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한수아는 이미 의식을 잃기 직전이었다. “제발 살려줘. 앞으로 절대 너랑 다투지 않을게!” 그녀는 배를 움켜쥐고 울부짖으며 119에 전화해 달라고 애원했다. “진미영이 어떻게 알게 됐는지 알아? 네가 우리 집에 와서 허세를 부리던 그날, 내가 엄청 멋진 영상을 찍었거든!” 나는 한수아에게 핸드폰을 흔들어 보이며, 이 모든 것이 내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너, 너 정말 악독하네. 내가 반드시 네 년을 죽여버릴 거야!” 한수아는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녀에겐 더 이상 약한 모습은 없고, 오히려 악독한 눈빛이 가득했다. 나는 그녀가 아직도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내뱉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원래는 도와주려고 했는데, 욕할 힘이 남아있으니 알아서 구급차 부를 수 있겠지.’ 내가 집으로 돌아간 지 한참 후에야 아래층에서 구급차 경적 소리가 들리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한수아의 생사는 더 이상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나중에 들은 바에 따르면, 그녀는 치료가 늦어져 아이를 유산했고, 자궁이 심하게 손상되어 결국 자궁을 적출해야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진미영은 사장의 아내로 권력과 재력이 있었기 때문에, 보상금을 조금 주는 걸로 일을 마무리했다. 결국 한수아는 쫓겨나듯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한편, 나의 배는 점점 커졌고, 나는 아이를 위한 물건을 준비하며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출산 당일, 나는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엄마가 멀리 있어서 돌봐줄 수 없었기 때문에, 간병인을 고용했다. 나는 병원에서 일주일을 보낸 후 퇴원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소파에는 조경민이 앉아 있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왔어? 벌써 출소했어?” 나는 보모에게 아이를 침실로 데려가라고 한 뒤, 소파에 앉아 조경민을 바라보았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그는 살이 빠지고, 수염이 덥수룩하며, 눈 아래는 까만 다크서클이 가득했다. “지연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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