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병원에서 전화 한 통 걸려왔는데 의사가 몹시 착잡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보영 씨, 도윤이 상태가 악화돼서 지금 긴급 치료를 받고 있어요! 임선우 씨가 도통 연락이 안 되네요. 지금 빨리 병원에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나는 뭘 더 정리할 겨를도 없이 부랴부랴 병원에 달려갔다. 전에는 늘 내가 옆에서 병간호하다가 오늘 잠깐 시간을 내서 도윤이 먹일 국을 끓이려고 집에 왔는데...사실 오늘은 임선우가 병간호할 차례였다. 그는 분명 아이를 돌보겠다고 나와 약속했었다.하지만 지금 대체 어디로 간 걸까?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나는 끊임없이 임선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인간이 도통 받지를 않았다.분노에 휩싸인 나는 온몸을 파르르 떨면서 그에게 카톡을 보냈다.[임선우! 오늘 밤에 애 본다며?! 도윤이 지금 응급조치 받고 있대!]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미친 듯이 응급실로 달려갔지만 의사가 그런 나를 덥석 막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보영 씨...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나는 의사를 밀치고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아니야! 아닐 거야! 어제까지 잘만 지냈잖아!”의사는 내 어깨를 꽉 잡아주었다.“도윤의 상태가 원래 불안정했어요. 병실에 모니터가 있지만 옆에 있는 가족만이 제일 먼저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어요. 오늘 밤 도윤의 곁에 아무도 없어서... 저희도 한 발 늦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이 소식을 들은 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휴대폰을 꽉 잡은 채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제대로 숨 쉴 수조차 없었다.“임선우!”얼마나 기다렸을까. 수술실 불이 꺼지고 의사가 걸어 나왔다.“임도윤 씨 가족분, 도윤이랑 마지막 크리스마스이브를 함께 보내세요...”마지막이라...어떻게 이럴 수가...임종실에 돌아온 후 임도윤은 겨우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엄마, 아빠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거 맞죠? 그런 거죠?”나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비통한 마음을 겨우 추슬렀다.“그래, 맞아. 아빠 크리스마스엔 꼭
최신 업데이트 : 2024-12-3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