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동안 나는 이태혁이 냉장고에 붙여놓은 식단대로 그가 미리 준비해둔 하루 세 끼 식사를 먹었지만, 혼자서는 도무지 맛이 없었다. 이태혁이 몹시도 보고 싶었지만,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었다.내 휴대폰엔 부재중 전화 하나 없었고, 오직 내가 끊어버린, 한때는 줄줄 외웠던 익숙한 번호들만 남아있었다. 나는 그를 찾아 나서려 했고, 심지어 공안국에 신고하는 것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경찰들은 나를 납치한 범인들조차 찾지 못했는데, 과연 그들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혼란한 마음으로 밖을 나섰다. 멍하니 골목 입구까지 걸어갔는데, 갑자기 누군가에게 끌려 차에 실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내 방 침대 위였다. 정확히는, 예전에 살던 양부모 저택의 내 방이었다.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창문으로 스며드는 달빛 속에서 어둠 속에 앉아 나를 응시하는 한 그림자가 보였다.“아!”나는 겁에 질려 이불 속으로 숨었다. 그 사람은 황급히 불을 켜고 달래려 다가왔다.“채아야, 난 단지 네가 편하게 쉬었으면 했어. 미안해, 놀라게 해서.”그 목소리는 마치 악마의 속삭임 같았다. 나는 천천히 망설이며 이불을 끌어내렸고, 온몸에서 한기가 느껴졌다.“사... 사장님...”지완 오빠가 이불을 끌어내리며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너 예전엔 날 오빠라고 불렀잖아”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주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가슴이 너무 답답해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절대 사장님께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나는 밤낮으로 이 한 마디만을 기억했다. 매를 덜 맞기 위해 입에 달고 살았던 이 한 마디를.지완 오빠의 감정도 격해진 것 같았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자신을 억누르며 말했다.“채아야, 오빠가 정말 미안해. 난 몰랐어... 몸값을 며칠 늦게 보냈다고 네가 이런 일을 당할 줄은... 그들이 분명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는데.”‘뭘 하지 않는다는 거야? 날 때리지 않겠다고? 그가 분명 날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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