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을 끝내자 그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여보, 걱정하지 마. 앞으로 당신 말만 들을게. 당신이 동쪽으로 가라면 절대 서쪽으로 가지 않을 거야.”주경태의 상황 판단에 만족한 나는 강아지를 쓰다듬듯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엄마한테 우리가 얼마나 금실 좋은지 보여드리고 싶네.”하지만 내가 시간을 내어 엄마를 찾아뵙기도 전에 엄마가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엄마가 주씨 가문의 대문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또다시 내가 이 집안의 주인임을 반대하는 시어머니를 교육하고 있었다.신혼여행이 끝난 지 한 달, 그동안 시아버지는 8번, 주경태는 5번 나의 교육을 받았다.이제 내가 손을 살짝 들기만 하면 두 남자는 반사적으로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을 내뱉을 정도였다.하지만 시어머니는 달랐다.실력은 없으면서도 유난히 싸움을 걸며 내가 이 집안의 권위를 지키려는 모습에 계속해서 도전하려 했다.문제는 그녀가 몸도 약하고 한번 맞으면 쉽게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번 그녀를 교육할 때 힘 조절에 신경 써야 했다.시어머니는 심지어 경찰에 신고하려고까지 했다.하지만 신고 전화도 걸기 전에 시아버지가 그녀의 핸드폰을 집 밖으로 던져버렸다.“당신, 내일 뉴스에 우리 집 망신살 뻗치는 꼴 보고 싶어?”이 집에서 주경태는 진심으로 나를 두려워하고 따르는 것 같았지만 시아버지는 내심 불만이 가득한 듯했다.하지만 상관없다.주씨 가문은 나를 떨쳐낼 수 없고 시아버지는 나를 이길 수도 없기 때문에 그는 현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혹은 내가 임신으로 약해진 틈을 타 시아버지가 다시 가문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를 할지는 내가 신경 써야 할 문제였다.유일하게 내가 생각지 못한 건 시어머니가 우리 엄마에게 하소연을 했다는 것이었다.핸드폰에 찍힌 수십 개의 부재중 전화들을 확인할 때쯤, 이미 엄마의 목소리가 대문 앞에서 들려왔다.“하은수! 너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 있어?!”엄마의 날
Last Updated : 2024-12-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