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가 꼬물이를 안고 뽀뽀를 하려는데 갑자기 문 입구에서 몇 명이 들이닥쳤다.경연의 부모님과 소만리는 서로 알아보지 못했으나 양이응과 소만리는 알아보았다.얼마 전에 일어난 일이 떠올라 소만리는 양이응을 향해 의미심장하게 차가운 미소를 보냈다.“양이응 씨, 화면에 너무 잘 나오던데요. 양이응 씨가 화면에 잘 나오는 사람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양이응은 속으로는 가슴이 터질 듯이 화가 났고 얼굴에는 걱정하고 분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소만리, 당신 왜 날 모함해요? 날 이렇게 괴롭히면 당신한테 뭐가 좋아요?”“내가 당신을 괴롭힌다고?”소만리는 가소로운 듯 웃으며 품에 안긴 아기를 간병인에게 건네주었다.간병인은 아기를 안고 서둘러 병실을 나갔다.“소만리, 당신도 명문가의 명망 높은 딸이면서 어떻게 우리 이 참한 양이응을 괴롭히고 그런 짓을 해!”경연의 부모는 양이응을 옹호하며 소만리에게 호통쳤다.“당신 이렇게 하얗고 예쁘게 생겼는데 어떻게 속은 그렇게 더러운 짓을 할 수가 있어! 소만리, 양이응의 일로 우리는 더 이상 당신과 상대하지 않을 거야!”경연의 부모와 양이응의 질책을 듣고 소만리는 놀라지도 않고 아직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 있는 경연을 향하여 말했다.“경연 씨, 당신은 제 고객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나를 도와주었고 난 당신을 친구처럼 여겼어요. 그날 점심 식사 자리는 당신이 있는 줄 알고 간 거였어요. 다른 일은 더 말하고 생각이 없어요. 다만 제가 꼭 당신한테 말하고 싶은 것은 저는 사람으로서 못할 짓을 한 적이 결코 없어요.”경연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소만리에게 대답했다.“난 기 사모님이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이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요. 이 일은 내가 철저히 조사해 볼게요.”“경연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냐? 이렇게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 아직도 너 이 여자 믿는 거냐?”경연의 부모는 경연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양이응은 더욱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며
군중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울리며 끼어들었다.이 소리에 소만리는 의외여서 깜짝 놀랐지만 눈을 들어보니 위청재가 보온통을 들고 사람들을 헤치며 병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경연의 부모는 위청재를 비즈니스 연회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약간의 교류가 있는 사이였다.그러나 사람들의 인상 속에 위청재는 소만리라는 며느리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기억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소만리를 옹호하는 말을 하고 있다니. 역시 한 가족인 건가.경연의 부모는 잠자코 있다가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위청재, 당신 며느리가 내 며느리한테 이런 짓을 했는데도 감싸주다니!”위청재는 차갑게 양이응을 힐끗 바라보았다.“당신들은 이런 방탕하고 염치도 모르는 며느리도 그렇게 감싸주면서 왜 내 며느리는 감싸주지 않는 거예요? 내 며느리는 어질고 착하다구요. 당신들 며느리보다 훨씬 더 결백하고 고귀하다고!”“당신...”양이응이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억지로 참았다.그러나 경연의 부모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위청재, 사실을 직시하고 좀 말해 보세요. 당신 며느리가 우리 며느리 인생을 망쳐놨다구! 당신 이거 좀 봐요. 당신 며느리가 뭘 했는지!”위청재는 대수롭지 않게 화면을 보았다.화면 속 소만리가 와인잔을 바꿀 때 위청재도 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소만리의 편을 들었다.위청재가 그렇게 똑똑한 편은 아니었지만 한두 번 소만리가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준 적을 떠올려 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소만리의 인품을 의심할 수 있겠는가.위청재는 담담하게 CCTV를 보고 물었다.“이 동영상은 앞뒤 다 잘려있는데 어떻게 내 며느리가 당신 며느리에게 약을 먹였다고 단정할 수 있어요? 약 넣는 장면은요? 약은 어딨는데요?”위청재가 이렇게 묻자 경연의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 그리고 양이응까지 모두 어리둥절했다. 의문점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을 면치 못하자 양
”말이 나온 김에 말해 둘게. 이 CCTV는 너희가 입수하기 전에 식당 사람들에게 달라고 부탁했었어. 네가 굳이 나를 적반하장으로 몰지 않았다면 난 이 동영상을 내보내지 않았을 거야.”소만리가 계속 말을 이었다.“양이응, 먼저 건드리는 사람이 비열한 법이야. 자신이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두는 거고. 잘 알아 둬.”“소만리, 네가 감히!”양이응은 화가 나서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불덩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손을 들어 소만리를 치려고 했다.그러나 허공에 손을 뻗자마자 경연의 아버지에게 심하게 뺨을 맞았다.“이 염치없는 여자야. 자기가 이런 짓을 하고도 무고한 척하고 우리가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비난하게 하다니! 잘 들어. 경연과 너의 결혼은 취소야. 우리 경 씨 집안은 절대로 너 같은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어!”경연의 부모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사람들 앞에서 말을 마치고 훌쩍 자리를 뜨려고 했다.위청재는 이들을 가로막으며 정색을 하며 말했다.“이러고 그냥 가려구? 당신들 내 며느리한테는 아직 사과 안 했잖아.”경연의 부모는 잘못을 알고 즉시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며 소만리에게 사과했다.사과를 마치자마자 경연을 데리고 갔다. 경연은 미안한 듯 소만리를 보고 그제야 자리를 떠났다.양이응은 황급히 쫓아갔다.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맞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갔다.구경꾼들은 여전히 수군거리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소만리에게 사과를 했다.위청재는 손을 흔들며 이들을 문밖으로 막은 뒤 문을 닫았다.이제 병실에는 위청재와 소만리만이 남았다.위청재는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직접 끓인 국물을 내려놓았다.“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가마.”위청재는 감히 소만리를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하고 문으로 향했다.소만리는 위청재의 뒷모습을 보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요, 엄마.”문고리를 잡은 위청재의 손이 저절로 움찔했
소만리는 사람 그림자가 드리우는 느낌이 들었다. 힐끗 보고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 급히 자세를 틀었다.하지만 그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가 기모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기모진은 방문을 잠그고 한 걸음 한 걸음 침대 곁으로 걸어와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소만리를 보았다.그의 얼굴은 맑고 깨끗했다. 그윽한 눈빛은 일말의 감정도 싣지 않은 채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소만리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를 태연하게 마주했지만 귓가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좌한 당신, 무슨 일로 오셨어요?”비록 이렇게 불렀지만 소만리는 그가 바로 기모진이라는 것을 안다. 기모진은 그녀를 보고 얇은 입술을 열었다.“당신이 내 여자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어. 나도 그래서 당신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 주려고 왔어.”소만리는 아기를 안은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었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품에 안은 이 녀석은 통통하고 큰 눈을 뜨고 열심히 젖을 먹고 있었다.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아기를 낳을 때 기모진이 그녀와 함께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하루하루 지낼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늘 그녀에게 온갖 시련을 안겨주셨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웃으며 품속의 아기를 바라보았다. 아이를 보니 마음이 한층 위로가 되었다.다만 다시 눈을 들어보니 기모진은 여전히 자신을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점점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가슴 위로 떨어졌다.소만리는 갑자기 뺨이 뜨거워졌다. 소만리의 몸을 그가 이미 수도 없이 봤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그가 보고 있으니 소만리는 조금 불편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자리를 피하려는데 기모진이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따뜻한 손끝이 그녀의 왼쪽 가슴에 있는 작은 점 위에 떨어졌다.닿는 순간 소만리의 몸에는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기모진이 줄곧 그 점을 바라보고 뭔가 생각에 잠긴
그는 소만리를 놓아주고 조금도 미련 없이 돌아섰다.소만리가 지금 신경 쓰는 것은 그녀에 대한 기모진의 태도가 아니라 오로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아이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의 친혈육을 조금도 눈여겨보지 않았다.혈육이니 어쨌든 약간의 감정이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모진, 아마도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는 강연 그 여자밖에 없겠죠?”소만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다시 아기 인큐베이터 옆으로 가서 잠든 아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음이 괴롭기도 하고 또 행복하기도 했다.다음날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가 말한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그녀는 그가 정말 모든 인간성을 상실하고 그녀의 아이를 건드릴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않았다.그런데 오후에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갑자기 간병인이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말했다.“방금 내가 병실에 들어왔을 때 어떤 남자가 여기서 나가는 걸 봤어요. 내가 아기를 봤더니 아기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숨도 쉬지 않아서 지금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어요.”소만리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두 손으로 매섭게 찔리는 듯 쪼이고 아파왔다. 핸드폰을 꺼내 기모진의 사진을 간병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이 남자가 맞아요?”간병인은 잠시 사진을 바라보며 말을 얼버무렸다.“네. 이 남자예요. 엄청 잘생긴 남자였어요.”이 대답이 귀에 들어오자 소만리는 자신의 마음이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것 같았다.모현과 사화정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소만리는 갑자기 몸을 돌려 뛰쳐나갔다.“소만리? 소만리 어디 가!”교외 별장.기모진은 별장에서 소만리를 한나절 내내 기다렸는데도 그녀는 오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로 차를 몰고 소만리를 찾으러 갈 준비를 했다.그런데 막 현관 입구를 나서자마자 기모진은 갑자기 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소만리의 얼굴빛은 얼음장처럼 차갑
손가락을 더 꽉 조이려던 기모진은 소만리의 말에 힘이 빠졌다. 그는 눈물이 차올라 흐려진 그녀의 눈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정신이 아득해졌다.소만리의 눈물이 그의 손등에 떨어졌고 그 온기가 기모진의 피부에 스며들어 가슴속까지 닿아 뜨겁게 이글거리는 느낌에 그는 번뜩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날 더 이상 당신의 죽은 남편으로 생각하지 마.”기모진은 냉랭하게 말하며 꽉 조여있던 손을 풀었다.“콜록콜록.”풀려나자 소만리는 괴로운 듯 숨을 가쁘게 쉬었다. 그녀가 목이 졸려 아파하고 있어도 그의 눈빛은 무정하고 차가워서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만리는 여전히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말했다.“지금 당신이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강연 맞죠? 내 아이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나도 그녀에게 똑같은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기모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하는 소만리를 못마땅한 듯 바라보다가 나직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어쩔 건데?”그는 눈 밑에 온통 경멸하는 표정을 실어 말했다.소만리는 강렬한 눈빛으로 말했다.“당신 한 번 두고 봐.”그녀는 짧고 강렬하게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바로 가려고 했다.기모진은 그녀를 다시 그의 품으로 잡아당겼고 그 남자 특유의 숨결이 그녀를 뒤덮었다.“당신, 마음대로 여기를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왜? 나까지 해치우고 싶어?”소만리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기모진이 또 완력을 쓰려나 싶었는데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만지며 말했다.“내가 하려는 일을 당신이 도와줘야 해. 당신이 만약 할 수 있으면 바로 당신을 보내줄게.”그의 말투는 매우 거칠었지만 눈빛은 오히려 매우 진지했다.소만리는 차갑게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당신을 돕는다는 건 강연 그 미친 여자를 도와 그런 불명예스러운 일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난 그런 짓은 하지 않아.”“허어.”기모진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뭘 원하는 줄 알고?”그는 낮은 목소리로 얇은 입술을 그녀의
그는 소만리의 턱을 잡고 소만리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퍼부었다. 오른손은 거칠게 소만리의 상의를 찢고 그녀의 동그란 어깨 위를 살짝 깨물어 이빨자국을 남겼다.“앗.”소만리는 아파서 눈썹을 찡그렸다. 기모진은 동작을 멈추고 소만리의 완강한 눈빛을 마주 보았다.“이것이 당신이 말한 그 연약함인가?”그는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소만리, 난 당신 남편이 아니야. 당신한테 져주지도 않고 당신을 달래줄 마음도 없어. 당신 내 말을 순순히 듣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괴로운 건 당신이야.”그는 위협적인 말을 내던지고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서 떠났다.소만리는 문 닫는 소리를 듣고 이 침대에서 강연과 기모진이 함께 잤을 것이라 상상했다.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온몸이 불결해져서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녀는 문을 열고 나가려 했지만 방문이 열리지 않았다. 설마 기모진이 또 그녀를 가둬놓고 천천히 대처할 심산인 건가?그런데 그녀는 아기가 다른 사람에게 다친 것을 알고 홧김에 바로 찾아와서 핸드폰도 가지고 오지 못했다.아기.소만리는 아기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어 걱정되었다.그 간병인은 아기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숨을 쉬지 못했다고 했다. 소만리는 방금 기모진이 자신의 목을 졸랐을 때를 떠올리자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모진, 강연이 도대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왜 당신이 이렇게 냉혈하고 잔혹한 모습으로 변했을까...소만리는 오랫동안 방에 갇혀있었고 강연이 자기를 찾아와 괴롭힐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날이 어두워져도 강연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기모진이 찾아왔다.그는 들어오자마자 바로 물었다.“조향해 줄 건지 말 건지 생각했어?”소만리는 그를 한 번 쳐다볼 뿐 상대해 주지 않았다.기모진은 소만리의 뒤로 다가가서 차가운 손바닥을 내밀고 천천히 소만리의 목덜미를 만졌다.그의 차가운 손바닥이 그녀의 목 살갗에 가볍게 닿았다.“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응?”그의
그는 그녀의 뒤에 서서 그녀의 두 손을 잡고 단단히 그녀를 에워쌌다.소만리는 잠시 정신이 아찔해졌다가 거듭 그가 단단히 에워싸자 계속 저항했지만 남자에 의해 속박당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그의 힘을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고 기모진의 그런 행동을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강연과 사랑에 빠진 게 아니었나?왜 자신에게 이런 행동을 하지?기모진이 자신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만약 강연의 계획이었다면 오히려 모든 게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소만리는 더 저항하고 싶었다.그녀는 기모진의 입술을 깨물어 버렸고 남자는 욕구에 찬 행동을 멈추었다.그런데 갑자기 눈빛이 날카로워져서 그녀를 붙잡고 침대에 내동댕이쳤다.“도망갈 생각하지 마.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전에는 당신은 여기서 나갈 수 없어. 알아들었어?”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결국은 안타까워하며 주먹을 풀었다.“나 전화 좀 해야겠어요. 내 아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아야 해요.”“당신이 병원에 전화해서 아들의 상황을 알게 해 줄 수 있어. 그전에 내 말을 들어야 해.”소만리의 눈동자에 또렷한 눈빛이 차올랐다. 결국 그녀는 타협하기로 결심했다.“그래요. 약속하죠.”이 답을 듣고 기모진은 만족한 듯했다.그는 소만리를 풀어주고 핸드폰을 그녀 앞에 던졌다.그의 감시하에 소만리는 사화정에게 전화를 걸어 아기의 상황을 물었다.아기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너무나 안심이 되었다.다만 사화정이 그녀에게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을 때 소만리는 단지 오늘 일이 생겨서 아이들을 좀 부탁한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기모진은 핸드폰을 건네받으며 냉담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당신이랑 뭘 할 건지 내일 말해 줄게. 오늘은 여기서 자.”“난 당신이 다른 여자와 잤던 침대에서 자고 싶지 않아요.”소만리는 혐오스러운 듯 침대에서 내려왔다. 차라리 바닥에서 잘지언정 그 침대에는 한 뼘도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다.기모진이 기억하는 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