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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화가 난 이연석은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승하가 서유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가혜 씨는 아직 당신이 돌아온 줄 모르고 있어. 내일 같이 가혜 씨 만나러 가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서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마침 내일 찾아가려던 참이었어요. 반년 동안 사라졌으니 많이 걱정하고 있을 거예요.”

한편, 모퉁이를 돌아서던 이연석은 두 사람의 대화가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제자리에 서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를 악물고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잘생긴 외모에 반듯한 이연석이 서유에게 다가와 가늘고 긴 손을 가슴에 얹고는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했다.

“형수님, 죄송합니다. 방금은 제가 무례했습니다. 형수님을 의심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제 무례함을 용서해 주세요.”

깜짝 놀란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를 껴안고 있던 남자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조건이 뭐야?”

둘째 형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보고 이연석은 그제야 깨달았다.

‘쌀쌀맞은 인간, 내가 사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니...’

결국은 그의 약점을 잡고 그가 사과를 하게 만든 후에서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

이승하의 상대가 되지 않았던 이연석은 속이 꽉 막히는 것 같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서유 씨가 무사히 돌아온 소식은 내가 가혜 씨한테 확실하게 전할게요.”

이승하는 숟가락으로 국그릇에 담긴 국물을 휘저으면서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내일 내가 직접 가서 가혜 씨 데리고 올게요. 됐죠?”

그 말에 앉아 있던 남자는 그제야 문밖을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나가봐.”

그의 기에 눌린 이연석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이를 갈며 자리를 떴다.

화가 잔뜩 난 이연석의 모습을 보고 서유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이렇게 날 감싸면 내가 사람들한테 미움만 받게 될 거예요.”

이승하는 또다시 닭고기 수프를 떠서 서유에게 먹여주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 와이프를 내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켜?”

와이프라는 말에 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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