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야근 중이던 나는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고 아이를 달래려는 순간, 아들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내가 없어도 혼자서 꼭 잘 지내야 해요. 더 이상 누구한테도 괴롭힘당하지 말고. 아빠가 시킨 것도 못 갖다 드릴 거 같아요. 너무 춥고 아파요... 엄마, 나 너무 졸려요. 이만 잘게요. 사랑해요. 엄마.”심장이 순간 쿵 하고 내려앉았다.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과 함께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불안한 예감에 나는 우진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그래, 위치 추적! 위치 추적을 찾아야 돼...”마치 구세주를 찾은 것처럼 중얼거리며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몇 번의 시도 끝에 위치 추적 페이지를 열었다.클럽 앞에서.아들은 피바다 속에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고 온몸 곳곳의 칼자국은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피에 젖은 옷은 몸에 들러붙어 있었고 손에 꽉 쥐고 있던 하얀 장미는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머릿속이 멍해졌다. 덜덜 떨리는 손을 아들의 코에 가져다 댔지만 숨결은 느껴지지 않았다...나는 그대로 주저앉아 허둥지둥 서연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몇 번 이어지더니 건너편에서 임수아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서연호는 어디 있어?”상대방은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비웃듯 말했다.“아, 언니세요. 우리 해피 클럽 206호에 있어요. 언니도 오셔서 같이 놀아요.”나는 전화를 끊고 어린 시절 아들을 안았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우진을 품에 안았다.핏물이 내 팔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지만 나는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이렇게 많은 피와 끔찍한 상처들. 우진은 얼마나 아팠을까.눈물이 저절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룸에 가까워지자 불만스러운 투덜거림이 들려왔다.“오빠, 우진 그 자식 설마 안 오는 거 아니지? 그럼 내 장미꽃은 어떡해? 언니가 잘 가르쳤을 줄 알았는데 이런 사소한 심부름 하나 제대로 못 하다니...”
Last Updated : 2024-12-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