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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남산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16 19:28:04
병실을 나서자, 이정은 나에게 칭찬해달라는 표정을 지었다.

“엄마, 나 잘했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이 정말 연기 잘하네?’

이정은 내 손의 담배를 빼앗았다.

“엄마, 언니가 말했잖아요, 담배 피우면 안 된다고!”

이정이라는 인질 때문에 태연과 시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직도 이정에게 기대어 호강할 생각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명문대생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 된다.

작은 이득을 위해 더 큰 손실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요구르트를 뱉고 자를 빼내서 이정에게 휘둘렀다.

“퉤! 왜 이렇게 시큼해? 나 먹고 시큼해서 죽으라는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이정이 멍하니 있는데 시어머니가 몸을 날려 내가 휘두른 자에 맞았다.

시어머니는 일그러진 얼굴로 억지로 이정을 위로하려고 했다.

물이 너무 뜨거워서, 물이 너무 차가워서, 살이 쪄서 기분 나빠서, 살을 빼고 배고파서 때렸다.

시어머니가 고기를 집으면 사람을 때리고, 시어머니가 고기를 집지 않아도 나는 사람을 때렸다.

태연이 걸을 때 소리가 나면 사람을 때리고, 태연이 걸을 때 소리가 안 나면 사람을 때렸다.

불과 한 달 만에 상처투성이가 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송세야! 나...!”

시어머니는 놀라서 태연의 입을 막았다.

“작게 말해! 송세아가 들으면 어떡하려고!”

CCTV 영상을 보고 놀라고 겁먹은 두 사람 보고 나는 너무 만족했다.

‘역시 자기가 당해봐야 아픈지 알 수 있어! 어린애를 못살게 구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해서? 날 한번 못살게 굴어봐!’

태연과 대책을 상의한 후, 시어머니는 특별히 닭 한 마리를 사서 나에게 수프를 끓여 주었다.

“며느리야,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사과할게! 앞으로 이정을 못살게 굴지 마!”

내가 닭고기 수프를 들었다가 내려놓자, 시어머니는 초조해했다.

“빨리 마셔! 이정아...!”

나는 이정을 부엌으로 끌고 들어가 그녀의 머리를 끓는 물에 밀어 넣으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다급히 말했다.

“다 내 잘못이야! 화가 나면 이정을 그러지 말고 나한테 화를 풀어!”

시어머니는 오히려 자기 딸에게는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행동했고 남의 딸은 나쁜 마음으로 욕하고 때리고 못살게 굴었다.

“흥, 저에게 약을 타서 가두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는 당신들을 상관하지 않아요! 제가 직접 이정을 죽이면 되니까!”

이정의 얼굴이 끓는 물에 가까워지자, 시어머니는 다급히 손으로 막았다.

펄펄 끓는 물이 시어머니의 얼굴에 끼얹어지자,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졌지만, 여전히 이정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정아, 엄마는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나는 어금니를 깨물고 시어머니가 진실을 알게 된 후의 표정이 궁금했다.

넓은 마음으로 이렇게 잘 대해준 딸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진정한 딸은 오히려 자신에게 여러 해 동안 학대를 당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뒤의 표정을 상상한 나는 웃음이 났다.

시어머니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태연은 수술실 밖에 서서 다른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내 뺨을 한 대 때렸다.

나는 차갑게 웃고 태연을 벽으로 차버렸다.

연이어 뺨을 때려 태연의 정신을 딴 데로 돌린 후에야 내 마음속의 화도 어느 정도 풀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급히 달려 나왔다.

“환자분, 출혈이 너무 심해서 빨리 가서 헌혈해 주세요!”

태연은 힘들게 몸을 가누고 이정을 데리고 혈액검사를 하러 갔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느릿느릿 뒤따라갔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태연의 고함이 들렸다.

“A형이라고? 네가 어떻게 A형이야?”

이정이 대답했다.

“저는 계속 A형이었어요!”

딸을 구하기 위해 수술실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시어머니를 생각하자, 태연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제야 이정이 가짜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태연은 유리창 너머에서 소리쳤다.

“당신들이 틀림없이 잘못 검사한 거야! 얘는 틀림없이 A형이 아닐 거야!”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모두 B형인데 A형 아이를 낳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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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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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바뀐 운명   제9화

    나는 다시는 이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심지어 태연과 처음처럼 가깝게 지냈다.이정은 내가 왜 이 징그러운 남자의 품으로 다시 돌아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엄마, 그 사람이 했던 일 잊었어요? 엄마...!”‘태연은 심보가 나쁜 사람이야!’세연은 내가 무슨 생각인지 대충 알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이정을 속이고 해외로 데리고 갔고 태연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태연은 나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가는 길에 그는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저녁에 태연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었다.“나 가스레인지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어!”나는 마치 아무런 문제도 발견하지 못한 것처럼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태연과 잠자리를 함께한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잘 숨기면서 버텼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나는 뒤에서 이를 갈며, 태연을 죽일 방법을 연구했다.그 이후 한 달 동안 우리는 모두 무사했다.어느 날 밤, 태연이 술에 취해 돌아왔고 소파에 쓰러져 계속 토했다. “여보, 가서 국수 좀 끓여줄래? 옛날에 너 국수 끓여줬잖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태연이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예상했던 폭발음이 들려오지 않았다.“여보, 왜 그래?”나는 태연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는 불안한 마음에 부엌으로 향했다.연기를 하기 위해 태연이 술을 많이 마셔서 몸이 살짝 마비된 상태였다.그래서 벽에 기대어 잠시 쉬려고 하는데, 스위치가 마침 그 벽에 있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통이 터졌다.태연이 응급실에 급히 실려 갔고, 온몸이 캄캄하게 탔는데도 계속 고함을 질렀다.“아...! 그냥 날 죽여라! 죽여!”며칠 지나지 않아 경찰은 사건을 샅샅이 캐기 시작했다.나는 솔직하게 다 털어놓았고 마지막에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경찰은 태연이 나를 죽이기 위해 계획하던 사고가 난 것이라고 했다.그때 마침 내가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더니, 태연이 스스로 자기가 놓은 덫에 걸린 것이다

  • 뒤바뀐 운명   제8화

    세연에 대한 내 감정은 복잡했다.세연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지 나는 오랫동안 망설였다.이정이 내 앞에 서서 무슨 말을 하려고 머뭇거리자, 나는 문득 깨달았다.만약 세연이 당했던 모든 일을 이정이가 당했다면, 만약 내가 그때 다른 공간에 있어서 시어머니가 아이를 바꾼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이라는 생각에 나는 세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딸로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래서 나는 세연이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외국으로 보냈고 그녀는 나에게서 받은도움이 고마워 이번에 돌아와 나를 도와주었다.시어머니는 화가 나 말을 하지 못했지만, 세연은 오히려 힘을 내 이 일의 자초지종을 정확하게 설명했다.“우리 엄마가 아니었으면 난 지금 죽었을 거야! 무슨 낯으로 내가 당신을 용서해?”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낀 태연은 세연을 끌고 가려고 했는데, 세연은 필사적으로 빠져나와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나 건드리지 마! 너 전에 날 친구한테 놀러 보냈잖아...!”말을 잘못한 것을 느낀 세연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뭐라고? 세연아, 다시 말해 봐!”나는 화가 폭발할 것 같았고 한 번만 더 이런 충격적인 말이 들려오면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았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세연이 웃으면서 그냥 지나가려고 하는데, 나는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사람들은 상황이 갑자기 이렇게 되자, 놀라서 태연이 매를 맞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아이고! 할머니 쓰러져요!”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세연 때문에 화가 나서 돌아가셨다.죽기 전, 시어머니는 세연의 손을 잡아당기며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싶어 했다.하지만 세연은 시어머니를 무척 미워했다.“나에게는 엄마가 있어! 우리 엄마 이름은 송세아야!”시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이 휘둥그레졌고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세연도 의외로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태연은 기계 소리를 듣고 뛰어 들어갔고, 이어서 눈이 빨개서 나왔

  • 뒤바뀐 운명   제7화

    시어머니가 화를 냈지만, 태연은 내게 다시 한번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보, 나한테 화난 거 알아! 자, 얼마든지 화풀이해, 나 움직이지 않을게!”태연은 내 앞에 얼굴을 내밀었고, 나는 그런 태연을 보고 흠칫했다.이정이 태어났을 때, 태연은 내가 그를 경계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시어머니가 두 딸을 바꾸는 것을 묵인했다.이제 일이 거의 끝이 보이니 시어머니도 곧 돌아가실 것이다.그의 마음속에 불만이 아직 남아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그러나 나는 그가 흉악한 늑대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어두운 곳에 숨어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내가 결혼 전에 갖고 있던 재산은 적은 돈이 아니었다.이정은 태연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나는 이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남자는 말이야, 벼랑에 몰리지 않은 이상 그만두지 않을 거야.”그러나 나 같은 여자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사람의 마음을 죽이는 데 가장 능숙했다.세연이 도착한 날, 시어머니는 단정하게 차려입고 마중 나갔다.시어머니는 감격해서 세연을 보고 싶어서 안달이었다.하지만 상상 속 모녀가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세연은 시어머니를 매몰차게 쳐다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시어머니는 그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세연아, 엄마는 네가 내 친딸인 줄 정말 몰랐어! 다 이 여자가 엄마 몰래 널 바꾼거야! 엄마는 그저 네가 더 좋은 삶을 살았으면 했어!”나와 시어머니는 같은 시간에 임신했고, 태연이 혼자서 두 사람의 생활비를 부담해야 했다.그래서 스트레스가 심했던 태연은 두 아이를 차별했고 아이들의 옷과 이불은 천차만별이었다.나는 내 돈과 가장 좋은 것을 내 딸에게 줄 수 있었지만, 이미 50살이 넘은 시어머니는 그럴 수 없었다.그런데 그게 달갑지 않았던 시어머니는 태연을 보며 울며불며 매달렸다.처음에는 태연이 나에게 시어머니께 좀 보태주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시어머니의 아이를 대신 좀 키워달라고 했었다.나는 그 당시 무슨 농담을 하

  • 뒤바뀐 운명   제6화

    수없이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도 나는 태연의 말에 놀랐다.나는 특별히 이정에게 당분간 외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자, 이정은 불만이 있었지만 나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했다.태연의 복수 목표는 오직 나여야만 한다. 내 딸은 조금의 상처도 입어서는 안 된다.점심시간에 나는 여느 때처럼 이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음이 한참 동안 울렸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이정은 휴대전화 의존증이 심해 화장실에 갈 때도 핸드폰을 갖고 다녔다.나는 초조한 마음에 전화를 걸면서 차 키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나는 스스로에게 침착하라고 했고 내가 새로 세를 맡은 집이라 태연이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세뇌했다.그러나 눈에 고인 눈물이 나의 긴장함을 드러내 버렸다.내가 차에 시동을 걸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나는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이정이 시킨 배달에 수작 좀 부렸어!”태연의 웃는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고 나는 몹시 역겨웠다.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태연이 전화를 끊었고 내가 다시 걸었을 때, 핸드폰이 이미 꺼져 있었다.핸들을 잡은 내 손이 떨리고 있었다.‘우리 딸에게 무슨 약을 탄 거지? 설사약? 독약?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탔나?’땀과 눈물이 뒤섞여 시야가 흐려져 하마터면 울타리에 부딪힐 뻔했다.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집에 도착했고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예상했던 비참한 장면은 보이지 않았고 이정은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엄마! 왜 왔어요?”이정은 졸린 눈으로 나를 봤다.“왜 전화 안 받아? 내가 얼마나 급했는지 알아?”이정은 깜짝 놀라 소리를 못 들었다고 황급히 해명했다.이정이 핸드폰을 꺼내 보니 전원이 꺼져 있었다.태연이 한밤중에 이정에게 전화를 수백 통 걸어 핸드폰이 꺼진 것이다.태연이 꾸민 음모였다.한참 동안 한기가 내 온몸을 휩쓸었다.‘이번에는 그냥 놀라기만 했지만, 다음번에 정말 큰일이 나면?’나는 너무 놀라 두려움에 떨며 태연의 복수를 기다렸다.태연은 엄마를 위해서, 나는 내 딸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 뒤바뀐 운명   제5화

    ‘딸이 가짜라면 우리가 그동안 바친 것은 무엇일까?’태연이 멍해진 모습에 나는 그가 세연이 B형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는 것을 알았다.시어머니는 ICU에 들어갔고, 태연은 딸을 데리고 다시 친자 확인을 하러 갔다.친자 확인 결과는 3일이 지나야 나온다.이 3일 동안 태연은 그야말로 죽은 사람처럼 정신을 놓고 있었다.태연은 ICU의 유리를 사이에 두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시어머니를 보고 있었다.배가 고프면 태연은 찐빵을 두 입 베어 물고 나서 새빨간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마침내 3일째 되던 날, 태연이 친자 확인 보고서를 받았다.[송이정은 진태연의 친딸입니다.]친자 확인 보고서를 본 태연이 나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송이정! 너 정말 악독하구나! 이 모든 게 일부러 한 거라고? 나 경찰에 신고할 거야, 우리 엄마에게 무슨 이상이 생기면 넌 끝장이야! 이 일을 우리 엄마가 알면 안 돼!”‘내가 악독하다고? 저들이 몰래 내 딸을 바꿔치기한 것은 악랄하지 않았단 말인가?그들이 세연을 주먹으로 때릴 때 악랄하지 않았단 말인가? 내가 말 안 해도 너희 엄마한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시어머니가 일반 병실로 옮겨진 날 주치의가 진찰하러 왔다.암에 걸린 데다 두 차례의 대수술을 거치면서 한 다리를 저쪽 세상에 걸친 것과 다름이 없었다.태연은 의사의 당부를 기억하고 나와 딸을 격리했다.태연은 시어머니에게 내가 딸을 데리고 세연을 찾으러 갔다고 했다.이정은 어릴 때부터 세연과 친해서 찾기 더 쉽다는 핑계로 말이다.심심하던 시어머니는 병원 청소부에게 말을 걸었고 친해진 후, 청소부가 시어머니에게 이 말, 저 말 했다.“아이고, 그 여자애 A형이야! 그 여자 친딸이라니까? 몰래 바꿔온 거더라고! 쯧쯧, 애 아버지는 효자인데 아직도 그 늙은이를 속이고 있을 거야!”청소부가 입을 삐죽거리며 경멸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아이고! 이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시어머니는 두 눈이 뒤집히고 바로 기절했다.

  • 뒤바뀐 운명   제4화

    병실을 나서자, 이정은 나에게 칭찬해달라는 표정을 지었다.“엄마, 나 잘했지?”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정이 정말 연기 잘하네?’이정은 내 손의 담배를 빼앗았다. “엄마, 언니가 말했잖아요, 담배 피우면 안 된다고!”이정이라는 인질 때문에 태연과 시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아직도 이정에게 기대어 호강할 생각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명문대생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 된다.작은 이득을 위해 더 큰 손실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나는 요구르트를 뱉고 자를 빼내서 이정에게 휘둘렀다.“퉤! 왜 이렇게 시큼해? 나 먹고 시큼해서 죽으라는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이정이 멍하니 있는데 시어머니가 몸을 날려 내가 휘두른 자에 맞았다.시어머니는 일그러진 얼굴로 억지로 이정을 위로하려고 했다.물이 너무 뜨거워서, 물이 너무 차가워서, 살이 쪄서 기분 나빠서, 살을 빼고 배고파서 때렸다.시어머니가 고기를 집으면 사람을 때리고, 시어머니가 고기를 집지 않아도 나는 사람을 때렸다.태연이 걸을 때 소리가 나면 사람을 때리고, 태연이 걸을 때 소리가 안 나면 사람을 때렸다.불과 한 달 만에 상처투성이가 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송세야! 나...!”시어머니는 놀라서 태연의 입을 막았다. “작게 말해! 송세아가 들으면 어떡하려고!”CCTV 영상을 보고 놀라고 겁먹은 두 사람 보고 나는 너무 만족했다.‘역시 자기가 당해봐야 아픈지 알 수 있어! 어린애를 못살게 구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해서? 날 한번 못살게 굴어봐!’태연과 대책을 상의한 후, 시어머니는 특별히 닭 한 마리를 사서 나에게 수프를 끓여 주었다.“며느리야,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사과할게! 앞으로 이정을 못살게 굴지 마!”내가 닭고기 수프를 들었다가 내려놓자, 시어머니는 초조해했다. “빨리 마셔! 이정아...!”나는 이정을 부엌으로 끌고 들어가 그녀의 머리를 끓는 물에

  • 뒤바뀐 운명   제3화

    시어머니의 몸을 반쯤 밖으로 내동댕이쳐져서 두 손 두 발을 연신 파닥거리며 얼굴을 붉혔다.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이웃이 달려들어, 제발 바보짓을 하지 말라고 했다.나는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지금 착한 척하는 거야? 아까 아기 바꾸려고 할 때 소리 안 내더니 지금 일이 생겼다고 착한 척하는 거야? 내 말 잘 들어, 나 끝장 볼 거야!”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무서워서 자기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발뺌했다.사람들 속에 있던 소녀가 욕했다. “언니, 이런 별로인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는 언니 편이에요, 언니, 절대 바보 같은 짓 하지 마세요! 언니 딸이 아직 언니를 기다리고 있어요!”태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더니 일이 커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송세아! 엄마 놔줘!”태연은 몽둥이를 쥐고 나를 향해 돌진했고 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한 대 얻어맞았다.심한 통증에 눈물이 핑 돌아서 하마터면 손을 놓을 뻔했다.태연이 그 모습을 보고 나를 향해 다시 돌진해 왔는데, 나를 집 아래로 밀어버리려고하는 것 같았다.나는 일부러 놀란 척하면서 태연이 돌진해 올 때 갑자기 허리를 굽혀 우는 척했다.그러자 태연이 멈추지 못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집마다 베란다에 천막을 설치했는데, 두 사람이 천막 위에 떨어져 소리쳤다.“살려주세요!!!”이어 양손에 힘이 빠져나가자, 공포에 질려 바닥에 나동그라졌다.불과 몇 초 만에 두 사람은 피를 토하고 기절하고 말았다.“아!!!”“얼른 구급차 불러요! 사람 살려야죠!”“어머! 이건 정말 나쁜 짓이야!”사람들이 수군거렸다.나는 충격을 견디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나와 태연은 자연스럽게 만나 연애를 시작했고 태연이 집안의 모든 재산을 독식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결혼 전에는 몰랐다.그때 나는 시어머니를 보고 슬그머니 아이를 바꾸었고 불현듯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애써 몸을 가누며 아이를 다시 바꿔 놓고 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화장실로 숨어버렸다.나는 시어머니가 뿌듯해하면서 말하는 목소리를

  • 뒤바뀐 운명   제2화

    시어머니와 남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침묵이 흘렀다.모두가 세연이 3년 전에 고기 한 조각 먹었다는 이유로 집을 나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시어머니는 손목만큼 굵은 몽둥이로 세연을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때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아귀가 환생했어? 고기는 네 조카한테 주는 건데, 왜 네가 먹어? 내가 오늘 이 망할 년을 때려죽일 거야!”시어머니가 너무 때려서 이웃이 막지 않았으면 세연이 이미 죽었을 것이다.한겨울인데도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세연의 몸은 상처투성이였고 대나무 막대기에 맞거나, 담배꽁초에 데거나, 심지어 얼굴에 큰 화상을 입기도 했다.참다못한 세연은 처음 용기를 내서 반항했다.“제가 그렇게 싫으면 애초에 낳지 말았어야죠! 그러면 엄마가 재혼하는데, 방해도 안 되고 얼마나 좋아요? 아빠가 엄마가 나를 이렇게 학대하는 것을 알면, 엄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을 거예요!”세연은 부모님의 사랑이 유별난데 왜 시어머니가 자기에게 이렇게 잔인하게 굴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시어머니는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세연을 집에서 쫓아냈다.그 뒤로 세연도 자존심 때문에 3년 동안 집에 한 번도 발을 들이지 않았다.“내 딸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세연이 엄마니까 네가 직접 찾아!”시어머니는 이정을 끌어안고 소파에 앉았지만, 조금 불안해 보였다.“됐어! 우리 엄마 난처하게 하지 마, 우리 엄마 세연을 위해 많이 노력했어, 때리기도 하고 욕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세연은 악함을 타고났어. 엄마가 일찍 학교를 그만두게 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남자를 유혹했을지 몰라. 잘 들어, 세연이 돌아와도 난 모르는 일이야!”테연은 담배에 불을 붙였고,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나의 난감한 표정을 보고 뿌듯해했다.나는 태연이 매번 억울하게 나에게 고개를 숙인 후, 담배에 불을 붙여 세연의 몸에 눌러 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나는 그 당시 태연의 진짜 모습을 보고 이미 완전히 실망한 줄 알았는데, 지금 나는 여전히 아주 화가 났다. 만약

  • 뒤바뀐 운명   제1화

    시어머니가 암에 걸렸다.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와 내 딸 송이정은 쇼핑하고 있었다.남편 진태연은 엄마가 곧 죽을 것처럼 부랴부랴 나에게 열몇 통의 전화를 걸었다.집안은 시어머니를 뵈러 온 이웃들로 가득했고, 내가 집에 들어서자, 동정하거나 고소해 하는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곧이어 시어머니가 친자확인서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며느리야, 몇 년 전에 진세연이 아파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그때 세연이 내 딸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이정이 내 딸이야. 병원에서 둘을 바꿔치기했어.”“원래 이 일을 그냥 숨기려고 했는데, 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정이 날엄마라고 불러준다면 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야!”“이정아, 아가야! 엄마, 너를 두고 어떻게 가니?”시어머니는 딸을 안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방안의 나이 든 노인들도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아이가 바로 앞에 있는데, 죽는다는 불길한 말은 하지 마!”“그래! 요즘 의학이 얼마나 발전했는데, 살 수 있을 거야!”“우리 이정이 얼마나 잘 컸어? 대학생이 됐잖아? 정말 복 받았네!”...사람들이 시어머니를 위로했고 딸은 고개를 돌려 형용할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차갑게 웃으며 친자확인서를 집어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었다.딸이 손녀가 되고 여동생이 딸이 되고 오빠가 아빠가 된다.이렇게 윤리를 거역하는 구역질 나는 짓을 양심 있는 사람은 할 수 없다.태연의 가족이 일을 벌인 것인데, 당당하기까지 했다.태연이 내 행동을 보고 벌떡 일어섰다. “송세아! 이게 무슨 짓이야? 두 아이 반드시 바뀌어야 해, 우리 엄마의 유일한 소원인데,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 이혼해!”태연은 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안달이었다.대학생인 두 아이 중 한 명은 꽃처럼 아름다웠고 좋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지만, 다른 한 명은 일찍이 집을 나가서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내가 딸 하나밖에 안 낳았는데, 누구라도 멘탈이 나갈 것이다.이웃의 동정 어린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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