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그렇게 쪼잔하게 굴지 마. 우리 엄마도 네가 아들 낳으면 그때 혼인신고 하라고 했잖아. 그때 가서 결혼식 올리고 혼인신고 하면 딱이잖아.”“응.”덤덤한 대답 끝에 나는 남친과의 모든 SNS를 삭제하고 새 게시물을 하나 올렸다.[신랑 구합니다. 저랑 결혼하실 분 있나요?]...남친 서태환의 답장이 그중에서 가장 빨랐다.[우희원, 너 미쳤어? 그냥 결혼 좀 한 거 가지고 꼭 그렇게 삐딱하게 굴어야겠어?][설마 게시물 하나 올렸다고 내가 질투할 것 같아? 웃기지 마. 경고하는데, 괜한 트집 잡지 마. 청아 곤란하게 하지도 말고.]얼마 뒤, 주청아는 서태환과 함께 게시물을 하나 올렸다.[언니, 오빠는 그저 우리 아이를 합법적으로 낳으려고 하는 것뿐이야. 나 언니한테서 오빠 안 뺏어. 앞으로 오빠랑 언니가 결혼하면, 내 아이도 언니를 엄마라고 불러야 하잖아.]엄마는 나를 사리 분별 못 한다고 욕했다.[고생도 하지 않고 아이를 가졌잖아. 청아가 너를 이렇게 도와주는데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뭐 하는 거니?]그 아래 태환의 친구들까지 맞장구쳤다.[청아 씨와 자매면서, 태환 형이 누구랑 결혼하든 다 한집 식구 아니에요? 월, 수, 금은 청아 씨, 화, 목, 토는 희원 씨가 형 차지하면 되겠네요.]모든 사람은 나를 조롱하고 비웃었다.그걸 한참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더니 눈시울이 시큰거리며 눈물이 고였다.그러다가 가득 찬 눈물은 끝내 내 턱을 타고 핸드폰 액정으로 떨어졌다.잘못한 건 분명 저들이면서. 뻔뻔하게 나를 비난하는 꼴이 우스웠다.이런 사람을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었다.나는 힘껏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엉망진창이 된 댓글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댓글 하나를 발견했다.[내가 네 신랑 해도 돼?]성시현이 단 댓글이었다.나와 성시현은 함께 자랐다.대학 졸업 후 나는 A시에 남고 시현은 해외로 연수를 떠났다. 대학 때 내가 태환과 만나기 시작한 뒤로 늘 나를 피하던 터라, 지금껏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었다.내가 한참 고민하고 있을
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