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뒷걸음질 치면서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이주연을 쳐다보았다.“저리 치워. 독이라도 탔을지 누가 알아.”이주연은 난처해하며 먼저 한입 먹었다. 그러고는 도시락을 어머니에게 건넸다.“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 독을 타지 않았고 맛도 아주 좋아요.”어머니는 밖에서 산 음식인 걸 보고는 버럭 화를 냈다.“이주연, 이건 밖에서 산 음식이잖아. 지금 장난해? 성의를 보여주고 싶으면 직접 만들었어야지.”그녀의 말에 이주연은 기회가 있는 줄 알고 좋아하면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어머니는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이렇게 어리석어서야 내 며느리가 될 자격이 있겠어?”이 한마디 때문에 이주연은 3개월 동안 아침을 직접 만들어서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마음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이주연은 예전에 손에 물 한 방울도 묻히지 않았다. 아침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후로 손에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 생겼다.그녀의 모습에 나는 또 옛 생각이 떠올랐다. 요리를 해본 적도 없었던 내가 이주연을 챙겨주려고 요리를 배웠다. 아직도 내 손에 그때 요리를 하다가 데인 자국과 칼 흉터가 남아있다.어머니는 내 손에 생긴 상처를 볼 때마다 분노를 터트렸다.“그 여자가 내 아들을 고생시킨 것만큼 그대로 돌려줄 거야.”나는 나를 걱정하는 어머니가 안타까웠다.“그만해요, 이제. 그런 사람한테 복수해봤자 행복하지도 않아요.”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튿날 아침, 어머니는 이주연에게 이렇게 말했다.“이젠 그만 찾아와. 우리 집안의 대를 이어줄 수도 없잖아, 너. 이것만으로도 넌 내 며느리가 될 자격이 없어.”그녀의 말에 이주연에게 남았던 마지막 희망이 와르르 무너졌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게 그녀의 가장 큰 아픔인데 어머니가 아픈 곳을 찌르니 더는 반격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이주연은 완전히 미쳐버렸다. 맨날 유석민을 찾아가 욕설을 퍼부으면서 못살게 굴었다.“유석민, 이 나쁜 자식아. 너 때문에 난 아이를 잃었어. 날 때리지만 않았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2-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