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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Author: 라오
“정훈 씨 가문의 가훈은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밥을 주지 않는 건가요?”

안시연이 물었다.

연정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이제 곧 서른이지만, 여전히 아이처럼 다뤄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안시연은 연정훈을 바라보다가 목이 메어오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죽이라도 끓여 줄게요.”

안시연이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 하였다.

연정훈이 손을 뻗어 안시연을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연정훈은 손으로 안시연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하루 굶은 것뿐이야. 그동안 내가 너를 힘들게 한 벌이라 생각해. 그래도 나에겐 이득이야.”

안시연은 연정훈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답답하게 말했다.

“정훈 씨가 나한테 진 빚을 왜 할머니가 대신 갚게 하시는 거예요?”

“그럼, 네가 나한테 벌을 준다면 어떻게 할 건데?”

“어쨌든 밥은 줄 거예요.”

연정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안시연의 머리에서 나는 샴푸 향기를 맡으며 평온함을 느꼈다.

“할머니가 내린 벌은 나와 할머니 사이의 일이야. 넌 나를 아껴줄 수 있지만, 그 책임까지 지려 하지는 마.”

“누가 정훈 씨를 아껴준다고 그래요...”

안시연은 허리를 펴며 말했다.

“나는 그 면이 아까워서 그래요. 원래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정훈 씨가 돌아와 다 먹어줄 줄 알았더니, 겨우 몇 젓가락만 먹었잖아요.”

연정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중에 다 먹을게.”

안시연은 연정훈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지금 쉬려고요?”

“나와 함께 아래로 내려가서 잠깐 앉아 있자.”

연정훈은 안시연의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에 다다랐을 때 안시연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아. 정훈 씨 어머니 전화 끊는 걸 깜빡했어요.”

연정훈이 답했다.

“네가 끊지 않아도 엄마가 이미 끊었을 거야.”

“그래도 한 통 해줘요. 어머님이 정훈 씨 많이 걱정하실 텐데.”

“알겠어.”

아래층에 도착하자, 연정훈은 김세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안시연은 주방으로 가서 음식을 준비했다.

김세연은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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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얘기 하는 것 같은데 뭐라고 했어요?”반우희가 다가오자 희주는 빠르게 시선을 피했다.“비밀이에요.”반우희는 몰래 혀를 찼다.다른 한편, 배가 부른 승주는 애어른처럼 요즘 가정 상황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우리가 이렇게 배부르고 등 따신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된 건 모두 한 사람 덕분이죠.”그러자 반우희가 바로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바로 누나... 의 남자 친구 덕분이에요!”“...”“야!”반우희는 승주는 슬쩍 노려봤으나 승주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그리고 몰래 맥주 맛을 보더니 쓴맛에 혀를 두르며 말했다.“매형, 솔직히 우리 셋이 발목 잡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그 말에 집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꼬맹이들은 모두 부승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털털한 반우희와는 달리 세 아이는 아닌 척해도 걱정이 많아 보였다.그래서 자신의 돈을 쓰는 게 불편하고 누나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부승원은 가재를 입에 넣더니 승주와 짠을 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 실력으론 너희 셋이 아니라 백 명이라도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으니까.”“...”승주는 몰래 숨을 돌리며 부승원과 하이 파이브를 했다.식사 막바지에 다다르니 가재는 줄지 않고 오로지 대화만 오갔다.반우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동준에게 줄 아이스크림을 찾았다.희주도 손을 씻으러 자리를 비웠다.부승원은 승주가 아직도 저에게 할 얘기가 남아 있는 걸 발견했다.“누나한테 들어보니 매형 어머니가 오늘 누나 만났다면서요?”부승원은 맥주 한 모금을 들이켜며 말했다.“그래. 조금 긴장한 건지 딸꾹질했는데 그것도 너한테 말한 거야?”“별건 아니고, 너무 창피했다면서 누나가 용기를 달라고 했어요.”“어머니가 우희 괴롭힌 거 아니야. 우희가 지레 겁을 먹은 거지.”“누나는 언젠간 삼촌 어머니가 드라마처럼 수표 던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그 말에 부승원이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했다.“정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너희 누나는 어떻게 할 대책이었는데?”“대책이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22화

    부승원은 승주의 초대를 받고 반우희의 집으로 향했다.집 안은 벌써 떠들썩했는데 승주와 반우희가 티격태격 다투고 있었다. 그 원인은 두 사람이 좋아하는 입맛이 달랐기 때문이었다.“마늘 향이 제일 맛있어!”“에이 마라가 찐이죠!”승주가 반우희를 타이르듯 말했다.“마늘 향 먹으면 양치해도 마늘 향이 남는데 남자 친구랑 뽀뽀할 수 있겠어요?”“...”반우희는 순식간에 목소리가 낮아졌다.그 틈을 타 승주가 마지막 승부사를 날렸다.“그러니까 내 말이 맞아요. 우리 마라 맛으로 해요!”“마늘 맛 조금만.”반우희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마늘 맛도 조금 해줘. 너희 누나 정말 먹는 거에 진심이라니까.”부승원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 목소리에 승주와 반우희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반우희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왔어요?”승주는 그사이에 삶은 가재를 한입 먹으며 부승원을 불렀다.“삼촌, 여기로 와서 앉아요. 동준아, 우리 매형한테 술 따라드려!”“네.”반우희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승주의 귀를 쭉 잡아당겼다.“삼촌이었다가 매형이었다가 호칭 좀 통일하면 안 돼?”“나한테는 삼촌이지만 누나의 남자 친구일 때는 매형이니까 틀린 거 없잖아요!”승주는 아주 당당하게 대답했다.“어휴. 좀 조용히 해!”그러나 승주는 이런 일로 풀이 죽을 아이가 아니었고 바로 가재를 입안 가득 넣었다.부승원은 자연스레 주방으로 향했고 소매를 걷어붙였다.“남은 거 뭐 있어? 내가 할게.”그러자 반우희가 말했다.“오이무침할 줄 알아요?”“응.”“그럼 부탁할게요.”주방에는 거실의 에어컨 바람이 잘 들어오지 않아 온도가 아주 뜨거웠다.부승원은 언젠간 이 집의 가전제품을 다 새것으로 갈아주겠다고 몰래 다짐했다.손놀림이 빠른 부승원은 빠르게 오이무침을 완성했다.반우희는 가재를 입맛별로 나눠 상에 올렸고 작은 상이 부러질 듯한 한 상 차림이 완성되었다.부승원은 그전에도 여러 번 집을 오갔던 터라 이젠 익숙하게 밥상 앞에 앉았다.희주는 부승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21화

    날이 어두워지고 부승원은 본가로 향했다.부승희는 집에 없었고 부모님은 거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부승원을 발견한 채애정은 활짝 웃으며 손 씻고 함께 밥을 먹자고 했다.“아니에요. 일이 있어서 바로 나가봐야 해요.”“약속인 것이냐?”아버지 부형석의 질문에 부승원은 표정 변화 한번 없이 대답했다.“네.”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하니 부모님은 부승원을 잡아 둘 수가 없었다. 대신 꿀물로 속을 채우게 했다.“네 어머니가 오늘 그 아이를 만나고 왔다고 들었어. 복스럽게 생겼다던데.”“네. 얼굴도 동글동글하고 예쁘던데 나이가 좀 어려요.”채애정의 말에도 부승원은 묵묵히 꿀물을 마시며 대꾸하지 않았다.한참 뒤 부혁석이 물었다.“그 아이랑은 어떻게 할 생각인 것이냐?”부승원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무슨 말씀인지?”부형석은 고개를 돌려 제 아내를 바라봤고 채애정은 몰래 고개를 저었다.‘그런 말 마요. 우리 아들이 어떤 성격인지 몰라서 그래요?’부형석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질문을 이어가기로 했다.“나와 네 어머니의 생각은 그 아이가 나이가 어리니 네 옆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해외 연수를 다녀와 몇 년 뒤에 결혼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그러자 채애정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본인 생각이면서 왜 나까지 함께 묶고 그래요?’부형석은 말없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무게를 잡았다.부승원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고 침착하게 잔을 내려놓았다.이런 부승원의 모습에 채애정과 부형석은 절로 긴장이 되었다.도우미 아주머니는 내려놓은 잔만 챙겨서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도련님 부승원에게 쉽게 밉보여서는 안 되었다.부승원은 입가를 닦으며 고개를 들었다.그 시선에 두 사람은 절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졌다.“몇 년간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가 결혼하면 그래도 짝으로 걸맞으니 창피하지 않으실 거고, 내가 그동안 견디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실 거잖아요. 그 아이는 돈과 명예를 가졌으니 더 이상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요.”“그렇죠?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20화

    부승원의 사무실에서.소파에 앉은 반우희는 소파 등받이에 고개를 처박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승원은 이런 반우희가 너무 웃겨 사무실 책상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평소에 그렇게 당당하더니 우리 어머니 만나고 왜 그렇게 겁을 먹었어?”반우희는 영혼이 빠진 얼굴로 말했다.“나도 모르겠어요...”부승원이 반우희를 불렀다.“그렇게 넋이 빠진 모습으로 있지 말고 여기로 와.”반우희는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부승원의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그리고 턱받침을 하고 눈을 깜빡거렸다.“어머님이 나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셨으면 어떡해요?”부승원이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마음에 안 들면 뭐 어때?”반우희가 입을 삐죽이더니 평소대로 언성을 높여 말했다.“이게 다 변호사님을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요!”부승원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정말? 네가 내 생각을 했다고?”반우희는 작게 콧방귀를 뀌더니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어머님이 날 좋아하지 않으면 변호사님이 날 만나지 못할 테니까요.”“...”반우희는 부승원의 옆으로 조금 더 당겨 앉으며 말했다.“변호사님은 나이도 들고 나한테 이렇게 돈도 많이 쏟았는데 결혼까지 가지 못하면 변호사님만 억울하잖아요.”그리고 반우희는 팔을 살랑살랑 흔들어 보였다.“꽤 양심 발언이네? 내가 억울할 가봐 걱정도 하고?”반우희는 다시 턱을 괴고 한숨을 내쉬었다.“난 늘 그랬어요. 다른 사람한테 빚지고는 못 살아요.”“내가 제안 하나 할까?”부승원은 펜을 내리고 옆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어머니 아마도 옆방에 계실 거야. 그러니까 마음 가라앉히고 다시 가서 인사드리는 게 어때?”그 말에 반우희는 바로 풀이 죽은 얼굴이 되었다.이에 부승원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결국 너도 말뿐이네.”반우희는 한숨만 풀풀 내쉬었고 더 고민에 휩싸였다.‘정신 차려 반우희! 너 왜 이렇게 나약해졌어?’그리고 머리를 싸매며 말했다.“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승주한테 조언을 받아야겠어요.”‘승주한테 조언을 받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19화

    딸꾹!딸꾹!반우희는 부승원의 등 뒤로 몸을 숨기고도 딸꾹질을 멈추지 못했다.부승원은 몸을 돌려 반우희를 살폈다.“왜 그래?”‘그게 아니라.’반우희는 서둘러 부승원을 당겨 채애정의 시선을 가렸다.지금 딸꾹질 때문에 얼굴이 시뻘게졌을 게 뻔했고 못생기게 보일 수는 없었다.부승원은 자기 셔츠 끝자락을 잡은 반우희를 보며 빠르게 자리에 앉히고 물을 따라줬다. 그리고 채애정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어머니, 먼저 돌아가세요. 우린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그게...”채애정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부승원이 반우희를 챙기느라 손이 부족하자 채애정은 대신 물을 따라 건넸다.“우희 씨, 괜찮아요?”“딸꾹... 네! 딸꾹... 괜... 찮습니다!”“...”부승원은 물을 건네받고 직접 반우희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정말 괜찮은 거 맞아? 병원 갈까?”반우희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어머님만 가면 괜찮아질 거예요.’부승원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부승원이 옆에 있었기에 반우희는 서서히 진정되었고 드디어 딸꾹질을 멈출 수 있었다. 이에 채애정이 다가가 또 말을 걸었다.그런데!반우희는 더 긴장되어, 또 딸꾹, 하고 딸꾹질하고 말았다.“...”딸꾹!딸꾹!결국 다시 시작이 되었다.부승원은 반우희가 긴장이 되어 딸꾹질하는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거의 자신의 품에 가두다시피 하며 채애정을 향해 손을 저었다.채애정은 더 이상 대화는 무리라는 생각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럼 먼저 가볼게. 내가 뭐 겁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놀란 거야?”“오신다고 미리 말해주지도 않았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정말 연애 좀 한다고 이 엄마는 뒷전인 거니?’‘어휴. 그래도 드디어 연애한다니 다행이긴 해.’채애정은 가방을 챙겨 밖으로 걸었다.그때, 반우희가 빠르게 부승원의 셔츠를 잡아당겼다.부승원은 고개를 돌려 반우희가 핸드폰에 적은 문자를 확인하고 채애정을 다시 불렀다.채애정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18화

    “이름은 뭐예요?”“반우희입니다. 넉넉할 우와 기쁠 희입니다.”“그래요?”“그럼, 나이는?”“스물두 살입니다...”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반우희는 도시락을 손에 쥐었지만 한 입도 입에 넣을 수가 없었다. 마치 학창 시절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처럼 물어보는 질문에만 꼬박꼬박 대답했다.“괜찮아요. 편하게 먹어요.”채애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반우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로 크게 한 입 떠먹었다.채애정은 다정한 말투로 또 질문을 이었다.“승원이가 없어도 혼자 사무실에 있었던 거예요?”반우희는 채애정이 아직 본인과 부승원의 사이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조금 머리를 굴려 이렇게 대답했다.“저는 평소에 사내 식당을 이용하고 자주 사무실에 오는 않는 편은 아닙니다.”채애정은 알면서도 모른 척해주며 반우희에게 반찬을 집어줬다.반우희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아니에요.”채애정은 동그란 얼굴의 반우희가 꽤 마음에 들었다. 평소에 부승희가 반우희에 대한 좋은 말을 많이 했기에 좋은 인상도 남아 있었다.그러나 반우희의 나이를 들은 채애정은 기분이 조금 착잡했다.제 아들이 이성에 눈을 뜨지 못해 걱정이었는데 부승희의 말 대로 그동안 할 건 다 하고 산 모양이었다.게다가 그 깔끔하던 아들이 사무실을 이렇게 어지럽히는 것도 용납하고 있다니, 꽤 놀라운 사실이었다.‘그래 스물둘이면 미성년자도 아니고 괜찮지, 뭐.’반우희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구별이 되지 않았으나 채애정이 계속 반찬을 집어주는 덕에 멈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채애정이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는 모습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뭐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 수표 한 장 던져주면서 아들이랑 헤어지라는 전개는 아닌 것 같은데.’‘설마 내가 마음에 드는 건가?’‘음... 머리를 굴리자. 머리를!’그러나 그렇다 할 결론을 내리기 전에 위가 감당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반우희는 끝내 참지 못하고 딸꾹질을 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17화

    “내가 가서 밥 먹여줄까?”“좋죠.”“그래. 15분 뒤에 도착할 것 같아.”연정훈이 농담을 진심으로 받아치자 양시연은 다급하게 말렸다.“그러지 마요! 혼자 먹을 수 있어요.”“그럼 밥 먹을 때 영상 통화할까? 같이 먹고 싶어.”양시연이 입꼬리를 올렸다.“그건 좋아요.”한참 알콩달콩 얘기를 나누다가 회사에 거의 도착할 무렵, 양시연은 방금 주지혁과 만났던 사실을 입에 올렸다.“지혁 씨는 똑똑한 사람이니까 조이현을 말리지 못한다고 해도 간섭은 할 거예요. 앞으로도 조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할 테니 조이현이 가문을 망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연정훈은 애초에 조씨 가문을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다. 다만 양시연이 주지혁을 만나게 한 건 신중한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었다.주지혁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면 바로 조이현을 처리할 것이다.하지만 주지혁이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오늘 양시연이 주지혁을 만나는 건 되려 위험한 일일 수 있었다. 연재혁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는데 더 이상 조씨 가문이 논란을 만들게 하지 막아야만 했다.만약 주지혁이 계속 다른 사람과 만남을 이어가고 굳이 논란을 피운다면 그건 결국 본인의 무덤을 파는 일이었다.연정훈은 양시연에게 이러한 얘기를 했었고 양시연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사람 시켜 주 대표 조사하라고 해. 똑같은 방법으로 되갚아 주는 건 좋은 데 우리가 위험해져서는 안 되잖아.”“나도 알아요.”대화가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양시연도 회사에 도착했다.이어 점심을 주문하고 영상 통화를 시작했다.반우희는 요즘 들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점심시간이었다. 요즘엔 사내 식당도 아닌 양시연의 사무실로 직행했는데 양시연은 음식을 많이 주문하고 혼자 먹기엔 버거워 반우희와 함께 나눴었다.그런데 멀리서 보니 오늘엔 연정훈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었고 반우희는 도시락을 들고 양시연의 사무실로 향하려다가 부승원의 사무실로 발걸음을 돌렸다.오늘 부승원은 점심 약속이 있어 사무실을 비웠다.그래서 부승원의 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16화

    점심시간이 되자 양시연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주지혁 앞에서 게걸스레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간단히 배만 채우며 바로 조이현이 신고한 일을 입에 올렸다.주지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바로 반박했다.“이 일은 정말 나도 몰랐어.”양시연은 지금 와서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었다.“이현 씨가 이러는 건 정말 난동이고 민폐예요. 난 이현 씨에게 잘못한 거 하나 없고 잘못이라면 오히려 두 사람이 내게 저지른 거죠.”주지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시연아, 내가 미안해.”“지난 일은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아요. 오늘 이렇게 찾아온 건 제발 본인 아내 간수를 잘하라고 말하러 왔어요. 다른 사람한테 민폐 끼치지 말아줘요.”양시연은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주지혁은 고개를 숙여 양시연의 손끝을 바라봤다. 과거의 양시연은 일하는 데 불편하고 집안일하는데 거슬린다며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었다.그리고 차라리 네일 하는 돈으로 간식이나 사는 게 이득이라 했다.돈을 차곡차곡 모아 집을 사고 차를 사는 게 더 현실적이라며, 힘들게 돈을 버는 주지혁을 마음 아파하며 선물한 팔찌도 마다했었다.돈 모아서 결혼하자고 말했던 과거 양시연을 떠올리며 주지혁은 고개를 숙여 쓴 차를 들이켰다.“돌아가서 잘 얘기해 볼게. 다시 이런 일 없을 거야.”“그러길 바랄게요.”양시연은 덤덤하게 말했다.“우린 이제 책임질 가족도, 사업도 있는 사람이에요. 조씨 가문은 경인에서 좋은 입지를 가졌고 지혁 씨도 승승장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 행복하게 살자고요.”‘행복이라... 내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어?’‘미친 조이현은 평생 내게 들러붙으러 작정을 한 것 같은데.’주지혁은 더 올라가려면 피를 깎는 고통을 겪어야 했고 죽을힘을 다해야 조이현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런 생각에 주지혁은 점점 마음이 무거워졌다.양시연이 본인을 찾아온 이유는 아마도 연정훈의 부담을 덜어주려 온 것 같았고, 진심으로 연정훈을 아끼는 모습을 보며 예전에는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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