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게시판에 내가 무대 위에서 장학금을 받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밑에 이런 글도 덧붙여 있었다.[23학번 남은비, 나 너 좋아해. 정말 너무너무 예뻐. 남자 친구가 없다면 연락해도 될까?]짧은 몇 분 사이에 밑에 댓글이 십여 개나 달렸다.[남은비는 예쁘고 공부도 잘해. 정말 소설 속 여자 주인공 같은 존재야.][와. 저도 남은비 선배님 연락처 알고 싶어요.]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댓글을 확인하다가 김재현이라는 사람이 올린 긴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여자 보는 눈이 이렇게 없어서야, 원. 남은비가 뭐가 좋다고. 남은비 걔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바람둥이야. 돈만 주면 잠자리하는 발랑 까진 년이라고. 전교 남학생들하고 다 잤을걸?]그 댓글 밑에 대댓글이 바로 달렸다.[어디서 튀어나온 미친놈이 여기서 유언비어를 퍼뜨려?]대체 어느 단어가 김재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또 길게 댓글을 달았다.[유언비어 아니야. 걔가 남자랑 자는 거 내가 직접 봤어. 대낮에 호텔도 아니고 구석에서 그 짓거리를 하더라니까? 남은비는 너희들 같은 1학년만 꼬셔. 장학금과 우수 학생 대표를 잠자리로 얻어냈을지 누가 알아.]그 댓글을 본 순간 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은비야, 안색이 왜 그래?”룸메이트가 휴대전화를 주우면서 힐끗 들여다보다가 소리를 질렀다.“유나야, 네 남친이 왜 게시판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댓글을 함부로 달아?”성유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댓글을 본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나머지 몇몇 룸메이트도 댓글을 보고는 나 대신 분노를 터트렸다.“김재현이 무슨 말을 이렇게 해? 이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야. 은비야, 경찰에 신고해.”“안 돼. 하지 마.”성유나가 미안해하며 말했다.“은비야, 내가 사과할게. 무슨 오해가 있어서 그런 걸 거야. 지금 당장 재현이를 찾아가서 댓글을 지운 다음 사과글도 올리라고 할게.”성유나가 진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 만약 과거로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무조건 성유나의 말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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