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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41 - Chapter 50

607 Chapters

제41화

“어떻게 저 자식이야?”“착각한 게 틀림없어!”유옥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절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저 자식이 무슨 배경이 있다는 거야?”배준영도 벙졌다.배 씨 가족은 머리가 하얘졌다. 한동안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그들이 내쫓은 쓸모없는 사위가 진운이 거론한 거물이라니?농담이 지나친 거 아닌가?“도대체 누구야?”“몰라. 나도 모르는 얼굴이야.”“저 옷차림은 전혀 고급지지도 않잖아?”“...”모두 임지환의 배경을 추측하느라 분주했다.무대 옆에 서 있던 진화의 안면근육이 경련을 일으켰다.그도 임지환이 도련님이 말한 거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전에 무례하게 행동했던 것들이 떠올라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그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홍진과 이성봉도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임명의와 연경 진씨 가문이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네요.”이성봉도 속으로 중얼거렸다.“내가 그의 실력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군.”“불필요한 문제가 생길까 봐 이렇게 정체를 숨기고 조용히 지냈던 거군요.”“진짜 대단한 사람이네요.”홍진은 충격받은 모습이었다.수많은 시선 속 임지환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그는 구경거리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이렇게 주목받는 것이 불편했다.진운은 감히 임지환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의 표정은 몹시 경건했다.몇 년 전, 진씨 가문을 위기에서 구한 사람이 바로 이분이었다.그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진씨 가문이 있을 수 없다.지금 그분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진운은 마음속으로 우러나오는 존경심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이다.“주빈석으로 모시겠습니다.”“저 자리는 오직 선생만이 앉을 수 있습니다.”진운이 다시 한번 권유했다.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의 겸손한 몸짓은 모든 이를 놀라게 했다.연경 진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이토록 남루한 차림의 남자를 대하는 자세가매우 공손했기 때문이다.이건 특종감이었다.여전히 무표정인 임지환이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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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하지만 말이 없는 배지수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충격이 너무 커서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았다.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어떻게 사람을 착각하는 저급한 실수를 할 수 있는가?저렇게 평범한 자식이 어떻게 거물인가?“여러분, 파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으니 즐깁시다.”진성은 서둘러 무대에 올라 진운을 대신해 상황을 수습했다.진운은 자리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옆문으로 걸어갔다.“어디 가십니까?”진성이 물었다.“손님들을 접대하세요. 난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이만 돌아가야겠어요.”진운은 걸음을 재촉하며 밖으로 나갔다.정문 앞에서 그는 임지환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잠깐만요.”임지환은 고개를 돌려 진운을 바라보았다.“할 얘기가 남았나요?”“오늘 일은 제가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진운은 허리를 굽혔다.“당신의 탓이 아니에요. 이건 저 때문이에요.”잠시 생각에 잠기던 임지환이 덧붙였다.“어르신의 건강은 어떤가요?”진운은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다행히 임지환이 그를 탓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선생님의 덕분에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으셨습니다.”“그저 오랫동안 선생님을 만나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습니다.”“하여 저를 강한시에 보내어 선생님을 뵙고 오라고 하셨습니다.”진운은 정중하게 대답했다.“시간 나면 찾아뵙겠다고 전해주세요.”“꼭 전해드리겠습니다.”진운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이었다.“전에 할아버지에게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신 일에 대해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그래요?”임지환의 표정이 드디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진운이 종이 한 장을 꺼내 두 손으로 정중하게 건넸다.임지환은 종이를 대충 훓어보았다.종이 위에는 사진이 붙어있었고 그 속에는 긴 상자 속에 풀 한 포기가 들어있었다.이 약초는 보통의 약초와는 달리 투명한 색을 띄고 있었고, 안에 뿌리와 줄기 형태까지 볼 수 있어 생명체처럼 보이진 않았다.“불멸의 옥초!”임지환의 동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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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주위의 기운이 바뀌었다. 진운은 팔다리가 뻣뻣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어린 양처럼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 그는 겪어보지 못한 풍파가 있을까?하지만 임지환이 주는 압박감은 그를 처음으로 두려움에 떨게 했다.상대의 말 한마디에 생사가 달려있다.“안심하세요. 진씨 가문은 이 약초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진운은 힘겹게 손을 저었다.“일 보세요. 파티에 주인공이 빠져서야 되겠어요?”담담하게 웃는 임지환은 뒤쪽을 힐끗 바라보았다.“그리고... 다음에는 당신의 사람들에게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하세요. 실수로 다치게 되면 안 되니깐요.”그의 미소는 모든 압박감을 날려버리는 봄바람 같았다.“알겠습니다.”진운은 우렁차게 대답했다.임지환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진운은 고개를 들었다.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보고 있으려니 너무 비참해 보였다.“정말 이상한 사람이군요.”그때 어둠 속에서 하나의 실루엣이 나타났다.그는 조용히 뒤를 따라온 경천이었다.그 역시 창백한 얼굴을 하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 두 눈에는 아직도 가시지 않은 공포가 남아있었다.“아저씨 왜 그러세요?”진운이 물었다.“방금 저 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너무 공포스러웠어요.”“숨어 있었는데도 마치 야수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생과 사를 좌우지할 수 없는 최악의 느낌이었어요.”경천은 숨을 고르며 진솔하게 말했다.그의 고백에 진운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경천이 누구인가?오랫동안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다.그는 아주 강했다. 그렇지 않으면 진씨 가문의 문턱을 넘어 진운의 보디가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그런 인물도 임지환이 뿜어내는 기운을 견디지 못했다.그분은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졌을까?진운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저씨가 보기에 그분은 어떤 경지에 있는 것 같나요?”“개파종사요.”경천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의 얼굴에 존경심과 동경심이 역력했다.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종사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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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이성봉과 홍진은 너무 높아서 잠시 오를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도 과소평가하면 안 되었다.“따라와.”진화는 아무렇지 않게 배지수의 손을 덥석 잡았다.약간 저항하는 듯했지만 피하지 않는 배지수였다.진화가 그들의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배지수는 알았기 때문이다.둘의 관계를 알고 나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그때 어떤 이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아름다운 아가씨...”진화는 자리에 얼어붙었다.진운이 다가오자, 진화는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쪽은 경성 그룹의 배지수입니다.”진운을 본 배 씨 가족들은 흥분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할 지경이었다.연경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 높은 위치에 있는 훌륭한 인물이었다.그런데 뜻밖에도 그가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있다.“배지수?”진운은 순간 뭔가 떠올랐다.그의 기억이 맞다면 그분의 와이프 이름이 배지수였다.할아버지는 강한 진씨 가문더러 이 여자의 사업을 돌봐주라고 했다.거의 많은 거래는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협력하고 있었다.다름이 아니고 임지환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다.“안녕하세요.”평정심을 되찾은 배지수는 먼저 악수를 청했다.그녀의 외모는 흠잡을 데가 없었고, 우아하고 매력적이었다.“안녕하세요.”진운이 악수를 나눈 뒤 재빨리 손을 거뒀다.“전부터 대표님의 경성그룹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 들었어요.”“이렇게 만나게 되니 경성그룹이 성공한 이유를 알 것 같네요.”“외모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강력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군요.”“저는 이번 협력에 거는 기대가 커요.”진운은 가볍게 칭찬했다.외모와 기운 모두 부족한 점이 없어 봄바람 같은 따뜻함 느낌을 주었다.진운의 칭찬에 너무 기쁜 나머지 배지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배 씨 가족들도 덩달아 자부심을 느꼈다.봤지?연경 진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직접 배씨 가문을 칭찬했다.주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그들은 인생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느꼈다.그때 배준영이 불쑥 튀어나와 진운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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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진운은 어쩔 줄 몰라 했다.“이혼한 지 며칠 밖에 되지 않았어요.”“그 자식은 쓰레기에요. 매일 집에서 먹고 자기만 하고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에요.”“그런 사람과 사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거예요.”“그래서 가족들의 설득으로 누나는 그 자식과 이혼했죠.”배준영이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조잘댔다.그때 진운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변했다.“이혼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능력 없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손버릇도 나빴습니다.”“이혼이 한참 진행 중일 때 배 대표의 물건까지 훔쳤습니다.”“그 사람을 도련님도 알 것입니다.”“조금 전 도련님이 착각했던 그 사람...”진화도 끼어들어 임지환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치부했다.“닥쳐!”진화는 깜짝 놀랐다. 진운이 이렇게까지 화 낼 줄은 몰랐다,“짝!”진화의 얼굴에 선명한 손자국이 찍혔다.뺨을 때리는 소리는 장내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장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모두 충격에 휩싸인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연경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강한 진씨 가문의 막내를 때렸다...그것도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데서 말이다.가문 내의 불화인가?진운은 차갑게 진화를 쏘아보며 말했다.“이건 사람들 앞에서 헛소리하지 말라는 뜻이다.”억울한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진화는 찍소리도 못했다.“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진성이 급히 다가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제 아들이 무슨 잘못이라도 했습니까?”“아니요. 꼴 보기가 싫어서요.”“자식을 교육하지 않음은 부모의 잘못이라고 했죠.”“...사람들 앞에서 타인의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잘 가르치지 않은 것 같군요.”“이건 진씨 가문의 수치에요.”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마친 진운은 분노하며 자리를 떠났다.그의 모습에 진성은 어리둥절했다.고개를 돌려 진화를 보며 진화를 다그쳤다.“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도련님이 이렇게 화를 내는 거야?”“아버지, 억울해요.”진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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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이성봉은 아주 진지하게 분석했다.그것이 아니라면 조강기가 그렇게 공손하게 대할 리 없다.“맞아요. 제 말이 바로 이 말이에요.”“보아하니 임명의는 그렇게 간단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아요.”“이 작은 수렁에서 사나운 용이 나타난 것 같아요.”홍진은 한숨을 내쉬었다.요괴로 둔갑하다시피한 두 사람의 눈은 확실히 남달랐다.세부 사항 몇 가지만으로 엄청난 것을 읽어내고 있었다.손님들 중 입장이 제일 난처해진 것은 배씨 가문이었다.이 기회를 이용해 인맥을 넓혀 출세하려 했었다.진씨 가문 도련님이 먼저 다가와 주었고 깍듯하게 대해주었다.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따귀에 모든 꿈이 산산이 조각났다.하여 밖으로 나가는 그들의 발걸음은 매우 무거웠다.“젠장, 모두 그 자식 때문이야.”배준영이 침을 뱉었다.“무슨 소리야? 그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거야?”배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누나, 정말 모르겠어?”“그 자식이 있는 곳이면 일이 꼬이잖아.”“망할 자식!”배준영은 분노했다.“준영이 말이 맞아. 그 자식은 정말 재수 없어.”유옥진도 거들었다.“지수야, 다음부터는 그 녀석을 멀리해야 해.”“네, 알았어요.”배지수는 마음이 복잡했다.그녀의 뇌리에는 떠나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모든 것이 잘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녀의 이혼에 대해 말이 나오자, 진운이 태도를 바꿨는지, 심지어 진화를 때리기까지 했다.이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었다....천호의 로열 스위트룸.소파에 몸을 맡긴 진운은 와인잔을 들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창밖에는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이 펼쳐졌지만, 그는 흥미가 없었다.마음은 몹시 복잡했다.하마터면 모든 것이 어망이 될 뻔했다.“도련님, 아들놈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말해 줄 수 있겠습니까?”허리를 굽힌 진성은 불안했다.고개를 돌린 진운이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전에 배씨 가문에 보내라고 했던 초대장을 보냈어요?”진운이 차갑게 물었다.“그 일은 아들에게 맡겼습니다.”진성이 덧붙였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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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천호를 나온 임지환은 거리를 걷고 있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불멸의 옥초’뿐이었다.일주일 후면 소항시에서 경매가 열리게 된다. 시간은 조금 촉박했다.갑자기.파라메라 한대가 빠른 속도로 그를 향해 포효했다.걸음을 멈춘 그는 달려오는 파라메라를 바라보았다.“끽!”그와 1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차는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임지환의 옷이 기류에 흩날렸다.하지만 그의 표정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차 문이 열리고 운전석에서 염색한 긴머리를 한 키 작은 여자가 내렸다.“지환 씨가 어떻게 왜 여기 있죠?”여자는 차에 비스듬히 기댔다. 임지환의 각도에서는 눈부신 한 줄기 빛이 보였다.“미나 씨?”임지환은 멈칫했다.그가 이 여자를 알게 된 것은 배지수의 친한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자존심 강한 공주님이었다.하지만 임지환에게 이 여자는 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전에 집에 놀러 왔을 때 임지환의 옷차림과 외모를 평가하며 싫은 소리만 늘어놓았으며 그를 머슴 부리듯 했었다.“지수한테 들으니 이혼했다면서요?”고미나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그녀는 아주 흥미롭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그래서요?”임지환은 그녀를 무시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이봐요...뭐가 그리 급해요?”“이혼했으니, 기분이 좋지 않을 거 아니에요.”“이렇게 해요. 제가 드라이브 시켜줄게요.”고미나는 웃으며 제안했다.“됐어요.”그는 고개를 저으며 앞을 향해 걸어갔다.이렇게 친절한 고미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임지환은 뭔가 나쁜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했다.“다시 결합하고 싶지 않아요?”“나와 지수가 보통 사이는 아니란 걸 알 거예요.”“내가 잘 말하면 지수 마음이 돌아설 수두 있잖아요?’그가 아무 반응 없자 고미나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아니나 다를까 임지환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녀를 힐끔 보았다.“봐요...비록 장점은 없어도 꽤 일편단심이란 말이에요.”“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타요.”고미나는 서둘러 재촉했다.임지환이 차에 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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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런 격차를 받아들이지 못해요.”“격차가 크면 모순은 피할 수 없어요.”“그러니, 떨어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긴 해요...”고미나는 가르치려 들었다.“됐고!”임지환이 말을 잘랐다.“기분 풀어준다고 했으니 그만 시끄럽게 해요.”“남자의 그 쓸데없는 자존심은 이제 버리죠?”“당신이 능력이 있었다면 지수가 당신을 왜 떠나겠어요?”“자신한테서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으니 어떻게 진보할 수 있겠어요!”고미나는 슬슬 비꼬기 시작했다.“진심으로 술을 사주려는 것 같아 보이지 않으니 갈게요.”주저리주저리 쉴 새 없이 떠드는 그녀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 그를 쉽게 놓아줄 고미나가 아니었다. 이대로 물거품이 되어선 안 된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태도를 바꿨다.“알았어요. 말하지 않을게요. 얼른 앉아요. 저 혼자 저 많은 술을 언제 다 마셔요?”그때 주문한 술과 음식들이 올라왔다.임지환도 다시 자리에 앉았다.그의 식사 속도는 몹시 빨랐다. 마치 며칠 굶은 것 같았다.그의 모습에 고미나는 입을 삐쭉였다.배지수를 떠난 그도 요즘 꽤 불쌍해 보였다. 아마 오랫동안 식사를 하지 못한 것 같다.그녀는 손목의 시계를 확인하다가 창밖을 바라봤다. 그리고 입꼬리를 올렸다.술집 문이 열리고 한 무리 사람들이 들어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준수한 외모의 젊은 남자였다. 그는 짧은 티셔츠에 손목에는 롤렉스 시계가 반짝였고 머리를 삐쭉삐쭉 세웠다.한눈에 보아도 벼락부자 재질이었다.“오늘 뭐 하고 놀아?”“여기 새로 들어온 여자가 죽인다던데 한번 맛봐?”“30년산 루이 13도 까면 안 돼?”“...”뒤의 청년들은 이 젊은 남자를 에워싸고 이것저것 요구하고 있었다.“걱정 마. 오늘 내가 다 쏜다.”“워 후!”“역시!”흥분한 그들은 환호했다.그때 노란색 머리가 갑자기 말했다.“저 여자, 네가 찜한 여자 아니야?”“누구?”원소걸이 물었다.“저기.”노란 머리는 고미나를 가르켰다.고미나를 발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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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남자 친구?원소걸은 이 호칭에 얼굴이 일그러졌다.그가 찜한 여자를 어떻게 딴 놈에게 양보할 수 있는가?“거기 서!”걸음을 멈춘 임지환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여자가 뒤에서 작당 모의를 한 것을 그가 어떻게 모를 리 있을까?좋은 마음으로 밥을 사주며 고민을 들어줄 고미나가 아니었다.그에게 다가간 원소걸이 그를 위아래로 훑었다.“한껏 쫄아서는 옷은 또 왜 이 모양이야? 거지와 다를 게 없잖아.”“나라면 여기에 들어올 용기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제를 모르고 저 아가씨의 남자 친구 자리를 노리는 거야?”거침없이 내뱉는 그는 임지환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다.하지만 임지환의 표정은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는 오히려 담담하게 물었다.“끝난 거야?”“끝났어.”원소걸은 멈칫했다.“그럼, 갈게.”어깨를 으쓱이고 임지환은 갈 길을 가려 했다.이 모습에 고미나는 하마터면 욕을 퍼부을 뻔했다.겁쟁이를 보았어도 이 정도의 쫄보는 보지 못했다.그러니 배지수가 이혼했지. 남편이 이 정도로 쫄보면 견딜 여자가 어디 있겠어!“나는 상관하지 말고 빨리 도망가.”“그는 놔줘요.”애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름을 붓고 있다.예상대로 원소걸은 화가 났다.“거기 서!”원소걸은 그를 막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내가 가도 된다고 했어?”임지환은 아무 말 없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한 번이지만 원소걸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 눈빛은 마치 야수처럼 폭압적인 기운을 뿜고 있었다.한 발자국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면 갈기갈기 찢길 것 같다.“젠장, 한 대 맞아야 정신 차릴 놈이야.”“이분이 누군지 알아?”“너를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야.”노랑머리는 거침없이 날뛰고 있었다.그들 무리는 임지환을 중앙에 에워쌌다.조금 담이 생긴 원소걸은 다시 거만해지기 시작했다.“선택권을 줄게. 무릎 꿇고 내게 절을 한 다음 가랑이로 기어나가.”“그러면 한번 봐줄게.”“아니면 걸어서 나갈 생각하지마.”옆에 있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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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그녀의 완벽한 몸매는 남성들에게 매우 치명적이었다.그뿐만 아니라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 앵두 같은 입술, 큰 눈, 선명한 눈썹에서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마치 타고난 여우처럼!박식하고 경험이 많은 임지환도 약간 정신이 팔릴 수밖에 없는 외모였다.여자를 본 원소걸은 즉시 오만함을 거두고 정중하게 인사했다.“누님!”여자의 이름은 유효운, 나이트의 사장 와이프였다.그녀의 정체는 미스터리 했고,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함부로 대 할 수 없을 정도 체격이 웅장했다.“기분이 좋아 보이는 데 뭐 하는 거야?”유효운이 무심하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누님이 오해한 거예요.”원소걸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아무리 화가 났다 해도 유효운 코앞에서 감히 문제를 일으킬 수는 없었다.“내 앞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다면 괜찮아.”“가게가 작아서 사고를 견딜 여력이 안 돼.”“게다가 난 뒤끝 작렬이란 말이야.”애교를 부리는 듯한 말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런 게 아니에요.”황급히 손을 젓는 원소걸은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렀다.“아니면 됐어. 재밌게 놀아.”유효운은 임지환을 힐끔 보고는 앞으로 걸어갔다.“언니.”고미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인사했다.“갈수록 더 예뻐지네?”“누님.”“오셨어요. 누님.”사방에서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그녀는 물 흐르듯 화답하며 봄바람을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저마다 술을 권하는 것에도 입술만 살짝 담글 뿐이었다.유효운이 멀어지자, 원소걸이 말했다.“운 좋은 줄 알아.”“너야말로.”임지환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그러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나가려던 그는 방향을 틀었다.“저 자식 너무 거만한 거 아니야? 이대로 참을 거야?”노랑머리가 분개했다.“그럼 어떻게 할까?”원소걸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누님만 아니면 내가 참았겠어?”“누님은 방금 보이는 곳에서만 말썽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노랑머리가 빙그레 웃으며 덧붙였다.“보이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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