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6화

작가: 진헤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5-31 19:00:00
역시 조민정은 없었다.

이유영을 데리러 온 건 루이스뿐이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안민은 이미 이유영의 눈앞에 있었다.

안민의 모습을 보니 이미 조민정의 일을 다 교대 받은 것 같았다.

“대표님!”

“네?”

“앞으로 절대 운전하시면 안 되십니다!”

안민은 간절한 어조로 이유영을 보며 그녀에게 말했다.

사무실 안에서 안민도 드센 여자 사나이였는데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안민도 조민정이 왜 잘렸는지 아는 눈치였다.

이유영 주변의 사람들은 다 이유영의 눈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마치 그녀의 두 눈이 언제든지 그녀에게 위험을 가져다줄 것처럼.

“알았어요!”

“알았다 말고 꼭 지키겠다고 대답하셔야죠.”

“그래요. 꼭 지킬게요.”

이유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안민은 조민정이 진짜로 잘린 줄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 조민정은 소식을 전해 들은 정국진에 의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

“오전 일정을 알려 주세요.”

“십 분 뒤에 회의가 있습니다. 지금 대표님의 일정은 다 제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건 이유영이 혼자 운전해 나가는 걸 방지하기 위한 말이었다.

지금 이유영 주변의 사람들은 다 과도로 그녀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래요. 안민 씨의 말 들을게요.”

주변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녀는 그 어떤 것도 타협했다.

온 오전, 이유영은 회의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점심이 되어서야 회의실에서 나왔다.

안민은 이유영의 사무실에 놓인 라벤더꽃을 보는 순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제가 당장 버려드리겠습니다!”

‘젠장, 이거 도대체 누가 갖다 놓은 거지?’

제일 중요한 건 로열 글로벌은 층층이 다 보안이 잘 되어있었다.

‘이 사람 설마 무슨 초능력이라도 있는 건가?’

“당신, 이 꽃 안 좋아해?”

안민이 꽃에 손을 대려는 순간, 한 남자의 목소리가 휴게실 입구 쪽에서 흘러나왔다.

안민과 이유영이 모두 휴게실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자 양복 옷차림을 하고 거기에 서 있는 강이한이 눈에 들어왔다. 체격이 우람한 그는 얼굴도 수려했다.

하지만 그래도 2년 전이랑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37화

    “은지 지금 어딨는데?”이유영은 조금 더 무거워진 말투로 물었다.‘생명에 위험은 없다고?’소은지가 이유영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인지 알면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되었다. 단지 소은지가 잘 지내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이유영은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강이한이 그녀에게 소은지의 생명에는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강이한이 입을 열었다.“나랑 같이 도원산에 가서 살지?”“너…”‘도원산에 가서 같이 살자고? 강이한이랑 같이!’이 시각 강이한의 제기한 요구는 이유영에게 마치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그리고 이유영이 어찌 그걸 받아들이겠는가?“우리 사이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어. 어떻게 끝이 났는지 내가 다시 얘기해 줘?”“당신도 그걸 잊었어?”“뭘?”“당신 앞에서 나는 뻔뻔한 사람이 된다는 걸.”이유영은 말문이 막혔다. 강이한도 정말 가리는 말이 없었다. 더욱 중요한 건 이유영은 이 말에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확실히 지금 강이한은 이유영 앞에서 완전히 뻔뻔한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이런 뻔뻔함은 정말 꼴 보기 싫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 어제 또 박연준을 만났던데!”“지금 당신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이 2년 동안, 당신은 박연준을 208번이나 만났어!”“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208날이나 함께 했다고!”이유영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2년 동안, 내가 연준 씨를 그렇게나 많이 만났다고?’‘같은 파리에 사는데 두 사람이 자주 만나는 게 정상이 아닌가? 중요한 건 이 수자! 강이한은 이렇게 자세한 수자를 어떻게 조사해 낸 거지?’“당신이 나랑 같이 208날 있어 주면, 나도 당신에게 소은지 행방을 알려줄게.”“강이한 당신 정말 미쳤어?”이 시각, 그는 뻔뻔하다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강이한의 얼굴은 전혀 농담하는 것 같지 않았다.이유영은 바락바락 화를 내며 강이한을 바라보았다.이유영은 눈 밑의 분노를 완전히 감출 방법이 없었다.강이한이

    최신 업데이트 : 2024-05-3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38화

    하지만 지금의 엔데스 가문은 다섯째 도련님과 여섯째 도련님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유영 손의 한 프로젝트는 바로 여섯째 도련님한테서 가진 것이었다.‘아마도 합작이 잘 되고 있어서 그런 거겠지. 그래서 다섯째 도련님 쪽에서도 요청이 오는 거고.’이유영은 안민을 한눈 보고 말했다.“이 엔데스 가문의 도련님들, 사이가 어떻죠?”“다섯째 도련님과 여섯째 도련님 사이가 줄곧 안 좋으십니다.”‘줄곧 안 좋다고? 그렇다면…’이유영은 바로 말을 내뱉었다.“거절해 주세요!”‘그 두 사람 사이가 안 좋은데 우리가 이제 여섯째 도련님이랑 합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 다섯째 도련님이 이렇게 나온다고?’‘이 두 사람의 내부 분쟁 때문에 프로젝트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안 되는데.’이 2년 동안 이유영은 이런 대가족 간의 내부 싸움에 대해서 식견이 많은 편이었다.많은 경우에 이유영은 이런 상황을 아주 교묘하게 잘 피했다.그리고 당연히, 필요시에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했다.예를 들어, 예전에 이미 다섯째 도련님을 한번 거절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계속 들이밀면 이유영은 강력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안민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네! 알겠습니다.”사무실 위의 책상에는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유영은 이제 이런 것에 익숙했다.점심에, 약을 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우지 아니면 우현일 줄 알았다.하지만 이유영이 생각지도 못한 건 외숙모가 직접 오신 것이었다.“외숙모, 여긴 웬일로 오셨어요?”외숙모를 보자 이유영은 머리가 아팠다.얼른 머릿속으로 또 오전에 외숙모를 걱정시킬 일을 한 것이 있는지 수색했다.‘없는데!’임소미는 열쇠 한 개를 이유영에게 건넸다.“이건 뭐예요?”“이건 반산월 쪽 집 열쇠야.”“네?”“내가 생각이 짧았어. 요새 젊은이들은 다 어른들과 같이 지내는 걸 안 좋아하지.”“외숙모, 그런 거 아니에요!”“대신 매주 주말마다 와서 나랑 같이 있어 줘. 내가 할 수 있는 최후의 타협이야.”임소미는 이유영의

    최신 업데이트 : 2024-06-0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39화

    심지어 두 분은 지금까지도 정유라 얘기를 꺼내기 꺼린다.정유라는 지금 파리에 없다, 그래서 이유영은 도대체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더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건 이미 정씨 집안의 금기가 되었다.아랫사람들은 그 누구도 감히 이 얘기를 언급하지 못했다.“외숙모.”“응?”“유라 걔 도대체 무슨 일 있어요?”이유영은 임소미의 손을 붙잡으며 물었다.이유영이 보기에는 이 일을 이렇게 계속 끌고 있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 그녀는 임소미를 설득하고 싶었다.하지만 정유라 얘기를 꺼내자마자 임소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저 임소미는 상냥하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유영아, 앞으로 걔 얘기 꺼내지도 마!”“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왜 외숙모랑 외삼촌은…”“유영아!”갑자기 엄숙해진 임소미의 말투를 듣고 이유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고 전율이 흘렀다.그리고 임소미도 이유영의 이상함을 감지했다.임소미는 이유영의 손을 잡고 이유영의 손등을 토닥토닥하며 말했다.“다 지난 일들 앞으로 더 이상 꺼내지 말자. 응?”‘지났다고? 유라는 당신들 딸인데? 외숙모의 지났다는 말 한마디면 정말 다 지날 수 있는 거야?’이 점에서 이유영은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하지만 외숙모의 태도가 이런데 이유영도 더 이상 얘기해 나가기 어려웠다.“됐고 먼저 약을 먹어.”“네.”임소미가 직접 지키고 있기에 이유영도 얼렁뚱땅 넘어가기 어려웠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약을 한 번에 다 먹었다.임소미는 약을 먹는 이유영을 보며 말했다.“이 약들은 네 몸조리에 좋을 뿐만 아니라 네 눈에도 좋아.”“저는 지금 그보다 제가 얼마나 더 이 약들을 먹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그랬다. 너무 쓴 약들이었다.그리고 심지어 안 먹으면 안 되었다.이유영의 기억 속에 이 2년 동안 이유영은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수시로 이런 약들을 먹어야 했다.그저 외숙모가 먹으라고 하면 먹어야 했다. 안 먹으면 외숙모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고 심하면 외숙

    최신 업데이트 : 2024-06-0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0화

    오후에 이유영은 또 회의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회의를 끝내고 회의실에서 나오자, 안민이 직접 와서 보고했다.“대표님.”“왜요?”“한 씨 성인 분이 찾아오셨습니다.”“…”‘한 씨?’이유영 곁에 있는 안민한테, 조민정이 가기 전에 이미 안민에게 청하시 인물관계에 관해 설명을 다 해줬다.‘하지만 안민의 성격도 참!’“너도 참.”“만나실 겁니까? 안 만나시면 제가 돌려보내겠습니다.”안민의 성격도 참 강직했다.하지만 하필 이런 성격은 밉지 않았다.이유영이 입을 열었다.“들여보내세요!”“정말 만나실 겁니까?”“왜요? 아니면 제가 나가서 싸울 줄 알았어요?”이유영은 안민을 곁눈질했다!안민은 중얼거렸다.“저는 그 사람이 너무 천방지축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대표님을 찾아옵니까?”‘천방지축 맞는 말이긴 하네.’“나가 보세요.”“네. 알겠습니다.”안민이 나가고 몇 분 뒤에 한지음이 들어왔다. 그녀의 눈에는 흰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고 그녀 뒤에는 유 아주머니가 있었다.날씬하고 여윈 모습이 아무리 봐도 불쌍해 보였다.큰 키에 몸매 비례도 좋았다!정말 한지음 몸의 이런 점들은 모두 다 이유영을 부럽게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지음이 이유영을 상대하는 일에 정신을 집중하지 않을 때의 얘기였다.그러면 한지음도 이미 지금의 이유영과 같은 자리에 앉았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세상에는 '만약'이 없었다.“유 아주머니, 먼저 나가 계세요.”“네.”유 아주머니는 한지음을 소파에 앉게 부축을 해준 후에 경계하는 눈빛으로 이유영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이유영이 한 마리의 맹수여서 언제든지 한지음을 찢을 것 같았다.당연히, 한지음이 이유영에게 그런 존재인 건 맞았다.유 아주머니가 나가고 사무실에 이유영과 한지음 두 사람만 남았을 때 이유영이 입을 열었다.“얘기해 봐. 무슨 일로 여길 찾아왔어?”“너 명이 참 길다!”한지음은 이를 꽉 깨물며 이유영의 방향을 바라보았다.이유영은 손으로 그녀의 진귀한 만년필을 갖고 놀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6-02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1화

    원래 안색이 안 좋던 한지음은 이유영의 말을 듣고 더욱 사색이 되었다. 그녀는 더욱 깊은 암흑의 세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이유영은 정말 예전보다 많이 변했다.사실 오래전에 이미 변했다!이혼하기 전과 이혼한 후의 이유영은 마치 완전히 다른 두 사람 같았다. 강이한과 이혼하기 전 그동안에 한지음은 그나마 이유영에게 상처를 줄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말다툼에서도 한지음은 이유영한테서 이득을 볼 수 없었다.“한지음 너 오늘 이 일 때문에 온 거면 내가 지금 똑똑히 알려줄게. 아무리 나랑 강이한 사이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네가 강이한한테 시집가는 일은 쉽지 않을 거야. 예전에…”여기까지 말한 이유영은 갑자기 멈칫했다.그리고 더 크게 비아냥거리며 웃었다.“내가 널 너무 과대평가했어!”‘그때 한지음이 미친 짓을 많이 했었지!’한지음 때문에 이유영은 마음이 뒤숭숭해서 한시도 그 혼인을 끝낼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특히 다시 태어난 후, 이유영은 어떻게 하면 예전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2년 동안, 강이한은 감옥에 있으면 있었지, 너의 따스한 품에 돌아가지 않았어. 넌 강이한에게 있어서 딱 그만큼 한 존재야.”“이유영!”결국 한지음은 이유영의 말에 자극받았다.오늘의 이유영은 로열 글로벌의 대표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었다. 그녀의 언어도 역시 그전보다 더 날카로웠다.이유영이 뱉은 말 한마디마다 다 상대방을 말문이 막히게 했다.비록 한지음은 이유영을 이가 떨릴 정도로 미워하지만, 이 순간 이유영의 이런 말에 뭐라 대답하고 싶었지만, 한 글자도 내뱉지 못했다.‘이유영, 정말 지독하네.’“왜 내 말이 사실이잖아.”“왜 그렇게까지 나를 모욕할 필요가 있어?”“모욕?”이 두 글자를 듣자, 이유영 입가의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이 순간, 아무리 한지음은 아무것도 못 본다고 하지만 감각이 예민한 그녀는 자기를 보고 있는 이유영의 눈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한지음의 생각대로, 한지음을 바라보

    최신 업데이트 : 2024-06-02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2화

    하지만 이유영의 말을 듣고 한지음은 표정이 굳었을 뿐만 아니라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이 순간, 한지음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뿐이었다.‘나랑 이유영 둘 중에 도대체 누가 진정한 악마일까?’한지음은 줄곧 이유영의 삶을 파괴해 왔다.하지만 지금 이유영은 마치 악몽처럼, 더 정확히 말하면 악마 같았다.“집에 가서 배 속의 아이 놀라지 않게 몸 관리 잘해. 필경 이제 난 더 이상 너에게 호의가 남아있지 않아.”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냉담했다.이 냉담한 말에 한지음은 확실하게 이유영의 자기에 대한 적의를 느꼈다.심지어 이유영의 무서움을 느꼈다!정확히 무서움이었다!한지음은 두 손에 주먹을 꼭 쥐고 일어섰다. 그녀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한지음은 이유영의 방향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유영, 너 딱 기다리고 있어. 너랑 강이한은 불가능해!”이유영은 한지음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았다.이유영은 이 문제에 대해 집착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것들은 그녀에게 있어서 이미 다 끝나버린 일들이어서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한지음은 더듬거리며 사무실 출구 쪽으로 갔다.하지만 낯선 곳이어서 한지음은 도무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여러 번 탁자 모서리에 부딪히지 않으면 소파 모서리에 부딪혔다.아주 낭패하게 바닥에 쓰러진 한지음을 이유영은 그저 옆에서 냉랭하게 보고만 있었다.모서리에 부딪혀 히스테리로 소리치면서 심지어 분노를 못 이겨 자기를 때리는 한지음의 발악하는 모습을 이유영은 보고만 있었다.당연히 한지음도 이유영에게 이런 낭패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한지음은 이런 무기력한 자신이 죽을 만큼 싫었다.이런 한지음을 이유영은 그저 냉랭하게 보고 있을 뿐 전혀 그녀를 도울 생각이 없었다.한지음이 아등바등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유영은 전생의 자기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전생에서 이유영의 안 막은 지금 자기 눈앞의 이 여자의 눈에 들어있었다.그리고 전생의

    최신 업데이트 : 2024-06-03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3화

    그 결과 한지음의 모든 계획은 철저한 실패로 끝이 났다.‘하지만 지금… 그 후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이렇게 어둠 속에서 지낸 지 얼마나 되었지?’사실 이 어둠에 이미 익숙해질 정도로 시간은 오래 지났다.이미 익숙해졌지만, 이유영이 이 질문을 했을 때 한지음은 여전히 마음이 조여들며 아파 났다.“후회해!”그러했다. 한지음은 후회가 되었다.아무리 지금은 이 어둠에 대해 습관이 되었다지만 자기의 두 눈으로 이유영을 모해하는 것과 맞바꾼 것에 대해 후회하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한지음의 대답은 후회한다는 것이었다.한지음의 답은 진심이었다. 한지음은 지금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진정으로 어둠 속에서 사는 사람들만이 그런 느낌을 알 수 있었다… 어둠은 그저 눈을 감고 보이는 깜깜한 것만이 아니었다.눈을 떴는데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그런 느낌이야말로 제일 무서운 것이었다.…한지음이 나가고 이유영은 온몸에 차가운 기운을 하고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안민은 입을 열고 물었다.“대표님, 저 사람을 그저 저렇게 놔줄 겁니까?”분명한 건 이유영의 주변 사람들도 이유영이 직접 청하시에서 그녀를 모함했던 나쁜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으면 했다.이유영은 안민을 한눈 보고는 말했다.“안민 씨는 아까 저 여자의 저렇게 낭패한 모습, 제가 만들었다고 생각해요?”“아닙니까?”“…”이유영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안민도 순간 자기가 실수를 저지른 걸 깨달았다.“죄송합니다. 우리 대표님은 그렇게 품위가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 여자가 스스로 만든 것 일 겁니다!”“확실히 자업자득이에요.”이유영은 뭐라 더 얘기하지 않고 그저 서류들을 들고 보았다.“그 일 알아냈습니다!”“어느 일?”안민이 갑작스럽게 꺼낸 말에 이유영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필경 요즈음 일어난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너무 많은 나머지 이유영도 무슨 일을 말하는지 반응이 가지 않았다.안민은 이유영을 보며 말했다.“저번에 제가 보고드린 최근에 상장한 제일 진주라는 회사 말입니

    최신 업데이트 : 2024-06-03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4화

    이유영은 단 한 번도 강이한을 제대로 안 적이 없었다.예전에 이유영은 강이한의 곁에 있을 때, 강이한의 미간에 드리운 깊은 안개를 보며 그건 강씨 가문의 방계 친척들 때문이 아니라 아마 그 사람 배후에 더 깊고 큰 무언가 때문일 거로 생각했었다.“대표님, 괜찮으십니까?”안민은 이유영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함께 10년이나 같이 지냈었던 사람이, 지금에 와서 다시 보니 그때 같은 침대에 함께 잤던 사람이 자기가 본 것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없지 않은가?’하지만 그건 안민의 괜한 걱정이었다.이유영은 필경 강이한의 제일 독한 모습까지 다 봤었는데 이 배후의 물건들은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괜찮다마다요.”이유영은 안민을 한눈 보았다. 그제야 이유영은 자기 주변에 이제 유용한 인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조민정은 외삼촌이 분사로 발령을 보냈고 지현우는 휴가를 냈다!이제 이유영의 옆에는 그저 안민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무래도 조금…“대표님?”넋이 나간 이유영을 보고 안민은 그녀를 불렀다. 순간 이유영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안민을 바라보는 이유영의 눈빛은 매우 그윽했다.그러고는 이유영이 입을 열었다.“안민 씨, 제가 지금 안민 씨에게 아주 중요한 임무를 줄 거예요.”“뭡니까?”“강이한이 지금 이외에 또 어떤 비즈니스와 관련이 있는지 알아봐 주세요.”‘어떤 비즈니스가 더 있지?’‘예전의 홍원그룹은 그저 겉치레일 뿐이었어. 그럼, 지금의 제일 진주도 마찬가지일 수 있잖아!?’‘그래. 똑같은 게 틀림없어.’하지만 안민은 이 말을 듣고 순간 얼굴색이 굳어졌다. 이유영도 안민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요? 알아내기 어려워요?”“네!”“…”‘애도 참!’안민이 계속 말했다.“제일 진주에 대해 조사할 때 전 이미 강 도련님의 배후에 대해 조금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뭐가 이상한가요?”“저도 더 깊게 조사해 보려고 했지만, 대부분은 무

    최신 업데이트 : 2024-06-04

최신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9화

    소은지의 냉정한 태도와 엔데스 명우의 거칠고 격렬한 분노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소은지는 지나칠 정도로 차분하고 무관심해 보였다.엔데스 가문의 일원으로 수많은 일들을 경험해 온 엔데스 명우조차도 지금 소은지가 풍기는 차가움에 섬뜩해질 정도였다.“정말 냉정한 사람이네.”남자는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내뱉으며 목소리에는 위험이 가득했다.소은지는 차분히 답했다.“미안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나 일에 대해선 공감이 잘 안돼.”일이 직접 자신의 삶에 닥치지 않는 한, 그 감정을 완벽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이건 냉정함이나 무관심의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소은지는 설선비, 설유나와 특별한 관계도 없었다.그들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해도 결코 유쾌한 사이는 아니었다.그러니 설선비와 설유나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소은지는 그저 냉정했을 뿐이다.더군다나, 소은지와 엔데스 명우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면, 설선비와 설유나가 겪은 일에 어떠한 연민이나 슬픔도 느낄 수 없었다.그 순간, 갑자기 목덜미에 강렬한 힘이 느껴졌다. 엔데스 명우의 손은 마치 소은지의 목을 으스러뜨릴 듯 강하게 조였다.분명한 건, 엔데스 명우는 설선비와 설유나의 죽음이 모두 소은지의 탓이라고 믿고 있었다.설선비는 소은지의 고소로 궁지에 몰려 죽게 된 것이었고 설유나는 소은지의 외면으로 죽음을 맞이했다고 생각했다.“소은지, 너 같은 여자는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도 없어!”남자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잔혹했다.팍!뺨을 세게 내려치는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 공간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엔데스 명우가 손을 놓는 순간, 소은지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앉았다.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소은지는 흔들림 없는 고요한 기운을 유지하고 있었다. 소은지에게는 조금의 동요도, 당황스러움도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숨을 삼켰다.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엔데스 명우의 사람들에게 통제당한 상태였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8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존재가 되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소식이 진짜든 가짜든 간에 상대방은 긴장하기 마련이다.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박연준의 사람들은 이온유가 강이한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다. 만약 강이한이 이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아마도 강이한은 그의 사람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의심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박연준은 강이한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강이한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이런 식으로 소식을 흘리기로 결심한 것이었다.“명심하겠습니다!”문기원은 고개를 깊이 숙이며 대답했다.박연준은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유영이를 강이한의 곁에 둘 순 없다.”강이한을 찾을 수 없다면, 그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만들어야만 했다.그동안 서주가 강이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박연준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이유영을 서주의 소용돌이에 더 깊이 휘말리게 할 수는 없었다. 이미 이유영을 그곳으로 끌어들인 것만으로도 박연준은 마음 깊이 후회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이유영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강이한의 주변은 결코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알겠습니다.”문기원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박연준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비록 박연준은 말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문기원은 오랜 세월 박연준의 곁에서 함께하며 박연준이 이유영을 끌어들인 일을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사람은 종종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나서야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박연준 역시 그랬다.그리고 강이한 또한 마찬가지였다....현재 서주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체된 상태였다. 많은 이들이 강이한을 찾고 있었지만, 그는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 보였다.한편, 파리에서도 큰 사건이 벌어졌다.설유나는 엔데스 명우가 적합한 기증자를 찾기도 전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반산월.남자는 핏발 선 눈으로 소은지를 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7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유영의 곁에 머물러 있겠다고?이것은 이유영이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자기 말이 진심임을 결국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이 지나고 심지어 보름이 지나도 강이한은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저 말없이 이유영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강이한의 존재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이유영은 여전히 파리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조차 할 수 없었고 서주의 상황도 여전히 알 수 없었다.강이한은 매일 외출했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그 의사는 고집이 워낙 세서 끝내 마음을 열지 않았다.우천시에서 보름이 지나도록 이유영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다른 의사들로부터 상태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강이한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의사를 데려오겠다는 각오로 노력하고 있었다....한편, 서주에서 박연준이 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지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그리고 이유영의 두 눈이 완전히 실명했을 수도 있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정국진 쪽에서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그 원인은 알프산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했다.“아직도 소식이 없니?”서재 안, 박연준의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문기원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아직 없습니다.”이유영의 소식은 단 한 마디도 들려오지 않았다. 강이한이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박연준은 예상하지 못했다. 서주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 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리고 사라질 줄은.게다가 벌써 보름 가까이 아무 소식도 없이 사라졌다.“대체 어디로 데려간 걸까?”박연준은 미간을 짙게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이 소식을 들은 일주일 동안, 박연준은 밤마다 뒤척이며 이유영의 걱정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이유영의 시력이 원래부터 좋지 않았다. 만약 알프산의 사건으로 인해 시력이 급격히 더 나빠진 것이라면...박연준은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점점 조여 왔다.“찾아볼 곳은 다 뒤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습니다.”박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6화

    강이한은 알아챘다. 이유영이 일부러 강이한을 자극하고 있다는 걸.강이한의 불같은 성격을 알기에 일부러 화를 돋워 강이한을 떠나보내려는 의도였다.이유영은 더 이상 강이한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고 싶었다.“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강이한이 설마 다 알아챈 건가?“10년이란 세월이야.”강이한은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는 어떤 관계도 서로를 모를 수 없다고 말했다.10년이었다.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됐든 강이한은 이유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유영은 묵묵히 침묵을 지켰다.점심 식사.무거운 침묵 속에서 점심시간이 흘렀다. 이유영이 가장 좋아하던 우천시의 지역 요리였지만 강이한과 함께 있다는 이유로 모든 음식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말을 너무 많이 했던 걸까? 이유영은 오후 내내 강이한과 대화하려 하지 않았다. 강이한이 무슨 말을 해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유영은 철저히 강이한을 무시하고 있었다.강이한은 우천시에서 가장 유명한 간식거리들을 사왔다. 우천시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며 음식을 내밀었지만, 이유영은 한 입도 손대지 않았다.“유영아.”강이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유영을 바라보며 가슴이 점점 더 답답해졌다.강이한도 알고 있었다.이유영과 얽힌 수많은 일들만으로도 이유영에게 용서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게다가 지금은 연서의 사건까지 얽혀 있으니...이유영의 마음속 상처는 단시간에 치유될 수 없을 만큼 깊었다.“좋은 기분을 유지하지 않으면 눈도 빨리 낫지 않을 거야. 그러면 내 곁에서 빨리 벗어나지도 못할 거야. 잘 생각해 봐.”“...”강이한은 말하면서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 이 남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강이한과 잘 지내지 않으면 강이한을 떠날 수 없다는 뜻인 건가?아니면 이유영의 눈이 다 나을 때까지 계속 곁에 있겠다는 뜻인 건가?“흥!”이유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비웃는 듯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럴 시간이 있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5화

    이 정도도 못 견디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이유영은? 이유영은 이전에 강이한의 곁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견디고 참아내야 했던가? 강이한은 그런 기억조차 없는 것처럼 보였다.이유영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손 놔!”“네 상태가 나아지기만 하면, 네가 뭘 말하든 다 받아들일게!”강이한은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모든 것은 이유영의 눈이 나아진 뒤로 미루어야 했다. 지금 이유영의 감정이 더 격해지면 안 됐다. 강이한은 진심으로 이유영이 걱정되었다.하지만 이유영은 이런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강이한은 답답했다. 이유영을 도대체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이 손 놓으라고!”이유영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랭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완강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보이지 않아도 이유영의 단호하고 강한 의지는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가장 진실된 이유영의 모습이었다. 그 순간, 강이한의 머릿속에 지난 생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한 건 아마 이유영이 실명한 이후였던 것 같았다.실명하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강이한을 믿었다. 그때를 떠올릴수록 강이한의 마음은 점점 더 쓸쓸해졌다. 이유영이 말했듯 이유영은 강이한에게 정말 많은 기회를 주었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이 준 기회들을 한 번도 소중하게 여겼던 적이 없었다.강이한 스스로가 그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유영을 조금도 탓할 수 없었다.“유영아!”강이한은 무언가 말하려 입술을 떼었지만,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그러나 이유영이 다칠까 봐 강이한은 결국 손을 놓고 말았다.이유영은 더듬거리며 숟가락을 잡으려 했다.우지와 우현이 이유영을 돕기 위해 다가가려 했지만, 이유영은 냉랭하게 말했다.“모두 나가줘.”“아가씨!”“나 혼자 할 수 있어요.”이유영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지만, 여전히 차가웠다. 우지와 우현은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4화

    “유영아.”강이한은 따스하면서도 아린 눈빛으로 온전히 자신을 밀어내려는 이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유영을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졌다.두 사람의 과거는 차마 떠올릴 수도 없을 만큼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더욱이 말로 꺼낼 수도 없는 상처였다.입 밖으로 꺼낼 때마다, 이미 아물어가는 흉터를 억지로 다시 뜯어내는 기분이었다. 칼에 찔리는 듯한 고통이 다시 스며들 뿐이었다.하지만 피할 수 없었고 그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네 눈이 나으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강이한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결국 삼켜버렸다.그 목소리엔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게다가 당장 의사를 만날 수도 없었다. 강이한의 말처럼, 그 의사는 정말 괴짜일지도 몰랐다.결국 오늘도 헛걸음이었던 건가?점심 식사 자리에서.“도와줄게.”이유영이 손을 뻗으려는 순간, 강이한이 이유영의 손목을 붙잡았다.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유영 앞에 있던 컵이 손이 닿자마자 뒤집혀 버렸고 컵 안의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우지와 우현이 서둘러 다가와 물잔을 정리했다.그 사이, 강이한은 이유영을 안아 들어 올렸다. 덕분에 이유영은 물이 쏟아지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을 안은 순간, 이유영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강이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던 말은 거짓말이 분명했다.어떻게 신경 쓰이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유영아.”이유영은 여전히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지난 생에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졌던 이유영도 여전히 어둠은 공포였다.사실, 어둠 속의 삶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찬란한 햇빛 아래서 살아가길 원하니까.다양한 색채를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말이다. 이유영 역시 그런 것들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은...강이한의 기억 속엔 지난 생 이유영이 어둠 속에서 느꼈던 절망이 여전히 선명히 남아 있었다.그때의 강이한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3화

    강이한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소문으로만 듣던 ‘염 선생’을 만나러 간 것이다.그 시간 동안 우지와 우현은 휴대전화를 빌리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다. 강이한답게 이미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아침에 나갈 때부터 강 선생님의 사람들이 우리를 감시했어요. 외부 사람들과 연락할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우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이한이 이유영을 둘러싼 모든 외부 연락을 완벽히 차단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이유영은 어둠 속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눈앞이 캄캄한 데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우지가 이유영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아가씨.”“네?”“적어도 부인께는 아가씨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임소미를 말하는 것이었다.우지와 우현은 임소미가 이유영을 얼마나 아끼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누구보다도 가장 애타게 이유영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확실했다.아이를 잃은 뒤로, 임소미는 긴 세월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그리고 현재 이런 상황까지 겹쳤으니, 임소미의 심정이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할지는 뻔한 일이었다.이유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네.”이유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강이한에게 할 말은 이미 다 했지만, 그 남자는 끝내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밖에 비가 아직도 오고 있나요?”“네.”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우지의 대답을 듣고 나니 우천시의 비가 얼마나 지독한지 새삼 실감이 났다.이유영은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빗소리를 듣고 있었다.빗소리는 복잡하고 어지러웠던 마음마저 차분히 가라앉히는 힘이 있었다.강이한이 돌아왔을 때, 이유영은 처마 아래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우지가 걸쳐준 망토를 두른 채, 조용히 비가 오는 풍경과 녹아든 모습이었다.강이한의 몸에서는 축축한 빗물 냄새가 났다.강이한이 다가오자마자 이유영은 그 냄새를 감지했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런 자신의 반응이 너무 싫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2화

    이곳이 싫어진 이유가 강이한과 함께 있기 때문일까? 한때는 이런 곳에서 강이한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꿈이었던 적도 있었다.“우지를 불러줘!”이유영은 강이한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을 이제는 견딜 수 없었다.이유영은 이 모든 것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아까 말했잖아. 우지랑 우현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러 나갔어. 여기 지역은 아침으로 특산 요리가 많거든, 그래서 주방에는 따로 요청하지 않았어.”“...”이유영은 잠시 말을 잃었다.그리고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하지만 이유영의 이 침묵과 순응은 강이한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이유영은 차라리 말없이 기다리는 쪽을 택했고 절대로 강이한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예전에 아무리 바쁜 아침을 보냈어도 강이한은 이유영이 아침에 어떤 루틴을 따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내가 화장실까지 데려다줄게.”“필요 없어.”이유영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이러면 몸에 좋지 않아. 그냥 가자.”이유영은 더 이상 강이한과 실랑이를 벌이기 싫어 화제를 돌렸다.“네가 우지 씨와 우현 씨의 핸드폰을 가져갔지, 그렇지?”강이한은 잠시 멈칫했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래.”“부모님께 내가 어디 있는지는 알려드리는 게 맞지 않아?”이유영의 마음속에는 이미 분노가 쌓여 있었다. 어젯밤 우지가 했던 말을 떠올리자, 감정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터질 것 같았다.강이한은 여전했다. 여전히 타인의 감정은 조금도 배려하지 않았다. 한지음을 위해 이유영에게 어떤 짓까지 했는지, 그 기억은 이제 이유영에게 있어서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이 되었다.하지만 강이한은 태연하게 말했다.“이미 쪽지를 남겼어. 네가 눈 치료를 받으러 갔다는 건 부모님도 알고 계실 거야.”“...”“치료가 끝나면 집으로 데려다 줄 거야.”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듣고 차갑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러니까 지금 우리의 모든 행방을 전부 숨겼다는 거잖아?”이유영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91화

    다음 날 아침, 이유영은 지붕 위에서 여전히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밤새 내리던 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옆에서 느껴지던 온기 역시 그대로였다. 이유영이 움직이는 기척을 느낀 강이한이 살짝 안으며 말했다.“깼어?”“당장 떨어져!”어젯밤, 도저히 피할 수 없어 잠들었지만, 이 남자는 대체 어디서 이런 뻔뻔함이 나오는 걸까? 이유영이 몸을 움직이려 하자 강이한의 큰 손이 이유영의 손을 단단히 감싸며 태연하게 말했다.“움직이지 마. 춥잖아.”이불 밖으로 팔을 뻗자 싸늘한 한기가 순간적으로 스며들었다.우천시는 여름에 오면 굉장히 쾌적하다고 한다. 전통 가옥은 단열 효과가 뛰어나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했다.강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이유영의 짜증과는 반대로 강이한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부드러운 인내심이 배어 있었다.강이한은 마치 오랜 시간 이런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이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유영은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일어날래? 내가 옷 입는 거 도와줄게!”“우지 씨를 불러.”시야를 잃은 이유영의 성격은 예전보다 한층 더 예민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여전히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있었으니, 이유영의 화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강이한은 태연히 대답했다.“우지와 우현은 나갔어.”나갔다고? 말도 안 돼!우지는 이유영이 강이한과 단둘이 있기를 꺼린다는 걸 잘 알았기에, 늘 둘 중 한 명은 곁에 남아 있으려 했다.“강이한!”그러나 강이한은 이유영의 화난 기색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여유롭게 말했다.“일어나기 싫으면 그냥 나랑 조금 더 누워 있어.”“...”이유영은 비록 자신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강이한의 농담 섞인 말에 자신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은 강이한이 옷을 입혀주는 것을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러운 상황 같았지만 강이한은 의외로 철저히 준비해 온 듯했다.강이한은 이곳의 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