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사화정의 남편 모현이였다. 듬직하고 차분한 그의 뒷모습을 보자 소만리는 왜 인지는 모르는 슬픈 마음이 생겼다.그녀도 아빠가 있었으면 하는 갈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평생 부모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엄마 상태는 어때? “모현은 사화정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가봐 무서웠다.소만영이 울먹이며 말했다. “모르겠어요. 수술 중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거 같아요. 피를 많이 흘려서 지금 응급처치 중이에요.”“뭐?” 모현의 안색이 변하고 수술실로 뛰어갔다. 소만리의 심장도 멈칫했다. 왜 문제가 생겼지..? 그녀는 초조하게 손가락을 잡았다. 그러자 소만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RHAB형이 사람이 나타난 거야!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소만영의 말투에는 수혈을 해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은 커녕 불만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하긴 소만영은 자신이 낳은 아들을 칼로 상처를 내는 독한 짓까지 한 년이니까. 양심이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소만리는 지금 사화정의 상태가 제일 걱정스러웠다. 기다리는 도중에 그녀는 다시 몸이 불편해지고 종양의 위치가 신경을 건드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그녀는 의식적으로 가방에서 진통제를 꺼내 먹으려고 할 때 간호사 한 분이 그녀한테 뛰어왔다. “아가씨 덕분에 사모님이 살았어요! 수혈을 못했다면 사모님은 아마 혼수상태에 있을 거예요.”소만리는 고개를 들고 아픔을 참고 일어났다.”사모님 지금 상태는 어때요?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나요?”“맹장염은 원래 간단한 수술이에요. 중간에 살짝 문제가 문제가 생겨서 그렇지 아니면 벌써 끝났어요. 안심하셔도 되세요.”간호사의 말을 듣고 소만리의 마음이 내려 앉았다.다행이다. 무사하시구나.“소만리 너였구나!” 소만영의 불만이 담긴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소만리는 고개를 돌자 소만영의 의기양양한 얼굴이 보였다.“누가 오지랖 피우래.” 소만영은 화를 내면서 욕했다.”네가 얼마나 더러운지 몰라? 그딴 피로 엄마 수혈해
모현은 화를 내며 욕을 했다. “네가 이러니까 너의 부모님도 너를 버리지. 너같이 악독한 년은 태어났으면 안 됐어!”소만리의 호흡이 급해졌다. 지금 모현이 그녀를 욕하는 한 글자 한 글자가 살을 베는듯한 고통이었다.“아빠, 됐어요…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모진이를 사랑했으면 안됐어요…”소만영은 잘못을 다 자기 탓이라고 하였다. 모현이 듣자 자신의 귀한 딸이 더 가여워 보였다. “네가 무슨 잘못이 있어! 이 염치없는 년이 잘못했지.”모현은 사나운 눈으로 소만리를 째려봤다.”이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그게 아니면 너희는 벌써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야.”“아빠…”“가자, 엄마 보러 가자.” 모현은 친근하게 소만영을 끌어안았다. 소만영은 아버지라는 날개 안에서 보호받고 있다.모현은 소만리에게 경고를 했다.”내 딸 괴롭히는 모습 한번 만 더 걸리기만 해, 네가 여자여도 가만 두지 않을거야.” 그의 말이 끝나자 소만리는 맞은 듯이 아파졌다.소만리는 소만영의 고개를 돌리고 사악한 미소를 띤 얼굴을 봤다. 소만영이 또 이겼다. 이 여자는 위선이라는 가면을 성공적으로 그녀의 추악한 얼굴에 썼다.어둠이 내리기 전에 소만리는 모호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아무 생각 없이 밥을 하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소만리가 문을 열자 기묵비가 문 앞에 서있었다. 그는 회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에는 눈이 묻어 있었다. 그의 모습은 여전히 멋있었다. “기 대표님, 여긴 무슨 일이에요?” 소만리는 놀라서 그를 바라봤다.기묵비는 신사적인 미소를 띠었다. “어젯밤에 혼자 들어왔다고 하길래 걱정돼서 한번 와봤어.”소만리는 멈칫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기 대표님의 관심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아요. 밖에 날씨도 추운데 안으로 들어오세요.”그녀는 물을 열고 통 크게 보일러를 키고 기묵비에게 따듯한 물 한 잔을 건네주었다.“이런 데에 살고 있어?”기묵비은 주위를 훑어보았다.소만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충분해요.”“
“괜찮아요.”소만리는 억지로 웃었다.”맞다, 대표님 혹시 식사하셨어요?”기묵비는 고개를 절레절레하였다. “왜?”“그럼 제 손맛 좀 보실래요? 마침 밥하고 있었거든요.”기묵비는맛있는 밥 냄새를 맡았다.”그럼 먹고 갈게.”기묵비가 먹고 간다고 하자 소만리도 내심 기뻤다. 그녀는 혼자 대충 때워먹고 자려고 했지만 반찬 두 개를 더 만들었다. 그녀도 한때 사랑하는 남자가 퇴근하고 그녀가 만든 반찬들을 먹는 환상을 꿈 꿔왔는데…그녀는 자신의 손맛을 제일 먼저 맛보는 사람이 기모진일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가 원하는 데로 돌아가지 않았다. 한 때의 환상이 먼지가 되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소만리는 아픈 뒤로 밥 한 그릇 다 먹은 적이 없었지만 오랜만에 입맛이 생겨 오늘은 밥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소만리는자신이 아직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만리야, 너 밥 맛있게 잘 한다.” 기모진은 칭찬했다.“기 대표님, 입 맛에 맞아 다행이에요.”“대표님이라고 부르지 마, 지금은 퇴근했잖아. 그냥 편하게 친구라고 생각해.”기묵비의 말투는 상냥하였다. 그의 눈빛도 따뜻했고 고귀하고 차가운 겉모습과는 정 반대였다. 소만리는 갑자기 마음속에서 슬픔이 몰려왔다. 죽는 날이 멀지 않았는데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을 만나다니.“대표님과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저야 영광이죠.”소만리는 웃으면서 국을 들었다.”이 국을 술로 생각하시고 대표님이 저의 생명을 구해 주셨고 뜨거운 커피도 막아주셨는데. 그 두 가지만 봐도 대표님이랑 꼭 친구합니다!”“사실, 두 번뿐만은 아닌데.” 기묵비의 말을 듣자 소만리는 멍했다. 그녀는 맑은 눈으로 기묵비를 바라봤다. 그의 눈에서 웃음기가 보였다.”3년 전에 받은 동영상 기억나?”기묵비는 계속 귀띔했다. “모진이 어머님 50살 생신 보낼 때 네가 억울하게 팔찌 훔친 누명을 씌운 그날동영상.”소만리는 놀랬다. 문자로 받은 그 동영상은 그녀가 평생 까먹을 리가 없
기모진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그의 주위는 온통 한기밖에 없었다.“모진아.”기묵비는 그를 불렀다. 하지만 기모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식탁을 훑어보고 소만리의 창백해진 얼굴을 봤다.“소만리, 그게 질문이라고 묻는거야? 남편이 아내집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게 뭐가 이상해?”“……”“내가 집에 없다고 이렇게 당당하게 다른 남자를 데리고 집에 오는 거야?”기모진은 알 수 없는 표정과 차가운 눈으로 기묵비를 봤다.”삼촌 이런 여자 좋아 하구나.”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자 마음이 먹먹했다. 이런 여자…이런 단어로 그녀를 형용하다니. 소만리의 얼굴은 더 하얘졌지만 그와 맞설 용기가 안 났다. 지금의 그녀는 그의 앞에서 화살의 놀란 새처럼 위축되었다.“모진아, 오해하지 마.” 기묵비는 평온하게 해명하고 있었다.”나는 그냥 만리가 걱정돼서 한번 와 본거야.”“허”기모진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이런 독하고 악랄한 여자를 걱정한다고?”기모진의 풍자적인 말을 듣자 소만리의 마음에서 피가 흘렸다. 기묵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모진아, 그래도 만리는 너의 와이프인데,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되지.”“내가 틀린 말 했나?”기모진은 소만리의 옆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였다. 그는 따뜻한 입김을 그녀의 귀에 내쉬었다. 소만리는 미세하게 술 냄새를 맡았다.“삼촌한테 말해봐. 내가 틀린 말 했어? 그때 너가 더러운 수단을 써서 나랑 잤잖아.”기모진은 그녀를 모욕하는 말을 기묵비의 존재를 신경도 안 쓰고 말했다. 소만리는 이를 꽉 깨물고 눈시울은 이미 붉어졌다.“맞아.”그녀는 자신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제가 바로 기모진씨가 말한 독하고 악랄하고 비참한 여자예요. 너를 얻기 위해 염치없는 짓을 한번 또 한번 했지.”그녀는 말을 하자 그의 차가운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기모진씨를 더이상 역겹게 만들지 않게 곧 이혼할 거에요.”소만리는 이렇게 말하면 그가 만족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차가운 시선을 느꼈다.“소만
그는 말하고 코트를 챙기고 나갔다. 소만리는 멀어져 가는 기묵비의 뒷모습을 보자 눈에 불빛이 하나둘씩 꺼지고 절망밖에 안 남았다. 기모진이 그녀를 어떻게 대할지 모르지만 엄청 잔인한 수단을 쓸 거라는 거만은 확신했다.그녀는 까먹을 리가 없다. 기모진은 지옥에서 온 악마 사탄처럼 무덤을 파헤치고 친딸의 유골을 바람에 타서 날아가게 하고 눈과 함께 사라지게 했다. 하지만 그는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웃어 넘겼다.소만리의 눈시울이 붉은 채 기묵비가 떠난 방향을 보자 기모진은 더 화가 났다.“쟤가 가니까 그렇게 슬퍼? 소만리 넌 내가 아직 안중에나 있긴 하니? 너 남편은 나야.”그는 분노에 차서 품 안에 안겨 있는 소만리를 밀었다. 소만리는 중심을 못 잡고 소파 옆으로 넘어졌다. 다친 얼굴이 소파 모서리에 부딪치자 그녀는 아파서 온몸이 떨렸다.“여기 깨끗이 치워. 방금 그 남자한테 해준 거 똑같이 내놔.”소만리을 고개를 숙이고 쓴웃음을 지었다.”알겠어. 남편의 기분만 좋으면 뭐든 다 할게.”기모진은 소만리가 서서히 기어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자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남편’이라는 말이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 소만리는 눈보라를 뚫고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사와 밥상을 차렸다. 그의 뜻대로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따뜻한 목욕물을 받아줬다.그녀는 그의 말을 거부할 용기가 없었다. 오직 그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주위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을 안다. 소만리가 새 타월로 준비해 주고 일어나려고 하자 배에서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그녀는 반사적으로 주저 앉았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소만리”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일어나고 싶지만 너무 아파서 몸이 일어서지를 못했다. 소만리는 차가운 타일에 누워 몸을 쭈그리고 있었다. 통증이 거세짐에 따라 의식이 흐릿해진 거 같았다…“소만리, 귀먹었어?” 남자의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손을 꽉 깨물었다.“쓰읍” 뼈 저리는 고통이 밀려왔다. 소만리는 흐릿해진 눈을 치켜뜨고 땅에
소만리의 몸이 차가워지고 피도 다 얼어버린거 같았다. 멍하니 웃고 있는 기모진은 마치 어둠이 내린 사탄인양 온몸이 검은색이었다. 원래 그는 그녀가 죽은걸 보고 싶었구나…기모진 너네가 원하는 데로 나는 곧 죽을거야. 내가 죽는 그날 네가 지금처럼 아무렇지 않으면 해. 하지만 그녀는 진짜 곧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고 생각하니 눈 앞에 그를 잊지 못하고 미련이 남았다.소만리는 눈물이 흘렸다. 아무리 뜨거운 눈물을 흘려도 그녀의 차가운 마음을 녹일수 없었다.“또 우는거야? 또 불쌍한척 하는거야?”기모진은 그녀를 비웃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탁을 잡아 그와 눈이 마주치게 하였다.“내가 다른 남자들처럼 너의 꼼수에 넘어갈 줄 아는거야? 네 얼굴에 상처는 벌써 다 나았어. 거즈는 왜 한거야. 내 앞에서 이런거 하지만 더 역겨울뿐이니까.”그의 혐오가 섞인 말이 끝나자 소만리의 눈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거즈를 지나 빨개졌다.기모진의 눈빛이 변하고 소만리 얼굴에 있는 거즈를 찢었다. 살이 갈라지고 피 범벅이 된 상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기모진은 그녀를 비하하고 모욕했던 말들이 그대로 돌아오는거 같았다.“돌려줘!”소만리는 당황해 하면서 상처를 가리고 있었다.”보지마! 보지 말라고!”그녀는 아픈 통증을 참고 한손은 상처를 가리고 다른 한손은 벽을 잡으면 힘겹게 일어나고 있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모습을 보자 잠시 넋이 나가 정신을 차리자 그녀는 이미 도망을 갔다.소만리는 빈털털이 된 몸을 이끌고 벽에 부딪히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눈물은 피물과 섞여 그녀의 손톱에서 흘러내렸다. 빨간 피가 흐를수록 그녀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몸에서 뭔가가 활활 타올라 그녀의 남은 생명도 태우는거 같았다.눈송이가 내리자 소만리의 한기를 더했다. 그녀는 점점 흐릿해진 시야로 앞을 바라 보고 머릿속에는 즐거웠던 추억들로 가득했다.그 아름답고 즐거웠던 시절에 멈췄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둘 사이에 헤여짐 없고 새로운 만남도 없이 지금처럼 죽기 보
그의 힘있는 심장소리 마저 들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그녀는 어제밤의 일을 회상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기모진한테 상처를 보이는게 싫어 도망쳐 나와 쓰러진거만 것만 기억이 났다.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기모진이 일어났다.소만리는 놀래서 급하게 눈을 감았다. 그녀의 허리를 안고 있는 그의 손을 풀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나가려고 하는줄 알았지만 그의 숨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렸다. 그러자 그의 이마가 그녀의 이마에 맞닿았다. 그녀의 체온을 확인하는거 같았다.소만리는 지금 기모진의 행동이 너무 믿기지가 않았다. 더 믿기지 않은 건 그가 떠나가기 전에 그녀의 이불을 정리해주었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이자 소만리는 눈을 떴다. 그녀의 침대옆에 있는 테이블에는 소염약과 진통제가 놓여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있는 상처도 소독이 되었고 다시 거즈가 올려져 있었다. 소만리는 약을 보면서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희미하게 그녀가 어제 기모진을 “모진 오빠”라고 부른 기억이 났다. 그래서 기모진 마음이 약해진건가? 그때의 약속을 기억하는 건가..?소만리는 갑자기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마음이 설렌듯이 뛰었다. 하지만 그것도 짧은 순간이었다. 그녀의 마음은 곧바로 식었다. 어젯밤에 통증이 그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거를 알려주고 있었다.기모진은 잔인함의 정도를 모르고 그와 소만리 사이에 넘지 못하는 선이 생겼다. 그녀는 기모진이 뭘 해도 다 용서해불수 있다. 하지만 그가 혈육인 딸한테 했던 짓은 어떤 방법을 해도 만회가 불가능하다.소만리는 씻고 죽을 끓였다. 그녀는 기묵비한테서 온 전화를 받았다. 그의 말투는 그녀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라고 했다. 씁쓸하고 추운 날씨에서 소만리는 마치 따뜻한 한줄기 햇빛이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거 같았다. 비록 남은 생이 길지 않지만 그녀는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친구를 만나 기뻐했다.죽이 다 되고 소만리가 먹으려고 하자 문이 열렸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소만리는 자기가 말한 기씨가 누군지 기모진도 알거라고 확신했다. 그때의 일이 그에게 작은 흔들림이라도 있을 줄 알았지만 그는 그저 하찮은듯 웃었다.“소만리, 아직도 그 아이의 아빠가 나라고 생각하는거야? 다시 한번 말할게. 나 기모진은 아들밖에 없어. 기란군이라는 아들만.”그는 차갑게 웃고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배고파. 죽이나 가져와.” 소만리는 주먹을 꽉 쥐고 냉혈한 기모진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 “기모진씨의 밥은 준비가 안되어 있어요. 여긴 집이 좁아서 빨리 돌아가세요.” “소만리, 나한테 말하는 태도가 뭐야?” 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의 불만을 표하였다.소만리는 심장이 덜컹하였다. 아무리 애써 침착하게 보이려고 해도 그녀의 불안함을 감출수가 없었다.”기모진씨는 저의 이런 태도가 불만이신거 같은데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요? 전처럼 개같이 무릎을 꿇고 빌었으면 하나요?”말이 끝나자 소만리는 주위의 공기마저 차가워진거 같았다.“어젯밤 그냥 길가에서 죽게 놔뒀어야 했어!” 그는 이를 갈면서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소만리는 웃긴듯이 화가 난 기모진을 쳐다 봤다. “그러게 왜 죽게 안뒀어요? 전에 말했잖아요, 제가 살아있는 한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편한 날이 없을거라고. 근데 기모진씨는 어제 왜 저를 살리셨어요? 어제 죽었으면 당신의 세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건데.”왜 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말은 기모진의 선을 넘은것처럼 표정이 어두워졌고 무서웠다. 아마도 소만영을 얘기해서 그런거 같았다…그는 손을 뻗고 가느린 소만리의 목을 잡고 힘을 줬다. 소만리는 호흡이 거칠어지고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그녀는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다. 충혈된 두 눈으로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죽는게 두렵지 않았다. 그의 팔이 갑자기 힘이 빠졌다. 특히 소만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때 그는 희한하게 관자놀이가 심하게 뛰고 있는거 같았다.“기모진, 그냥 날 죽여줘. 내가 천국에 가면 아이한테 알려줄게. 너의 아빠는 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