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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8화

작가: 무가
침대에 누워 있던 유옥순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바로 일그러졌다.

“너 바로 아빠에게 전화해 여기 오라고 해.”

힘이 넘치는 말투만 보면 전혀 위독한 환자 같지 않았다.

“아빠, 빨리 대한민국 금도로 오세요. 엄마가 누군가에게 맞아 위독해요. 금도에 있는 삼촌은 우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빨리 오세요. 늦으면 엄마 마지막 얼굴도 못 볼 거예요.”

노아연은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는데 그 모습은 유옥순이 정말 임종을 앞둔 사람인 것 같았다.

하지만 유옥순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엄지를 척 내밀어 딸의 연기를 칭찬했다.

“내일 아침에 온다고요? 알았어요, 우리 기다릴게요.”

노아연은 전화를 끊고 매우 흥분했다.

“아빠가 내일 온대요. 이제 아빠가 오면 반드시 삼촌에게 사과를 받아내야 해요. 엄마가 불치병에 걸렸는데도 명의를 데리고 오지 않다니, 이런 가족이 어디 있어요?”

노아연의 말투는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게 말이야. 난 우리 오빠 친동생인데, 너무 오래 만나지 않아서 정이 다 식었나 봐.”

유옥순은 한숨을 쉬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유옥순은 자기 잘못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모든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렸다.

이런 사람은 전형적인 자기가 세계 중심에 선 듯한 이기적인 부류의 사람이었다.

자기가 태양이 아닌데도 억지로 태양이 되려고 하니, 곁에 있는 사람들이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정오가 거의 다 되어서야 진서준이 약방에서 나왔다.

진서준의 손에는 뜨거운 청색 턍약이 담긴 그릇이 들려 있었다.

거실에 들어서자 강력한 약기운이 순간 퍼져 나갔다.

“향기롭네.”

허윤진이 코를 킁킁거렸다.

“서라야, 어서 이 탕약을 마셔.”

“알았어, 오빠.”

진서라는 탕약을 받아 온도를 확인한 후, 한입에 마셨다.

순간 편안하고 따뜻한 기운이 진서준의 사지로 퍼져 나갔다.

체내에 있던 독도 이 따뜻한 기운에 휩쓸려 마지막에는 위장에 모였다.

“나... 화장실 좀 갈게.”

진서라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서라는 이제 괜찮아진 거야?”

조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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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악!”노아연은 비명을 지르며 즉시 화장실로 달려가 씻기 시작했다.“마틴 닥터, 제 아내가 왜 이러는 겁니까?”크리스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약을 먹으면 나아진다더니 왜 증상이 더 심해진 거지?“이상하니, 이럴 리가 없는데...”마틴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즉시 다시 전신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가 다시 나오자 마틴의 표정이 단번에 확 변했다.“큰일 났군요. 부인은 단순한 내분비 장애가 아닙니다. 불치병이 이미 깊숙이 온몸에 퍼져 있어 당장이라도 돌아가실 수 있겠네요.”“네? 정말 불치병이라고요?”유옥순은 마틴의 진단에 멘붕이 왔다.방금까지 괜찮다더니 이제 와서 불치병이라니,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마틴 닥터,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크리스가 절망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저는 정말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마틴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이... 이걸 어쩌면 좋아?”“하지만 제 스승님이라면 방법이 있을 겁니다.”마틴은 스승 베컨을 떠올렸다.“스승님이 샛터 왕실 수석 의사인데 어떻게 쉽게 나올 수 있겠습니까?”크리스는 눈살을 찌푸렸다.크리스는 어마어마한 부자이긴 하지만 샛터 왕실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고 있어야 했다.“제 스승님께서 최근에 대한민국에 계신다고 했어요. 아직 귀국하지 않았으니 일단 전화를 드려보죠.”마틴의 말에 부부는 다시 일말의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스승님, 제가 금도에 있는데 여기에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가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치료해 주셨으면 합니다. 네? 스승님도 방금 금도에 오셨다고요?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차를 보내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마틴은 매우 흥분했다.“제 스승님께서 금도에 오셨습니다. 크리스 씨, 스승님을 모셔 오는 차를 보내면 될 것 같아요.”“그건 문제없죠.”크리스는 즉시 경호원을 보내 베컨을 맞이하도록 했다.한편.소하비와 예린 남매는 차를 타고 유씨 가문에 도착했다.“너희들 왜 이리 빨리 왔어?”진서준은 문 앞에서 두 사람을 맞이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01화

    고급 차가 병원에 도착하자 근육질의 경호원들이 차에서 내렸다.경호원들이 주변에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비로소 중앙 차 문을 열었다.그리고 중동 사람처럼 생긴 중년 남자가 차에서 나왔다.이 남자는 바로 유옥순의 남편, 파리치 크리스였다.크리스는 샛터의 4대 재벌 중 하나였는데 전설에 따르면 크리스의 총자산은 한 소형 나라와 맞먹을 정도로 부유하다고 했다.중동 지역의 광산과 석유 중 10분의 1을 크리스가 차지하고 있었다.어제 크리스는 새로 맞이한 아내와 뜨거운 밤을 보내던 중, 딸 노아연의 전화를 받았다.아내가 죽을 정도로 맞았다는 소식을 듣자 크리스는 즉시 비행기를 타고 왔다.“아빠, 드디어 오셨네요.”중년 남자를 보자 노아연이 울먹이며 달려갔다.“무슨 일이야? 너 어제 전화로 네 엄마가 위독하다고 했지?”크리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급히 물었다.하룻밤을 자도 만리성을 쌓는다는 말이 있듯이 부부 감정은 애틋하기 마련이었다.게다가 크리스는 진심으로 유옥순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그때는 유옥순이 샛터에 갓 왔을 때였다.예의 바르고 지식이 풍부한 명문대가의 딸 유옥순은 단번에 크리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하지만 샛터에서 지내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유옥순은 점점 오만방자해졌다.비록 예전만큼의 감정은 아니지만 유옥순은 여전히 크리스의 첫 번째 부인이었다.“여보, 내가 어떤 꼴이 됐는지 좀 봐요.”유옥순은 남편을 보자 기다렸다는 듯 울부짖으며 하소연했다.머리에 붕대를 감은 유옥순의 모습을 보자 크리스의 얼굴이 굳어졌다.“누가 한 짓이야? 감히 우리 아내를 때려?”“대한민국 애송이가 한 짓이에요. 그놈이 날 때린 건 둘째 치고 내가 불치병에 걸렸다고 저주까지 했어요.”유옥순은 자기 불치병에 대한 책임을 진서준에게 덮어씌웠다.“마틴 닥터, 제 아내 상태를 좀 봐주세요.”크리스는 뒤에 있던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이 마틴 닥터는 샛터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야. 샛터 왕실 수석 의사인 베컨이 마틴 닥터의 스승이야. 마틴 닥터가 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00화

    “왜, 너도 맞고 싶어?”진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노아연은 그 말에 움찔했지만 여전히 강경하게 말했다.“잘 들어, 우리 아빠가 내일 아침에 여기로 올 거야. 그때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키기 싫으면 당장 우리 엄마에게 사과해. 사과하지 않으면 내일 아침이 오는 순간 넌 끝장이야.”진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졌다.“네 아빠가 내일 아침에 오면 그때 말하자.”말을 마치자 진서준은 강하게 노아연을 밀치고 유정과 함께 떠났다.“개자식들, 두고 보자.”노아연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칠게 벽을 쳤다.하지만 주먹이 아파서 소리 지를 수밖에 없었다.노아연은 피부가 보들보들하고 부드러운지라 벽을 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을 때려도 오히려 자기가 아팠다.“엄마, 이 모욕은 반드시 저놈들에게 돌려줘야 해요.”노아연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내일 네 아빠가 오면 우리가 직접 오빠 집에 가서 제대로 된 해명을 얻어내자.”유옥순도 분노를 참을 길 없었다.자기 친오빠가 자기 편이 되어주는 대신 외부인의 편을 드는 건 정말 분한 일이었다.“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진서준이 돌아온 것을 본 허사연은 약간 의아해했다.“상대가 누군지 한번 맞혀봐.”진서준이 일부러 신비로운 태도로 물었다.“누구지?”허사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되물었다.“설마 오늘 아침에 만난 그 두 사람은 아니겠지?”그 두 사람 외에는 허사연이 의심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맞아, 바로 그 둘이야.”진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코웃음을 쳤다.“방금 병원에서 내일 아침에 자기 남편이 귀국해서 나와 따지겠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라고.”“어휴, 우리 유씨 가문은 도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던 건지 모르겠어.”유기태가 연신 한숨을 쉬었다.조상을 팔아먹은 대가로 부귀영화를 꿈꾸던 셋째 동생도 있었는데 이제는 오만하고 까다롭기 짝이 없는 넷째 동생이 불현듯 나타난 것이다.다행히 넷째 동생이 막내인지라 더 이상 골치 아픈 동생은 없었다.동생이 더 있었더라면 또 무슨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99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진서준이 온 것을 본 유옥순과 노아연 모녀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분노가 치밀었다.“삼촌, 엄마 얼굴에 난 상처가 바로 이 녀석이 한 짓이에요. 그때 제가 치료해 달라고 했는데 이 녀석이 절 외면했어요.”노아연이 먼저 진서준에게 누명을 씌웠다.“뭐야? 너희들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유기태는 노아연이 이상한 얘기를 꺼내자 어리둥절해졌다.진서준은 노아연의 말에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네가 치료해야 할 사람인 줄 알았으면 안 왔을 텐데, 시간만 낭비했네.”“오빠가 초청한 사람이 너인 줄 알았으면 죽어도 너한테 치료받지 않았을 거야.”유옥순이 당당하게 맞받아쳤다.“잠깐만, 서준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유기태가 급히 진서준을 말렸다.“이 사람이 삼촌 동생인가요?”진서준이 유옥순을 가리키며 물었다.“맞아, 내 친동생이야. 20년 전에 샛터로 시집갔고 그사이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어.”유기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오늘 아침 사연이 저를 데리러 가던 길에 이 사람 차와 부딪힐 뻔했습니다. 이 사람이 역주행해서 말이죠.”진서준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근데 우리 뒤에 있던 차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았죠. 이 사람 차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전복한 겁니다. 그 사고로 어린 소녀가 죽을 뻔했는데 그때 이 여자가 제가 소녀를 구하는 걸 제지하려고 했죠. 태도가 오만할뿐더러 샛터 부자니, 뭐니 하면서 배경까지 꺼내서 깡패짓하더라고요.”그 말을 듣자 유기태는 얼굴이 새파래졌다.유기태는 동생이 변한 걸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변화가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진서준이 사람을 구하는 걸 제지하려 했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너... 너 거짓말하지 마!”유옥순은 팩트 폭격을 맞고 순간 당황했다.“난 역주행한 적 없어. 역주행한 건 너희야.”진서준은 그 말이 우스워 냉소를 지었다.“대한민국 교통은 오른쪽 통행이야, 너희 해외처럼 왼쪽 통행이 아니라고. 어느 쪽으로 운전해야 하는지도 모르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98화

    침대에 누워 있던 유옥순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바로 일그러졌다.“너 바로 아빠에게 전화해 여기 오라고 해.”힘이 넘치는 말투만 보면 전혀 위독한 환자 같지 않았다.“아빠, 빨리 대한민국 금도로 오세요. 엄마가 누군가에게 맞아 위독해요. 금도에 있는 삼촌은 우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빨리 오세요. 늦으면 엄마 마지막 얼굴도 못 볼 거예요.”노아연은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는데 그 모습은 유옥순이 정말 임종을 앞둔 사람인 것 같았다.하지만 유옥순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엄지를 척 내밀어 딸의 연기를 칭찬했다.“내일 아침에 온다고요? 알았어요, 우리 기다릴게요.”노아연은 전화를 끊고 매우 흥분했다.“아빠가 내일 온대요. 이제 아빠가 오면 반드시 삼촌에게 사과를 받아내야 해요. 엄마가 불치병에 걸렸는데도 명의를 데리고 오지 않다니, 이런 가족이 어디 있어요?”노아연의 말투는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그러게 말이야. 난 우리 오빠 친동생인데, 너무 오래 만나지 않아서 정이 다 식었나 봐.”유옥순은 한숨을 쉬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유옥순은 자기 잘못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모든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렸다.이런 사람은 전형적인 자기가 세계 중심에 선 듯한 이기적인 부류의 사람이었다.자기가 태양이 아닌데도 억지로 태양이 되려고 하니, 곁에 있는 사람들이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정오가 거의 다 되어서야 진서준이 약방에서 나왔다.진서준의 손에는 뜨거운 청색 턍약이 담긴 그릇이 들려 있었다.거실에 들어서자 강력한 약기운이 순간 퍼져 나갔다.“향기롭네.”허윤진이 코를 킁킁거렸다.“서라야, 어서 이 탕약을 마셔.”“알았어, 오빠.”진서라는 탕약을 받아 온도를 확인한 후, 한입에 마셨다.순간 편안하고 따뜻한 기운이 진서준의 사지로 퍼져 나갔다.체내에 있던 독도 이 따뜻한 기운에 휩쓸려 마지막에는 위장에 모였다.“나... 화장실 좀 갈게.”진서라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다.“서라는 이제 괜찮아진 거야?”조희선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97화

    진서준과 허사연은 차를 타고 유씨 가문으로 돌아왔다.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본 조희선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서라야, 네 독을 치료할 약재를 전부 찾았어. 오늘 네 체내 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거야.”진서준이 미소를 지으며 희소식을 털어놨다.“오빠, 그동안 절 위해 정말 고생했어요.”진서라는 그 말에 눈가가 붉어졌다.요 몇 년 동안 진서준은 진서라 체내의 독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 쉬지 않고 약재를 찾았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건 오빠가 응당 해야 할 일이야. 내 동생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지. 일단 먼저 얘기들 해. 난 약을 달이러 갈게.”몇 마디를 나눈 후, 진서준은 준비한 약재를 들고 유씨 가문의 약방으로 향했다.이 약재들은 전부 최고급 약재였기에 제조할 때 매우 조심해야 했다.한 번 실수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진서준은 문 앞에 출입 금지 표지를 걸어 놓아 다른 사람들이 방해하지 못하게 했다.진서준이 약을 달이는 동안, 유기태가 돌아왔다.“진서준은 이미 돌아왔어?”유기태의 질문에 허사연이 차를 따라주며 대답했다.“네, 지금 서라를 위해 약을 달이고 있어요. 삼촌, 서준을 찾으시는 건가요?”“고마워.”유기태는 차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우리 집에 친척이 하나 왔는데 집에 오기도 전에 누군가가 때려 병원에 입원했어.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불치병에 걸렸다고 하더라고. 몸이 점점 안 좋아지는데 병원 의사들도 어쩌지 못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진서준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온 거야.”이 말을 듣자 허사연은 순간 멈칫했다.방금 허사연과 진서준이 혼뜨검을 낸 유옥순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허사연은 두 사람을 연관 짓지 않았다.유옥순은 거칠고 오만했지만 유기명과 유기태는 전부 교양이 있고 점잖은 사람이었다.정말 한 가족이라면 어떻게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수 있겠는가?“삼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진서준이 약을 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96화

    방금 허사연과 유옥순의 대화를 진서준은 전부 들었다.“우리 사이의 일은 뭔 소리야?”유옥순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유옥순이 진서준과 허사연의 관계를 몰랐기 때문이다.“네가 내 여자친구를 대놓고 욕했잖아.”진서준의 냉랭한 말에 유옥순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오호라, 너랑 이 년이 한패였구나.”말이 떨어지자 진서준은 손을 들어 거침없이 따귀를 날렸다.짝!따귀 소리가 울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환호했다.유옥순은 그 따귀를 맞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사고할 수 없었다.“네가 역주행해서 사고를 내고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내가 사람을 구하는 걸 방해하려고 했어.”짝!“네 딸이 상처 같지도 않은 상처를 입었다고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그 어린 소녀가 동맥이 터져 대출혈을 한 건 못 봤어?”짝!“그리고 이 한 대는 네가 내 여자친구를 욕한 대가야.”짝!“이 한 대는 네게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는 거야. 외국에 시집갔으면 외국에서나 허풍을 떨어. 우리 대한민국에서 깡패짓하지 마. 우리 대한민국은 너 같은 쓰레기를 환영하지 않아.”진서준의 따귀를 여러 대 맞자 유옥순의 얼굴은 돼지머리처럼 부풀어 올랐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이런 여자는 제대로 된 참교육을 받아야 했다.“엄마! 감히 우리 엄마를 때려? 너 오늘 여기서 무사하게 떠날 생각 하지 마!”노아연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자 진서준이 냉정하게 받아쳤다.“큰일 날 사람은 이 여자야. 네 엄마는 불치병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할 거야.”“개소리하지 마. 우리 엄마는 이렇게 정정하신데 불치병 같은 헛소리를 지껄여?”노아연은 예상치 못한 화제에 분노를 터뜨렸다.“네가 감히 우리 엄마를 저주해?”“너희가 매일 진수성찬을 먹으며 폭식해서 영양 과다로 불치병이 생긴 거야.”진서준은 쌀쌀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믿지 않겠으면 이따가 병원에 가서 검사해 봐.”진서준이 농담하는 것 같지 않자 노아연과 유옥순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설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95화

    “날 때리겠다고? 한번 해봐.”허사연은 유옥순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네가 역주행해서 사고를 내고 이 어린 소녀를 중상으로 만들었잖아. 이제 와서 모든 죄를 피해자에게 뒤집어씌우다니, 너 인간 맞아? 네 딸 그 상처도 다친 거라고 호들갑을 떨어? 검지에 살짝 긁힌 상처면 반창고로 붙이면 될 일을 의사를 찾아달라고 울부짖다니, 네 딸은 뭐 금은보화만 먹고 자랐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리가 부러진 줄 알겠네.”허사연의 일갈에 현장 사람들은 다들 통쾌한 표정을 지으며 공감했다.“잘 말했어, 조금 전부터 저 둘이 거슬렸어.”“그러게, 분명 자기 잘못인데 방귀 낀 놈이 화낸다고 저렇게 건방지다니.”“긴말 필요 없어. 바로 경찰에 신고해.”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유옥순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무례할 뿐만 아니라 어린 소녀의 생명을 무시하다니, 이건 누가 봐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기막힌 일이었다.“닥쳐! 다들 닥치라고!”유옥순이 사납게 소리쳤다.“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난 샛터 사람이야, 남편은 조 단위 자산을 자랑하는 부자야. 너희 시장도 날 깍듯하게 모시는데 너희가 뭔데 감히 내게 손가락질이야? 계속 함부로 지껄이면 전화해서 너희를 전부 감옥에 잡아넣을 거야.”이 말이 떨어지자 떠들썩하던 현장이 조금 조용해졌다.이 여자가 금은보화로 가뜩 치장한 모습을 보니 거짓말 같지 않았다.샛터라는 나라는 거지도 한 달에 수천만 원을 버는 곳인데 현지 부자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엄마, 이 쓰레기들하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의사 불러서 제 상처 치료하게 해요.”노아연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들었어? 당장 우리 딸 상처 치료해.”유옥순이 다짜고짜 진서준에게 명령했다.오만방자한 모습에 사람들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호족이 세력을 믿고 깡패짓하니 평범한 백성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꿈 깨.”허사연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유옥순과 눈을 마주쳤다.“젠장, 어디서 굴러온 천한 년이 이렇게 나대?”유옥순은 화가 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694화

    조수석에는 피투성이가 된 어린 소녀가 누워 있었다.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딱 봐도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딸!”노란색 옷의 여성이 소녀를 보자 더욱 목 놓아 울부짖었다.이 교통사고에서 여자도 똑같은 피해자였다.“얼른 구급차를 불러요.”그 말에 주변 사람들이 서둘러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다.“안 돼요, 구급차가 오기 전에 이 소녀는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을 겁니다.”진서준이 방금 소녀의 상처를 검사하자 여러 동맥이 손상되어 피가 멈추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노란색 옷의 여성은 그 말을 듣자 기절할 뻔했다.“혹시 여기 의사 없나요?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우리 딸을 구해주세요.”노란색 옷의 여성은 거의 통곡에 가까운 소리로 부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안타깝기만 할 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몸을 쓰는 힘든 일은 도울 수 있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는 일은 어쩔 수 없었다.“일단 진정하세요. 제가 의사입니다. 당신 딸을 구할 수 있어요.”진서준이 위로했다.“정말요? 의사님, 감사합니다.”노란색 옷의 여성이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했다.상황이 급박해서 여자는 진서준이 청년인지 아닌지 따질 여유가 없었다.진서준은 주머니에서 작은 병을 꺼냈고 병 안에는 지혈할 수 있고 흉터도 없애는 약 가루가 들어 있었다.진서준은 영기로 상처 입은 동맥 주변의 혈관을 막고 약 가루를 조심스럽게 뿌렸다.진서준이 사람을 구하는 동안 역주행하던 고급 차에서 한 모녀가 내렸다.모녀는 금은보화를 잔뜩 차려입고 있어서 한눈에 부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너희 눈멀었어? 운전할 줄 알아, 몰라? 내 차가 달려오는 거 못 봤어? 비켜줄 줄 몰라?”유옥순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욕을 퍼부었고 이 여자의 말은 순간 현장 사람들의 불만을 샀다.“자기가 역주행해 놓고 사과는커녕 오히려 여기서 언성을 높이고 난리야?”누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유옥순이 부자인지라 아무도 공개적으로 대들지 못했다.부자를 건드리면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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