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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작가: 무가
이 순간 황예은의 머릿속은 완전히 백지상태였다.

오직 하나의 생각, 바로 본능적인 욕구인 관계를 원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진서준은 황예은의 입술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을 감지하고 즉시 정신을 차려 손으로 황예은의 목을 살짝 내리쳤다.

그러자 황예은은 가볍게 신음을 내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기절한 상태에서도 황예은은 거친 숨을 내쉬며 매혹적인 신음을 흘렸다.

풍만한 가슴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옷의 단추가 곧 튕겨 나갈 것처럼 보였다.

다른 남자였다면 이미 늑대 인간이 되어 모든 걸 잊고 황예은에게 달려들었을지도 모른다.

진서준은 황예은을 안아 침대에 눕히고 그녀의 맥박을 짚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까 그 변태 같은 남자가 사용한 약의 양은 엄청났다.

사람은 물론, 건장한 코끼리 한 마리가 마셔도 이성을 잃을 정도의 강력한 약이었다.

황예은이 지금까지 버틴 것은 정말 놀라운 의지력 덕분이었다.

“정말 날 귀찮게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구나.”

진서준은 한숨을 쉬고는 황예은의 정장을 벗겼고 그 안의 속옷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비록 처음 보는 건 아니었지만 볼 때마다 진서준의 마음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진서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황예은을 안아 욕실로 데려갔다.

욕실 안에는 욕조가 하나 있었는데 황예은이 누워도 충분할 만큼의 크기였다.

욕조에 물을 채우는 동안 진서준은 자기 영기를 다뤄 황예은의 혈액 속 약물을 제거하려고 했다.

그러나 약물의 양이 엄청나서 욕조가 차가운 물로 가득 찰 때까지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진서준은 망설임 없이 황예은을 차가운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넣었다.

황예은의 몸이 욕조의 물에 닿는 순간, 그녀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욕조의 물은 황예은의 체온 때문에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물리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진서준은 황예은의 몸에 있는 혈 자리 몇 군데에 은침을 찔렀다.

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황예은은 다시 한번 얕은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떨었다.

풍만한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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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예은이 이때 깨어난 것이다.기절 상태에서 깨어난 황예은은 자기가 젖은 채로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상태라는 걸 깨닫고는 귀청이 터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우리 누님 왜 소리 지르는 거야?”황현호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네 누님은 괜찮아...”“헛소리하지 말고 얼른 누님 바꿔.”황현호가 단호하게 명령했다.툭!진서준은 가차 없이 전화를 끊고 곧바로 황예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소리는 왜 지르는 거야?”황예은의 체내에 있던 약물은 이미 다 제거된 상태였다.하지만 뽀얀 얼굴에는 여전히 옅은 홍조가 남아 있었다.그 모습만으로도 보는 사람을 취하게 할 정도였다.“여기가 어디야?”황예은은 몸을 이불로 감싸며 놀란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황예은은 기절하기 전의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누군가 자기에게 약을 먹이고 그 약기운에 눈앞의 이 남자를 강제로 키스했던 끔찍한 기억이 순간 떠올랐다.‘설마 이 남자가 이미 나를...’황예은은 이런 생각이 스치자 황급히 머리를 이불 속으로 넣고 자기 몸을 확인했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하지만 온몸이 축축한 데다 속옷까지 젖어 있어 다시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여기는 모텔이고 너와 대화하던 그 남자가 네게 약을 먹였어.”진서준은 덤덤하게 설명을 이어갔다.“체내 독소를 제거하려고 널 욕조에 넣은 거야.”“너... 혹시 나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지?”황예은이 조심스럽게 묻자 진서준이 이내 되물었다.“무슨 짓 했다면 어쩔 건데?”황예은의 목숨을 구해줬는데 고맙다는 말은커녕 오히려 이런 소리를 듣다니. 진서준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고 차갑게 말을 이었다.“별일 없으면 옷 입고 회사로 돌아가.”진서준이 화났다는 걸 눈치챈 황예은은 뭐라 해명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사실 황예은은 그냥 툭 던진 말일 뿐이었다.진서준이 정말 무슨 짓을 했더라도 황예은은 진서준을 탓할 자격조차 없었다.진서준이 아니었으면 황예은은 아까 그놈에게 이미 당했을 거였다.하지만 황예은의 도도하고 고집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93화

    이 순간 황예은의 머릿속은 완전히 백지상태였다.오직 하나의 생각, 바로 본능적인 욕구인 관계를 원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진서준은 황예은의 입술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을 감지하고 즉시 정신을 차려 손으로 황예은의 목을 살짝 내리쳤다.그러자 황예은은 가볍게 신음을 내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하지만 기절한 상태에서도 황예은은 거친 숨을 내쉬며 매혹적인 신음을 흘렸다.풍만한 가슴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옷의 단추가 곧 튕겨 나갈 것처럼 보였다.다른 남자였다면 이미 늑대 인간이 되어 모든 걸 잊고 황예은에게 달려들었을지도 모른다.진서준은 황예은을 안아 침대에 눕히고 그녀의 맥박을 짚으며 얼굴을 찌푸렸다.아까 그 변태 같은 남자가 사용한 약의 양은 엄청났다.사람은 물론, 건장한 코끼리 한 마리가 마셔도 이성을 잃을 정도의 강력한 약이었다.황예은이 지금까지 버틴 것은 정말 놀라운 의지력 덕분이었다.“정말 날 귀찮게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구나.”진서준은 한숨을 쉬고는 황예은의 정장을 벗겼고 그 안의 속옷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비록 처음 보는 건 아니었지만 볼 때마다 진서준의 마음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진서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황예은을 안아 욕실로 데려갔다.욕실 안에는 욕조가 하나 있었는데 황예은이 누워도 충분할 만큼의 크기였다.욕조에 물을 채우는 동안 진서준은 자기 영기를 다뤄 황예은의 혈액 속 약물을 제거하려고 했다.그러나 약물의 양이 엄청나서 욕조가 차가운 물로 가득 찰 때까지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진서준은 망설임 없이 황예은을 차가운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넣었다.황예은의 몸이 욕조의 물에 닿는 순간, 그녀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욕조의 물은 황예은의 체온 때문에 따뜻해지기 시작했다.물리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진서준은 황예은의 몸에 있는 혈 자리 몇 군데에 은침을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황예은은 다시 한번 얕은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떨었다.풍만한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92화

    동료 넷도 이 청년의 상대가 되지 않았는데 자기 혼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래도 멍청하진 않네.”진서준은 손을 들어 공중에서 변태 같은 남자를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그 일격에 변태 같은 남자는 눈앞이 하얘지며 바닥에 떨어졌고, 떨어지자마자 시뻘건 피를 왈칵 토해냈다.진서준은 태연하게 다가가 남자의 가슴을 발로 눌렀다.“기회는 딱 한 번이야. 말하면 고통 없이 끝내 줄 테고 말하지 않으면 네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24시간을 경험하게 될 거야. 그 시간 동안 넌 이 세상에 태어난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거야.”진서준의 차분한 목소리에서 나오는 말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변태 같은 남자는 아까 일격으로 이미 혼비백산했고 진서준의 말을 조금의 의심하지 않았다.“알겠어! 말할게! 전부 말할게! 우릴 보낸 건 임 이사장이야. 황예은의 목숨으로 황씨 가문 기밀 서류를 바꾸려 했어.”변태 같은 남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남자는 자기 내장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 같았고 몸 전체가 산산조각 난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임동식이 보낸 거라는 말을 듣고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준이 예상한 시나리오였다.임동식은 명문대가 출신이 아니었고 그도 황경영처럼 처음엔 가난하게 시작한 사람이었다.회사가 점점 커지자 임동식도 자산이 많아졌고 안목도 조금씩 넓어지긴 했지만 그것도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하는 얘기일 뿐, 진짜 명문대가 사람들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임동식이 보낸 다섯 명은 군부에서 이름난 병왕이었다.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는 당연히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겠지만 무도 고수급 인물 앞에서는 죽음이라는 선택지밖에 없었다.진서준은 변태 같은 남자에게 손가락을 튕겼다.순간, 총알보다 빠른 무시무시한 기운이 남자의 이마를 정확히 꿰뚫었다.푸슉...시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남자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졌다.시체가 된 남자의 눈은 천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진서준은 황예은 쪽으로 가서 묶인 밧줄을 풀었다.“고마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91화

    “형님, 저놈이 저 여자를 보고 있으면 사고 나는 거 아니에요?”한 남자가 변태 같은 남자의 뒷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정신이 온통 여자에게 팔려 있는 사람이 저런 절세 미녀 황예은을 단독으로 감시한다고?누가 봐도 사고가 날 것 같았다.“그놈이 무슨 사고를 치든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우두머리 남자는 차갑게 대꾸했다.“우리가 문서만 손에 넣으면 그놈이 죽든 살든 우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이 말을 들은 다른 세 사람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사람은 어디 있지?”진서준은 나타난 네 명을 보고 곧장 물었다.우두머리 남자는 상대가 젊은 청년인 것을 보고 눈빛에 의아함이 스쳤다.황예은이 자리에 없으니 황씨 가문은 이제 끝난 건가?이런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은 청년을 보내 서류를 전달하게 하다니, 이건 자살하러 온 거나 다름없잖아.“서류부터 내놔.”우두머리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진서준도 긴말하지 않고 서류를 던져 주었다.그러자 우두머리 남자는 더욱 놀랐다.“이렇게 쉽게 주는 거야?”남자는 과거에 여러 번 납치를 해봤지만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보통 상대방은 서류를 주지 않으려고 하거나 교섭하려고 말이 많았는데 진서준처럼 대뜸 넘겨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그 여자 어디 있는지나 말해.”진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을 냈다.“네가 이렇게 협조적이니 나도 돌려 말하지 않을게. 사람은 저 안에 있어.”우두머리 남자는 가장 안쪽 방을 가리켰다.“다만, 네가 우리를 먼저 지나가야 사람도 구할 수 있겠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서준의 모습이 사라졌다.“이 녀석 어디 갔지?”우두머리 남자와 세 명의 얼굴이 굳어졌다.그 순간, 진서준의 목소리가 그들 뒤에서 들려왔다.“평범한 인간 네 명이 이런 임무를 맡다니 간도 크네.”진서준은 아까 서류를 순순히 넘겨준 이유가 이 남자들의 몸에 강기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강기조차 없는 평범한 인간이라면 두려울 게 하나도 없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90화

    “안 돼, 네가 서류 들고 도망가면 어쩌려고?”황현호가 서류를 품에 꼭 안고 거절하자 진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널 데려가면 나만 귀찮아질 뿐이야. 내가 그걸 강제로 빼앗으면 네가 내게서 다시 뺏을 능력이 있겠어?”황현호는 진서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여겨 마지못해 서류를 건넸다.“이번 한 번만 믿을게. 우리 누님이 무사히 돌아오지 않으면 난 죽어서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진서준은 서류를 받아 봉투에 넣었고 자세히 살펴볼 생각이 없어 보였다.“기밀 서류는 받았어. 너희는 어디에 있어?”진서준이 전화를 걸어 상대방에게 물었다.“속도가 꽤 빠르네.”상대방은 놀란 듯 말했다.“바다 근처에 있는 한 폐기물 처리장에 있어. 빨리 오지 않으면 이 여자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진서준이 그 폐기물 처리장의 이름을 묻기도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어버렸다.“바다 근처 폐기물 처리장이 몇 군데나 있죠?”진서준이 비서에게 묻자 비서는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검색을 시작했다.“모르겠어요, 검색해 볼게요.”잠시 후, 검색을 마친 비서가 대답했다.“아직 운영 중인 폐기물 처리장은 9곳이 있어요.”진서준은 아까 갔던 찻집을 떠올리며 찻집 주변에 있는 한 곳이 유전이라는 이름의 폐기물 처리장임을 확신했다.이 유전 폐기물 처리장은 진서준이 방금 있었던 찻집과 거리가 가장 가까웠다.“나만 가면 돼요. 둘은 여기서 기다리세요.”진서준은 말을 마친 후, 급히 건물 밖으로 나갔다....유전 폐기물 처리장.건장한 남자 다섯 명이 한 방에 앉아 있었다.“저쪽에서 물건을 가져오는 중이야. 물건이 도착하면 즉시 철수할 준비해.”방에 있던 우두머리가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형님, 그 여자 어떻게 할 건가요?”방 한쪽에 있는 교활하고 변태처럼 생긴 남자가 물었다.“왜? 그 여자를 맛볼 생각이야?”우두머리 남자가 그를 쏘아보며 물었다.“당연하죠! 저 여자 얼마나 이쁘게 생겼는데요? 딱 내 취향인데요.”변태 같은 남자는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9화

    전화가 끊어진 신호가 들린 후, 진서준은 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상대방이 황씨 가문 기밀을 원한다고 했는데, 그게 뭔지 아나요?”비서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저는 황 대표님의 작은 비서에 불과해요. 황씨 가문 기밀을 알 리가 없죠. 하지만 황 대표님 동생이라면 알 수도 있을 거예요.”진서준은 황현호의 전화번호가 없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부탁했다.전화 너머에서 황현호의 목소리가 들렸고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 처음에는 진서준을 욕하며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하다가 황현호는 결국 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황현호가 회사로 올 때, 진서준은 눈을 감고 황예은을 잡을 범인이 도대체 누구일지 추측하고 있었다.“황씨 가문 기밀을 원한다면 황씨 가문의 위치를 대신하려는 걸까요?”진서준은 사무실에서 불안하게 왔다 갔다 하는 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황씨 가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가문은 어느 가문인가요?”비서는 멈칫하더니 이내 대답했다.“황씨 가문 산업이 매우 방대해서 명주시에서 황씨 가문과 경쟁하는 가문만 해도 대여섯 개는 될 거예요. 그리고 이 가문들은 전부 실력이 만만치 않죠.”비서의 설명을 듣고 진서준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명주시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고 심지어 서울시 같은 작은 도시의 규모에도 미치지 못했다.하지만 도시 실력만 놓고 보면 이곳은 대한민국 수도인 경성과도 견줄 수 있는 곳이었다.20분 후, 황현호는 숨을 헐떡이며 사무실에 도착했다.“진서준, 너 이 자식 도대체 우리 누님을 어떻게 경호한 거야?”황현호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진서준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네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나 했더니 별거 아닌 쓰레기였잖아! 하루도 안 돼서 우리 누님이 사람에게 납치당하는 소란을 일으켜?”진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경고했다.“너 그 입 조심해.”황예은이 납치당한 건 전적으로 그녀의 잘못이었다.황예은이 진서준을 몰래 추적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납치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진서준은 요 며칠을 무사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8화

    허윤진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그럼 넌 뭐해?”“난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진서준이 대답했다.“무슨 일인데?”“다른 사람 경호원 역할을 맡았거든.”허윤진은 바로 은행카드를 꺼내 진서준 앞에 놓으며 말했다.“그딴 거 집어치우고 내 경호원이 되어줘.”진서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정말 경호원 하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아? 그 사람 신분이 중요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흥,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이 예뻐서 그런 거겠지.”허윤진은 코웃음을 쳤다.“이번에 내가 온 건 우리 언니 명령 때문이야. 여기서 다른 여자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우리 언니는 바로 날아올 거야.”이 말은 허사연이 할 법한 말이기에 진서준도 약간 믿음이 갔다. 허사연이라면 정말 그렇게 할 사람이었다.“얼른 서지은 찾으러 가자. 그 여자 대표님이랑 알콩달콩한 시간 보내는 걸 더 이상 방해 안 할게.”허윤진은 삐친 듯한 말투로 말했다.진서준은 여전히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고 심기가 불편한 허윤진을 데리고 찻집을 나섰다.두 사람이 찻집을 나설 때, 마침 황예은이 앉아 있던 곳을 지나쳤다.하지만 진서준이 지나갈 때 황예은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황예은은 급히 차로 돌아간 것도 아니었다.차 안에 있던 비서가 진서준과 허윤진이 나오는 것을 보고 황예은도 곧 나오겠거니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황예은은 나타나지 않았다.“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가?”비서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휴대폰을 꺼내 황예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두 번 울리자마자 상대가 끊어버렸고 다시 걸어도 마찬가지였다.나중에는 아예 전원이 꺼져 더 이상 연결되지 않았다.“큰일 났어, 정말 뭔가 좋지 않은 일 생겼어.”비서는 초조하게 중얼대다가 기사에게 소리쳤다.“빨리 저 차를 따라가세요.”하지만 기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황 대표님은 아직 차에 안 타셨는데요.”“황 대표님이 위험에 처했어요. 빨리 진서준을 쫓아가요.”비서는 목소리를 높였다.그 말을 듣자 경호원은 즉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7화

    황예은은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황예은은 진서준이 이 두 여자와 불건전한 대화를 나눌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그들은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중요한 이야기는 황예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서양의 혈수사 조직, 멸용 조직, 그리고 올림푸스 신전과 교회 조직에 관해 황예은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이 조직들은 전 세계적 범위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들이었다.해외의 왕족이나 귀족들도 신왕, 원탁 기사 같은 인물을 만나면 반드시 예의를 갖춰야 했다.그때, 진서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넌 그럼 어떻게 탈출한 거야?”진서준의 현재 실력으로는 천용 반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이 인물들 손에서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바이올렛의 눈빛에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고 곧바로 설명을 시작했다.“그 당시 다른 혈수사들도 있었어. 그 혈수사들이 가까스로 멸용 조직의 시선을 끌고 있는 틈을 타 겨우 도망쳐 나왔어.”진서준은 바이올렛의 눈빛에 깃든 당황한 감정을 놓쳤고 고개를 끄덕였다.“상황은 대충 알겠어. 넌 일단 호텔을 찾아 거기 잠시 머무는 게 좋을 것 같아.”그러자 바이올렛이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너랑 함께 있으면 안 돼?”“저 여우 같은 년!”허윤진과 황예은은 동시에 속으로 욕설을 날렸다.두 사람은 바이올렛처럼 이렇게 적극적인 여자는 처음 보았다.주동적으로 진서준과 같은 방을 쓰겠다니, 정상적인 욕구가 있는 진서준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덮치기라도 한다면 어쩔 건데?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넌 나랑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게 더 안전해. 지금 난 오히려 너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야. 네 안전을 생각해서 혼자 호텔에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진서준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고 바이올렛이 반박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애틋한 눈빛을 진서준에게 보냈다.“진서준, 앞으로 잘 부탁할게.”허윤진은 경계의 눈빛으로 바이올렛을 쏘아보며 말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6화

    “저 녀석이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명주시를 떠날 생각인가?”황예은의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대표님, 계속 따라갈까요?”비서의 질문에 황예은은 바보를 쳐다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곳 사람이 이렇게 적은데 굳이 진서준에게 들킬 일 있어?”비서는 그제야 자기 질문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차 안에서 기다려.”진서준은 공항에서 거의 세 시간을 기다렸고 오랜 기다림의 끝에 마침내 바이올렛의 비행기가 도착했다.“넌 왜 따라왔어?”진서준은 검은 선글라스를 쓴 허윤진을 보고 의아해했다.“내가 왜 못 오지?”허윤진은 눈을 굴리며 말을 이었다.“혹시 내가 오면 네 계획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그래?”진서준은 어이없어 말문이 막혔다.“전에 말했잖아, 명주시는 안전하지 않다고.”“괜찮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윤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서준의 팔을 끌어안으며 자기 품에 밀어 넣었다.진서준은 얼굴색이 살짝 변하며 급히 벗어나려 하자 허윤진은 오히려 더 꽉 안았다.어쩔 수 없이 진서준은 허윤진의 팔을 그냥 둘 수밖에 없었다.바이올렛은 주위를 경계하며 살폈다.“다른 곳에서 얘기하자. 여기 사람 많아.”“따라와.”진서준은 두 사람을 주차장으로 안내했다.차 안에서 잠시 졸고 있던 황예은은 진서준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벌떡 자세를 고쳐 앉았다.“세상에, 저 남자가 여자 두 명 데리고 왔네요. 그중 한 명은 심지어 서양 여자네요.”비서는 이 장면을 보고 입을 떡 벌렸다.‘그래서 아까 대표님이 물어봤을 때 저 남자가 제대로 대답을 안 했던 거구나.’비서는 진서준과 함께 온 두 여자가 분명히 진서준과 그렇고 그런 관계일 것이라고 확신했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서준이 양쪽에 여자를 끼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황예은은 화가 나기도 했지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더 큰 감정은 서글픔이었다.황예은도 자기 솔직한 감정을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황 대표님, 불륜 현장을 잡으러 가시는 건가요?”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말을 듣자 황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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