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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작가: 일설연우
봉구안의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철창 안, 그 마른 사내는 상대의 얼굴에서 살점을 뜯어냈다. 상대가 몸부림을 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상대 위에 올라타서는 내려오지 않았다. 얼굴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귀, 코, 심지어는 눈까지 파내어 생으로 삼켜버렸다.

이토록 피비린내 나는 광경은 단지 한 잔의 차를 마실 정도의 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동안 관중석의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듯, 봉구안 일행을 완전히 삼켜버린 듯했다.

주변의 함성과 휘파람 소리에 귀가 먹먹해진 봉구안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직 들리는 것은 광기에 찬 박수와 환호성뿐이었다.

소욱은 이미 전쟁터의 잔혹함을 본 적이 있었다. 기근 속에서 서로의 자식을 바꿔 먹는 광경도 목격했다. 구중탑 안에서 약쟁이들이 시체를 뜯어 먹는 장면조차 익숙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달랐다.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선택이 아니라 단지 ‘승리’를 위해 상대를 뜯어먹는 이 마른 사내의 모습은 그조차도 경악하게 만들었다.

더욱 소욱의 속을 뒤집어놓은 것은, 그런 장면을 보고 환호하는 관중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이런 광기를 만들어낸 자들이다.

소욱은 점점 더 봉구안의 손을 꽉 쥐었다.

“네가 저곳에 들어갈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는 정원아도, 양연삭도 데려올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놈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너만 안전하면 돼.”

소욱은 당장이라도 봉구안을 이 자리에서 끌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봉구안은 여전히 침착했다.

그녀는 소욱의 손을 부드럽게 풀어내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의 손을 다시 잡았다.

소욱은 잠시 혼란스러웠다.

‘지금… 나를 위로하는 건가?’

철창 안에서 울려 퍼진 것은 커다란 비명소리였다. 그 덩치 큰 사내는 이제 눈알까지 잃었고, 피가 흐르는 눈구멍이 참혹했다. 그는 철창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기어나오려 했지만, 목청껏 외칠 수 있는 말이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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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이 철창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자신의 집 마당이라도 되는 양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이곳을 시합장으로 여기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철창 문이 닫히고서도,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며 봉구안에게 물었다.“소환, 저것들 봐라. 니가 이길 거라 믿는 사람이 있긴 한 거지?”봉구안은 냉정한 얼굴로 대답을 삼켰다.그 순간, 철창이 천천히 끌어올려졌다. 땅에서 떨어진 철창은 하늘 중간쯤에 멈췄다.그 후에도 우상은 움직이지 않았다.두 손을 등 뒤로 깍지 낀 채,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를 타이르듯 설교하듯 말했다.“소환, 넌 여전하구나. 아직도 저렇게 젊은 혈기로 설쳐대다니.”“이런 식으로 싸우면 안 되잖아.”“내가 네 속셈 모를 줄 아나? 네가 원하는 건 입맞춤 따위가 아니잖아. 너는 이 기회를 틈타 정원아란 계집을 구하려는 거겠지.”봉구안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둘이 철창 안에서 주고받는 말은 관중들에겐 들리지 않았다.우상은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부드럽게 속삭였다.“걱정 마라. 내가 굳이 이걸 폭로하진 않을 테니까. 그렇지 않으면, 이 싸움이 뭐가 재밌겠어? 반 시진 동안, 내가 쓰러지든지, 아니면 네가 죽든지... 난 이곳에서 너와 끝장을 볼 거야.”그가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웃음을 지은 순간, 손에 힘을 모아 공격을 날렸다.봉구안은 날렵하게 몸을 비틀어 피했다.우상의 공격이 허공을 가르자,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오… 좀 실력이 늘었네?”이어지는 두 번째 공격.이번엔 번개같이 빠르고 맹렬했다.봉구안이 또 한 번 피했지만, 이번엔 처음처럼 여유롭지 않았다.우상은 여전히 웃었다.“보아하니, 실력이 꽤 늘었구먼.”그는 마음을 무너뜨리는 데서부터 싸움을 시작했다.관중석은 숨을 죽인 채 철창을 응시했다.봉구안은 우상을 보며 그가 저지른 모든 악행들을 떠올렸다.그녀의 분노가 타올랐다. 주먹을 꽉 쥐며 공격에 나섰다.그러나, 그녀의 주먹이 그의 몸에 닿자, 아파한 것은 오히려 그녀 자신이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84화

    강림은 멍하니 우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평범하게 생긴 남자, 군중 속에 섞이면 금세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남자를…“무림맹이 처음 설립될 당시, 강호에 세 명의 악귀가 나타났는데, 우상이 바로 그들 중 우두머리였소.”“그들은 소림의 속가 제자로, 방화와 약탈, 강탈, 살인을 일삼으며 악행을 저질렀지. 무림맹은 이 세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 숭화산에서의 결전을 벌였소.”“그 전투에서 무림맹은 합심하여 두 명의 악귀를 처치했지만, 우상의 무공은 너무 강해서 그만 도망치고 말았소.”“소환은 그 전투에서 중상을 입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우상은 동방세의 신부를 납치했소…”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강림은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몸이 오싹해졌다.평소 장난스럽고 가벼운 그의 태도와는 달리, 그는 잠시 멈칫하며 목이 메인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놈은 동방세의 부인을 토막으로 나눠서 매일 한 조각씩 보냈었소. 그 일로 동방세는 거의 미쳐버릴 뻔하였소.”“나중에 소환이 우상을 찾아내 결투를 벌였지만, 그 싸움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오. 다만, 그 싸움에서 소환이 패배했다는 것만 알려졌소.”“소환은 원래도 부맹주라는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싸움 이후로는 아예 무림맹을 떠나버렸소.”“그 후 몇 년 동안 동방세는 계속 우상을 찾아다녔는데, 오늘 여기서 저 놈을 보게 될 줄이야.”강림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게 변했다.그는 그 시절 겨우 열몇 살의 어린 소년으로, 무공도 대단치 않았고, 고작 곁에서 한마디 거들며 허세나 부리던 아이에 불과했다.그러나 우상의 잔혹함은 그의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이었다.동방세의 부인의 죽음은 지금도 무림맹이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그것은 분명히 소환의 가슴 속 깊이 박힌 한 가시일 터였다.강림은 지금이라도 소환과 함께 우상을 죽이고 싶었다.그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소욱의 마음도 무거워졌다.그는 봉구안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그 모든 풍류와 연애는 그녀가 겪은 수많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83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함을 쳤다.“보여줘! 보여주라고!”“제기랄, 우리 이렇게 많이 네 승리에 돈을 걸었는데 네가 기권하면 우린 다 쫄딱 망한다고!”“정원아를 어서 끌어내! 나도 그 여자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보고 싶으니 말이야!”봉구안의 한 마디가 사람들을 불안하고 동요하게 만들었다.사회자는 그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조용, 조용! 다들 조용하시오!”“여러분에게 보장하겠소. 정원아는 분명 살아 있으니 어서 진정하시오…”봉구안은 단호하고 냉랭하게 말했다.“정원아의 얼굴을 보지 못하면, 저는 경기를 포기하겠습니다.”그녀가 두 판을 연달아 이긴 후, 그녀에게 돈을 건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포기한다면 그들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셈이었다.사람들은 그녀를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정원아를 끌어내라!”“맞아, 안 그러면 우린 돈 돌려달라고 할 거야!”천 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외치는 소리에 사회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그는 슬며시 자리를 떠나 비밀문으로 들어가 안쪽에서 상부에 보고를 올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다시 나타났다.“좋소. 우리 주인께서 말씀하시길, 정원아를 먼저 데리고 나와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하셨소.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실 수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보시오! 다만, 여러분들은 추가로 돈을 더 걸어야 할 것이오!”관중들은 일제히 환호했다.“좋아!”전진파의 사람들은 얼굴이 굳었다.그들 또한 정원아의 상태가 어떤지 알고 싶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높은 곳에서 다시 철창 하나가 내려왔다.이번 철창은 조금 작았다.안에는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있었고, 그녀는 힘없이 구석에 기대어 있었다.철창이 땅에 닿자, 전진파의 제자들이 애타게 그녀를 불렀다.“원아! 정원아!”“사매님!”희미하게 정신이 든 정원아가 눈을 떴다.“다행이다, 부관장님! 사매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사회자는 봉구안을 향해 물었다.“어떻소?”그는 곧바로 신호를 보내 철창을 다시 올리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82화

    봉구안은 더 이상 방어에만 치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그녀는 갑자기 이전에 ‘피박쥐’ 고원처럼 철장에 매달려 위로 올라갔다.상대가 주먹을 위로 치켜올리자, 봉구안은 그의 손목을 움켜쥐고 몸 전체의 무게를 실어 내리눌렀다.그 과정에서 상대의 권법을 깨부수고 손목뼈까지 탈구시켰다.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그의 살인 실을 빼앗아 목에 감았다.봉구안은 실을 세게 조여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찰나의 순간, 관중석에서는 모두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봤다.누군가의 목이 떨어지는 모습을 간절히 기다리는 눈빛이었다.그러나 봉구안은 그들의 기대와 달리 상대를 간신히 기절시키는 선에서 멈췄다.“죽여라! 죽여!”“내 돈 걸었어! 재미있는 장면을 보여줘야 할 거 아냐!”관중들의 불만 섞인 고함이 철장을 울렸다.하지만 봉구안은 그 모든 소음을 무시하고, 차갑게 무대의 주최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다음 상대를 내놔.”주최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수환 승!”소욱은 긴장이 조금 풀린 듯 숨을 내쉬었다.이제 다음 도전자를 선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설 수 있었다.강림이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전진파 제자들에게 외쳤다.“뭐하고 있어? 빨리 나가야지! 너희는 남은 수들이 많잖아!”전진파 제자들은 그의 의도를 이해했다.그러나 명문 정파로서 그들은 정정당당히 싸우고 이기고 싶었고, 속임수를 쓰거나 억지로 나서기를 꺼려했다.하지만 이들이 반드시 봉구안을 이겨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그저 시간을 충분히 끌며 그녀를 더 강력한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목표였다.그 순간, 진한길이 황제와 함께 도전자 대열로 나서는 것을 보았다.그는 황제의 의도를 즉각 파악하고 그를 따라갔다.강림도 망설이다 이를 악물며 말했다.“죽으면 죽지! 최악의 경우 소환에게 지는 거겠지!”“부관장!”차선아 역시 앞으로 나섰다.그러나 주최자는 여러 사람 중 몇 명만 선발했고, 소욱은 결국 선택되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81화

    차선아는 누군가에게 안긴 채로 몸을 안정적으로 기댔다.그녀는 곧바로 뒤돌아섰다.상대가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녀는 경계하며 손을 칼처럼 세워 방어 태세를 갖췄다.그러나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녀는 상대를 보고 그 손칼을 순식간에 거뒀다.“소환! 네가 왜 여기에!”봉구안이 그녀의 등을 받쳐주며 바닥에 안전히 착지하도록 도왔다.차선아의 눈가가 순간 붉어졌다.그녀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소환이 하늘에서 내려올 줄은 말이다.차선아만이 아니었다.소욱과 강림 역시 깜짝 놀랐다.분명 바로 옆에 있던 소환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소욱은 곧바로 몸을 날려 봉구안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무대 위, 향은 이제 겨우 절반이 타들어간 상태였다.도전자들은 마치 홍수처럼, 또는 메뚜기 떼처럼 밀려들고 있었다.그들을 멈출 수는 없었다.전진파의 제자들은 버티고 있었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이 모든 것을 반드시 멈춰야 했다!봉구안은 차선아를 내려놓고 소욱의 제지를 무릅쓰고 무대로 날아올랐다.차선아는 눈을 크게 뜨며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그러나 소욱은 알고 있었다.봉구안이 결국 참지 못했다는 것을 말이다…봉구안은 차갑게 선언했다.“도전하겠소!”그 말이 떨어지자, 아래쪽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싸움을 멈추고 주목했다.전진파의 제자들은 신속히 차선아 곁으로 몰려들어 그녀를 보호했다.“부관장님, 괜찮으십니까!”그들은 봉구안을 경계하며 무대를 바라봤다.무대 위.철장이 열리자 봉구안은 안으로 들어갔다.문이 닫히고 나서도 방민은 바로 공격하지 않았다.“알아보겠어. 당신이 바로 소환이군.”그녀가 아직 부관장이 되기 전, 단 한 번 마음을 두었던 남자.방금 그녀는 소환이 차선아를 구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봉구안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절 믿으십시오.”방민은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정원아는 여전히 그들의 손에 있었다.전진파의 제자들이 이 순간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80화

    봉구안은 강림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강림은 그녀가 손찌검할까 두려워 얼른 소욱 쪽으로 몸을 돌렸다.“대체 왜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이오? 차선아랑 완부옥,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두고 다퉜던 이야기를 누가 모르겠소?”“만약 완부옥이 차선아의 행적을 전진파의 장문인에게 고자질하지 않았다면, 장문인이 그녀를 직접 데리러 오지도 않았을 테고, 그랬다면 자네는 지금쯤 두 여자를 모두 품에 안고 살고 있었을 것이오!”“이렇게 젊은 나이에 부관장이 되다니, 참 대단하지 않소?”소욱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주먹을 살짝 쥐었다.‘참으로,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다투었다니.’그는 속으로 비웃었다. 그의 소장군이란 사람은 정말 매력적이구나.만약 그녀가 남자였다면, 이미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었을 것이다.아니, 잠깐.만약 그녀가 남자라면, 그는 오히려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모른다!소욱은 순간적으로 혼란에 빠졌다가 정신을 가다듬었다.봉구안은 낮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강림, 남의 집 아씨 명예를 자네 같은 놈이 망쳐놓은 것이오. 입 놀리는 걸 멈추지 않으면, 자네 입을 찢어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니 그런 줄 아시오.”강림은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지만, 속으로는 억울함이 가득했다.틀린 말도 아니지 않는가?차선아는 당시에 소환 때문에 전진파를 떠나려 했고, 그녀가 소환에게 다른 마음을 품은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그는 문득 소욱과 소환이 손을 맞잡고 다정하게 있던 모습을 떠올렸다.‘설마...!’강림은 한순간 깨달음을 얻었다.‘이거였군! 소환은 이미 새 연인을 찾았고, 그래서 소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거였어!’‘그렇다면... 둘이 정말 그렇고 그런 사이란 말인가?’‘소환이 언제부터 남자를 좋아했지?’강림은 머릿속이 온갖 생각으로 혼란스러웠다.한편, 차선아는 여전히 허리를 굽힌 채로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그녀의 몸은 낮췄지만, 이는 결코 굴욕적인 태도가 아니었다.그녀 뒤에 서 있던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79화

    향 하나가 다 타려고 할 때, 전정파는 제자 한 명을 파견하여 패검을 벗고 단상에 오르게 하였다.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바였다.강림은 무대 위 올라온 사람에 대해 견식이 좀 있는지 봉구안과 소욱에게 그녀를 소개했다.“저 자는 전정파 사람 중 하나인 방민이오. 그녀의 검수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바람처럼 빠르지...”봉구안도 방민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속공을 요령으로 하여 검객의 체형, 천부적인 재능에 대해 모두 극히 큰 입문요구를 갖고있었다.소욱은 방민을 좋게 보지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저 무대 위에서는 무기를 휴대하고 겨루어 볼 수 없으니, 검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강림도 그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고원이 여인에게 약한 사람이길 바랄 수밖에 없겠군.”방민은 걸음걸이가 침착하여 철장에 들어갔을 때 전정파의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스승님, 저 악당을 죽이십시오!”“사매, 우선 저 놈의 수법을 먼저 간파하셔야 합니다!”방민은 베일을 쓰고 손에 칼을 꽂지 않았더라도 두 눈은 여전히 확고하고 힘이 있었다.철장 속에서, 고원의 눈빛은 마치 입에 닿을 고기를 훑어보는 것처럼 그녀를 음산하게 훑어보고 있었다.“과연 미인이군... 헤헤, 난 미인을 좋아하지…”방민의 동공이 움찔하며 수축되었다.고원이 다가오는 순간, 그녀는 손에 내공을 급히 모아 한 줄기의 내공을 만들어내었다.내공은 순식간에 고원을 강타하며 그를 쓰러뜨렸다.봉구안은 얼굴에 그늘이 짙게 드리워졌다.‘전진파의 내공은 참으로 깊구나. 방민이 침착함만 유지한다면, 고원이 결코 어려운 상대는 아닐거야.’몇 번의 격렬한 공방 끝에, 방민은 점차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고원은 음침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약점을 찾으려 애썼다.“미인들은 참으로 향기로워...”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철창을 붙잡았다.순간, 마치 벽을 타듯 몸을 날려 철창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그리고는 재빠르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78화

    봉구안의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철창 안, 그 마른 사내는 상대의 얼굴에서 살점을 뜯어냈다. 상대가 몸부림을 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상대 위에 올라타서는 내려오지 않았다. 얼굴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귀, 코, 심지어는 눈까지 파내어 생으로 삼켜버렸다.이토록 피비린내 나는 광경은 단지 한 잔의 차를 마실 정도의 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동안 관중석의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듯, 봉구안 일행을 완전히 삼켜버린 듯했다.주변의 함성과 휘파람 소리에 귀가 먹먹해진 봉구안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직 들리는 것은 광기에 찬 박수와 환호성뿐이었다.소욱은 이미 전쟁터의 잔혹함을 본 적이 있었다. 기근 속에서 서로의 자식을 바꿔 먹는 광경도 목격했다. 구중탑 안에서 약쟁이들이 시체를 뜯어 먹는 장면조차 익숙했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달랐다.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선택이 아니라 단지 ‘승리’를 위해 상대를 뜯어먹는 이 마른 사내의 모습은 그조차도 경악하게 만들었다.더욱 소욱의 속을 뒤집어놓은 것은, 그런 장면을 보고 환호하는 관중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이런 광기를 만들어낸 자들이다.소욱은 점점 더 봉구안의 손을 꽉 쥐었다.“네가 저곳에 들어갈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이미 그의 머릿속에서는 정원아도, 양연삭도 데려올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놈들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너만 안전하면 돼.”소욱은 당장이라도 봉구안을 이 자리에서 끌고 나가고 싶었다.하지만 봉구안은 여전히 침착했다.그녀는 소욱의 손을 부드럽게 풀어내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의 손을 다시 잡았다.소욱은 잠시 혼란스러웠다.‘지금… 나를 위로하는 건가?’철창 안에서 울려 퍼진 것은 커다란 비명소리였다. 그 덩치 큰 사내는 이제 눈알까지 잃었고, 피가 흐르는 눈구멍이 참혹했다. 그는 철창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기어나오려 했지만, 목청껏 외칠 수 있는 말이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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