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의 안대의 모든 챕터: 챕터 11

11 챕터

제11화

그날 이후, 그는 완전히 낯선 사람으로 변했다.그는 나를 종처럼 부려먹었고 지민 오빠에게 했던 일들은 내가 헤픈 여자라는 낙인을 찍는 빌미가 되었다.그는 지민 오빠에게 받은 차를 팔아 명품 시계를 사달라고 요구했고 거절하자 나에게 손찌검까지 했다. 그때야 깨달았다. 그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고 변한 건 그가 아니라 내 처지였다는 것을.엄마는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병이 악화되어 돌아가셨다. 임종 직전, 엄마는 오빠가 묵묵히 나를 챙겨주고 얼마나 잘해 줬는지 이야기해주었다. 지민 오빠는 나에게 그렇게 잘해 줬는데 나는 그의 깊은 사랑을 알아주지 못하고 오히려 더 함부로 대하며 상처를 줬다.사실 지민 오빠의 호의를 몰랐던 건 아니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오빠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그때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이도훈에게 완전히 미쳐있었을 뿐이었다.그래서 아빠가 협박하고 회유하고 애원하며 결혼을 강요했을 때, 나는 그저 모든 것을 망치고 싶었고 그 모든 것에 반항하고 싶었다.아빠는 날 위해 그러셨던 건데... 아빠는 지민 오빠만이 날 진심으로 사랑하고 무조건적으로 잘해주며 모든 것을 감싸줄 사람이라는 걸 아셨던 것이다.다 내가 몰라봤다. 내가 눈이 멀었고 내가 자초한 일이었다. 나는 아빠의 진심을 몰라주고 아빠를 이렇게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지금 이도훈에게 속고 괴롭힘당하는 것도 모두 내 업보였다.아빠를 보러 갔다. 아빠는 침대에 누워 계셨고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지 않으셨다.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나는 아빠 옆에서 울 수밖에 없었다.지민 오빠, 그래, 오빠야말로 부모님 다음으로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해 준 사람인데...그런 오빠를 내가 그렇게 쫓아내 버렸다. 그것도 내 사랑을 증명했다고 자만하면서. 나는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몇 번이나 그 익숙한 번호를 찾아놓고도 차마 전화를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때 내가 얼마나 악독한 말로 오빠에게 상처를 줬는지 떠올리기도 싫었다. 매번 실망과 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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