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암에 걸렸다.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와 내 딸 송이정은 쇼핑하고 있었다.남편 진태연은 엄마가 곧 죽을 것처럼 부랴부랴 나에게 열몇 통의 전화를 걸었다.집안은 시어머니를 뵈러 온 이웃들로 가득했고, 내가 집에 들어서자, 동정하거나 고소해 하는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곧이어 시어머니가 친자확인서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며느리야, 몇 년 전에 진세연이 아파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그때 세연이 내 딸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이정이 내 딸이야. 병원에서 둘을 바꿔치기했어.”“원래 이 일을 그냥 숨기려고 했는데, 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정이 날엄마라고 불러준다면 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야!”“이정아, 아가야! 엄마, 너를 두고 어떻게 가니?”시어머니는 딸을 안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방안의 나이 든 노인들도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아이가 바로 앞에 있는데, 죽는다는 불길한 말은 하지 마!”“그래! 요즘 의학이 얼마나 발전했는데, 살 수 있을 거야!”“우리 이정이 얼마나 잘 컸어? 대학생이 됐잖아? 정말 복 받았네!”...사람들이 시어머니를 위로했고 딸은 고개를 돌려 형용할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차갑게 웃으며 친자확인서를 집어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었다.딸이 손녀가 되고 여동생이 딸이 되고 오빠가 아빠가 된다.이렇게 윤리를 거역하는 구역질 나는 짓을 양심 있는 사람은 할 수 없다.태연의 가족이 일을 벌인 것인데, 당당하기까지 했다.태연이 내 행동을 보고 벌떡 일어섰다. “송세아! 이게 무슨 짓이야? 두 아이 반드시 바뀌어야 해, 우리 엄마의 유일한 소원인데,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 이혼해!”태연은 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안달이었다.대학생인 두 아이 중 한 명은 꽃처럼 아름다웠고 좋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지만, 다른 한 명은 일찍이 집을 나가서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내가 딸 하나밖에 안 낳았는데, 누구라도 멘탈이 나갈 것이다.이웃의 동정 어린 시선이
최신 업데이트 : 2024-12-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