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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이승하는 그 여자를 한 번 쳐다보고 두 번 다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보면 구역질이 날 것 같아서 말이다.

그는 서유의 손을 잡고 유리방으로 나온 뒤, 차가운 목소리로 택이에게 명했다.

“저 여자 얼굴 망가뜨려.”

이 세상 그 누구도 서유와 닮은 얼굴을 가질 수 없었다. 옆모습이라고 해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자신의 얼굴을 망가뜨리라고 하는 말에 그 여자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급히 용서를 구했다.

“대표님, 일부러 서유 씨 행세를 한 건 아니에요. 저도 그냥 분부대로 한 일이라고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목소리까지 똑같은 두 사람, 서유조차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니 하물며 이승하가 어찌...

서유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에 꿇어앉아 애걸복걸하는 여인을 쳐다보았다.

지금은 불쌍해 보이지만 자신의 행세를 하며 이승하에게 상처를 주고 그로 인해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긴 이승하를 생각하며 서유는 동정심을 거두었다.

이승하는 뒤에서 용서를 비는 소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애틋한 눈빛으로 서유를 쳐다볼 뿐이었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의 눈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지현우 씨가 날 데리고 온 거예요.”

그 말에 이승하는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침대에 있는 저 여자를 용서할 수는 있어도 지현우는 절대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 인간 지금 어디 있어?”

옥상 입구 쪽을 바라봤지만 지현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현우가 도망갔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아래층에서 갑자기 술병이 타일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 옆에 앉아 있는 지현우는 비싼 손목시계를 찬 손에 와인 한 잔을 들고 고개를 젖혔다.

바 위에 매달린 크리스털 램프에서 빛이 흘러 내려와 그의 잘생긴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그는 위층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오로지 술을 마시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서유는 Y국에서 그와 함께 지내던 시절에도 그가 이리 혼자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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