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서재희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새하얗게 질렸다.“너만 아니었으면, 내가 시아가 전화했을 때 시아를 믿지 않을 리가 없었을 거야!”“너만 아니었으면, 내 딸 하루가 불길 속에서 죽는 일은 없었을 거야!”“너만 아니었으면, 내가 시아와 하루를 잃는 일도 없었을 거야!”심재현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치며, 주위에 있는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바닥에 내던졌다.재희와 함께 찍은 사진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석고 인형, 그리고 그들의 추억들까지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재희는 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떨었다. 그제야 그녀는 진정으로 공포를 느낀 듯했다.“오빠, 다 잊어버리면 안 돼? 내가 아이를 낳아줄 수도 있어!”“나는 시아 언니보다 오빠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젊고, 오빠에게 더 완벽한 가정을 만들어줄 수 있어!”재희는 마지막 희망이라도 붙잡으려는 듯, 재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내 동생, 서아현도 있어! 오빠, 우리 자매 둘이 함께 시아 언니 하나보다 못해?”재희가 아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아마 재현은 분노에 휩싸여 그 사실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희의 말은 마치 재현의 분노를 자극하는 도화선이 되었다.재현은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좋아! 서재희, 너희 자매가 날 완전히 가지고 논 거지!”“너희는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이 시아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으면서도, 나한테 숨겼어! 그리고 내가 시아를 지옥으로 밀어 넣도록 만들었지!”재현의 웃음은 금세 사라졌고, 눈빛은 냉정한 광기로 가득 찼다. 재현은 재희의 옷깃을 거칠게 붙잡고 그녀가 버둥거리는 것도 무시한 채 조용하고 차갑게 말했다.“나는 이미 경찰에 연락했어. 시아를 해친 너희 모두를 지옥으로 끌어내릴 거야.”재희는 울부짖으며 용서를 빌었지만, 재현은 그녀를 뒤로하고 단호히 집을 떠났다.그리고 나는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비웃었다.‘물론 서재희와 서아현도 나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만, 심재현, 결국 넌 내 죽음의 진정한
최신 업데이트 : 2024-11-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