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결국 마음을 접고, 작은 가방을 들고 한때 살던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는 여긴 나쁜 기억뿐이라고 말했다. ‘나와 함께한 기억도 나쁜 기억일까?’ ‘나는 뭘 해야 엄마에게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까?’ 엄마는 집 앞의 경계선을 보고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급히 휴대폰을 열어 회사 단톡방을 확인했고, 아침에 동료들이 보낸 대화 내용을 발견했다. “지호는 아닐 거야.” 엄마는 중얼거리며 자신을 위로하듯, 기도하듯 말했다. “그 애는 그렇게 똑똑한데, 절대 그럴 리 없어.” 엄마는 떨리는 손으로 대화 내용을 확인하다가 결국 파일을 열었다. 그 안에는 여러 장의 사진이 있었다. 위에서 찍은 사진, 옆에서 찍은 사진, 원거리와 근거리의 사진들. 그건 내 시신이었다. 엄마는 순간 현기증을 느꼈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혹시 피해자 가족분이신가요?” 근무 중이던 사람이 그녀의 이상한 반응을 보고 급히 다가와 부축했다. 엄마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피해자와 어떤 관계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엄마는 손에 든 휴대폰을 부들부들 떨며 잡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피해자가 강지호... 맞나요?” 엄마는 입가를 억지로 당기며 애써 평정한 척하며 말했다. “그 애는 어린아이예요. 큰 눈에 아주 똑똑한 아이죠. 만약 아니면 난 올라가지 않겠어요.” 근무자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체면 따위 생각하지 않고 근무자를 밀치고 경계선을 넘어 위층으로 달려갔다. “이봐요, 아주머니, 당신...” 근무자가 말리려 했지만 엄마는 눈이 빨개진 채 목이 메어 소리쳤다. “이건 내 아들이야!” “내가 그 애 엄마라고!” “내 아들의 엄마라고!” 나는 기뻐하며 엄마를 따라 돌며 외쳤다. “엄마!” “엄마가 나를 지호의 엄마라고 인정해줬구나!”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사랑해요!” 하지만 내 고백은 엄마
최신 업데이트 : 2024-11-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