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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작가: 라오
“널 낳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다시 아이 낳고 싶지 않아.”

양지원의 말에 양시연은 과거 양지원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양석진도 다시 양지원을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모녀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연정훈과 양홍두가 바둑을 두는 게 보였다.

양석진도 구경하고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양지원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떠났다.

두 사람이 자리를 비우자 양홍두는 그곳을 슬쩍 보다가 혀를 찼다.

‘나이가 몇인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애가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데 말이야.’

양시연과 연정훈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겨우 웃음을 참았다.

두 사람은 양씨 가문에 한참 머물다가 여러 친척 집을 다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니 양시연은 지칠 대로 지쳐버려 몸이 노곤했다.

손님을 모두 보내고 연정훈은 양시연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노곤하긴 한데 잠이 오지는 않아요.”

연정훈은 요즘 양시연의 말이라면 하늘의 별도 따주고 싶은 심정이었고 양시연이 따분해 보이자 소파에 나란히 앉으며 이렇게 말했다.

“승우가 매해 남산 저택에서 파티를 여는데, 같이 갈래?”

“파티에서 뭘 하는데요?”

“네가 생각하는 그 모든 게 있을 거야.”

그러자 양시연이 눈을 반짝였다.

“가요!”

그렇게 두 사람은 바로 행동에 옮겼고 연정훈이 운전해 남산 저택으로 향했다.

남산 저택 반경 1km 안으로 보이는 풍경 곳곳에 새해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게 모두 남산 저택이 꾸민 거라 생각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자 누군가 양시연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시연 언니!”

밝고 당찬 목소리가 들려오고 양시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번졌다.

그래서 입구 쪽에 있는 반우희를 향해 손을 저었고 예상대로 세 꼬맹이도 함께 보였다.

양시연은 연정훈의 팔에 팔짱을 걸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어떻게 다들 여기 있어요?”

반우희가 대신 대답했다.

“승주가 승우 씨한테 새해 인사를 해야 한다고 아우성쳤고 승우 씨가 흔쾌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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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시연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모연준 씨에게 문제가 있다면 부승원 씨가 이미 알아냈을 텐데 부승희 씨에게 말하지 않았을 리가 있어요?”연정훈은 그녀를 품에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 손으로 간식을 집어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걸음을 옮기며 그는 차분히 대답했다.“부승희 성격을 알잖아. 부승원이 설령 뭔가 알았다 해도 대놓고 말하진 않았을 거야. 암시 정도로 끝냈겠지. 부승희가 직접 고른 남자가 문제 있다고 하면 자존심이 상하니까.”양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부승희 같은 자존심 강한 사람이면 배신도 못 참지만 자신의 선택이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건 더 못 견딜 것이다.그래도 부승원은 딱 하나뿐인 여동생이니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최대한 할 말을 전했을 것이다.그들은 방에서 나와 위층으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 도착한 무도회는 건물 꼭대기에 있었고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창문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주변 건물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무도회 중앙에는 춤을 추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양시연은 춤에 자신이 없었지만 연정훈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섰다.연정훈은 격식을 차린 춤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가볍게 감싼 채 부드러운 리듬에 맞춰 움직였고 양시연도 그의 목을 감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정훈 씨와 부승원 씨가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당신 생각엔 부승원 씨가 우희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연정훈은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 쓰기 싫다는 듯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맞대며 대답했다.“부승원을 누가 알겠어.”“...”“남의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들이 잘살든 못살든 우린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양시연은 그를 흘겨보며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당신과 형제 맺는 사람은 정말 불쌍하네요. 좋은 일은 안 하면서 불난 데 부채질이나 하고 말이에요.”‘장서진 얘기를 괜히 꺼내서 부 변호사를 속상하게 만들고.’연정훈은 당당히 말했다.“나는 부승원이 더 이상 속지 않도록 돕고 싶었어. 정말로.”“당신은 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7화

    반우희는 솔직하게 말했다.“친구 한 명이 돈이 조금 모자란다고 해서 승주랑 상의하고 건담 피규어를 팔았어요.”“의리 있네요.”이승우가 반우희를 칭찬하자 반우희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그 친구가 누구예요?”연정훈이 갑자기 물었고 반우희는 물으면 뭐든 답하는 성격이라 솔직하게 말했다.“장서진이요.”양시연은 잠시 기억을 더듬더니 물었다.“그때 승주 생일 때 너희 집에 왔던 그 남자애 맞죠?”“네. 맞아요.”‘오호라.’양시연은 몰래 연정훈의 허리를 살짝 밀며 눈짓했다.‘정훈 씨, 엄청 예리하네요.’연정훈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고 사실 그는 반우희의 친구가 그 한 명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날 만남에서 그의 관심은 온전히 양시연에게 쏠려 있었지만 장서진과 반우희의 관계가 특별하다는 건 눈치챌 수 있었다.이승우는 다시 활기를 되찾은 듯 일부러 말했다.“재산 다 털어서 도와줄 정도면 진짜 친한 친구인가 보네요.”반우희는 가슴을 툭 치며 대답했다.“저랑 장서진은 함께 자랐어요. 장서진의 일이 곧 제 일이죠. 돈이 뭐가 대수겠어요.”“말 잘하네요.”이승우가 박수를 치며 그녀를 응원하듯 말한 후 일부러 부승원을 힐끗 쳐다봤다.‘쯧쯧.’부승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카드를 밀며 조용히 말했다.“끝.”이승우는 눈썹을 치켜세웠고 부승희는 제일 먼저 패배를 인정하며 말했다.“돈 내야지.”조금 떨어진 곳에서 승주가 크게 반우희를 불렀고 반우희는 모두에게 간단히 인사를 한 후 그쪽으로 뛰어갔다.반우희가 떠나자마자 이승우는 부승원에게 묘한 웃음을 띠며 물었다.“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반우희 씨가 너를 피하는 것 같은데?”부승원은 속으로 불쾌함을 느꼈다. 반우희가 자신의 물건까지 팔아가며 돈을 빌려준 상대가 그 남자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자신도 힘든 처지면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남의 구세주 노릇을 하는 거지?’이승우의 말을 곱씹으며 부승원은 미간을 찌푸렸다.‘반우희가 나를 피한다고?’곰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6화

    이승우와 그의 진짜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양시연도 연정훈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은 초라했고 결국 흐지부지 마무리되었다. 그야말로 이승우답게 제멋대로 굴다가 끝난 일이었다.이승우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 부승희에게 집착하게 되었는지는 양시연조차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연정훈은 이를 단순히 해석했다.“아마도 조금 모자라서 그럴 거야.”양시연은 그 말에 장난스럽게 응수했다.“정훈 씨는 다른 사람 얘기할 때는 유독 말을 잘하네요.”연정훈은 침묵했다.“...”지금도 양시연이 다른 사람들을 힐끔거리는 것을 본 연정훈은 슬며시 그녀의 허리를 감으며 물었다.“어디 보고 있어?”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팔에 기대 안겼고 연정훈은 한 손으로 대충 포커를 하고 있었다.주변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불평을 터뜨렸는데 이승우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포커 테이블에서 애정행각이라니 진짜 양심도 없네.”연정훈은 양시연을 흘끗 바라봤고 그녀는 눈치를 채더니 그의 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하면 어쩔 건데?’이승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부승희는 양시연을 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시연 씨도 이제 많이 뻔뻔해졌네요.”양시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곁에 오래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들게 마련이죠.”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대화에 어이없어하며 잠시 침묵했다.“...”이들의 유쾌한 티키타카가 오가는 동안 부승원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평소에도 말수가 적은 그였기에 지금 그의 기분을 짐작하기는 더욱 어려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반우희가 이승우의 뒤에 조용히 다가왔다. 이승우는 입이 독한 편이라 그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제 뒤에 서지 마세요. 우희 씨가 내 패를 훔쳐보고 부 변호사님한테 일러바칠까 봐 무섭단 말이에요.”반우희는 순간 멈칫하며 부승원을 힐끔 보았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갑자기 빨개졌고 당황하며 더듬거렸다.“그럴 리 없어요. 저는 절대 반칙 같은 거 안 해요.”이승우는 비웃으며 응수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5화

    부승희는 화려한 옷차림으로, 또각또각 이곳으로 걸어왔다.이승우는 부승희를 바라보다가 또 양시연과 연정훈을 번갈아 보며 입을 열었다.“죄송해요. 요즘 밤을 자주 새웠더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네요.”그리고 담배랑 라이터를 모두 한편에 내려 두었다.부승희는 그 옆자리에 앉더니 양시연과 연정훈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다시 이승우를 바라봤다.“대체 무슨 상황이야? 새해 전날까지 하다가 온 거야? 아주 영혼까지 털린 것 같은데?”“...”이승우는 자세를 바로 앉으며 말했다.“좀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어제 밤새운 건 새해 카운트 다운 때문이라고.”“어디에서 어떻게 밤을 새운 건지는 모르지.”부승희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침대에서도 카운트 다운은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그러자 연정훈이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말조심해.”“아이도 가진 사람이 부끄러워하긴.”그러나 양시연이 뱃속 아기를 가리키자 부승희는 바로 알겠다는 듯 입의 지퍼를 닫는 행동을 했다.“아차차. 태교도 아주 중요하다는 걸 깜빡했어요.”부승희는 양시연의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기야 태어나면 꼭 우리 오빠를 닮아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해.”양시연은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으나 그 말에 동의하는 바였다.부승원은 독설인 걸 제외하면 참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니 아이의 성별을 막론하고 부승원처럼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그런데 이승우가 이런 말을 했다.“넌 말해도 참. 정훈이 아이인데 네 오빠를 닮으라고 하면 뭐가 돼?”“...”“...”부승희는 쯧하고 혀를 차더니 손에 집히는 물건을 이승우에게 던졌다.“그 입 다물어.”이승우는 부승희가 던진 빵을 손에 쥐더니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방금까지 생기가 없던 얼굴에 드디어 웃음이 번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원도 도착했다.요즘 들어 양시연에게 있어 부승원은 ‘귀인’ 같은 사람이었고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부승원을 맞았다.그러나 부승원은 아주 침착하고 무뚝뚝했고 대체 누가 대표인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4화

    “널 낳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다시 아이 낳고 싶지 않아.”양지원의 말에 양시연은 과거 양지원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그러고 보니 양석진도 다시 양지원을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지 않을 것 같았다.모녀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연정훈과 양홍두가 바둑을 두는 게 보였다.양석진도 구경하고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양지원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떠났다.두 사람이 자리를 비우자 양홍두는 그곳을 슬쩍 보다가 혀를 찼다.‘나이가 몇인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애가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데 말이야.’양시연과 연정훈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겨우 웃음을 참았다.두 사람은 양씨 가문에 한참 머물다가 여러 친척 집을 다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그러니 양시연은 지칠 대로 지쳐버려 몸이 노곤했다.손님을 모두 보내고 연정훈은 양시연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노곤하긴 한데 잠이 오지는 않아요.”연정훈은 요즘 양시연의 말이라면 하늘의 별도 따주고 싶은 심정이었고 양시연이 따분해 보이자 소파에 나란히 앉으며 이렇게 말했다.“승우가 매해 남산 저택에서 파티를 여는데, 같이 갈래?”“파티에서 뭘 하는데요?”“네가 생각하는 그 모든 게 있을 거야.”그러자 양시연이 눈을 반짝였다.“가요!”그렇게 두 사람은 바로 행동에 옮겼고 연정훈이 운전해 남산 저택으로 향했다.남산 저택 반경 1km 안으로 보이는 풍경 곳곳에 새해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게 모두 남산 저택이 꾸민 거라 생각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다.주차하고 차에서 내리자 누군가 양시연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시연 언니!”밝고 당찬 목소리가 들려오고 양시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번졌다.그래서 입구 쪽에 있는 반우희를 향해 손을 저었고 예상대로 세 꼬맹이도 함께 보였다.양시연은 연정훈의 팔에 팔짱을 걸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어떻게 다들 여기 있어요?”반우희가 대신 대답했다.“승주가 승우 씨한테 새해 인사를 해야 한다고 아우성쳤고 승우 씨가 흔쾌히 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3화

    드디어 새해 아침이 밝았다.펑펑 내리던 눈이 드디어 새해 첫날엔 멈추고 따뜻한 햇살이 세상을 비췄다.양시연은 침대에 누워 꼼짝하지 않았으나 연정훈은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며 아침상을 가지고 나타났다.연정훈은 침대 옆에 앉아 양시연을 불렀고 양시연은 아직도 이불 안을 파고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연정훈이 허리로 손을 뻗어 겨우 자리에 앉게 했다.“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아요...”양시연은 연정훈의 어깨에 기대 칭얼거렸고 그 모습이 아기 고양이 같았다.연정훈은 양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어제 누가 아침 7시에 일어나 어머님 아버님께 인사 가겠다고 말했더라?”양시연은 눈을 감은 채로 웃음을 터뜨렸다.“말실수예요. 아침 7시에 엄마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인사를 드려요?”연정훈도 같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런데 지금 벌써 9시가 다 되어가는걸.”“아이참. 엄마 9시에도 안 일어난단 말이에요.”“...”양시연은 연정훈의 허리를 잡고 품 안에 머리를 비볐다.어차피 중요한 일도 아니었으니 연정훈도 재촉하지 않고 양시연의 칭얼거림을 받아줬다.두 사람은 한참 알콩달콩하다가 고기만두 냄새를 맡은 양시연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런데 자리에서 일어난 양시연이 먼저 연정훈을 향해 손을 척 내밀었다.“세뱃돈 줘요!”연정훈은 미리 준비를 해뒀고 서랍을 열어 봉투 두 개를 건넸다.그러자 양시연은 활짝 웃으며 세뱃돈을 쥐고 배를 살살 어루만졌다.“아기야, 새해 복 많이 받아. 아빠가 우리 두 사람한테 세뱃돈도 챙겨줬어.”그리고 양시연은 다시 연정훈의 목에 팔을 둘렀다.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린 연정훈은 바로 양시연을 안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씻으러 가야지.’민수희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연호민은 세운을 떠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래서 연정훈의 부모님이 직접 세운으로 향했다.그렇기에 양시연과 연정훈은 전화로 인사를 대신했고 바로 양씨 저택으로 향했다.9시가 넘긴 시간이었으나 아래층엔 할아버지만 홀로 앉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2화

    부승원은 심장이 떨려왔고 이를 꽉 깨물어 겨우 표정 관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반우희를 바라봤다.반우희는 크게 심호흡하더니 손가락질하며 말했다.“봐요! 변호사님도 넘어질 뻔했잖아요!”그리고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내가 많이 미끄럽다고 말했잖아요.”“...”감정에 무딘 반우희를 보며 부승원은 어이가 없었다.반우희는 한참 호탕하게 웃다가 부승원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다시 입을 다물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꽉 쥐고 있던 손의 힘을 스르르 풀었고 얼굴도 점점 붉어졌다.사실 반우희도 완전히 감정에 무딘 사람은 아니었다.부승원은 옅게 한숨을 쉬더니 다시 자세를 고쳐 안았다.“꽉 안아. 또 넘어지고 싶어?”그 말에 반우희는 부승원을 슬쩍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손에 힘을 주었다.추운 겨울밤, 두 사람은 뜨거운 온도를 함께 나눴다.몰래 침을 삼킨 반우희는 조용히 부승원을 살폈고 부승원은 반우희의 숨결이 얼굴과 목 언저리에 떨어지는 걸 느끼며 온몸이 간질거렸다.주변은 아주 조용했고 눈밭을 내딛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반우희는 왠지 온 세상에 두 사람만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왜 코트 하나만 입고 있어요?”“집히는 대로 입었어.”“안 추워요?”다시 얌전해진 반우희를 슬쩍 바라보다가 부승원이 물었다.“춥다고 하면 모자 빌려줄 거야?”“당연하죠.”반우희가 냉큼 대답했다.“...”부승원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반우희가 모자를 벗으려 손을 뻗자 다시 입을 열었다.“아니야. 너나 쓰고 있어. 난 안 추워.”“그래요.”그러자 반우희는 고분고분 손을 내렸다.오피스텔 아래층부터 대문까지는 멀지 않은 거리였으나 눈이 많이 쌓여 걸음걸이가 더디었다.대문에 거의 도착하고 보니 익숙한 차량이 세워져 있는 게 보였다. 기사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있다가 부승원이 반우희를 안고 나오자 급하게 차에서 내렸다.반우희는 부끄러운 마음에 부승원더러 내려 달라고 말하려 했으나 무표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1화

    반우희는 발이 미끄러진 건지 크게 뒤로 넘어졌다!우당탕.“아이고. 내 엉덩이.”반우희는 눈 속에 파묻혀 앓는 소리를 냈다. 온몸에 찾아온 고통에 반우희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잠시 머물렀다.그러다가 숨을 고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발걸음 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뭐지?’몸을 일으키려고 시도하는데 상대는 이미 반우희의 옆으로 다가왔다.“변호사님?”반우희는 의외라는 표정이었다.부승원은 급하게 아래층으로 내려와 호흡이 많이 거칠었다. 방금 창가에서 보다가 반우희가 사라지자 넘어졌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앉은 채로 꼼짝도 못 하는 반우희를 보며 부승원은 왠지 심장이 철렁했다.“일어나지 못하겠어?”반우희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 큰 어른이 이렇게 크게 넘어지다니.그래서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그냥 좀 쉬고 있었어요.”부승원이 인상을 찌푸렸다.“일단 일어나봐. 어디 다친 건 아니야?”“아, 네!”굳은 부승원의 표정에 반우희는 아픈 것도 꾹 참고 몸을 일으켰다.그런데 움직이다가 저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나갔다.부승원은 빠르게 반우희를 부축했고 제대로 자리에 설 수 있자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몇 걸음 걸어봐.”“네네.”반우희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몇 걸음 걸었으나 다리를 절뚝였다.부승원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갔다.“어디가 아픈데? 왜 다리를 절어?”반우희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별거 아니에요. 엉덩이로 넘어져서 그래요.”반우희는 다시 헤헤 웃으며 말했다.“요즘 살이 쪄서 그런지 다행히 지방이 충격을 많이 흡수해 줬어요.”“...”부승원은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다.“오늘 집에 돌아가 지켜보고 내일 아침에도 아프면 병원 가.”반우희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많이 늦었고 더 지체를 하면 동생들이 걱정할 것 같아 다시 인사를 건네고 절뚝이며 밖으로 걸었다.부승원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가 멀어지는 반우희를 다시 불러세웠다.“왜요?”“기사는 왜 안으로 들어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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