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속으로 더욱 의아해 고개를 돌려 진모연에게 물었다.“진모연, 너 구진희가 누군지 알아?”.진모는 자기 옆의 책상과 의자를 가리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는 또 가서 앞에 앉은 남학생의 어깨를 두드렸다.그는 의심스러운 듯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야, 다들 자주 와서 부르는 구진희가 대체 누군지 알아? 반에 이런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반이 떠들썩했던지라 나는 그가 내 말을 듣지 못할까 봐 내가 질문을 할 때 일부러 좀 더 크게 물었다.그러나 반이 잠잠했더니 앞에 앉은 남학생은 창백한 얼굴로 재빨리 고개를 돌려 머리를 끌어안고 중얼거렸다.“내 잘못이 아니야. 난 몰라. 난 몰라”반장은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무슨 소리야. 최아진. 진모연 옆에 진희가 있잖아, 안 보여?”반이 다시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하더니 모두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구진희를 소개했다.“진희가 얼마나 예뻐. 피부도 희고 눈이 커서 우리 반에서 제일 예뻐! 너 눈치채지 못하다니.”“그러니까, 최아진, 진희는 우리 반 전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너도 소홀히 하지 마.”“진희는 피부도 좋은데 눈썹 모양이 얼마나 예쁜지 버드나무 잎사귀 같아. 진희야, 너 눈썹 그릴 필요 없지?”“나는 진희의 입술 색이 가장 부러워. 천성적으로 발글스름하잖아. 나를 봐. 색깔이 보기 흉해.”그들은 늦을세라 서로 앞다투어 말했다.고개를 돌려보았지만 빈 책걸상이 여전히 그대로였다.한낮의 햇빛이 가장 밝고 뜨거울 때라 몇 가닥의 햇살이 그 탁자 위에 쏟아져 ‘더러운년’이라는 네 글자를 감쌌다.진모연은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들이 묘사한 예쁜 구진희를 닮은 것 같았다.오후 체육 시간은 두 반을 합친 자유 활동시간이었는데 체육반장은 진모연의 손목을 잡고 기어이 자기와 함께 장비실에 가서 농구공을 가져오자고 했다.“가자, 진모연. 우리 저번에 창고에서 잘 놀았잖아?”진모연의 검은 눈동자에 공포가 피어오르더니 체육반장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Last Updated : 2024-12-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