 잘생겨도 너무 잘생겼다. 게다가 온몸으로 군주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쓰러져 있지만 않으면 남신이 분명했다.“이 사람 도대체 누구지?”“왜 바다에 떠 있었던 거지?”“그리고 왜 간단한 손놀림만으로 소씨 가문 보디가드를 쓰러뜨릴 수 있는 거지?”무수히 많은 의문이 소채은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호기심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인지 소채은은 이 남자를 더 알아가고 싶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소채은은 침대맡에 누워 잠이 들었다.그때 소채은은 작은 움직임을 느꼈다.비몽사몽인 상태로 눈을 떴다가 이내 “악!”하고 비명을 질렀다.어느새 기절했던 남자가 깨어 있었다.그리고 아주 올곧은 자세로 그녀 앞에 서 있었다.이 광경을 보고 소채은 놀라서 뒷걸음질 쳤고 경계 태세로 물었다.“당... 당신... 뭐하자는 거예요?”남자는 막연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주변을 빙 둘러보더니 멍한 눈빛으로 다시 소채은을 쳐다봤다.“당신은... 누구고... 여긴 어디죠?”매력 있는 목소리였지만 의문으로 가득 찬 말투였다.소채은이 얼른 대답했다.“저는 소채은이라고 해요. 제가 바다에서 당신을 구한 거예요.”“바다요?”남자가 다시 막연한 표정을 지었다.“맞아요. 바다에 떠 있었던 거 기억 안 나요?”소채은이 귀띔했다.남자는 바다라는 말을 듣더니 멈칫했다.갑자기 머릿속에 수많은 죽음을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고 셀 수도 없는 시체들이 핏빛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장면이 보였다.매캐한 연기와 군함이 불바다 속에서 망가지고 있었고 많은 사람이 불구덩이에서 목 놓아 부르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그는 사방에서 까맣게 몰려오는 강자들이 그를 향해 달려오던 걸 떠올렸다.최후의 최후에 그는 사람들이 그를 향해 “구주왕... 구주왕...”이라고 외쳐대는 걸 들었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마치 칼로 가르고 침으로 찌르는 듯한 아픔이었다.
고대 무덤은 거대했고 정중앙에 위치했다. 무덤의 앞에는 장대한 석비가 우뚝 서 있었다. 윤구주는 청동 고목 속에 이런 거대한 무덤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 묘의 규모와 갑옷을 입은 전사 조각상들을 보니 묘 주인은 생전에 최소한 왕후장상의 지위를 누렸을 것이 분명했다. 이 정도의 장엄함은 황실의 침실과 견줄 만했다. ‘하지만 이 무덤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왜 청동 고목 속에 이토록 장대한 무덤을 지었을까?’ 호기심에 사로잡힌 공수이가 먼저 나서서 조각상에 손을 대보았다. 그런데 손가락이 조각상에 닿는 순간 굉음과 함께 사방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더니 고대 무덤 옆에 서 있던 용맹한 장군 석상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공간의 기운이 급변하면서 석상 속에서 잔영이 튀어나왔다. “왕릉을 침범하는 자, 죽어라!” 호령과도 같은 굉음이 울려 퍼지자 그 장군의 잔영이 형체를 드러내며 공수이를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절정의 기운이 무덤 전체를 휘감으며 무시무시한 기세로 덮쳐왔다. “으악!” 갑작스러운 절정의 기세에 공수이는 깜짝 놀라며 공격을 준비했으나 순간 윤구주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윤구주는 손을 휘둘러 거대한 손바닥 형상의 장대한 기운을 뿜어내어 장군의 잔영이 내뿜는 공격을 막아냈다. ‘쾅쾅!' 굉음과 함께 기운이 뒤흔들렸고 무덤 전체가 진동했으며 장군의 잔영은 윤구주의 한 손바닥에 의해 뒤로 밀려났다. “아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이 석상 장군이 사람을 공격한다고?” 공수이는 혼란스러워하며 흐릿한 장군의 잔영을 바라보았다. 그 흐릿한 잔영이 은빛 창을 들고 절정의 기운을 온몸에서 뿜어내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석상이 아니야! 남겨진 혼백의 잔영이지!” 윤구주는 앞에 선 잔영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말했다. ‘뭐라고?’ “혼백의 잔영이라고?” 공수이는 멍하니 되물었다. “맞아! 절정 후삼품의 강자라면 신념으로 혼백을 남길 수 있지. 이 잔영이 바로 그 혼백이야!” 윤구주는 설명했다. 공수이는 이해가 된 듯
곧이어 윤구주의 머리 위로 한 마리씩 금색 용이 나오더니 총 아홉 마리가 나타났다. 구용이 그를 둘러싸며 마치 빛이 퍼져나가듯 고요한 우물 밑을 완전히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심지어 그 거대한 청동 고목마저도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윤구주가 의 최강의 힘을 발휘한 바로 그 순간 청동 고목은 그의 기운을 느낀 듯 내부에서부터 거대한 신비로운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이 퍼지자 아홉 마리의 금색 용이 청동 고목을 향해 마치 이끌리듯 서로 엉켜들었다. 약 1분 정도가 지나자 ‘쿵’ 하고 울려 퍼지는 천둥 같은 굉음이 청동 고목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쾅 쾅 쾅!’ 우물 밑이 떨리며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무서운 것은 우물 위의 하늘조차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며 어두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밖에서는 검은 구름이 뒤엉키며 일렁였고 사방의 천지 원기가 몰려와 고대 우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마치 고대 우물 안에서 어떤 신비로운 통로가 열린 것만 같았다. ‘딸각!’ 청동 고목의 중앙에서부터 갈라지는 틈이 생기더니 그 틈 사이로 문이 나타났다. 청동으로 된 문이었다. “문? 세상에, 정말로 열렸어요? 형님, 우리가 해냈어요!” 청동 고목의 중앙에 나타난 청동 문을 바라보며 공수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윤구주의 눈도 뜨겁게 번쩍였다. 아까 그는 로 한 번 시도해 본 것이었지만 이토록 청동 고목의 문을 열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청동 문이 나타나자 그 안에서는 강력하고 신비로운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은 윤구주마저도 압도할 정도였고 공수이는 그 힘 앞에서 그저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공수이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금강 보호막을 펼치며 청동 문을 바라보았다. “아니, 도대체 이 문 뒤에 어떤 신비한 존재가 있길래 나조차도 이렇게 압박감을 느끼는 거야!” 윤구주는 그에게 말했다. “수이야, 내 뒤에 서 있어. 내가 먼저 열어볼게.” 공수이는 윤구주의 걱정을 이해하
이전에 구주 명령패가 이상 반응을 보였을 때만 해도 윤구주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 속에서 수련 중인 마저 반응을 일으키자 그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 엄청난 무공은 윤구주가 수련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이런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윤구주는 뜨거운 눈빛으로 앞에 있는 청동 고목을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봤다. 옆에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공수이 역시 윤구주의 곁에 서서 그 청동 고목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형님, 이제 어떻게 하죠?” 공수이가 옆에서 물었다. “이 문을 열어야만 진실을 알 수 있어!” 윤구주는 청동 고목을 바라보며 눈빛을 번뜩였다. “수이, 뒤로 물러서 있어. 내가 해볼게!” 윤구주의 말에 따라 공수이는 뒤로 물러섰다. 윤구주는 신념을 모아 청동 고목을 응시하며 손을 모아 비결을 외웠다. “부자결, 열려라!” 윤구주의 손이 허공에 부적을 그리자 이내 몇 장의 금빛 부적이 그의 머리 위에 떠올랐다. 이 부적들이 모여 윤구주의 부진을 형성했다. 부진이 펼쳐지며 찬란한 금빛 광채가 청동 고목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부진의 금빛이 아무리 청동 고목에 스며들어도 이 고목은 미동조차 없었다. 마치 윤구주의 부진이 이 고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했다. “안 되나?” 윤구주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에서 거대한 폭발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술현지, 반산!” 산을 들어 올릴 듯한 강력한 반산 기술이 펼쳐지자 고정 깊숙한 바닥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고대 우물 위쪽에서는 지반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머리 위로는 돌가루와 자잘한 돌이 떨어져 내렸다. 윤구주의 술현지는 세 가지 신통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름은 반산, 진해, 열천이었다. 이 세 가지 기술은 실제 산을 대면해도 산을 흔들리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윤구주의 반산 기술이 이 기묘한
“게다가 이건 고대 진법으로 지켜지는 진문이야!” 공수이는 윤구주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며 청동 고목을 바라보았다. 방금 윤구주가 한 말에 공수이는 완전히 멍해졌지만 그는 윤구주를 믿었다. 그래서 물었다. “형님, 이게 문이라면 대체 어디로 통하는 건가요?” “이 문이 어디로 통하는지는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이 문이 열리면 화진 무술도 깜짝 놀라게 할 거야!” 이 말에 공수이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는 윤구주가 무엇을 느꼈는지 알 수 없었고 이 청동 고목 속에 감춰진 신비로운 힘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도 몰랐다. 그가 더 질문하려던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 “이제야 이해가 됐어. 왜 마가 사람들이 오십 년 전 이 석촌을 봉인했는지! 내 추측이 맞는다면 마가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에 이 청동 고목의 존재를 알아차렸을 거야! 다만 그들의 수련 경지가 부족해서 이 문을 열 수 없었을 뿐이지!” 윤구주의 눈에서 서늘한 광채가 빛났다. 공수이는 코를 긁적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형님, 그냥 청동 나무 하나일 뿐인데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 화진 무술까지 놀랄 일인가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섭지! 왜냐하면 내가 수련하는 조차 이 안에 감춰진 신비로운 힘을 느꼈으니까!” 윤구주는 흥분하며 말했다. 이 말을 듣고 공수이는 완전히 충격에 휩싸였다. 어릴 적부터 윤구주와 함께 곤륜 지역에서 자라온 공수이는 윤구주의 가장 강력한 무공이 바로 임을 잘 알고 있었다. 윤구주가 스스로 창조한 봉왕팔기도 모두 구양진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에 대해서라면 윤구주의 여섯 명의 사부들도 도무지 그 비밀을 풀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 무공의 비밀은 오직 윤구주의 큰 사부만이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의 수련 심법이 사실 윤구주가 지니고 있는 한 장의 구주 명령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구주 명령패는 매우 신비로웠다. 오직 윤구주만이 이 구
“수이야! 가자, 안으로 들어가 보자!” 윤구주가 말을 마치고 구불구불한 통로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뒤따라가던 공수이도 서둘러 그를 따라갔다. 통로는 매우 깊었고 계속 아래로 이어졌다. 둘은 걸음을 옮기며 주변의 돌벽을 살펴보았다. 벽에는 오래된 벽화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 벽화들은 상당히 훼손되어 있었고 물자국이 스며들어 일부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이 벽화들이 수백 년, 어쩌면 수천 년 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도대체 이 고대 우물 안에 뭐가 있는 거지? 안이 이렇게 넓을 줄이야. 게다가 이걸 마가 놈들이 봉인해 놨다니?” 공수이는 앞을 걸으면서도 중얼거렸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공간이 더욱 넓어졌고 마침내 눈앞에 거대한 지하 궁전이 펼쳐졌다. 얼마나 걸었는지도 몰랐다. 갑자기 윤구주와 공수이의 눈앞에 거대한 고목이 나타났다! 고목은 엄청나게 컸다. 나무뿌리의 지름만 해도 몇 장쯤 되는 크기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나무는 가지와 잎이 없었고 마치 처음부터 이 고대 우물 속에 자연스럽게 자라난 것처럼 보였다. “와, 이 나무 진짜 크다!” 고목을 바라보던 공수이는 놀란 표정으로 나무 쪽으로 다가갔다. 고목 앞에 도착한 공수이는 손을 뻗어 나무를 만졌다. 그런데 만지자마자 깜짝 놀라 손가락을 멈췄다. 손끝에 느껴진 감촉은 나무가 아니라 마치 강철처럼 단단했다.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뜨고 고목을 자세히 살펴본 공수이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눈앞의 이 거대한 고목은 평범한 나무가 아니라 청동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청동 나무였다. “이게 청동 나무라니!” 눈을 크게 뜬 공수이는 눈앞의 장면에 완전히 압도되어 말을 잃었다. 윤구주 역시 눈을 가늘게 뜨고 이 거대한 청동 나무를 응시했다. 이 나무는 마치 고대의 신비한 유물처럼 우물 바닥에 불가사의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온몸이 청동으로 덮여 있는 이 고목은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압박감을 뿜어냈다. 마치 이 청동 나무가
자세히 보니 고대 우물 위로 세 장의 금빛 부적이 떠있었다. 이 부적들은 삼각 모양으로 배열되어 하나의 금빛 부진을 형성하고 있었다! 부진 아래에서는 본래 석촌을 억누르던 곤살진문이 한 줄기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 금이 갈라지는 과정에서 석촌 상공을 감싸고 있던 곤살대진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마침내 윤구주가 한껏 기운을 넣으며 외쳤다. “파괴하라!” 그가 손가락으로 주문을 외우자 세 장의 부적에서 금빛이 폭발적으로 퍼져 나와 두려움을 자아내는 금빛 광선이 석촌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그 순간 석촌을 50년 넘게 봉인했던 곤살대진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우물의 입구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이어서 핏빛 진문이 사라졌고 석촌 위에 떠 있던 곤살대진은 바람에 날리는 구름처럼 검은 살기가 완전히 휩쓸려 사라졌다! 50년 넘게 봉인된 작은 석촌이 마침내 빛을 되찾고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순간이었다. “드디어 파괴됐다!” “역시 형님, 대단해요!” 곤살대진이 파괴된 것을 본 공수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순백의 옷을 입은 윤구주는 담담하게 말했다. “별것도 아닌 작은 진이다. 열몇 살 때도 충분히 파괴할 수 있었어.” 그가 말한 후 윤구주의 시선은 다시 고대 우물을 향했다. “오히려 이 우물 안쪽이 점점 더 나를 끌어당기는군.” 사실 윤구주가 곤살대진을 파괴한 순간 그가 늘 지니고 있던 구주 명령패가 더욱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는 고대 우물 속의 신비한 물체와의 감응이 더욱 강해졌다는 신호였다. 윤구주는 이 구주 명령패가 그의 마음속 미스터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스승조차도 이 명령패의 출처를 알지 못했다. 스승은 이 명령패가 하늘 밖의 물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지만 윤구주는 한 가지가 의아했다. ‘만약 이 구주 명령패가 하늘 밖에서 온 물건이라면 그 안에 왜 화진 무공이 깊이 잠들어 있는 걸까?’ 이 점이 윤구주에게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눈을 번뜩이며 고대 우물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속으로 생각했
이 검은 불은 마가의 비전 도화로서 정수를 기르고 기운을 모아 장수하게 하는 힘이 있다.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검은 도화를 계속 흡수하면서 얼굴이 점점 젊어져갔다. 심지어 얼굴의 주름까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여 마치 새 생명을 얻은 듯했다. 셋째 대장로가 계속해서 검은 도화를 흡수하고 있을 때 그의 신해에서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잠시 후 눈을 감고 있던 마가의 셋째 대장로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런! 감히 누가 나의 곤살진을 건드리고 있단 말인가?” 그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살기를 내뿜고 시선은 곧장 석촌 방향으로 향했다. ‘쿵! 쿵! 쿵!’ 세찬 진동이 셋째 대장로의 신해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이 굉음은 곤살진이 공격을 받아 무너지려는 징후였다. 사실 50여 년 전에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석촌의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이후 곧바로 곤살대진을 설치했다. 이 대진은 그의 피와 영혼을 이용하여 구축된 것이다! 전법에는 그의 신혼의 의지가 깃들어 있어 언제든 석촌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예상치 못한 일은 50년 만에 자신이 막 출관한 순간 봉인되어 있던 곤살진이 공격을 받아 파괴 직전에 처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펑!’ 마침내 마가의 셋째 대장로가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신해 속에서 석촌에 남겨둔 한 줄기 신혼의 의지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그 순간 셋째 대장로는 놀라서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신혼이 산산이 부서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자신이 50년 전 석촌에 봉인해 둔 곤살대진이 결국 깨졌음을 의미했다! “아오!” 그의 입에서 울부짖음 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소리는 주위에 살기를 내뿜었다. 그 울부짖음은 마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들렸고 마가의 장로들뿐 아니라 마황에게까지도 똑똑히 들려왔다. 한편 셋째 대장로는 자신의 곤살대진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 온몸에 사악한 기운을 감돌게 하며
그리고 그 외에도 석촌 상공의 봉살진 역시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하늘을 한번 바라본 후, 공수이가 말했다.“형님, 제가 먼저 이 마가 자식의 쓰잘데기 없는 진법을 깨부숴보겠습니다!”말을 마친 공수이는 우물 입구 위에 새겨진 붉은색 진문에 주먹을 내리쳤다.공수이의 실력은 확실히 육도 절정 급이었다.공씨 가문의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세자로 그는 게으르지 않았다면 이미 절정 후삼품까지 올라갔을 것이다.하지만 육도 내공이라 해도 공수이의 이 한 방이면 산을 가르고 땅을 깨트릴 수 있었다.황금빛 그림자가 공수이의 주먹 한 방과 함께 내리쳐졌다.쾅!대지가 흔들렸고 고대 우물은 공수이의 주먹으로 인해 바닥까지 갈라졌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주먹의 힘이 우물 입구의 붉은색 진문에 닿았을 때, 진문이 일순간 번쩍이며 수많은 비틀린 부적 문양들이 드러나더니 공수이 주먹의 위력을 막아냈다.게다가 우물의 돌벽에 새겨진 부적 문양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이런 젠장! 이걸 막는다고?!”“어디 한 번 더 당해 내보시지!”공수이는 한 번의 공격으로 이 큰 진을 부수지 못하자 다시 한번 주먹을 내리쳤다.이번에는 더 강한 힘이었다!그러나 아쉽게도 고대 우물의 붉은색 진문이 또다시 공수이의 주먹을 막아냈다.반복되는 상황에 공수이는 화가 났다.그렇게 곧 세 번째 주먹을 쓰려고 할 때, 윤구주가 말했다.“수이야, 내가 할게! 이 진법은 구음팔괘 봉살진이야. 네 주먹의 힘은 이 진법에 효과가 없어.”공수이는 억울한 얼굴을 지었지만 진법에 대해선 문외한이었다.곤륜 지역에서 미친 스님에게 배운 가장 강력한 기술이라면 맞아 버티는 것이었다.불가의 강력한 ‘금강호체’를 지닌 공수이는 후삼품 절정이라도 막아낼 수 있었지만 진법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하여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어요! 형님이 하세요!”그러고는 뒤로 물러섰다.윤구주는 우물 앞에 다가가 잠시 살핀 후, 두 눈에서 눈부신 황금빛 광선을 내뿜었다.광선이 퍼지는 동안, 윤
윤구주가 갑자기 검은 빛을 띤 한 장의 패를 꺼내자 공수이는 곧바로 다가와 흥미를 느낀 듯 물었다.“이건 뭐죠?”윤구주는 차분히 답했다.“이것은 바로 구주령이다!”구주령이라는 말을 듣고 공수이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해졌다.구주령을 꺼내자마자 패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오며 고대 우물 속의 기운과 마치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듯했다.“형님, 이 패는 어디서 얻은 건가요? 어떻게 이 고대 우물의 기운과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거죠?”놀라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공수이가 묻자 윤구주는 구주령을 바라보며 천천히 설명했다.“이 물건은 나의 대사부님께서 주신 것이다.”“도씨 어르신께서요?”윤구주가 대사부라 말하자 공수이의 머릿속에 한 늙은 도사의 모습이 떠올랐다.공수이 역시 곤륜 지역에서 자라 윤구주의 여섯 스승을 알고 있었고 그중 가장 강력한 이는 항상 검은 당나귀를 타고 다니던 그 도씨 어르신이었다.그 노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의 내공이 얼마나 높은지 몰랐고 그가 나서는 것을 본 사람도 드물었다.곤륜 지역에서는 모두가 그를 도씨 어르신이라 부르며 존경하고 두려워했다.“도씨 어르신께서 주신 구주령이었군요! 그런데 이 패가 왜 이 고대 우물과 반응을 일으키는 걸까요?”공수이가 의문을 던지자 윤구주는 답했다.“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사부님께서는 이 패가 동해 바닷속에서 건져온 것이라고 하셨다. 이 패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 비밀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하셨다. 이 패 속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비밀이라고요?”눈빛을 반짝이며 공수이가 물었다.“그래! 그 비밀이란 바로 내가 사용하는 구양진용결이 이 구주령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윤구주는 드디어 그 비밀을 밝혔다.윤구주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능력은 바로 구양진용결이였고 이를 통해서만이 봉왕팔기를 창조할 수 있었다.“봉왕팔기를 창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구주령 덕분이었다니... 정말 놀랍네요!”공수이는 윤구주의 비밀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