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밖으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드디어 나를 찾아낸 걸까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몇 달 동안 이곳을 맴돌며 나는 지쳐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아직 내 죽음을 인정하지 않아서일까? 혹은 내가 미련을 버리지 못해 천국도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람들의 관심은 내 발밑에 있는 내 시체가 아니라 강아지 하니가 입에 문 카드에 쏠려 있었다. 엄마는 하니의 입에서 카드를 빼앗아 들고는 약간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야 무서워졌나 보네. 이렇게 편지를 써서 사과하려고?” “알고 있어, 네가 근처에 숨어 있는 거. 그만 숨지 말고 빨리 나와!” 나는 숨지 않았다. 나는 바로 그들 눈앞에 서 있었다. 엄마는 카드를 열었다. 카드 안에는 아기자기한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엄마,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내 이름, ‘소민’이 적혀 있었다. [엄마, 꼭 다음 페이지를 넘겨주세요.]카드의 뒷면에는 은색 목걸이가 붙어 있었고, 하트 모양의 펜던트가 조명에 반짝였다. 그날, 내가 쫓겨난 날 밤에 이 카드를 몰래 엄마에게 두고 가려고 했었다. 곧 명절이 지나면 엄마의 생일이었고, 그때쯤이면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니까. 내가 항상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엄마의 생일을 챙긴 적은 한 번도 없어서 그 목걸이 값은 내가 침대 시트 천 장을 빨아 모은 돈으로 샀다. 오랜 시간 찬물로 빨래를 한 덕분에 내 손가락은 동상으로 얼었고, 피부는 갈라져 있었다. 하지만, 내 선물을 보는 엄마가 내 마음을 알지 못했다.“나를 달래려는 거야? 좋아, 성공했어. 하지만 네가 동생에게 골수를 기증해야만 착한 딸이 될 수 있어.” 살아 있었다면, 이런 말은 내가 꿈에서도 바랐던 말이었다. 엄마의 착한 딸이 되는 것. 하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나는 이미 죽었고, 나를 찾지 못할 테니까....
Last Updated : 2024-12-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