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당연히 내 사망 증명서를 믿지 않았고, 첫 반응은 증명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이었다.“엄마, 진짜 대단하네요. 이런 가짜 증명서를 만들어낼 생각을 하다니, 경찰에게 잡혀도 괜찮은 거예요?”“이거 그 배은망덕한 년이 엄마한테 시킨 거 맞죠? 내가 말했잖아요! 그 애를 데려오는 게 아니었다고!”“정상적인 애였으면 길가에 버려졌겠어요? 틀림없이 무당이 점쳐서 기운이 잘못된 애라 버려진 게 맞다니까요!”엄마는 끝도 없이 욕설을 퍼부으며 외할머니를 몰아붙였다. 외할머니도 더 이상 참지 못한 듯 표정이 굳어졌다.어릴 적부터 나에게 가장 잘해준 사람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였다. 그들은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았고, 나와 주석형을 동등하게 대했다. 하지만 엄마는 아들만이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다고 여겼다. 딸, 특히 나처럼 주워 온 아이는 돈만 축내는 존재로 여겼다. 시간이 흘러, 내가 석형과 함께 자라면서 엄마의 편애는 점점 더 심해졌다. 특히 아빠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엄마는 나와 석형을 혼자 키워야 하는 부담 속에서 나에게 화풀이했다.결국, 나를 외할머니 집으로 보내버리고, 몇 년 동안 찾아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외할머니와 나는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엄마가 내 사망 증명서를 찢으려 하자, 외할머니는 그것을 막으려 했으나, 석형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석형은 엄마가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할머니, 건강이 안 좋으신데 흥분하지 마세요.”“누나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냥 잊어버리세요. 제가 엄마를 모시고 돌아갈게요.”엄마는 처음엔 고집을 부렸지만, 점차 얼굴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진짜란 말이에요?”엄마는 증명서를 더 자세히 보려 했지만, 석형이 갑자기 눈을 감싸며 웅크렸다.“엄마, 저 눈이 너무 아파요.”“피가 나는 것 같아요. 너무 아파요.”엄마는 석형의 말을 듣고 급히 몸을 숙여 그의 눈을 살폈고, 정말로 눈가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나는 모든 것을 똑똑히 보았다. 석형이 몸을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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