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불꽃놀이
나의 남편,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방송국 기자인 나는 타지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소식을 듣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현우는 이미 응급처치 실패로 숨을 거두어 화장터로 보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얼마 뒤, 법원에서 집으로 들이닥쳐 모든 물건에 노란 딱지를 붙여놓았다.
현우가 운영하던 회사가 자금난으로 인해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되었던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회사의 유일한 법인 대표가 바로 나였다는 사실이다.
몇 년 후, 찢어진 그릇을 움켜쥐고 눈 내리는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던 중, 나는 하마터면 빠른 속도로 달리던 외제차에 치일 뻔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사람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조현우였다. 현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었고, 품 안에는 다른 여자를 안고 있었다.
심지어 나를 내려다보며 더러운 냄새가 난다며 비웃더니, 내가 들고 있던 그릇을 발로 차버렸다.
“아직 살아 있었네, 서지연?”
“그땐 네가 명문대 출신이라 속이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멍청할 줄이야!”
“그동안 내가 진 빚을 대신 갚아주느라 수고 많았어. 하하!”
나는 그의 말에 억장이 무너져 숨을 못 쉬겠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눈을 감으려 했지만 한이 서려 끝내 눈을 감지 못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눈을 다시 떠보니, 나는 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바로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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