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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1화

원경릉은 그 편지를 들고 바로 실험실로 향했는데, 실험실에는 전에 가져온 현미경이 놓여 있었다.편지를 현미경 아래에 두고 자세히 보긴 했지만, 양여혜가 말한 얼음 벌레는 발견되지 않았다.양여혜는 얼음 벌레가 강한 세균이라, 정상적인 환경에 처해있으면 많이 번식할 것이라 했었다. 하지만 왜 보이지 않는가?발견되지 않으니, 그녀는 조사할 길이 없었다. 얼음 벌레를 찾아내려면 아마도 금나라 황실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만약 이 얼음 벌레의 번식력이 약하다면, 편지에 조금 묻었을 뿐인데 수천 리를 오가며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다섯째의 상처로 파고들었다는 것이었다. 대체 얼마나 불운해야 감염이 된다는 말인가?정말 금나라로 가야 하는 것인가?다음 날, 우문호 부부는 무상황을 뵙고 선물을 나눠주러 숙왕부로 향했다.이번에도 그는 무상황을 위해 담배를 가져갔지만, 무상황은 한 번 맡아보기만 한 후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나는 이미 끊었다.”우문호와 원경릉은 서로를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무상황은 전부터 끊겠다고 말을 해왔지만 늘 몰래 한 모금씩 피우곤 했었다. 이번에 진짜 끊을 수 있을까?“나이가 들었으니, 너희 얼굴을 좀 더 보고 싶구나. 택란이 시집가는 모습도 보고, 운이 좋다면 택란이가 아이를 낳는 것도 봤으면 좋겠구나.”무상황이 감탄하며 말하자, 원경릉이 그의 곁에 앉았다. “어찌 갑자기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꺼내십니까? 분명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무상황이 답했다. “추 할머니 사건 이후로, 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난 십여 년 전부터 죽은 목숨 아니더냐?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지난 십여 년을 훔쳐 온 것처럼 마음이 늘 불안했다.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언제 이 늙은이가 떠날지 모를 일 아니더냐?”그는 원경릉을 바라보며 자애로운 눈빛을 띠었다. “그러니 이제부터 식사에도 신경 쓰고 너희의 감시를 받으며, 최대한 오래 너희 곁에 남을 것이다.”“좋습니다!”원경릉은 겉으로는 웃어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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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2화

모두 아주 소박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우문호 부부는 마차를 타고 달빛 아래 궁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그러다 문득 금나라 어린 황제의 혼사가 떠올라 우문화가 입을 열었다.“위왕, 안왕에게 금나라 황제의 혼례에 참석하라고 시켰는데, 아직도 보고할 소식을 전하지 않았더군.”“아마 별다른 일이 없어서 보고하지 않았을 것이오.”원경릉이 말했다.“택란은 금나라와 함께 광물 채굴을 진행하기를 원했으니, 혼례 참석뿐만 아니라 그 일을 도와달라고도 시켰네. 그러니 보고해야지 않겠소.”그러자 원경릉이 조용히 우문호 곁에 기대며 말했다. “택란? 자네가 딸 이름을 부르는 걸 들으니, 왠지 익숙하지 않소.”“아이가 이제 컸으니, 늘 애칭으로 부르면 사람들이 웃을 것이오.”우문호는 딸의 체면을 지켜줘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찌 아직도 만두나 경단이라 부르는 것이오? 아들이 체면을 잃는 것이 걱정되지 않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모르는 소리. 남자는 체면을 잃는 것을 걱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뻔뻔하게 굴 필요가 있소.”우문호는 머리를 숙여 원경릉에게 입맞춤을 하고는 활짝 웃어 보였다. “그래야 좋은 부인을 얻을 수 있소.”“정말 갈수록 뻔뻔해지오.”원경릉은 그의 목덜미를 감싸 안으며, 그의 이마 위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다섯째의 모습을 보자, 그녀는 옛 기억들이 떠올랐다. 또한 다섯째가 참 잘생겼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왜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일까?“원 선생, 아이들이 보고 싶소. 내일은 만두한테 군영에서 돌아와 함께 밥이라도 먹자고 해야겠소.”우문호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좋소.”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그들의 곁에는 이제 만두뿐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멀리 떨어진 도성에서 각자 바쁘게 지내고 있다.비록 그들이 안전하다는 걸 알지만, 늘 마음 한쪽에서는 걱정이 되었다.궁으로 돌아온 후, 우문호는 서일에게 내일 군영에 가서 만두를 데려오라고 하였다.남영은 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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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3화

만두와 우문예는 여전히 변경 도성에 머물고 있었고, 형제들과 함께 금나라에서 돌아온 참이었다. 이번 금나라 황제의 대혼이 다소 수상쩍다고 여겨, 그들은 몰래 금나라에 잠입하여 상황을 살펴보았다.금나라 황제가 계란이를 황후로 책봉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은 몹시 화가 났었다. 그러나 통천각 지붕에서 황제와 금나라 금군 수장의 대화를 엿듣고 나서야, 그 속에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따지지 않기로 했다.계란이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형제들은 먼저 약도성에서 그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 일은 아버지가 알면 안 되는 문제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모르는 상황이니, 장남이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해야 했다. 적어도 계란의 생각이 어떠한지부터는 제대로 확인해야 했다.우문예는 여전히 화가 났다. 단순한 분노를 넘어서, 애지중지 키운 보물이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여동생이 언젠가는 시집을 가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여동생이 적어도 서른 살이 되어서야 결혼하길 바랐다. 계란이가 충분히 즐기고, 세상을 경험한 후,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시집을 가야 앞으로 혼인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제 겨우 열한 살인데, 벌써 이런 걱정을 해야 한다니 말이다. "형, 어마마마가 찾으세요?"경단이 물었다."맞아. 아바마마께서 내가 군영에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돌아가면 불려 가서 이야기해야할 것이다."그러자 우문예가 말했다."그럼, 먼저 경성으로 돌아가십시오. 우리가 남아서 계란이를 기다릴 테니.""괜찮다. 돌아가서 아바마마께 직접 설명하마.""설마 아바마마까지 속이려는 것입니까?"찰떡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들은 앞으로 아버지께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속이는 것은 권력을 남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었다.우문예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아바마마를 속이는 건 안 된다. 하지만 이 일을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그럼, 아바마마께 뭐라고 말할 셈입니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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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4화

우문예는 택란의 책을 정리하며 준수한 얼굴로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계란이는 남들의 사랑을 받을 필요도, 동정받을 필요도 없다. 계란이는 다섯 명의 오라버니가 있으니.”"예. 우리 계란이가 어찌 타인의 안쓰러움과 사모를 받아야 하겠습니까?"환타도 곧이어 맞장구쳤고, 다섯 형제는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다음 날, 택란 일행이 돌아왔다. 마침 위왕과 안왕도 약도성에서 이틀 정도 머물 계획이었다.조카들이 다 모였으니,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택란은 오라버니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자마자, 자기가 황후로 책봉된 일 때문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역시나 묻기도 전부터, 그들은 그녀를 방으로 끌고 갔다.택란은 그들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어마어마한 적을 만난 듯한 모습입니다.""넌 무슨 생각인 것이냐? 그 어린 황제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는 것이냐?"환타가 먼저 묻자, 택란이 피식 웃었다. "오라버니, 어린 황제라니요. 오라버니보다 나이가 많습니다.""편을 듣는 것이냐? 듣기 거북하구나."우문예가 인상을 찌푸렸다."그냥 어린 황제라고 부르거라."택란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예.""자, 네 사형이 한 질문을 대답하거라. 그... 어린 황제가 황후로 책봉했다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우문예는 사실 여동생이 안쓰러웠지만, 장남으로서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그러자 택란이 턱을 괴고 앉으며 천천히 말했다."딱히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그럼, 화가 나진 않았느냐?"칠성이 묻자, 택란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화날 이유가 있습니까?"다섯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화가 나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좋아한다는 뜻인가? 그럴 수는 없었다!"계란아, 어린 황제한테 어떤 감정이 있느냐? 혹시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는 느낌이라도 있었냐?"경단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는 평소 소설을 많이 읽기에 남녀 간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나름 이해하고 있었다. 마음이 흔들리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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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5화

칠성이 입을 삐쭉거렸다."그 어린 황제 생김새도 별로입니다! 나이가 큰형이랑 비슷한데도 큰형보다 훨씬 늙어 보입니다."그러자 택란이 깜짝 놀랐다."정말 그를 본 적 있습니까? 아, 오라버니들도 간 것입니까? 어찌 저를 만나러 오지 않은 것입니까? 숨어 있었던 것입니까?"우문예는 칠성을 힐긋 쳐다보았다."어찌 그렇게 말이 많은 것이냐?""다들 갔으면서 저를 찾지도 않았습니까?"택란도 입을 삐쭉 내밀었다.우문예는 여동생의 입이 삐죽 나온 걸 보자,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다정하게 말했다."그 혼례가 너무 수상해서 확인하러 갔다. 막상 가고 나니, 네가 황후로 책봉된 걸 알게 됐지. 그래서 그 대담한 어린 황제를 직접 만나려 했던 것이지, 일부러 너를 피한 게 아니다. 그저 약도성에서 너를 기다리려 했다."택란은 사실 진짜로 화가 나지 않았다. 그저 오라버니들이 금나라까지 와놓고도 자신과 함께 놀지 않은 게 아쉬웠다. 금나라에서 함께 놀았다면 얼마나 신났을까?다들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고, 택란이 다시 웃음을 되찾자 비로소 안심했다.찰떡이 우문예를 보며 물었다."큰형,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금나라에 있을 때 왜 어린 황제를 혼내지 못하게 한 것입니까? 그 녀석이 얼마나 얄미웠는데요. 우리의 허락도 없이 계란을 부인으로 맞겠다고 하다니."우문예는 옷자락을 날리며 택란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찰떡이와 나머지 동생들의 의아한 눈빛을 보며 답했다."신분 때문이다.""그가 황제라서 우리가 손을 못 댄다는 뜻입니까?"찰떡은 불만을 터뜨렸다. 그 녀석이 높은 신분이라 겁먹고 못 건드리는 셈이다. 형이 언제부터 이렇게 소심했단 말인가?우문예는 손을 뻗어 찰떡의 귀를 잡아당겼다."우리의 신분 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신분 때문이기도 해. 나라 간의 우호 관계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어찌 홧김에 그런 일을 저지른다는 말이냐? 우리가 금나라에서 황제를 붙잡고 두들겨 팼다면, 두 나라는 소란이 일 것이다."찰떡은 귀를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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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6화

환타와 칠성은 아직 술을 마실 수 없었다. 우문예가 엄격하게 규칙을 정해, 반드시 열여섯살이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두 사람은 그저 가만히 어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다행히 약도성에는 과일주가 있었다. 과일주는 주 아가씨가 특별히 택란을 위해 빚은 것이었다. 과일주는 발효 후 몇 번이나 병을 옮겨 숙성시켰기 때문에 술맛이 거의 없었고, 사실상 과일즙과 다름없었다.안왕은 황후 책봉 보책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고는 무슨 일이 생겨도 홀로 책임을 질 수는 없을 것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위왕은 그런 그의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마시거라, 겁쟁이 꼴을 하고선. 다섯째가 이 사실을 알게 되어도, 금나라 황제의 수를 탓하지, 네 어리석음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다.""자네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네. 자네가 이 보책을 받았더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거 아니오?"안왕이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했다.하지만 위왕은 그저 가차 없이 그를 몰아붙일 뿐이었다."이제야 네가 모두의 미움을 샀다는 걸 알겠냐? 네가 한 짓이 벌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냐? 넌 평생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해. 길을 잘못 들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북당을 위해 힘을 보탰으니, 목숨은 건진 것이다. 그게 아니었으면 네 목은 진작 날아갔을 거다. 그러니 이 정도로 만족하거라.""됐소. 애들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시게!”안왕이 창피한 듯 화를 냈다."아이들이라고 모를 줄 아느냐? 네 일은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네가 아무리 숨긴다 한들 다 드러나 있다."위왕이 비웃으며 말했다.여섯 형제는 서로를 쳐다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과거 이야기는 예전에도 들어본 적 있었지만, 삼 숙부가 대체 왜 오래전에 지나간 일을 자꾸 반복하는지 알 수 없었다.위왕은 우문예의 어깨를 두드리고,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이야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잘못된 길에는 한 번이라도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치욕으로 남을 것이고 설령 운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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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7화

다섯 형제도 약도성을 떠날 준비를 했다.그리고 헤어지기 전, 우문예는 네 명의 동생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돌아가서 뛰어난 자를 골라 금나라에 잠입시켜 감시시키거라. 직접 손을 쓰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그가 하는 모든 일을 알고 있어야 한다. 첩자는 감시만 할 뿐, 함부로 나서서는 안 된다. 하지만 행동에 나설 기준은 정해놓거라. 계란에게 해를 가하려는 계획을 세운다면, 실행에 옮기기 전에 바로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늦지 않았냐?""예. 이 일은 모두 저한테 맡기십시오."경단이 말했다."그래. 그럼 너희도 몸조심하거라. 시간이 되면 경성으로 돌아가 부모님을 뵙거라. 두 분 다 너희를 그리워하고 계시니."우문예는 말을 마치고, 곧장 말을 타고 떠났다. 네 형제는 먼지를 날리며 사라지는 큰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 역시 부모님이 그리웠고, 다시 모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변방의 평화와 발전이 먼저였다. 이곳이 진정으로 안정을 찾아야만 그들은 떠날 수 있었다.그래도 이제 2년만 더 버티면 된다.우문예는 멈추지 않고 경성을 향해 달렸다. 그가 궁에 도착하기도 전, 안왕의 전서구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다섯째는 편지를 읽자마자, 분노에 휩싸여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말했다."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군, 감히 내 딸을 노리다니. 미친 것이야! 계란은 겨우 열한 살인데 벌써 황후로 책봉하다니? 나를 속이려는 것이구나."원경릉은 편지를 받아 읽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너무 심했소.""목여 태감, 냉정언을 불러오시게."다섯째 왕이 외쳤다."예!"곁에서 지켜보던 목여 태감도 속이 내려앉았다. 그도 공주를 노리는 금나라 황제가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먼 곳에서 1년에 한 번도 못 볼 텐데, 누가 그걸 원하겠는가?그러자 원경릉이 물었다."어찌할 생각이오?"우문호의 눈빛에는 여전히 분노가 서렸다."어떻게 하긴! 전쟁이라도 벌일 수는 없지 않나? 편지를 보내서 경고해야겠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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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8화

"정말인 것이냐…?"원경릉은 그 말을 듣자마자 빠르게 호숫가로 향했다. 호숫가에 도착하자, 호수는 마치 끓어오르는 듯 부글부글 거품을 내며 넘쳐흘렀고, 가장자리의 흙까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렸고, 방금 다섯째가 화를 낸 일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빨리 원인을 밝혀내야 했다.그에게 정말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반드시 조절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이전에 계란이한테서 금나라 황제가 물을 다루는 법을 안다고 전해 들었다. 그는 어떻게 그 능력을 통제하는지 배워야 할 판이다.이 사실을 다섯째가 알게 된다면, 분명 또 물난리가 날 것이다.게다가 금나라에서 온 편지때문에 얼음 벌레에 노출되었고,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 분노는 더 극에 달할 것이었다.냉정언이 우문호의 호출을 받고 궁으로 들어왔다. 우문호는 금나라에 보낼 강경한 어조의 편지를 작성했고, 즉시 기수에게 맡겨 전속력으로 금나라으로 전달하게 했다.이 일로 다섯째는 속을 답답했고 분노를 삭이지 못할 정도였다.한편, 해 질 무렵, 경성에 도착한 우문예가 궁으로 돌아왔다.그가 돌아왔을 때, 다섯째는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문예가 어서방에 도착하자, 목여 태감이 그를 막으며 지금은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우문예는 주저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아버지가 금나라 황제가 천하에 계란이를 황후로 선포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분명 노발대발하고 있을 테니, 차라리 꾸중을 들으며 아버지의 화를 조금이나마 풀어드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그는 어서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아바마마, 소자 돌아왔습니다. 직무를 이탈한 죄를 지었으니, 처벌을 받겠습니다."우문호는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였지만, 돌아온 그에게 괜히 화풀이하지는 않았다."설명해 봐라."우문예는 아버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고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여동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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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9화

택란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우문호가 바로 말했다."네가 직무를 무단이탈한 일은, 돌아가서 장군에게 처벌받도록 해라. 군율은 허울뿐인 것이 아니다. 네 신분이 무엇이든, 군에 들어갔으면 법을 지켜야 한다. 앞으로 또 나가고 싶다면, 미리 자리를 비우겠다고 청을 하거라.""예. 알겠습니다."우문예가 답했다.그러자 우문호는 아들을 보며, 속으로 뿌듯함을 느꼈다."가자. 어서 네 어머니와 함께 저녁을 먹자."원경릉은 소월궁으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 기뻐했다. 그녀는 즉시 사람들에게 요리를 몇 가지 더 준비하게 했다. 직무이탈에 대해서는 어차피 다섯째가 잔뜩 잔소리했을 테니, 따로 말하지 않았다.그녀가 약도성의 상황을 묻자, 우문예가 대답했다."지금 약도성의 민생은 많이 안정되었고, 모두 발전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계란이가 금나라와의 협약까지 체결해, 함께 광물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약도성은 앞으로 점점 더 발전될 것입니다."이 말을 들으며, 우문호는 늘 그렇듯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식들이 이렇게 유능하고, 훌륭하게 성장했다는 것이 그에게는 더없는 자랑이었다.약도성은 그가 가장 걱정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진으로, 오히려 국면이 바뀌었다. 이 모든 일에 계란이의 공이 크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우문예는 곧바로 군영으로 돌아갔다.한편, 원경릉은 다음날 바로 약도성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자 다섯째는 밤새 그녀를 붙잡고 끝없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길 조심해야 하고, 식사 거르지 말고, 추위 조심하고, 모래바람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을 늘어놓았다.밤새워 잔소리하던 그는 갑자기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사실… 나도 가고 싶소."원경릉은 그는 위로하며 입을 열었다."아이들을 보고 싶어 하는 거 알고 있소. 이번에 모두 데려오는 것이 어떻소?""하지만 아이들을 데려온다면, 굳이 당신이 직접 갈 필요가 없지 않소? 편지를 보내서 불러오면 되잖소?""음… 그래도 직접 가야 하네. 약도성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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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0화

원경릉은 딸의 반응을 보고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그녀는 마음이 점점 아려와, 딸을 꼭 끌어안고는, 눈시울을 붉히며 웃었다."깜짝 놀라게 해 주려 했지, 기쁘냐?""기뻐요! 너무 기뻐서 정신을 잃을 지경입니다!"택란은 원경릉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답했는데,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에 홍조가 떠올라 기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주 아가씨와 냉명여도 원경릉을 찾아와 인사를 했다. 원경릉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다.택란은 급히 주 아가씨에게 말했다."관아에 가서 호명 오라버니를 부르시오. 함께 식사하겠네.""예. 바로 다녀오겠습니다!”주 아가씨는 손을 모아 예를 올리고는 곧장 떠났다.그러자 냉명여는 눈치껏 모녀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며, 같이 따라 들어가지 않다. 잠시 후, 원경릉은 택란에게 금나라 황제가 벌인 약혼식과 황후 책봉에 대해서 물었다. 비록 택란이 오라버니들에게 속마음까지 다 말하지 않았어도, 그녀에게는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그는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큰 오라버니만큼 키가 컸고, 비록 오라버니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잘생겼습니다. 게다가 아바마마가 이야기할 때처럼 저한테 정말 다정했습니다. 하지만 아바마마처럼 위엄 있고 패기가 넘치진 않았습니다.""그래?"원경릉은 택란의 표정을 살폈다. 열한 살 아이가 감정을 다 안다고 할 순 없지만, 누군가의 헌신에 쉽게 감동할 수는 있었다."예. 사실 예전에는 진국왕에게 억눌린 그가 불쌍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금나라를 홀로 통치하고 있고, 근 2년 만에 금나라는 그의 다스림 하에 질서정연해지고 빠르게 발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광산을 개발하는 일에도 방해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아주 좋은 조건도 제시했습니다. 마침 아바마마에게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어마마마께서 오신 것입니다.""그래. 보아하니 그 아이에 대한 평가가 좋구나."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을 다섯째가 들었다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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