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지는 얼굴을 감싸 쥔 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심건우를 바라봤다. 곧이어 예상치 못한 말을 내뱉었다. “심건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저 여자를 감싸는 거야?” “그럼 내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어쩔 건데? 너 이제 나 몰라라 하겠다는 거야?” 심건우는 그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연신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 없어!” 그는 내게 돌아서더니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유진아, 난 그런 적 없어!” 하지만 그의 창백하고 무기력한 변명은 나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민수지 같은 사람에게 얽힌 게 심건우에겐 일종의 벌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민수지는 심건우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황급히 가방에서 임신 확인서를 꺼내 그의 앞에 던지며 말했다. “심건우,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그 다리 저는 여자랑 나랑 우리 모자를 두고 선택해 봐!” 민수지의 계속되는 압박에 심건우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그는 민수지의 손목에서 가방을 낚아채더니 그것을 그녀의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려 내리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 가방을 알아봤다. 심건우가 민수지에게 선물한 1,800만 원짜리 가방이었다. 가방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속 장식이 있었고 매우 단단했다. 민수지의 머리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살려달라고 외치며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녀를 위해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 중 누구도 나서서 돕는 이는 없었다. 결국 민수지는 중심을 잃고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순간, 피가 그녀의 몸 아래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민수지의 뻔뻔하고 당당했던 모습은 순식간에 처절한 비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심건우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눈은 핏빛으로 물들었고, 민수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양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심건우의 주먹은 무자비하게 그녀의 몸에 박혔다. 심건우는
최신 업데이트 : 2024-11-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