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 맞지?”“괜찮게 생겼네.”“그럼 놀아 볼까!”몇 명의 남자가 양이응을 에워쌌다. 양이응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몸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오히려 이 남자들을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었다.이 남자들은 생김새가 밉살스럽고 추하고 보기 흉했지만 지금 이 순간 양이응에 있어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것은 그들이 남자라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그녀의 욕구를 풀어줄 남자가 지금 당장 필요했다.소만리는 그 룸에서 나온 후 몇 명의 남자가 양이응이 있는 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이것이 양이응이 그녀에게 씌우려던 올가미라는 것을 알았다.아니나 다를까 소만리가 이 클럽을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핸드폰에 강렬하고 뜨거운 제목의 기사들이 마구 올라왔다.내용인즉슨 경도의 모 이름난 규수가 지금 몇 명의 남자와 룸에서 뒤엉키며 놀고 있다는 것이었다.게다가 모 이름난 규수가 소만리라는 것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었다.소만리는 손이 가는 대로 그중 한 생방송 플랫폼을 열어 동영상을 보았다. 보자마자 소만리는 진저리가 쳐지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방금 그 룸에서 몇 명의 남자와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양이응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화면 속 양이응은 제멋대로 완전히 기분이 흥분되어 있었다. 평소 사람들 앞에서 단정하고 엄숙한 숙녀 이미지와는 완전히 정반대였다.이 장면을 보면서 소만리의 손이 분노로 덜덜 떨렸다.만약 그녀가 식당에서 눈치를 채지 않았으면 지금 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여주인공은 그녀 자신이었던 것이다!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비웃으며 경멸하는 대상이 되었을 것이고 철저하게 인생을 실패하게 되어 너무 슬픈 나머지 죽고 싶은 심정이 되었을 것이다.소만리는 핸드폰을 꼭 쥐었다. 정신이 번쩍 들어 눈빛은 오히려 또렷해졌다.강연, 네가 그랬지, 맞지?네가 양이응을 시켜 나한테 이런 짓을 꾸민 거지.그러나 강연 너, 날 우습
이런 꼴을 하고 있는 양이응을 보고 강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으나 경연이 룸 입구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양이응이 한 무리의 남자들과 제멋대로 엉켜있는 모습을 본 경연은 거의 얼이 빠져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나 양이응은 경연을 보고 오히려 더 흥분하여 그를 불렀다.“경연, 같이 놀자~”경연은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라서 평소 자기 차에도 다른 사람이 앉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데 하물며 지금 자신의 약혼녀와 한 무리의 남자들이 제멋대로 놀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었다.그는 온몸이 소름이 돋고 역겨워서 구역질이 나려고 했다.고개를 돌려 경연이 가버리자 강연은 울부짖으며 말했다.“자기야, 누가 나한테 약을 먹여서 이렇게 된 거야. 경연, 설마 그냥 가는 거야, 나 이렇게 모함한 사람 그냥 놔둘 거야?”“약을 먹였다고?”경연은 떠나던 발걸음을 갑자기 멈췄다. 강연은 아예 비난의 화살을 소만리에게 돌리며 말했다.”당연히 누군가 약을 먹여서 이렇게 된 거죠. 당신 양이응이 지금 이렇게 된 게 정상인처럼 보여요? 경연, 양이응이 얼마 전까지 누구랑 있었는지 아세요? 그 사람이 분명히 먹지 말아야 할 약을 먹인 게 틀림없어요.”얼마 전에 양이응이 같이 있던 사람?경연은 잠시 소만리를 떠올리며 말했다.“얼마 전까지 그녀는 기 사모님과 함께 식당에 있었어요.”“기 사모님? 소만리 말이에요?”강연이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말했다.“어쩐지 양이응이 결혼반지 디자인 때문에 소만리와 언쟁을 벌였는데 보아하니 소만리가 양이응에게 먹인 거로군요.”“그럴 리가 없어요. 소만리는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경연이 부정했다.“그녀 말고는 누가 있어요? 설마 당신 소만리를 믿을지언정 이응이를 못 믿는 거예요?”강연이 고의로 이렇게 물었다.경연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양이응이 눈앞에서 몇몇의 남자와 얽혀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는 더 이상 쳐다보지도 못하고 찬물 한 바
CCTV에 따르면 소만리가 가방에서 향수를 꺼냈을 때 열쇠고리가 마침 바닥에 떨어졌다.소만리는 양이응에게 주워달라고 했고 양이응이 몸을 숙이는 순간 소만리가 손을 썼다.그녀는 아주 신속하게 그녀의 와인잔과 양이응의 와인잔을 바꾼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양이응과 잔을 부딪히고 술을 마셨다.그러나 경연은 어떻게 소만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끝까지 믿어지지 않았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가 알기로는 소만리가 이전에 그 모천리였고 소만리는 그에게는 말하자면 각별한 존재다.“자기야, 지금 봤어? 소만리가 나한테 약 먹이는 거. 만약에 그녀가 아니라면 왜 내 잔을 바꿔치기해?”양이응은 더욱 슬퍼하며 울었다.“난 정말 소만리가 이렇게 못된 사람인 줄 몰랐어. 내가 지난번에 디자인에 관해서 몇 가지 건의를 했더니 마음에 앙심을 품고 이런 방식으로 날 대하다니. 자기야,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사람을 만날 수가 있겠어?”경연의 부모님도 이때 친척들과 친구들로부터 양이응이 한 무리의 남자들과 벌인 일에 대해 들어서 알게 되었다. 황급히 2층으로 뛰어올라가 핸드폰에 동영상의 그 여자를 가리키며 양이응에게 물었다.“양이응, 네가 이런 짓을 하다니? 너 우리 경연이랑 결혼할 생각하지 마라. 우리 경 씨 집안은 너 같은 이런 부끄러운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어!”양이응은 울며 하소연했다.“아버님, 어머님. 누가 날 모함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소만리가 저한테 약을 먹여서 제가 그렇게 되어 버린 거예요.”그녀는 편집한 CCTV 내용을 경연의 부모님께 보여주겠다고 말했다.화면 속에서 소만리가 와인 잔을 바꾸는 동작을 보고 그들은 소만리가 와인 잔에 마음을 현혹시키는 약을 넣어서 양이응에게 주었다고 입을 모았다.“이 소만리는 모 씨 집안에서 2년 동안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그 딸 아니냐? 우리 경도 제일의 기 씨 집안 며느리가 어찌 이런 일을 꾸며? 이건 정말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경연아, 이응의 일은 온 동네에 다 알려
소만리가 꼬물이를 안고 뽀뽀를 하려는데 갑자기 문 입구에서 몇 명이 들이닥쳤다.경연의 부모님과 소만리는 서로 알아보지 못했으나 양이응과 소만리는 알아보았다.얼마 전에 일어난 일이 떠올라 소만리는 양이응을 향해 의미심장하게 차가운 미소를 보냈다.“양이응 씨, 화면에 너무 잘 나오던데요. 양이응 씨가 화면에 잘 나오는 사람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양이응은 속으로는 가슴이 터질 듯이 화가 났고 얼굴에는 걱정하고 분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소만리, 당신 왜 날 모함해요? 날 이렇게 괴롭히면 당신한테 뭐가 좋아요?”“내가 당신을 괴롭힌다고?”소만리는 가소로운 듯 웃으며 품에 안긴 아기를 간병인에게 건네주었다.간병인은 아기를 안고 서둘러 병실을 나갔다.“소만리, 당신도 명문가의 명망 높은 딸이면서 어떻게 우리 이 참한 양이응을 괴롭히고 그런 짓을 해!”경연의 부모는 양이응을 옹호하며 소만리에게 호통쳤다.“당신 이렇게 하얗고 예쁘게 생겼는데 어떻게 속은 그렇게 더러운 짓을 할 수가 있어! 소만리, 양이응의 일로 우리는 더 이상 당신과 상대하지 않을 거야!”경연의 부모와 양이응의 질책을 듣고 소만리는 놀라지도 않고 아직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 있는 경연을 향하여 말했다.“경연 씨, 당신은 제 고객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나를 도와주었고 난 당신을 친구처럼 여겼어요. 그날 점심 식사 자리는 당신이 있는 줄 알고 간 거였어요. 다른 일은 더 말하고 생각이 없어요. 다만 제가 꼭 당신한테 말하고 싶은 것은 저는 사람으로서 못할 짓을 한 적이 결코 없어요.”경연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소만리에게 대답했다.“난 기 사모님이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이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요. 이 일은 내가 철저히 조사해 볼게요.”“경연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냐? 이렇게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 아직도 너 이 여자 믿는 거냐?”경연의 부모는 경연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양이응은 더욱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며
군중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울리며 끼어들었다.이 소리에 소만리는 의외여서 깜짝 놀랐지만 눈을 들어보니 위청재가 보온통을 들고 사람들을 헤치며 병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경연의 부모는 위청재를 비즈니스 연회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약간의 교류가 있는 사이였다.그러나 사람들의 인상 속에 위청재는 소만리라는 며느리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기억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소만리를 옹호하는 말을 하고 있다니. 역시 한 가족인 건가.경연의 부모는 잠자코 있다가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위청재, 당신 며느리가 내 며느리한테 이런 짓을 했는데도 감싸주다니!”위청재는 차갑게 양이응을 힐끗 바라보았다.“당신들은 이런 방탕하고 염치도 모르는 며느리도 그렇게 감싸주면서 왜 내 며느리는 감싸주지 않는 거예요? 내 며느리는 어질고 착하다구요. 당신들 며느리보다 훨씬 더 결백하고 고귀하다고!”“당신...”양이응이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억지로 참았다.그러나 경연의 부모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위청재, 사실을 직시하고 좀 말해 보세요. 당신 며느리가 우리 며느리 인생을 망쳐놨다구! 당신 이거 좀 봐요. 당신 며느리가 뭘 했는지!”위청재는 대수롭지 않게 화면을 보았다.화면 속 소만리가 와인잔을 바꿀 때 위청재도 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소만리의 편을 들었다.위청재가 그렇게 똑똑한 편은 아니었지만 한두 번 소만리가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준 적을 떠올려 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소만리의 인품을 의심할 수 있겠는가.위청재는 담담하게 CCTV를 보고 물었다.“이 동영상은 앞뒤 다 잘려있는데 어떻게 내 며느리가 당신 며느리에게 약을 먹였다고 단정할 수 있어요? 약 넣는 장면은요? 약은 어딨는데요?”위청재가 이렇게 묻자 경연의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 그리고 양이응까지 모두 어리둥절했다. 의문점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을 면치 못하자 양
”말이 나온 김에 말해 둘게. 이 CCTV는 너희가 입수하기 전에 식당 사람들에게 달라고 부탁했었어. 네가 굳이 나를 적반하장으로 몰지 않았다면 난 이 동영상을 내보내지 않았을 거야.”소만리가 계속 말을 이었다.“양이응, 먼저 건드리는 사람이 비열한 법이야. 자신이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두는 거고. 잘 알아 둬.”“소만리, 네가 감히!”양이응은 화가 나서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불덩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손을 들어 소만리를 치려고 했다.그러나 허공에 손을 뻗자마자 경연의 아버지에게 심하게 뺨을 맞았다.“이 염치없는 여자야. 자기가 이런 짓을 하고도 무고한 척하고 우리가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비난하게 하다니! 잘 들어. 경연과 너의 결혼은 취소야. 우리 경 씨 집안은 절대로 너 같은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어!”경연의 부모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사람들 앞에서 말을 마치고 훌쩍 자리를 뜨려고 했다.위청재는 이들을 가로막으며 정색을 하며 말했다.“이러고 그냥 가려구? 당신들 내 며느리한테는 아직 사과 안 했잖아.”경연의 부모는 잘못을 알고 즉시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며 소만리에게 사과했다.사과를 마치자마자 경연을 데리고 갔다. 경연은 미안한 듯 소만리를 보고 그제야 자리를 떠났다.양이응은 황급히 쫓아갔다.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맞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갔다.구경꾼들은 여전히 수군거리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소만리에게 사과를 했다.위청재는 손을 흔들며 이들을 문밖으로 막은 뒤 문을 닫았다.이제 병실에는 위청재와 소만리만이 남았다.위청재는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직접 끓인 국물을 내려놓았다.“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가마.”위청재는 감히 소만리를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하고 문으로 향했다.소만리는 위청재의 뒷모습을 보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요, 엄마.”문고리를 잡은 위청재의 손이 저절로 움찔했
소만리는 사람 그림자가 드리우는 느낌이 들었다. 힐끗 보고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 급히 자세를 틀었다.하지만 그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가 기모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기모진은 방문을 잠그고 한 걸음 한 걸음 침대 곁으로 걸어와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소만리를 보았다.그의 얼굴은 맑고 깨끗했다. 그윽한 눈빛은 일말의 감정도 싣지 않은 채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소만리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를 태연하게 마주했지만 귓가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좌한 당신, 무슨 일로 오셨어요?”비록 이렇게 불렀지만 소만리는 그가 바로 기모진이라는 것을 안다. 기모진은 그녀를 보고 얇은 입술을 열었다.“당신이 내 여자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어. 나도 그래서 당신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 주려고 왔어.”소만리는 아기를 안은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었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품에 안은 이 녀석은 통통하고 큰 눈을 뜨고 열심히 젖을 먹고 있었다.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아기를 낳을 때 기모진이 그녀와 함께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하루하루 지낼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늘 그녀에게 온갖 시련을 안겨주셨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웃으며 품속의 아기를 바라보았다. 아이를 보니 마음이 한층 위로가 되었다.다만 다시 눈을 들어보니 기모진은 여전히 자신을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점점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가슴 위로 떨어졌다.소만리는 갑자기 뺨이 뜨거워졌다. 소만리의 몸을 그가 이미 수도 없이 봤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그가 보고 있으니 소만리는 조금 불편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자리를 피하려는데 기모진이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따뜻한 손끝이 그녀의 왼쪽 가슴에 있는 작은 점 위에 떨어졌다.닿는 순간 소만리의 몸에는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기모진이 줄곧 그 점을 바라보고 뭔가 생각에 잠긴
그는 소만리를 놓아주고 조금도 미련 없이 돌아섰다.소만리가 지금 신경 쓰는 것은 그녀에 대한 기모진의 태도가 아니라 오로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아이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의 친혈육을 조금도 눈여겨보지 않았다.혈육이니 어쨌든 약간의 감정이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모진, 아마도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는 강연 그 여자밖에 없겠죠?”소만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다시 아기 인큐베이터 옆으로 가서 잠든 아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음이 괴롭기도 하고 또 행복하기도 했다.다음날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가 말한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그녀는 그가 정말 모든 인간성을 상실하고 그녀의 아이를 건드릴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않았다.그런데 오후에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갑자기 간병인이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말했다.“방금 내가 병실에 들어왔을 때 어떤 남자가 여기서 나가는 걸 봤어요. 내가 아기를 봤더니 아기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숨도 쉬지 않아서 지금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어요.”소만리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두 손으로 매섭게 찔리는 듯 쪼이고 아파왔다. 핸드폰을 꺼내 기모진의 사진을 간병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이 남자가 맞아요?”간병인은 잠시 사진을 바라보며 말을 얼버무렸다.“네. 이 남자예요. 엄청 잘생긴 남자였어요.”이 대답이 귀에 들어오자 소만리는 자신의 마음이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것 같았다.모현과 사화정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소만리는 갑자기 몸을 돌려 뛰쳐나갔다.“소만리? 소만리 어디 가!”교외 별장.기모진은 별장에서 소만리를 한나절 내내 기다렸는데도 그녀는 오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로 차를 몰고 소만리를 찾으러 갈 준비를 했다.그런데 막 현관 입구를 나서자마자 기모진은 갑자기 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소만리의 얼굴빛은 얼음장처럼 차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