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1091 - Chapter 1100

1105 Chapters

제1091화 너도 같이 끝장이야

“부상혁한테는 뭐든 다 해주면서, 너도 같은 부씨 집안 자식인데 왜 이런 대접을 받고 살아야 해?” “남준아, 정신 좀 차려. 절대 부상혁한테 밀리면 안 돼.” “부씨 가문의 재산, 절반은 네 몫이어야 해.”“...”‘도대체 얼마나 지겹게 들었으면 머릿속에서...’ 송혜선의 목소리가 남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저주처럼, 귓가에 맴돌고 또 맴돌았다.남준은 무의식적으로 양쪽 귀를 틀어막았다. 그리고 터질 듯한 분노 속에 외쳤다.“그만해! 제발 좀 그만하라고!” 사냥감을 놓친 짐승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하연을 바라본 남준은, 다음 순간 거침없이 다가가 그녀의 목을 거세게 움켜잡았다.“닥쳐!”악을 쓰듯 소리친 남준의 손에 핏줄이 불거졌다. 순식간에 하연의 얼굴은 붉게 질려올랐고, 숨이 막히는 듯 거칠게 헐떡이기 시작했다. “부남준... 놓아줘... 제발...!”하연은 힘겹게 말을 잇고 있었지만, 남준의 눈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온몸이 찌릿하게 울렸고, 하연의 머릿속은 새하얬다.‘죽는 건가...?’질식해오듯 점점 줄어드는 숨, 하연의 눈앞이 흐려지며 고개가 툭 떨어지려는 순간, 황연지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상무님!!”상황을 파악하자마자, 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남준의 팔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외쳤다.“상무님, 제발 그만두세요! 하연 씨 죽어요!”하지만 남준은 여전히 미동조차 없었다. 연지는 조급하게 남자의 손등을 치기 시작했다.“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이러다 진짜 큰일 나요!”순간, 손등으로 전해진 통증 때문에 이성을 잃었던 남준이 그녀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됐다. 그는 얼이 빠진 듯 손을 풀었고, 하연은 그대로 주저앉듯 바닥에 쓰러졌다.다행히 연지가 재빨리 하연을 붙잡았다.“하연 씨! 괜찮아요?”하연은 바닥에 손을 짚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기침을 터뜨렸다.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의 눈물이 맺혔다.연지는 급히 고개를 돌려 외쳤다.“상무님, 부상혁 대표 쪽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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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형의 목숨이면 어때?

사방이 막혔다. 수십 대의 차량이 사방에서 들이닥쳤다.상혁은 운전석에 앉은 채 전방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온몸에서 분노가 솟구쳤고, 그 눈빛은 세상을 집어삼킬 듯 매서웠다.그는 거침없이 액셀을 밟았고, 양옆 건물들이 빠르게 뒤로 밀려나갔다.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가 멈춰 섰고, 흙먼지가 거세게 일었다.차가 멈추자, 상혁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상혁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남준의 몸이 본능적으로 긴장됐다. 그리고 팔에 안긴 하연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형... 왔네?”상혁은 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리고 시선이 천천히 전방을 향했다. 하연을 팔에 가둔 채 비웃는 듯한 표정의 남준, 그 눈빛엔 노골적인 도발이 담겨 있었다.“딱 맞춰 왔네. 이 여자가 형한테 그만큼 소중하단 얘기겠지?”상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시선을 하연에게 옮겼다.하연은 눈에 띄게 겁먹은 듯했지만,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칼 사이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상혁을 마주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아주 살짝 저었다.‘걱정하지 마요...’그 짧은 눈빛 하나에 상혁의 숨이 멎는 듯했고, 주먹을 꽉 쥐었다. ‘죽여버리고 싶다... 당장이라도.’“놓아.”차가운 두 글자,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단호함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었다. 황연지조차 숨을 삼켰다.이런 모습의 상혁은 처음이었다. 연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설 길은 없었다. 상혁을 배신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이미 그녀는 상혁과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었다.남준은 코웃음을 쳤다. 전혀 위축되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확실히, 최하연이 진짜 형한테 중요한 사람인가 보네.”그는 하연의 뺨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었고, 하연은 몸을 돌려 고개를 피했다.상혁의 눈빛이 번뜩이며 한 걸음 내디뎠다.“하연이한테 손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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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제발 그러지 마요

“좋아, 줄게.” 상혁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하연이만 놔줘. 내 목숨, 네가 가져.”“상혁 오빠!” 하연이 쉰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고 뚝뚝 바닥으로 떨어졌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요...”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그 모습을 본 상혁의 가슴이 죄여왔다. ‘보지 마...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그는 애써 시선을 돌려 하연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하연이를 놔. 내가 대신 네 인질이 되지. 죽이든 살리든, 네 마음대로 해.”그 말에 남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예상 밖의 전개였다. ‘설마... 부상혁이 내 앞에서 이렇게까지 물러날 날이 올 줄 몰랐네!’남준의 입꼬리가 비틀리듯 올라갔다. “진짜구나, 형. 이 여자가 정말 목숨보다 더 소중한가 봐?”그는 말을 마치며 하연의 뺨에 손을 가져다 댔다. 차가운 손끝에 하연은 몸을 움찔했고, 그 찰나, 상혁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하연이한테 손대지 마!!”남준의 손이 멈칫했다. “걱정 마, 형.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 이 여잔 내 생명줄이야.”남준의 표정이 돌변했다. 눈빛이 매서워지며 말이 이어졌다.“길 열어. 다 물러서. 그래야 내가 놔줄 수 있지.”모든 시선이 상혁에게 쏠렸다. 그는 잠시 눈을 감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용히 팔을 들어 뒤로 휘둘렀다.그 신호에 따라 사람들이 양옆으로 흩어졌다. 남준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하연을 인질 삼아 헬기 쪽으로 향했다.하성이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가려 했다. “그냥 보낼 수 없어. 저 인간이 사라지면 하연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그러나 상혁은 아무 말 없이 팔을 뻗어 그를 막았다. 하성은 당황해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하성의 동작이 멈췄다.‘됐어. 지금이다.’ 둘 사이에 짧은 눈빛 하나로 묵계가 오갔다.남준은 하연을 끌고 헬기 앞으로 나아갔고, 한 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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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꼭 대가를 치르게 하겠습니다

하성의 움직임은 빠르고, 날카로우며, 정확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남준을 바닥에 내리꽂았다.그 순간, 하연의 몸이 허공에 떠오르듯 중심을 잃었다. 반응할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았다.하지만 순간, 상혁이 재빠르게 하연을 품에 안았다.익숙한 온기에 하연은 잠시 얼어붙었다. 다음 순간, 상혁은 마치 유리인형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그녀를 꼭 안았다.“괜찮아?”콧등이 시큰해진 하연은 남자의 품에 안기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말했다. “응... 괜찮아요...”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들었다. 남준은 금세 제압당했고, 경찰이 빠르게 그를 둘러쌌다.한 경찰관이 체포영장을 꺼내 들며 선언했다. “부남준 씨, 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이내 수갑이 남준의 손목에 채워졌다.“살인이라니? 말도 안 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누굴 죽였다는 거야! 부상혁, 대체 뭘 꾸미는 거야!”상혁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 상황에서도 발뺌한다고?”“하!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도 참 능숙해. 네 특기였다는 걸 깜빡했네?”그런 남준을 바라보며 상혁은 입꼬리를 비틀어올리며 비웃었다. “허징인 모자를 없애고 증거를 없앤다고 해서, 네 죄가 덮일 줄 알았냐?”그 말에 남준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난 모른다고 했잖아!”“끝까지 입만 살아서는...” 상혁은 더는 말이 없었고, 곧장 하연을 번쩍 안아 올렸다.“법은 피할 수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법정에서 해.”말을 끝낸 그는 하연을 안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남준은 그대로 무너지듯 주저앉았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상무님... 저 감옥 가기 싫어요...”황연지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그녀는 다급히 외쳤다. 그러다 상혁의 뒷모습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지만, 경찰이 그녀를 막아섰다.“부 대표님! 제가 몇 년을 부 대표님 옆에서 헌신했는지 아시죠? 제발... 이번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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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날 이용한 거였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혁이 안방에서 나왔다. 최씨 가문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상혁에게 쏠렸다. 그 누구도 상혁을 탓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하연이 이런 일을 겪은 이상, 상혁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상혁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제가 하연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그 말에 최동신의 표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상혁아, 이 일...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냐?”최동신은 단도직입적으로 상혁에게 말을 했다. 최씨와 부씨 가문의 오래된 관계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넘길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최씨 가문은 아주 힘이 있기 때문에 부남준 하나쯤, 제거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나 부남준 역시 부씨 가문의 핏줄이었다. 이 문제는, 부씨 가문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도리였다. 그래야만 두 가문 간의 균열을 막을 수 있었다. 상혁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그 눈빛은 확고했고, 더 이상 송혜선과 부남준에게는 그 어떤 자비도 남지 않았다는 걸 말하고 있었다.그러나 최동신은 여전히 꺼림칙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네 아버지 가... 가만히 있겠니?”부동건이 송혜선을 얼마나 감싸고 있는지는 모두 알고 있었다. 게다가 송혜선은 지금 임신 중이었고, 남준 역시 ‘사생아’긴 하지만, 부동건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부동건이 직접 나설 경우, 상황은 더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하지만 상혁은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 어떤 타협도, 그 어떤 방해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한 기세였다. ‘이번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이번 일은... 누구도 남준이 그 녀석을 구할 수 없습니다.”...최씨 가문은 사태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그래서 송혜선은 하연이 납치됐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약혼식이 끝난 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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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출산하셨습니다

다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송혜선을 바라보며, 낯설고 멀게만 느꼈다. ‘예전엔 그래도 어머니를 믿고 따랐었는데... 이젠 하나도 모르겠어.’ 이미 상황은 너무 많이 와버렸다. 다영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머니, 정말... 정말 저희 아버지를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간절한 눈빛에 절박한 마음이 묻어났다. 송혜선은 그 눈빛을 피하지 않고 다영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미소 지었다. “걱정 마.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너희 아버지, 꼭 너랑 다시 만나게 해줄게.” 그 말에 다영의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래... 아빠만 돌아올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 처음엔 경계하듯 굳어 있던 다영의 표정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다영이 나가자마자, 송혜선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 “부상혁 쪽, 더 철저히 감시해.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바로 보고해.”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관에서 조봉규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송혜선은 인상을 찌푸렸다. “몇 번을 말해야 알겠어? 안 그래도 정신이 사나운데. 좀 침착하게 다닐 수는 없겠어? 이게 뭐 하는 꼴이야.” 하지만 조봉규는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남준이... 큰일 났어.” “뭐라고?” 송혜선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갑작스러운 긴장에, 배가 강하게 쑤시는 듯 아팠다. 하지만 그럴 겨를도 없었다. 배를 감싸쥔 채 조봉규 앞까지 다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 뭐가 어떻게? 남준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야?!” 조봉규는 당황한 얼굴로 대답했다. “나도 자세한 상황은 아직... 근데, 이번 일로 최씨 가문이랑 부씨 가문이 전부 움직였어. 남준이... 지금 경찰에 체포됐어.” 송혜선은 그 말의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 조봉규가 재빠르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 “최씨 가문은 F국에서도 영향력 있는 집안이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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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우리 부씨 가문에도 딸이 생겼어

조진숙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겨우 이 정도에 무너지다니, 송혜선이란 여자... 대단한 척하더니, 결국 그릇이 딱 거기까지였네.” 상혁은 다리를 꼬고 소파에 느긋하게 앉은 채, 손에 쥔 유리잔을 살짝 기울였다. 입가에는 장난스럽게 번지는 미소. “애가 나올 타이밍 하나는 기가 막히네요.” 원신민이 옆에서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딸이라고 합니다. 근데 아무래도 조산이라 아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지금은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갔습니다. 회장님께서 그 얘기 듣고 병원으로 바로 가셨고요.” 잠시 말을 멈췄던 원신민은 우려 섞인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회장님이 나이 들어 얻은 딸이라... 기뻐하실 거예요. 그래서 혹시... 송 여사님 쪽에서 이 기회를 이용해 부남준 상무님 건에 회장님이 개입하려 들까 봐...” ‘그건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다.’ 부동건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충분히 사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무게가 생긴다. “그 인간이 감히!” 조진숙이 단번에 말을 끊었다. “부동건이 뭐 어쩌겠다는 거야? 부남준이 살리겠다고? 웃기지 마. 내가 가만있을 것 같아? 최씨 가문은 또 어쩔 건데? 부씨 가문 어른들 앞에서도 얼굴 못 들게 될걸?” 그녀의 말투는 단호했고, 눈빛은 날카로웠다. “부동건이 어떤 사람인지 나도 알아. 손익 따지지 않는 짓은 절대 안 해. 법에 걸린 일이야, 이건. 감정 따위로 움직일 사람 아냐.” ‘이번 일, 감싸면 오히려 회장님이 무너지게 돼.’ 상혁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잔을 내려놓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래. 딸 낳은 건 축하할 일이긴 하지.” 그러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지... 연기를 오래 하다 보면, 진짜 자기 삶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송혜선... 넌 지금 연기 중인 걸까, 진심인 걸까?’ 그 말에 조진숙의 눈이 번뜩였다. “맞아, 나도 까먹고 있었네. 애까지 낳았으니 이제 덮어둔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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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이미 돌이킬 수 없어

부동건은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송혜선의 갑작스러운 감정 폭발에 당황한 그는, 황급히 그녀를 부축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남준이...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송혜선의 눈물은 참을 새도 없이 주르륵 계속 흘러내렸다. “남준이가... 경찰에 잡혀갔어요.” 여자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감정은 한층 더 격해졌다. “상혁이가 그랬어요. 그 애... 남준이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듯이 밀어붙였어요.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 회장님.”“지금 남준이를 살릴 수 있는 사람... 오직 당신뿐이에요.” 그 말을 들은 부동건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송혜선을 바라봤다. ‘상혁이가... 그렇게까지 했다고? 그 애가 남준이랑 무슨 마찰이라도 있었던 건가?’ 복잡한 눈빛을 감추지 못한 채, 그는 송혜선의 눈물을 조심스레 손수건으로 닦아줬다. “방금 출산했잖아. 지금은 몸조리가 먼저야.” 하지만 송혜선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회장님... 설마... 정말 보고만 계시겠다는 거예요?” 부동건은 깊게 주름 잡힌 미간으로 그녀의 손을 덮었다. “남준이는 내 아들이야. 내가 내 아들을 어떻게 외면하겠어?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너야. 산후조리는 반드시 잘해야 돼. 알겠지?” “회장님... 제발 이번일 진심을 다해서 신경 써 주셔야 해요. 이번 일, 그냥 덮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에요.” 송혜선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리고... 구치소라는 데가 어떤 곳인지 회장님도 아시잖아요. 남준이가 거기 있는 거 생각만 해도... 너무 괴로워요.” 부동건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고요히 말했다. “일단 몸부터 회복해. 남준이 일은 내가 변호사 붙여서 알아볼게.” “회장님...” 그녀가 더 말하려 하자, 부동건은 단호한 눈빛으로 그녀를 제지했다. 송혜선은 결국 입술을 꼭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사람밖에 없어. 무슨 생각을 하든, 일단은 고분고분 따라야 해.’ “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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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형사사건

하연의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아직 남아 있는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나... 진짜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 그 말을 끝내기도 전에, 상혁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남자의 입맞춤은 조심스럽고 따뜻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보물을 대하듯, 가볍고도 짧게... 그러나 그 안엔 너무도 많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입술이 떨어지자, 상혁은 하연의 이마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바보야.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어떻게 하라고.”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다. ‘진짜야. 네가 무너지면... 나도 다 망가질 거야. 세상 다 부숴버리고 싶어질지도 몰라.’ 하연은 상혁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눈을 바라보았다. “나도, 우리 아기도, 다 잘 지낼 거예요. 앞으로 우리 셋, 평생 함께할 거예요. 행복하게.” 하연의 말은 다짐처럼, 기도처럼 따뜻했다. ‘지금 이 순간, 이 사람과의 미래가 너무 선명하게 그려져.’ 상혁은 눈빛을 부드럽게 떨구며 고개를 끄덕였다. “꼭 그렇게 될 거야.” 바로 그때, 하연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당황한 듯 배를 살짝 문질렀다. “나랑 아기, 배고프대요...” 상혁은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웃었다. “뭐 먹고 싶어?” 하연은 동그란 눈으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음... 갈비탕 칼국수.” “알겠어. 바로 해줄게.” 잠시 후, 주방에서 고소한 냄새와 함께 상혁이 갈비탕과 칼국수를 들고 나왔다. 하연은 이미 식탁에 앉아 있었고, 그릇을 보자 두 눈이 반짝였다. “맛 좀 봐봐.” 그는 젓가락을 건넸고, 하연은 한 입 먹고 바로 엄지를 들었다. “완전 맛있어요!” 상혁은 그녀 맞은편에 앉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천천히 먹어.” 두 사람의 시간은 너무나 평화롭고 따뜻했다. 하지만, 진동음이 연이어 울리며 그 고요를 깼다. 상혁은 휴대폰을 슬쩍 확인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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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우리도 예쁜 딸 하나 있었으면

“지금 그 말, 무슨 뜻이야?”불길한 예감이 부동건의 마음 한켠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그는 조진숙을 매섭게 응시하며, 진실을 쫓아가려 했다.“빚은 갚아야 하고, 사람을 죽였으면 그에 대한 대가는 받아야지. 이번엔, 저승사자라도 그 애를 못 구해.”조진숙은 단도직입적으로 진실을 꺼내놓았다.“당신이 그 귀하디귀한 막내아들이, 고경수 딸을 죽였어. 그 교통사고, 전부 부남준이 계획한 일이야.”“지금은 모든 증거가 경찰 손에 들어갔고, 고경수 집안도 전부 알아버렸어. 딸을 먼저 보낸 부모가, 가만히 있겠어? 반드시 그 애한테서 정의의 심판을 받아내겠지.”부동건의 몸이 비틀거렸다. 얼굴엔 믿을 수 없다는 충격이 가득했다.“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돼!”남준에 대한 부동건의 인식은 그저 ‘야망이 좀 있는 아들’일 뿐이었다. 부동건이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남준에게 통째로 넘겨준 것도, 송혜선과 남준의 관계를 정식으로 인정해주려 했던 것도, 다 막내아들을 위해서였다. ‘내가 뭘 놓친 거지? 어떻게 그런 짓을...?’“그뿐만이 아냐. 약혼식 당일에 하연이를 납치했다는 사실도 몰랐지? 상혁이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으면, 최씨 가문의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망신당했을지 그건 알고 있어?”조진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동건의 표정이 무너졌다. ‘이건... 너무 심각해.’ 그 어떤 상황도 예측하지 못했던 부동건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미친 자식...!”부동건은 책상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흔들리는 가슴과 거칠어진 숨결은 그가 얼마나 분노했는지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하지만 조진숙은 그런 전남편을 보면서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형사사건이야. 증거도 확실하고, 죄도 여러 개. 법대로라면,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 당신의 막내아들 부남준이가 어떤 판결을 받게 될지...”부동건은 몇 걸음 뒷걸음치더니,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얼굴엔 절망과 피로가 교차하고 있었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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