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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장례식에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선두에는 내 남편의 여자 친구라고 자칭하는 여자가 나를 노려보면서 불륜녀를 직접 찢어 죽이러 왔다고 했다. 나는 굳이 내가 아내라고 설명하기 싫었기에 장례식이 끝난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화를 억누르지 못한 채 나를 덮쳤고 함께 온 사람들과 힘을 합쳐 나의 옷을 가위로 마구 잘랐다.
큰 소동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문 사람들은 그저 차가운 눈빛을 하고 지켜볼 뿐이었다. 그런 눈빛에 익숙해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유골함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날뛰어도 소용없어요, 도현이는 나한테 아낌없이 주는 남자거든요. 저 유골함 보여요? 도현이가 16억을 주고 사준 건데, 그것도 박살 내보지 그래요?”그러자 그 여자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미친 듯이 부르짖으면서 유골함을 바닥에 던졌고 다른 물건을 집어 들고 유골함이 산산조각 날 때까지 내리쳤다.
“뻔뻔스러운 불륜녀의 집안 사람들도 똑같이 추잡해! 내 남자 친구 돈에 손댄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 여자는 이 장례식이 내 남편의 어머니 즉 나의 시어머니 장례식인 줄 꿈에도 몰랐다. 그 여자가 난동을 부린 이곳에서 시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고 산산조각 나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이 물건은 시어머니의 유골함이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 기분은?]
SNS에 올라온 네티즌의 질문에 내 남편이 댓글을 달았다.
[부부 관계를 가지는 게 마치 임무를 완수하는 것 같고, 매일 매일 이혼하고 싶어.]
송은택의 첫사랑 정한별이 귀국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침대에서 뒹굴며 애정을 과시했고, 정한별은 심지어 날 찾아와서 송은택과 이혼하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난 차갑게 웃으며 이혼 합의서를 그녀의 앞에 던졌다.
“내 앞에서 날뛰지 말고, 그 남자가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설득해봐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그저 못난 내연녀일 뿐이니까.”
나의 의붓오빠가 날 엄청나게 미워했다.
오빠는 나와 엄마가 자신의 단란한 가정을 파괴했다고 생각해서, 나와 엄마가 온 것을 무척 싫어했다.
나를 만나면 오빠는 항상 차가운 얼굴로 나한테 언제 죽냐고 물었다.
그 뒤로, 내가 정말 죽게 되자, 오빠는 울면서 돌아오라고, 그때 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화내는 것이 아니었다고 후회했다.
그런데 나는 이미 죽었는데, 그런 모습을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지?
유치원에 불이 났다. 그리고 그 안에 네 살 된 나의 딸이 있었다.
이성을 잃은 나는 미친 듯이 소방관인 나의 남편을 불러 말했다.
“우리 하영이가 2층 사랑반에 있어!”
그러나 남편은 짜증을 냈다.
“지금 내가 수민이 딸 구해주는 걸 막으려고 그딴 거짓말까지 하는 거야? 사람이 악랄해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있어?”
“수민이는 원래부터 몸이 안 좋은 사람이야. 난 수민이가 딸 잃는 거 원치 않아. 딸을 잃는 순간 따라서 죽으려고 할 테니까!”
그날 밤, 나의 남편은 첫사랑 정수민의 딸을 안고 불구덩이에서 나오며 모든 이들의 영웅이 되었다.
나는 딸의 유골함을 안고 울다가 쓰러졌지만 나의 남편은 여전히 정수민의 곁에 있어 주었다.
“이찬형, 내가 너 평생 후회하게 할 거야!”
내가 송준기를 가장 사랑할 때, 그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
겨울은 추웠고, 나는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밤새 떨었다.
그러나 준기는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그녀의 발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또한 나를 보고 오버한다며,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준기는 몰랐다. 내가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이제 준기는 나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었다.
명문가 아가씨 교육을 마친 후 동생은 반드시 재벌 집에 시집가겠다고 다짐했다.
우연한 만남을 만들기 위해 동생은 내 새 차를 몰고 재벌집 도련님인 하우재와 고의로 추돌하려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하씨 집안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야. 저 차는 우리가 전 재산을 털어도 배상할 수 없어.”
그 후, 하우재는 전국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결혼식을 열었다.
동생은 질투에 미쳐서 그때 내가 막지 않았더라면 신부는 분명 자기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 후 그녀는 차로 나를 쳐서 죽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동생은 자신 있게 입가에 미소를 띠며 전방의 고급차를 주시하고 있었다.
“한번 만나면 하우재는 분명 나에게 빠질 거야.”
“그때는 이런 고물 차를 절대 안 타.”
이번엔 나는 걔를 막지 않았다.
동생은 급히 가속페달을 밟았고 차는 10억 원짜리 슈퍼카와 강하게 충돌했다.
내 남편은 키가 크고 잘생겼지만 빚을 갚을 돈이 없었다.
결혼한 지 5년 차에 나는 그를 위해 집도 팔고 차도 팔았다.
우리는 어둡고 습한 10평짜리 지하실에 비집고 살았다.
내가 임신했을 때 진찰을 받고 싶다고 했더니 그는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선천적으로 심장병이 있는 아기를 낳았다.
수술비를 충당하기 위해 나는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세 개씩 했는데 그러던 중 남편이 인플루언서에게 80억짜리 단독주택을 사준 것을 알게 되었고, 남편이 고아가 아니라 갑부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