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고개를 돌리고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주연 이모를 보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형수님도 이렇게 말했으니까, 형수님의 체면을 봐서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게요.”주연 이모의 얼굴에 순간 화색이 띠더니, 냉큼 절까지 하며 고마워했다.“하지만...”내 말투가 갑자기 바뀌었다.“처벌로 월급을 100만 원으로 내릴 거예요.”주연 이모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얘질 줄 알았다. 아무래도 가족 모두가 자기 한 사람만 믿고 산다고 했으니까.방금 여기서 밥 먹었던 사람, 적지 않았다.솔직히 100만 원으로 수도인 경운시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그런데 주연 이모는 제일 너그러운 용서를 받은 것처럼, 쿵쿵 절을 하면서 엄청 기뻐해 했다.내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옆에 있는 형수, 김옥화가 얼굴에 화색을 띠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수진아, 넌 정말 마음씨가 너무 좋아! 별일 없으면, 나 먼저 갈게. 오후에 약속 잡았거든!”말을 마친 형수는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주연 이모 곁을 지나갈 때, 경고하는 듯 말했다.“주연 이모, 제가 오래 쓰던 사람이라 한마디 하는 거예요.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세요. 일이나 열심히 하시라고요! 수진이는 착하니까, 월급도 자연스럽게 다시 올려줄 거예요! 만약 또 이런 잘못을 저지른다면, 다신 사정 안 해줄 거예요!”잘못을 한 번 저지른 주연 이모는 그때 이후로 많이 조용해졌다.매일 밥하고 청소 끝나면 밖에 돌아다니지도 않고 자기 방에 콕 박혀 있곤 했다.평소에 내가 집에 있을 땐, 더더욱 얌전해졌다.하지만 난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주연 이모가 장 보러 갈 때, 사람을 불러서 집에 CCTV를 달았다.안에서부터 밖에까지, 거실이든 화장실이든 침실이든,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물론 주연 이모를 그냥 해고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겠지만, 왠지 자꾸 이상하게 느껴졌다.형수 김옥화의 행동이 이상한 것 같았다.사업장에서 여러 가지 여우들과 상대해서 그런지, 내 의심은 심각할 정도로 많았다.
Last Updated : 2024-12-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